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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박사의 연구 부정과 논문 조작(황우석 박사의 사례에서 이 두 가지를 함께 지적해야만 한다. 연구 부정과 논문 조작은 엄연히 다른 차원의 것이고, 황우석 박사의 경우 이 둘을 모두 저질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논문 조작에 더 많이 관심을 갖고 비난하는데, 미국 대학에서 보면, 논문 조작보다 연구 부정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연구 부정에서 비롯되어 결국엔 논문 조작에 이르게 된 것이기도 하다.) 이후 우리나라에도 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이후에도 연구 부정과 논문 조작은 흔하게 보도된다(주로는 논문 조작에 관한 얘기가 훨씬 많이 나온다. 그게 적발하기 그나마 쉽기도 하다). 사후 조치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적지 않은 경우 흐지부지되거나 가벼운 처분이 내려지기도 한다. 당연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의 연구 부정과 논문 조작은 드물지 않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고 나면 찜찜하다. 우선은 과학자들의 치부를 들춰내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써 이런 내용에 얼굴이 화끈거리지 않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읽는 이유는 경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또 상당히 흥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떤 식으로 부정 행위가 이뤄져 왔는지를 알아야 나도 대비를 하거니와 그런 내용 자체가 드라마틱한 게 많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면 외에 더 찜찜하다. 과학나눔연구회라는 단체의 편역으로 되어 있는데, 이 단체가 어떤 단체인가 찾아봐도 알아낼 수가 없다. 그리고 편역이라면 원본으로 삼은 책이 있을 텐데, 아무래도 일본 쪽의 것 같은데(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는 증거가 여럿 있다), 그것도 알 수 없다. 원래 어떤 책인지 알 수 없는 책을 정체 알 수 없는 단체가 번역을 해서 낸 책이란 셈이다. 게다가 제시하고 있는 내용들이 이쪽 분야의 시간 개념으로 치면 상당히 오래된 것들이다. 아주 유명하고 전환점이 된 부정 행위라면 오래된 것들이라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텐데, 그렇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고 최근의 부정 행위는 언급도 되지 않는다. 이런 류의 책에서 우리나라의 황우석 박사의 사례가 등장하지 않는 경우는 없는데, 여기엔 등장하지 않으니 원서가 그 이전 즉 2000년대 이전의 책이란 걸 짐작할 수 있다. 더군다나 번역이 형편없다. 이 분야에서는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이 마구 튀어나오고, 문장도 전혀 매끄럽지 않아 여러 차례 읽어야 무슨 의미인지 짐작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다.
이 책은 권할 만 하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