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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이에 미국이 군사개입을 결정한다면 일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재일미군이 대만으로 직접 출격하려 할 경우, 일본 정부는 미국과 사전협의를 거쳐 기지 사용을 승인해야 한다. 이때 적대 세력이 '일본이 미군에게 기지 사용을 허용한다면, 일본도 공격 대상으로 간주하겠다'고 위협해온다면, 일본은 과연 기지 사용을 거부함으로써 분쟁의 당사자가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을까? 치지와 야스아키(千々和泰明)의 책은 바로 이 불편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흥미로운 주제다. 저자는 방위성 방위연구소의 수석연구관으로, 내각관방 부장관보(안전보장·위기관리 담당)실에서 실무를 경험한 안보 전문가다. 이 책은 그러한 현장 경험과 학문적 분석을 결합하여, 전후 일본이 굳혀온 일미동맹 인식의 '사각지대'를 다섯 가지 주제 즉, 기지 사용, 부대 운용, 사태 대처, 출구전략, 확대억지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검토한다. 핵심 문제의식은 하나다. 일본이 자국의 국내 논리와 희망적 사고에 기반한 '일본적 시점'에만 갇혀 있으면, 안보 현실과의 간극이 커져 오히려 일본 자신의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일본적 시점'이란, 전후 일본이 안보 논의에서 지속적으로 견지해 온 관점이다. 미국의 전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 군사적 협력은 최소한에 그치겠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헌법 해석의 테두리 안에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태도가 그것이다. 이 시점은 국내 여론과 정치적 합의를 중시하는 일본 특유의 정치 환경에서 형성된 것으로, 그 자체로 비합리적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 시점이 상대방의 인식이나 지역 전체의 세력균형과는 무관하게 형성되어 있다는 데 있다. 예컨대 기지 사용 문제에서 일본은 사전협의 제도를 통해 재일미군의 직접 전투작전 행동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적대 세력의 눈에 일미동맹은 일체화된 안보 시스템으로 비친다. 일본이 '노(No)'라고 답할 가능성을 고려해 주거나, '어쩔 수 없이 묵인하는 것이니 적국이 아니다'라고 이해해 줄 상대방은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는 중요한 것은 기지 사용 허부(許否) 자체가 아니라, 그 허용 여부가 미국 중심의 동맹 네트워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게 하여 지역 평화 질서를 유지하는가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바로 저자가 제안하는 '제3자적 시점'이다. 이는 단순히 해외의 시각을 수입하는 것도, 일본의 관점이 틀렸다고 훈계하는 것도 아니다. 국가 간 상호작용과 세력균형이라는 지정학적 현실을 직시하는 관점으로, 일본적 시점을 이 넓은 맥락 안에서 상대화하려는 시도다. 책의 역사적 분석 축을 이루는 개념이 '극동 1905년 체제'다. 러일전쟁 이후 성립된 이 지역 질서는, 전통적 패권국 중국이 약화되거나 자제하는 상황을 전제로, 일본 및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한반도(적어도 남부)와 대만이 세력의 뒷받침 아래 같은 진영에 묶이는 구조를 가리킨다. 1905년에 미국, 영국, 그리고 러시아까지 승인한 포츠머스조약 체제에서 유래한 이 질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영유권 상실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일미동맹, 미한동맹, 대만관계법 등을 통해 사실상 계승하였다. 이 시각에서 보면, 일미동맹은 결코 독립적인 양국 간 조약이 아니다. 미한동맹과 사실상 맞물려 있는 '미일·미한 양동맹'이라는 광역 안보 시스템의 일부로 기능한다. 저자는 이것이 바로 '극동 조항'이나 '조선 밀약' 같은 제도적 장치들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장치들은 미일동맹이 더 큰 지역 안보 체계의 일환으로 작동하기 위한 '경첩'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일본적 시점에서만 바라보면 이 구조는 좀처럼 보이지 않지만, 제3자적 시점으로 전환하는 순간 그 의미가 분명해진다. 또한 저자는 한국과 대만에도 비전략핵이 배치되었던 냉전기의 사례를 들어, 미국이 핵 전력을 운용할 때에도 극동 전체를 하나의 전략 단위로 사고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오키나와에 배치된 핵무기가 일본 유사사태보다 한반도 유사사태를 주로 상정했다는 사실은, 일미동맹이 지역적 연계 속에서만 올바르게 이해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자가 제시하는 다섯 개의 사각지대 중 특히 인상적인 것은 밀약과 출구전략, 그리고 확대억지에 관한 논의다. 전후 일미 간의 각종 밀약(핵 탑재 함선의 기항, 조선 유사사태에서의 기지 사용, 오키나와 반환 협정)은 일본 국내 정치의 논리에서 보면 민주주의적 투명성의 결여로 비판받는다. 그러나 저자는 이를 지정학적 시각에서 재조명한다. 전략 문화가 상이한 두 나라가 동맹을 유지하려면, 국가 안보에 책임을 지는 외교 당국이 고도의 정치적 판단 아래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밀약의 존재 자체가 억지력으로 작용하는 아이러니도 지적된다. 지휘권 문제에서도 일미동맹의 특수성이 드러난다. 미군 합동참모본부는 동맹 간 지휘권 조정 방식을 세 가지, 지휘권 통합형(미한동맹·나토), 일국주도형(이라크전쟁 연합군), 지휘권 병립형 으로 분류한다. 일미동맹은 이 중 지휘권 병립형에 해당한다. 이는 일본이 역사적·정치적 이유로 지역 다자동맹 참여에 소극적이었고, 주변국들 역시 일본의 가입을 꺼렸던 데서 비롯된 구조다. 이 구조가 실제 유사사태 시 어떤 조정 과제를 낳는지에 대해 저자는 냉철하게 분석한다. 출구전략 논의에서 저자는 태평양전쟁기 일본의 전쟁 종결 구상을 반면교사로 삼는다. 일본은 독일의 승리와 영국의 굴복을 전제로 미국과의 무승부를 노렸으나, 독일의 패망 이후 '일격평화론'으로 선회했다가 결국 소련의 힘에 기댔다. 이 일련의 과정은 국제정치의 현실보다 국내 합의 형성을 우선시한 결과였다. 저자는 이러한 '결단하지 못하는 헌법 체제'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유사사태를 어떻게 종결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제1차 걸프전쟁에서 다국적군이 사담 후세인 정권을 온존시킨 것이 결국 2003년 이라크전쟁의 씨앗이 된 사례처럼, '타협적 평화'와 '분쟁 원인의 근본적 해결' 사이의 선택은 단순한 군사 문제가 아니라 심층적인 전략 판단의 문제다. 2015년 안보법제 제정과 집단적 자위권의 한정적 행사 용인, 그리고 일미 확대억지 협의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일본의 안보 논의가 여전히 헌법 준수 여부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진단한다. 물론 헌법의 규정과 해석에 따라 법률을 제정하는 것은 입헌주의의 기본이다. 그러나 세력균형론의 관점에서 일본의 생존 조건을 논하는 풍토가 아직 시민권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우려다. 비핵 3원칙과 미국의 확대억지 정책 간의 긴장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핵 탑재 함선의 일시 기항도 사전협의 대상이며, 미국이 이를 요청한 적이 없기 때문에 핵 탑재 함선이 일본에 기항한 사실이 없다는 '픽션'을 유지해왔다. 이 설명에 납득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저자도 인정한다. 문제는 이 픽션이 국내 정치적 필요에서 나온 것이기에, 실제 억지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논의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데 있다. 최근 아시아·태평양에서는 허브 앤 스포크형 동맹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조약상 동맹국이 아닌 국가들 사이의 안보 협력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과 대만, 쿼드(QUAD)를 구성하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인도, 영국, 필리핀 등과의 다국간 네트워크화가 현실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추세 속에서 우주·사이버·전자파 등 신영역을 포함한 정보 공유와 운용 조정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극동 1905년 체제'의 현대적 재편 방향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책은 어느 한쪽의 이념이나 정치적 입장을 옹호하지 않는다. 저자는 일본의 관점이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이 안보 현실의 전체 그림을 가리는 '사각지대'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역사적 경위를 꼼꼼히 따라가면서도, 일반 독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직관에 반하는 논점들을 풀어내는 솜씨는 인상적이다.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엄혹한 안보 환경 속에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미동맹을 제3자적 시점에서 바라보는 전략적 논의 자체가 억지력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지정학적 시점을 포함한 깊이 있는 안보 논의가 활성화되는 것, 그것이 이 책이 궁극적으로 촉구하는 바다. 중국의 부상과 대만 문제,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이 된 오늘날, 이 책이 제기하는 문제는 일본만의 것이 아니다.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의 안보 질서를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유효한 사유의 틀을 제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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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게시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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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동맹이라는거울 #지지와야스아키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2기 시작하기에 앞서, '국경'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이른바 '자국과 타국' 사이에는 경계가 있다고 간주된다. 여기서부터는 우리고 저기까지는 그들, 이라는 식으로. 책임과 권리, 방어와 침입의 구분선으로 기능하는 '국경'은 어떻게 정해져야 할까? 내륙 국가라면 차라리 해결이 쉽다. 문제는 남한과 같은 '실질적 섬'이나 일본처럼 아예 전국이 섬으로 구성된 경우이다. 그것도 인접국이 명목상으로나마 전쟁태세를 늦추지 않는 경우 말이다. 수백년간의 침략과 분쟁으로 단단히 얽힌 나라, 한국과 일본. 이 두 극동국가가 얼치기 펴와라는 현상유지에 도달한 것은 아무리 좋게 쳐줘도 양국 간 합의의 결과라 보기 어렵다. 오히려 그 주축에는 미국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진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물음이 발생한다. 이 다글다글 붙어 있는 체제적, 정치적 '접경과밀지'에서 미국의 군사력이라는 '퍽 이질적인 세력'의 주둔이 발휘하는 힘은 어떻게 해석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극동의 군사안보적 미래는 어떻게 그려지고 또 받아들여지는가? p.7 역사적 사실을 살펴보면, 1945년 일본 제국이 붕괴한 뒤에도 '극동 1905년 체제'는 지속됐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패전 이후] 이 체제를 힘으로 뒷받침하게 된 것은 '한미·미일 양 동맹'이라는 안전보장 시스템이었다. p.70 미일동맹은 아시아·태평양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허브 앤 스포크형 동맹망의 일부이다. 또 미군이 일본 내 기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통해 한미동맹과 특히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 '일본적 시점'에서 파악한다면, 미일 두 나라 사이의 '양자' 동맹일 뿐이고 미국의 다른 동맹망과 독립된 존재라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제3자적 시점'에 서면, 실제로 이 동맹은 '극동 1905년 체제'를 떠받치는 '한미·미일 양 동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안전보장 체제 안에 존재하는 하나의 기능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일본의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미군 주둔과 핵무기를 이용한 위력-전략을 어떻게 이해하고 유지 혹은 개선하려 하는가? 이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서 말했듯 극동의 3국, 아니 실질적으로는 6개국(남한, 북한, 읿본, 대만, 중국, 러시아)이 일종의 최전선인 동시에 잠재적 위협으로 여겨지는 형국에서 각국의 정치군사적 태도는 즉각 다른 국가에 직간접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핵'의 소지 여부나, 사실상 군대인 일본 자위대 조직의 타당성에 대한 갈등이 거듭 터져나오는 것 또한 좌시할 수만은 없는 문제이다. 본문에서 거듭 거론되는 일국평화주의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정치에 대한 안일한 태도에 연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각종 밀약과 협정은 대중시민사회와 유리되어 맺어지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독자 또한 정치적 주체로서 거듭 물어야 한다. p.150 한 발 더 나아가 말하면, 미국과 적대하는 국가는 극동유사사태가 발생할 경우 미일이 사전협의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든, 즉 일본이 '사용 불허'를 결정한다 해도 주일미군이 [일본 내 기지를 활용한] 직접전투작전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수십 년 전에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기시 총리에게 말한 "일본의 의사에 반해 행동할 의도가 없다"는 약속은 당연히 미국의 적대국의 인식을 바꿀 만한 요인이 되지 못한다. p.160 중요영향사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자위대가 "현재 전투행위를 행하고 있는 지역이 아닌 장소"에서 미군을 후방지원 하고 있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이 활동은 미군의 무력행사와 '일체화'되지 않는 것이고, 따라서 자위대는 상대방의 공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이런 주장은 극동유사사태와 사전협의 사이의 관계처럼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국내법적 논리이자, 자국의 의회·국민을 향해 내놓는 헌법 해석이나 사고방식에 불과하다. 과연 그 '나쁜 짓에 연루되지 않기'로 충분한 것인가? 나에게 어떤 '공격적 의도'가 없다고 주장하기만 하면, '어떤 분쟁에도 휘말리지 않는다'며 물러서는 태도가 과연, 윤리적 책무를 떠나, 얼마나 실효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가? 실질적으로 한 패로 묶이는 와중에 '결정권 없음'을 주장한대도 상대가 '결정권자끼리만 공격하겠습니다' 따위의 '친절한' 선택을 하리라 기대할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저자는 일본의 입장에서 미일동맹과 '극동유사사태'에서 일본의 안전을 중심으로 논하나, 다시금, 한국의 입장, 나아가 우리 사회의 정치적 태도와 별개로 생각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 격변하는 정세와 날로 더해가는 분쟁의 위협에서 우리는 진정 '안전하기' 위해, '자주국방'을 주장하기 위해 어떻게 중심을 잡을 것인가. 어떻게 안팎의 위협으로부터 평화라는 아슬아슬한 희망의 균형을 지켜낼 수 있을까. 제국주의와 국제패권이라는 암울한 그림자 앞에서 오직 그를 물을 뿐이다. p.215 성단을 통해 종전을 결정했다는 것은 [당시 일본이] 천황의 판단 없이는 [국가의 운명과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었음을 의미한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일본 정부 내에] 거버넌스(통치 기능)가 결여돼 있었음을 드러내 보여 주는 예가 아닐까 한다. 만약 [일본이] '다음' 위기를 겪게 된다면, 전쟁 종결이라는 어려운 결단을 내리는 주체는 민의를 체현한 정부여야 한다. (…) 출구전략을 염두에 둔 일본의 시각을 평소에 동맹국이나 관계국·지역과 공유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p.288 안보 정책은 국가 간의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런 이상 일국평화주의나 필요최소한론에 기초한 '일본적 시점'에 과도하게 집착하면, 결국 '나만 옳다는 독선'으로 이어져 현실과 괴리가 생겨난다. 그로 인해 미일동맹이 기능할 수 없게 돼 거꾸로 일본의 안전에 위험을 불러오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본말전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서평도서제공: 한겨레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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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의 해로 이때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한다면, 일본과 한국이 도와주지 않겠냐는 한 대만인의 댓글을 본 적이 있다. 아니, 남의 나라 전쟁에 우리나라 군인이 왜 참전을 해야 하나? 이번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NATO와 일본,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역할을 하지 않는다길래, 우리가 시작한 전쟁도 아닌데, 왜? 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야 내가 ‘동맹’이라는 것에 대해 간과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동시에 이 ‘동맹’이라는 ‘갑과 을’ 관계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된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용산구 미군부대 앞에 위치해 있었다. 지금은 그 곳 풍경이 달라졌는데, 졸업 후, 학교는 다른 구로 이전했고, 미군 부대는 2022년, 주요거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평택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용산 미군부대의 일부 공간은 용산공원으로 바뀌어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봐왔던 미군부대의 존재는 내 삶에서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휴전국가니까, 일본은 2차세계대전 패전국이니까 미군이 주둔해있는 거겠지 했다. 또 미군 수는 6.25 직후 32만명에서 1970년대 4만명으로, 노무현정부 시절에는 약 3만 7천명에서 지금의 2만 팔천 오백명으로 감축되어 왔다. 언젠가 우리나라가 통일을 이루면 미군이 우리나라에서 나가겠지, 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작년에 세계에서 전작권이 없는 나라가 유일하게 우리나라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크게 놀랬던 기억이 있다. 지난 해 말,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문제에 대해 실질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일본과 중국, 양국 관계는 1972년 수교 이후 가장 위태로운 신냉전적 대치 상태에 놓여있다. 러시아와는 러일전쟁이라는 앙금이 남아있고 현재 쿠릴열도의 분쟁으로 사이가 좋지 않다. 우리나라는 한결같이 일본에게 사과를 요구해왔다. 극동에서 이런 모습의 외교를 보이는 일본에 대해, 나는 2차세계대전의 패전국이지만 6,25전쟁으로 경제력을 회복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잘 살아서’, ‘미국과 훨씬 친해서 미국을 믿고’ 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한미동맹보다 미일동맹이 더 견고한 이유가 있었고 이 동맹의 역사를 보며 그동안 겪은 시행착오에 대해 많은 연구와 고민을 일본이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목을 보면서 왜 거울이라는 단어를 썼을까, 궁금했는데 이 ‘미일동맹’이라는 거울을 잘 보고 ‘한미동맹’이 가야 할 길에 대한 교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제목이었음을 깨닫는다. 올해 초, 전작권 회수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신년사가 있었다. 바로 어제 있었던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는 브런슨 사령관이 밝힌 검증 절차(FOC 등)에 따라 2029년 3월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미국 의회는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를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더 미일동맹이라는 거울을 잘 반영해야만 한다.
이 책은 미일동맹의 성격과 역사, 구성과 작동 원리를 기지 사용, 부대 운용, 사태 대처, 출구전략, 확장억지라는 다섯가지 챕터에 비추어 설명한다. 소극적인 ‘일본적 시점’에 대한 우려를 밝히고 태평양지역에서의 유사 사태와 동떨어질 수 없음을 강조하며 모두와 공존할 수 있는 대안적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 3자적 시점’을 제안한다. 미국의 패권시대가 저무는 현재, 우리가 되찾아와야 할 전작권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의 자주국방으로 향한 길에 매복해 있는 수많은 위협과 제거해야 할 지뢰들이 이 책에 담겼다. “실제 최근 아시아·태평양에서는 허브 앤 스포크형 동맹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조약상 동맹국이 아닌 국가들 사이의 안보 협력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극동’에 포함되는(...)국가와 지역을 동지국으로 삼아 ‘다국간형 네트워크화’를 추진해나갈 필요성이 생겨나고 있다.(p.288) ”우리는 미일동맹에 대한 관점을 버전업해 ‘일본적 시점’과 안전보장의 현실과의 괴리를 메우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 가야 한다. 이것을 해낼 수 있는지 여부가, 지정학적 경쟁의 시대에 우리 앞에 놓여있는 역사의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다.“(p.289) 미일동맹이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나라가 나아갈 길을 엿볼 수 있는 책으로 한미동맹 뿐 아니라 현재의 국제정치에 관심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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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동맹이라는 거울>은 현재 동아시아의 불안정한 정세를 보여주며 미일 양국의 외교사 뿐만 아니라 유사사태와 한반도의 위기가 어떻게 하나의 지정학적 톱니바퀴로 맞물려 돌아가는지에 대해 서술한다. 1905년 체제부터 이어져 온 '허브 앤 스포크' 전략 속에서 일본은 일국평화주의와 필요최소한론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 아니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때이다. 일본은 기지를 제공하는 대가로 미국의 확고한 안보 우산(확장억지) 아래에서 경제 성장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일본이 이 현실을 직시하길 주저하는 이유는 연루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미국의 안보 혜택은 누리고 싶지만, 동맹국이라는 이유로 타국의 분쟁이나 전쟁에 말려드는 것은 극도로 꺼리는 자기기만의 행태이다. 저자는 이를 평화주의로 포장된 '일본적 시점'의 한계라고 날카롭게 지적한다.전쟁의 종결이나 동맹의 방향성은 '분쟁 원인의 근본적 해결'과 '타협적 평화'의 딜레마 가운데서 결정될 수밖에 없다. 당장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미국의 등 뒤에 숨는 '타협적 평화'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일본 스스로 제3자적 시점을 통해 동아시아 전체의 안보를 조망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일본과 가까워질 수 없는 이유는 일본의 딜레마로 표출되는 어떤 의식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느 시점부터 동아시아의 패권이 중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가며 수많은 아시아 국가를 식민지화하고 폭력으로 억압하며 정당화하고도, 원폭 피해 국가임을 강조하는 그런 의식에서 흘러온 모순된 자기 인식 말이다. 스스로를 역사의 피해자로만 규정하려는 이 지독한 관성은 결국 '미국의 창'이라는 혜택은 누리면서도 타국의 전쟁에는 결코 얽히고 싶지 않다는 오늘날의 안보 딜레마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우리는 보통 한미동맹이라는 익숙한 관점에서만 세계의 안보를 고려하곤 한다. 그렇기에 한미일 동맹과 연관되어 있는 미일 동맹이 우리의 운명과 어떻게 얽혀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지곤 한다. 우리가 애써 외면해왔던 불편한 진실을 차분하게 짚어낸다는데 있다. 책장을 덮고 나면 한미 동맹이라는 시야에 가려져 있던 동아시아의 지도가 다르게 읽힐지도 모른다. 미일 동맹이라는 또 다른 축이 동아시아의 체스판을 어떻게 움직여왔는지 해부한다. 이 책이 짚어내는 그 불편하고 낯선 지점들을 마주하는 순간, 비로소 우리가 서 있는 진짜 현실이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