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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분열된 집안은 바로 설 수 없다. 나는 이 정부가 절반은 노예로, 나머지 절반은 자유민으로 살아가는 상태를 영속할 수 없음을 믿는다 (1858년 6월 16일 - 에이브러햄 링컨의 수락연설중) 이 소설은 노예제 존속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파생된 다양한 문제점으로 인해 발발된 미국의 어두웠던 시간을 배경으로 그야말로 밤의 가장자리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는 남북전쟁 말기,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서정적인 스토리텔링과 탁월한 캐릭터 묘사를 작가의 철저한 고증과 역사적 사실 속에 자연스레 녹여낸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이야기는 1864년과 74년의 시공간적 관점, 그리고 다양한 등장인물 각기의 시점에서 진행되다가 모든 이야기는 1883년의 에필로그로 마무리되며 미국 남북전쟁의 역사적인 배경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평온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토록 참혹한 전쟁의 묘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인간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행태, 욕망과 욕구에 의해 지배하고 지배 당하는 폭력적인 장면에 대한 작가의 묘사는 너무도 생생해 그 고통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 하여 몇 번이고 책을 덮고 어둠이 어서 빨리 지나가기를 바랐습니다. 작품의 중심배경인 웨스트버지니아의 정신병원은 전쟁의 참상을 겪은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자 토머스 스토리 박사의 인도주의적 치료 철학을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반면 치유를 향한 노력속에서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탐욕과 잔혹함을 대조하여 전쟁 직후의 혼란스러운 시대상을 날카롭게 표현하며 인간의 양면성을 그려내어 독창적인 역사적 배경과 구조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에필로그에서 그동안 쌓여있던 모든 갈등과 인과관계가 전형적인 서사적 해결 방식을 따르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어짐으로 인해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어둠이 지나고 나면 반드시 빛나는 순간은 오지만 그 형태는 제가 기대했던 형태는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다소 어렵지만 아름다운 문체 속에 그려진 개성 있는 인물들과 심도 깊은 이야기에 빠져 몰입도 있게 읽은 역사 소설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