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오덕 선생님이 엮은 농촌 아이들 시집과 산문집을 읽고, 선생님 시집과 산문집, 평론집을 읽었지만 이제야 비로소 선생님 삶을 정면으로 대한다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선생님 삶을 관통하는 줄기는 ꡐ우리글 바로쓰기ꡑ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작부터 읽으려던 책이지만 잇따라 미룬 것은 용기가 부족해서였습니다. 잘못된 글쓰기를 하고 있다고 꾸중 들을 것 같은 생각, 그리하여 글을 쓸 때마다 바른 글쓰기를 걱정해야 할 것 같은 부담, 게다가 투툼한 분량에 촘촘한 글씨가 책 읽기를 자꾸 미루게 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미룰 때가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잘못된 글쓰기는 나 혼자만의 문제도 아니며, 이런저런 이유로 어린이 책 번역 원고도 고치고 있기 때문에 다급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아는 내용도 많았지만 이번 기회에 잘못된 글쓰기를 확실히 고치겠다고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습니다. 그래도 책장을 넘길수록 얼굴이 홧홧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바른 글쓰기를 한다고 노력하고 있지만 책에서 지적한 것들을 나도 모르게 쓰는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어느 경우에는 바른말이 어색하게 여겨지기까지 했습니다. 선생님이 지적한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입말과 글말의 일치가 아닌가 합니다. 지금처럼 말과 다른 글을 쓴다든지 오히려 말을 잘못 쓰게 하는 글쓰기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곧 글을 말에 가깝게 하고, 살아 있는 말을 지키고 가꾸는 일을 글쓰기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을 지키는 일은 마음을 지키는 일, 혼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농민의 말이요 백성의 말인 우리 겨레의 말과 글은 남의 땅에서 들어온 중국글자말과 일본말과 서양말에 시달려 삼중고의 병신으로 앓고 있다는 것이 선생님의 진단입니다. 남의 말 가운데서 가장 먼저 논의해야 할 것은 중국글자말입니다. 중국글자말은 오랜 역사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스며들어 있어, 이제는 그것을 모조리 없앨 수도 없고, 모조리 없앨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가 몰아내어야 할 중국글자말은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 글자로 썼을 때나 입으로 말했을 때 그 뜻을 알 수 없거나, 이내 알아차릴 수 없는 말입니다. 이런 말은 먼저 우리말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쉬운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합니다. 바꿔 써야 할 중국글자말 몇 가지를 들어봅니다. 미명하에 → 아름다운 이름으로, 허울좋은 이름으로, 핑계로 냉소 → 비웃음 의아해하지 → 이상하게 여기지, 어리둥절하지 근거하고 → 근거를 두고 이름할 → 말할 주의시킨 → 주의한 웅변한다 → 잘 말해 준다 일본말 일본글은 지난 80년 동안 우리 글 우리말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우리말 우리 글은 일본말 일본글을 따라 끊임없이 변질해 가고 있습니다. 식민지 시대에는 총독부의 강압으로 일본말 일본글을 배웠고, 그렇게 배운 일본말 일본글은 자손에게 이어졌습니다. 더구나 지금은 일본책들을 마구잡이로 번역해서 우리말을 비뚤어지게 해 놓는 꼴이 말이 아닙니다. 식민지 시대에는 포악한 제국주의가 강요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핑계를 댈 수 있지만, 요즘은 우리가 즐겨서 일본말을 따르고 흉내내는 꼴이 되었습니다. 보내진 → (를) 보내온 기초원리에 있어서는 → 기초원리에서는 서로의 → 서로 연기에의 → 연기에 대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감옥에서 얻은 생각, 감옥 속의 생각 다름 아니다 → 지나지 않는다 의하면 → 따르면 1945년부터 오늘날까지 미국군이 주둔한 남한의 역사를 말의 역사로 보면 영어가 지배한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일제 36년의 총독정치가 일본어에 지배당한 역사였던 것과 같습니다. 영어의 본 고장이 워낙 우리와 멀고 문화며 풍물들이 다른데다가 말법과 너무 틀려 중극글자말이나 일본말만큼 우리말에 큰 힘을 내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영어는 우리의 삶 전체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일본을 적대하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미국에 대해서는 은근히 부러워하고 쳐다보는 자세로 대합니다. 냈었다 → 낸 일이 있다, 낸 바 있다 장르 → 갈래 레크레이션 → 놀이, 오락 데뷔 → 등단, 문단에 나옴 칼럼 → 시사평론 캠핑 → 야영 리듬 → 흐름새 벼슬아치의 말과 글(당 사업소 → 우리 사업소), 땅 이름, 마을 이름, 일제 말, 군대 말, 강론 말, 방송 말(일컬어지는 → 일컫는, 말하는), 사람 가리킴 말, 높임말, 준말 들 잘못 쓰여지고 있는 말들을 읽으며 그것들에 길들여진 자신을 보고 깜짝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이제는 우리글 바로쓰기를 서로 일깨우고 서로 배우면서 하고, 스스로 살펴서 자기혁명을 하는 마음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한번 잘못 병들어 굳어진 말은 정치로도 바로잡지 못하고 혁명으로도 바로잡을 수 없기에 말입니다. |
| 이오덕 선생님이 돌아가신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잡지에 실린 선생님의 글을 읽었다. 선생님은 돌아가시기 얼마전까지도 계속 집필을 하셨던 것이다. 그 글은 이 땅의 농촌이 얼마나 피폐한지를 선생님께서 살고계신 동네사람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계셨다. 이오덕 선생님은 그런 분이다. 본인이 중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변의 아픈 현실에 눈길을 주시는 분이다. 이 책이 나왔을때 무렵의 일화다. 한창 대학에서는 운동권이 득세를 하고 있을 때라, 이오덕 선생의 문제제기가 사치스러운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올바른 글쓰기에나 관심을 가질 때냐 하면서? 어떤 잡지에 이런 문제제기가 실렸는데, 그 때 이오덕 선생님께서 바로 반론을 제기하셨다. "당신이 제기하는 문제제기의 글에 얼마나 많은 엉터리 우리 글이 들어있는지 아는가?" 결과는 이오덕 선생님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오덕 선생님은 보배같은 분이시다. 이 책 또한 제2의 교과서라고 해도 다름없는 훌륭한 책이다. 그러데 이 보배같은 책에 달랑 서평이 둘밖에 없다니 아쉽기만 하다. |
| 오랜만에 정말 흠뻑 취하는 책을 읽었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한마디 말과 한 줄 글을 내뱉는 것이 얼마나 조심스럽고 부끄러운 일임을 우리는 모두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시민씨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자신의 <거꾸로 보는="" 세계사="">를 새로 썼다고 했다. 우리말와 우리글은 중국, 일본, 미국 말글에 오염되어 그 순수한 모습을 많이 잃어 버렸다. 내가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나는 수많은 오염 글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 모른다.그렇게 우리는 스스로 깨달을 힘마저 잃을 만큼 몹시 더럽혀져 있는 것이다. "스스로 깨달을 힘마저 잃을 만큼"라는 글을 이 책을 잃기 전에 썼더라면 "자각할 능력마저 상실할 정도로"라고 썼을 것이다. 이 책을 남겨주신 이오덕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이오덕 선생님이 지난 8월 돌아가셨을 때의 기사이다. http://news.naver.com/news_read.php?oldid=20030827000036455086거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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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좀 복잡(?)합니다. 예전에 서점에서 유시민씨가 쓴 '거꾸로 읽는 세계사,개정2판'을 보는데 거기 머리말에 '이오덕님이 쓰신 '우리글 바로쓰기'라는 책을 보고 많이 뉘우치고 반성을 했다. 느낀게 많이 있어서 앞으로 글을 쓰는데 신경을 많이 쓰겠다' (거의 이런 내용이였습니다) 라는 내용이 있지 않습니까?
도대체 얼마나 괜찮은 책이길래 책 머리말에 그런 글까지 적을까? 라고 생각을 한 뒤에 '음 그래 괜찮은 책 같은데 나도 한 번 사보자!'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 고3 추석 때 용돈 받은 걸로 만원 넘는 책 3권을 덥썩 다 사버렸습니다. 그 다음... 책장에 고이 모셔두다가 --; 군 입대하고, 휴가 나왔을 때 3권다 부대로 들고가서 군대에서 다 봐 버렸습니다. '우리글 바로쓰기'... 제목과 책 두께를 본다면 꼭 문학 해설집 같은게 잠 안 올때 읽으면 딱 좋을'국민윤리'랑 쌍벽을 이룰 것 같아 보이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퇴마록'같이 재미있게 술술술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용이 어렵지 않고 잠도 오지 않으며 ^^; 나름데로 자그마한 재미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말'이 얼마나 많이 오염되었는지 우리가 '말'과 '글'을 얼마나 잘못쓰고 있는지 알게 되실겁니다. 저도 이 책 보고 많이 깨닫고 느꼈습니다. 우리말과 글을 똑바로, 제대로 쓰고 싶으신 분들 국어 국문과에 다니고 있는 대학생들 앞으로 글을 써서 먹고 사실 분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죽었다 깨어나도 꼭 봐야한다고 봅니다
만약 제가 능력이 된다면 전국에 있는 고등학생들한테 이 책 1권부터 3권까지 각각 한 권씩 다 나눠주고 싶습니다. 진짜 제 글 실력이 별로라서 이 책이 가진 본 모습을 그대로 전달 못하는 게 정말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인상깊은구절] 말을 마음대로 마구 토해 내는 사람, 그렇게 토해 내는 말들이 모두 살아 있는 구수한 우리 말이 되어 있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반갑다. 우리는 이런 사람의 말에서 비로소 잊었던 고향으로, 우리의 넋이 깃들인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어렸을 때 배운 고향의 말을 참 용하게도 잊어버리지 않고 빼앗기지도 않고 잘도 가지고 있구나 하고 한없이 부러워진다. 우리는 누구든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부모로부터 평생을 쓰게 되는 일상의 말 대부분을 배웠다. 그러나 학교란 곳에 들어가고부터는 집에서 배운 말과는 바탕이 다른 체계의 말을 익혀야 했다. 그래서 부모한테서 배운 말을 부끄럽게 여기고 잊어버리게 하는 훈련을 오랫동안 받았던 것이다. 학교뿐 아니라 사회에 나와서도 그랬다. 나개인의 지난 날을 돌아보면 어렸을 때 배운 국어를 학교와 사회에서 끊임없이 빼앗기고 또 스스로 짖밟으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나이가 60이 훨씬 넘은 이제 와서야 겨우 깨닫게 되었다. 우리 겨레 전체를 보아도 그렇다. 지난 천년 동안 우리 겨레는 끊임없이 남의 나라 말과 글에 우리 말글을 빼앗기며 살아왔고, 지금은 온통 남의 말글의 홍수 속에 떠밀려 가고 있는 판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