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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복어독살인사건 #윤자영 #북오션 * 한국 추리소설 중에 굉장히 마음에 드는 제목이 있기에 데려왔다. '복어 독 살인 사건'. 복어 독인 테트로도톡신은 많은 추리 소설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에서 독살에 쓰는 맹독으로 유명하다. 이런 독을 제목에 떡하니 걸다니. 안 읽어 볼 수 없지. * 기대감을 가지고 펼친 책은 시작부터 적나라한 범행 현장을 그리고 있었다. 딸을 사망에 이르게 한 이들을 향한 아버지의 분노. 그의 범죄는 치밀했고, 오래된 계획 하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 하지만 범행은 단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네 명을 죽여 복수를 완성 한다는 그의 쪽지의 제목처럼 그의 범행 계획은 계속되었다. 심준백과 장민지를 잔인하게 살해한 후, 다음은 이채은이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 없었다. * 하지만 마지막 사람, 조은령이 문제였다. 부모와 같이 살고 있는 그녀를 따로 불러내기도 힘들었지만 이채은의 휴대폰을 이용했다. 그리고 마지막 범행을 완성하려는 순간, 그는 한 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그 곳에 있어서는 안될 아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 딸 아이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민가흔. 가흔이는 딸을 죽인 아이들의 부모와 합의했던 신용득에게 화가 나 있었다. 역시나 친구를 죽게한 이들에게 향한 분노였다. 아버지에 이은 친구의 분노. 가흔은 신용득처럼 미진의 죽음을 '합의'라는 명목으로 지울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같은 분노를 가진 둘이 한 장소에서 만나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 복수극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신용득이 경찰에 잡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조은령이 살해 됐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신용득은 자신이 완성하지 못한 복수를 다른 가족이 완성한 것은 아닌지 걱정과 두려움에 휩싸이고, 경찰은 늘 조은령을 죽여버리겠다고 말한 민가흔을 용의자로 체포하기에 이른다. 과연, 조은령을 죽인 이는 누구일까? * 이 책은 누가,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지보다 '왜' 그 범행을 실행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독자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하지만 나는 읽는 내내 매우 힘들었다. 사실 처음 신용득이 범행을 행했던 분위기에 나는 점차 고조되었으나 곧 민가흔과 신남선이 엮이게 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그 고조된 분위기가 팍 식어버렸다. 굳이 이걸, 여기에, 이렇게 길게 넣었어야 했을까? 사적 복수라는 강렬한 소재를 꺼내 놓고 정작 가장 중요한 갈등을 충분히 파고들지 못했다. * 그리고 또 하나, 분명 이 책은 법의 테두리 밖을 벗어난 사적 복수는 어디까지 허용되는가에 대해 묻고 있다. 하지만 막상 내용을 살펴보면 딸을 잃은 아버지의 상실과 분노, 그가 범행을 계획한 장면보다 최변호사와 민가흔, 신남선이 만나 술 마시고 서로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더 그리고 있다. * 그렇기에 이 책의 중심이 어디인지 잘 모르겠다. 딸을 잃은 아버지와 그의 사적 복수가 중심인지, 아니면 과거의 상처를 안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여자가 중심인지. 저울추의 무게를 어디에다 두지도 못한 채 그렇게 책이 끝나버렸다. * 오랜만에 꽤 마음에 드는 책의 제목을 만났는데 그냥 제목만 마음에 들었다. 책을 덮고 나니 세 여자가 술잔을 기울이며 깔깔대던 장면들만 생각이 난다. 독자가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둬야할지 확실히 정해줬다면 훨씬 더 깔끔하고 좋은 책이 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한국추리소설 #추리소설 #미스터리소설 #사적복수 #아버지의분노 #친구의분노 #범죄소설 #독서기록 #오늘의책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한국미스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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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다 읽고 나면 느끼게 된다.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는 게 평소 생각이지만, 먼저 범죄를 저지른 게 누구인가를 따진다면, 이 이야기에서는 평소 가졌던 그 생각을 다시 되짚어보게 된다. 옳은 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좀 더 대우받는 세상이 오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