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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의심은 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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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서점에서 이 시집의 제목을 보고 꽤 단호한 말투에 시선이 갔던 적이 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서점을 구경하던 행인에게 대뜸 "의심하세요"라며 말을 거는 시집이라니. 경고인지 조언인지 알 수 없는 그 한마디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다소 냉소적인 내용의 시집일 것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시를 모두 읽고 난 뒤에는 제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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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서점에서 이 시집의 제목을 보고 꽤 단호한 말투에 시선이 갔던 적이 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서점을 구경하던 행인에게 대뜸 "의심하세요"라며 말을 거는 시집이라니. 경고인지 조언인지 알 수 없는 그 한마디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다소 냉소적인 내용의 시집일 것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시를 모두 읽고 난 뒤에는 제목이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무언가를 절실히 믿고 싶을 때 오히려 그 대상을 의심하기도 한다. 애초에 관심이 없다면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그 사람을 온전히 신뢰하고 싶은 마음에, 그를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고 싶은 마음에 한 걸음 앞서 의구심을 품고 살피게 되는 것이다. 시집 <의심하세요>는 바로 이러한 마음에 관한 작품이다. 다시 말해, '의심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의심하게 되는 감정에 관한 이야기다. 다소 모순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법한 감정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P.52 약속을 하고 감싸안던 어느 날의 모든 손들이 언제까지 선명합니까


(믿으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의심’)

 표제작 「의심하세요」를 읽으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믿음과 의심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이었다. 우리는 흔히 두 감정을 서로 반대되는 것으로 여긴다. 믿으면 의심하지 않고, 의심하면 믿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는 이런 구분에서 벗어나 믿음과 의심의 교집합을 찾아낸다. 화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의심이 거미줄 친다’라고 말한다. 믿는다고 확신하는 순간에도 마음 한편에서는 의심이 자라났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면서도 그 마음을 의심하고, 굳게 믿는 가치 앞에서도 흔들린다. 믿음과 의심은 명확히 분리되는 감정이 아니라 늘 함께 존재하는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해당 시를 통해 의심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의심하게 되는 인간의 모순적인 감정을 돌아보게 됐다. 작품의 표현을 빌리자면 의심 없는 믿음은 ‘빛으로 지어진 누각 한 채’와 갔다. 다시 말해 겉만 번지르르하고 그 안에서 살지는 못하는 무용한 존재인 셈이다. 가끔 의심 없는 사랑과 지지를 꿈꾸곤 하였으나, 생각해 보면 무조건적인 경외는 무관심의 동의어와도 같다.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마음속으로 친 거미줄로 마음이 치밀하고 견고해지듯, 상대를 신뢰하려는 마음은 반드시 의심을 동반한다. 


P.75 의심과 믿음은 어쩌면 같은 종족

YES마니아 : 골드 h*********6 2026.05.3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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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연함과 담담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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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위로가 되는 시집이었습니다.관계의 죽음, 타인을 이해하려는 고단함, 일상의 무게.그럼에도 살아가야 하는 처연함이 의외로 담담하게 느껴졌습니다.아름다운 문장들이 많았어요.멈춰서 읽고, 되짚어 다시 읽고, 필사도 하니시인의 말이 내가 되어 있는 착각도 들었어요.여러 시들 중 특히 <경사도>, <사탕 무덤>, <의심하세요>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작가님의 다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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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위로가 되는 시집이었습니다.
관계의 죽음, 타인을 이해하려는 고단함, 일상의 무게.
그럼에도 살아가야 하는 처연함이 의외로 담담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름다운 문장들이 많았어요.
멈춰서 읽고, 되짚어 다시 읽고, 필사도 하니
시인의 말이 내가 되어 있는 착각도 들었어요.

여러 시들 중 
특히 <경사도>, <사탕 무덤>, <의심하세요>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작가님의 다른 시집도 궁금해서 읽어보려고요.
꺼져가던 활력이 슬 돋아나는 하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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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잖아,/ 그런 말은 하고 싶지 않다/그런 말은 안된다//기울어진 세계를 지탱하는 것은/가장  약해진 부분 그것은/가장 찬란했던 것//p16, 경사도

부질없이 물을 갈아주는 일은/늦어버린 고백 같다p17, 경사도 

당신은 함정투성이 문제가 많은 문제,얼어붙었다가 뜨거워졌다가 몇 번이고 투쟁하듯 책상에 앉아 버티던 나는 당신을 힘껏 던져버리네떨어진 책을 탁탁 털어 펼치면 다시 완벽한 당신의 세계그 속에 숨겨진 오해를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부단히 연습을p3, 소유격  

의심 없이 믿는다면/ 믿겠다고 선택한다면//빛으로 지어진/ 누각 한 채//
투명하게 아름답지만/ 찬탄하고 경외하며/ 사랑할 수 있지만//받을 딛는 순간/ 추락할 거야//
빈 벽에/ 빛이 춤춘다//p76, 의심하세요 中

슬플 때 오히려 웃는 습관이라니/다정해서 상처받는 사람이군요p64, 쿠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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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유당/교유서가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의심하세요 #김박은경 #교유서가 #교유단 



YES마니아 : 로얄 s*****2 2026.06.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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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을 감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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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의심하세요>는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라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같은 뿌리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게 한다. 삶과 죽음, 의심과 믿음처럼 시인은 서로 대립한다고 여겨지는 감정과 개념을 분리하지 않고 한 편의 시 안에 자연스럽게 겹쳐 놓는다. 죽음, 상실 등 슬픈 주제를 다루면서도 시인만의 담담하고도 섬세한 목소리로 이를 무겁지만은 않게 그려낸다. 표제작 <의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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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의심하세요>는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라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같은 뿌리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게 한다. 삶과 죽음, 의심과 믿음처럼 시인은 서로 대립한다고 여겨지는 감정과 개념을 분리하지 않고 한 편의 시 안에 자연스럽게 겹쳐 놓는다. 죽음, 상실 등 슬픈 주제를 다루면서도 시인만의 담담하고도 섬세한 목소리로 이를 무겁지만은 않게 그려낸다. 



표제작 <의심하세요>는 ‘의심’이라는 단어를 둘러싼 독자의 편견을 뒤집는 작품이다. 우리는 흔히 의심을 부정적인 감정, 믿음을 방해하는 요소로 여긴다. 그러나 이 시는 의심을 배신이나 불신이 아닌, 믿음과 맞닿아 있는 감정으로 바라본다. 시의 화자는 끊임없이 확신을 갈망한다. ‘그거 아니면 죽을 것 같았지’, ‘확신하고 싶어 제발’과 같은 구절은 무언가를 절실히 믿고 싶어 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믿음이 흔들리고, 분명 가까이 있다고 느꼈던 것들이 허상처럼 무너지는 순간을 겪으며 화자는 과거의 확신을 돌아보게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의심과 믿음은 어쩌면 같은 종족'이라는 문장이다. 이 작품에서 의심은 타인을 정말 믿고 싶기 때문에 생겨나는 감정이다. 타인을 완전히 이해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상대를 이해하고 믿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흔들리고, 다시 믿어 보려 한다. 결국 타인을 사랑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를 향한 맹목적인 확신이 아니라 의심과 믿음 사이를 오가는 과정이 아닐까.


시집에는 ‘죽음’이라는 개념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시인은 죽음을 특별한 사건으로 표현하지 않고, 일상 속 사물과 풍경을 통해 감각될 수 있는 존재로 그려낸다. 시를 읽다 보면 곁을 떠난 존재들을 향한 상실감을 마주하게 되고, 죽음과 나 사이의 간격을 가늠하며 잊고 있던 삶의 유한성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특히 <경사도>라는 작품이 큰 여운을 남겼다. 이 시에는 죽음과 상실, 그리고 삶을 붙들려는 의지가 함께 드러난다. 시의 앞부분에서는 점점 죽어 가는 식물의 모습이 등장한다. 빠르게 목을 비틀고, 점차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모습은 생명의 쇠퇴를 비참하면서도 선명하게 그려진다. 화자는 그의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차마 인정하지 못한다. 끝을 향해 가는 존재를 어떻게든 붙들고 싶은 절실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시의 후반부에서 화자는 죽어 가는 존재를 곁에 둔 채 손을 씻고 밥을 안친다. 질기고 쓴 것을 씹으며 저녁을 마무리하는 장면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같은 공간 안에서 삶과 죽음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슬프지만 어쩌면 이것이 삶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죽음이라는 운명에 조금씩 가까워지면서도, 그 안에서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낸다.



<의심하세요>는 이미 알고 있다고 믿었던 감정과 개념을 다시 곱씹게 만든다. 시인은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삶의 복잡함을 장황히 설명하는 대신, 다양한 감각과 이미지를 통해 독자가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집은 단순히 '읽는' 작품이라기보다 직접 마음으로 '경험하는' 작품에 가깝다.


YES마니아 : 골드 y*****2 2026.05.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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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었던 마음이 데워지는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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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은경의 《의심하세요》시집은 전반적으로 체념, 아픔, 외로움, 그리움, 상실, 덧없음, 공허함의 감정선이 처음을 채운다. 하지만 그 마음들조차 후회나 원망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불행조차, 아픔조차 긍정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식었던 마음이 다시 데워지는 듯한 시들이다.개인적으로는 <의심하세요>, <목숨같은 거>, <안부> 세 시가 유독 와닿았다. 사실 이 시집은 펼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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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은경의 《의심하세요》시집은 전반적으로 체념, 아픔, 외로움, 그리움, 상실, 덧없음, 공허함의 감정선이 처음을 채운다. 하지만 그 마음들조차 후회나 원망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불행조차, 아픔조차 긍정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식었던 마음이 다시 데워지는 듯한 시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의심하세요>, <목숨같은 거>, <안부> 세 시가 유독 와닿았다. 사실 이 시집은 펼칠 때마다 한편씩 담아두게 되는 시집이다. 이것도 괜찮다 싶은.

아마 책상에 계속 둔다면 시집 한 권을 몽땅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의심과 믿음이 같은 종족이라는 표현은 보는 순간 꽂혔던 표현이다. 확실한 것을 원하는데 세상에 확실한 것은 없고, 그래서 의심하고 믿고를 반복하는. 어쩌면 믿고 싶어서, 믿기 때문에, 믿어야 하기 때문에 그 한켠에 의심이라는 기미줄을 쳐두는지도 모르겠다.


<안부>에서는 오래전 첫사랑이 생각났다. 이미 곁에 없고 있어서도 안되겠지만, 그때의 상실감이 그대로 살아나는 느낌. 누군가를 잃어버린 뒤의 감정이 거리가 공동묘지인거 같다고 표현되는 데서는 무언가를 들킨 기분도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j*******a 2026.05.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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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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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의심하세요 #김박은경 #교유서가 의심하세요는 죽음을 말하지만, 동시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태도를 이야기하는 시집 같았다. ‘나’, ‘당신’, ‘우리’라는 다양한 인칭을 통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시들.... 그래서 더 슬프고,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p.120다만 귀를 기울이면서거기 사람이라고 말하려는데 사람 거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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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의심하세요 #김박은경 #교유서가 

의심하세요는 죽음을 말하지만, 동시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태도를 이야기하는 시집 같았다. 


‘나’, ‘당신’, ‘우리’라는 다양한 인칭을 통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시들.... 그래서 더 슬프고,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p.120

다만 귀를 기울이면서


거기 사람이라고 말하려는데 사람 거기라고 말했다 

사랑을 하듯 일하자는 게 일을 하듯 사랑하자고 했다 순 

서가 바뀌면 심장이 엉뚱하게 뛴다 살고 싶지 않다는 말 

과 죽고 싶다는 말은 다른가 그런 게 사람이냐는 말과 

그런 게 사람이라는 말은 다른가 타려던 차를 놓친 사람 

과 놓칠 뻔한 차에 오른 사람은 서로 패를 바꾸는 것일 

까 우연 같은 운명과 운명 같은 우연 속에서 이쪽을 선 

택하고 저쪽을 폐기하면서 단 한 음절로 세간의 빛을 가 

르는데 우리는 돌아가는 중일까 돌아오는 중일까 잘 알 

면서 알지도 못하면서 뭐라고 답을 할까 그건 쉽지 않은 

일이야 어렵지 않은 일이야 같은 표정으로 다른 말을 할 

때 다른 표정으로 같은 말을 할 때 말하지 않아도 전해 

지는 마음과 말로는 전할 수 없는 마음은 다 어쩌지 


🔖p.136

우리는 어디로 가지


머리를 빗어요 그다음에 양말을 신어요 한 번에 한 가 

지씩 합시다 자, 입을 벌리고 밥을 넣는다 이제 씹어요

이렇게 앙앙 위아래 이를 부딪쳐요 그리고 삼켜요 꿀꺽 

입 벌려봐요 아, 해봐요 아직 있잖아 물을 마셔 이제 눈 

을 감아요 잠을 잡시다 이런 일들은 영원 같아 견딜 수 

없어 결국 버리러들 오는데 아무도 줍지 않는다


모두 누워 있지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해도 

듣지 않거나 닳아빠진 시트 위 똑같은 표정으로 그림자 

처럼 단정하게 기다리지만 허기는 지워지지 않는다 기울 

어지는 해를 지나 기울어지는 달을 지나 삐걱삐걱 내리 

막길에 방치된 수레 같아 전속력으로 부서지고 싶지만 

달릴 수도 떨어질 수도 없어, 그저 숨만 쉬고 있을 뿐


한 자리가 난다는 건 한 사람이 사라졌다는 것 그의 

옆에는 비슷하게 짧은 머리, 삽관을 한 사람 손은 결박 

된 채 결말을 알고 있는 듯 고요한 얼굴인데 이미 떠나 

가고 있는 걸까 위층은 노래방 아래중은 갈빗집, 소란은 

어디로 가지 연기는 어디로 가지 우리는 어디로 가지

 

--


“다만 귀를 기울이면서”는 살아가는 동안 서로의 마음이 얼마나 쉽게 어긋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또 “우리는 어디로 가지”라는 시에서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결국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는 우리의 삶, 결국 죽음을 암시는 것 같아 마음이 먹먹했다.


시집 속 인물들은 모두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 한다. 밥을 먹고, 잠을 자고, 하루를 버티는 아주 평범한 행동들조차 생존을 위한 몸부림처럼 보였다. 어쩌면 죽음을 의식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살아가게 되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덤덤한 문장들 사이에 오히려 더 큰 슬픔과 위로가 숨어 있던 시집.

죽음은 결국 우리 모두의 공통된 운명이지만, 그 끝을 알기에 오늘을 살아가는 태도는 더 소중해진다는 걸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잘 읽었습니다


--

@gyoyu_books 에서 교유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책 #독서 #시집 

#서평단 #서포터즈 #책리뷰 #서평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교유단 #추천도서 #책추천 #시집추천 

#죽음 #의심 #일상 #신간도서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d*******6 2026.05.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의심하세요》 의심 없는 믿음은 허약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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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느리게 당신을 반복해, 잘 알고 싶기 때문이야 더 연습하면 될까 모르겠어 어려워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면 계단식으로 점진적으로 조금씩 좋아질 거라고 구분조차 사라질 거라고 꼭대기에 오르면 이국의 말로 꿈까지 구게 될 거라고 하지 공부에는 명확한 목적이 필요하다는데 그게 뭐지 당신을 정확히 알게 되면 무엇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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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느리게 당신을 반복해, 잘 알고 싶기 때문이야 더 연습하면 될까 모르겠어 어려워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면 계단식으로 점진적으로 조금씩 좋아질 거라고 구분조차 사라질 거라고 꼭대기에 오르면 이국의 말로 꿈까지 구게 될 거라고 하지 공부에는 명확한 목적이 필요하다는데 그게 뭐지 당신을 정확히 알게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그때쯤이면 오직 나의 오직 나만의, 아름다운 소유격이 완성될까              - '소유격' 중에서, p.31


'교유서가 시집' 시리즈가 벌써 일곱 번째 작품이 나왔다. 김박은경 시인의 시집은 문학동네 시집 시리즈로 <못 속에는 못 속이는 이야기>를 만났던 기억이 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시인의 시집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이번 시집은 '의심하세요'라는 제목부터 호기심이 들었는데, 시인은 "의심과 믿음은 어쩌면 같은 종족"이라고 말한다. 자기 확신같은 나에 대한 믿음도, 널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타인에 대한 믿음도 사실 견고해질 수 없는 감정들이다. 믿음과 의심 사이의 그 조그만 간격은 사실 종이의 앞뒷면과 같으니 말이다. 



그거 아니면 죽을 것 같고, 그것을 위해 죽일 수도 있다고 믿었던 마음도 사소한 오해로 깨어질 수 있다. 믿는다고 정말이라고 하면서도 의심이 거미줄 치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한번 시작된 의심은 절대 돌이킬 수가 없고, 다시는 그 사실을 알았던 순간으로부터 되돌아갈 수가 없다. 연인들의 헤어짐도, 친구들과의 다툼도, 부부 간의 신뢰가 깨어지는 것도 모두 단 한순간이다. 의심은 오랜 세월 쌓아온 신뢰와 구축된 관계들을 차례차례 부식시켜 바닥에 이르게 만들고 만다. 그래서 아무런 의심 없이 선택한 믿음은 빛으로 지어진 누각처럼 투명하게 아름답지만, 언제든 추락할 수 있다. 하지만 가끔은 흔들림없이 확신하고 싶다. 어떤 일이 있어도 믿겠다고 선택한 나의 마음을 말이다. 시인은 '의심'이라는 방법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고, 죽음의 언어를 통해 삶을 바라본다.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말과/싫어하지는 않는다는 말은 다른가//

한 발은 집어넣고 한 발은 내놓은 사람처럼/끝이라면서 몇 번이고 비틀대는 인간처럼/엉킨 혀는 같은 자리를 헤매고 있어//

당신도 다르지 않다니/다르지 않다는 말은/같다는 말이니//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뭐라고 다짐해야 할지/뭐라고 고백해야 할지/뭐라고 사과해야 할지//

        - '목숨 같은 거' 중에서, p.82


교유서가 시집 시리즈는 소후에 시인의 <우주는 푸른 사과처럼 무사해>를 시작으로 원성은 시인의 <비극의 재료>, 리사 시인의 <우리의 슬픔은 전문적이고 아름다워>, 기혁 시인의 <소설책>에 이어 송하얀 시인의 <그 책은 내 빈 심장에 끼워둘게>, 송하얀 시인의 <그 책은 내 빈 심장에 끼워둘게>, 추성은 시인의 <접시 위에는 잘 차려진 비밀이> 꾸준히 새로운 시들을 선보여왔다. 표지 빛깔에 맞는 컬러로 내지에 그라데이션을 줘서 더 아름다운 시집인데, 심플한 이미지의 표지를 펼치면 만날 수 있는 내지의 은은한 색감이 정말 예뻐서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시집을 읽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어떤 시집은 서사로, 어떤 시집은 분위기로, 또 어떤 시집은 문장으로 읽게 된다. 이번 시집은 유독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기울어진 세계를 지탱하는 것은 가장 약해진 부분 그것은 가장 찬란했던 것', '조심할수록 이상해지는데 조심해도 다칠 수 있다', '되풀이되는 불운이야말로 돌을 바로 놓고 싶어하는 악착같은 숨 아닐까', '믿음엔 의심이 있어야 하는데 의심은 왼손잡이 같은 것', '다들 제 속의 것으로 버틴다', '게임이니까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 목숨 같은 거 걸지 마 알잖아', '털실이 심장에 온기를 주듯 애쓰는 다정이 다정을 부추기고 절뚝이는 무엇이 마침내 도착했을까' 등 좋은 문장들이 많아 음미하며 천천히 읽었다. 어둡지만 다정하고, 서늘하지만 달콤한 문장들이 페이지를 덮어도 사라지지 않는 감각으로 남는 시간이었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r*******n 2026.05.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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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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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의심’이라는 단어를 단순한 불신이 아니라 세상을 더 오래 바라보기 위한 태도로 끌어올린 시집이다. 시인은 익숙하다고 믿었던 감정과 관계, 그리고 삶의 풍경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들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작은 균열을 낸다. 그 균열은 불안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질문에 가깝다.  특히 이 시집은 무언가를 확신하기보다 흔들리는 상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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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의심’이라는 단어를 단순한 불신이 아니라 세상을 더 오래 바라보기 위한 태도로 끌어올린 시집이다. 시인은 익숙하다고 믿었던 감정과 관계, 그리고 삶의 풍경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들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작은 균열을 낸다. 그 균열은 불안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질문에 가깝다.  


특히 이 시집은 무언가를 확신하기보다 흔들리는 상태를 끝까지 견디려는 시선이 인상적이다. 의심과 믿음이 서로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마음 안에서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삶이란 결국 끊임없이 질문하면서도 살아가는 과정임을 말하는 듯하다. 읽는 내내 정답을 찾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된다.  


『의심하세요』는 단정한 위로나 확실한 해답을 건네는 시집은 아니다. 대신 불완전한 감정과 흔들리는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게 만든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여러 문장이 오래 남는다. 확신으로 가득 찬 시대 속에서 오히려 의심하는 마음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가진 시집이었다.


#의심하세요 #김박은경 #교유서가 #교유단



u******g 2026.05.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