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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넘길수록 사랑을 말하는 방식이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상대를 붙잡으려는 사랑이 아니라, 멀리서도 그녀의 계절과 방향을 응원하는 사랑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작가가 책 속의 그녀를 이상화하기보다, 그녀를 사랑했던 자신의 미숙함과 성장 과정까지 함께 담아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군가를 향한 고백이라기보다, 사랑을 통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가려 했던 한 사람의 기록처럼 느껴졌다. 읽는 내내 지나온 관계와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고, 잊고 있던 마음들을 하나씩 꺼내어 마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글은 「가장 눈부신 보폭을 따라 걷는 일」이었다. 사랑은 상대를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그의 무게를 이해하고 그 곁에서 함께 걸어주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담겨 있었다. 상대보다 더 멋진 사람이 되려 애쓰기보다, 그의 뒤에 숨은 외로움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문장이 오래 여운을 남겼다. 책을 덮고 나서는 문득 ‘나도 누군가의 이야기 속에서는 이런 주인공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살아가며 자신의 삶만 바라보지만, 어쩌면 누군가의 세계에서는 아주 큰 의미를 가진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 책이 조용히 일깨워 주었다. 감정을 크게 흔들기보다는 조용히 어루만져 주는 책이었고,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 다시 펼쳐보고 싶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