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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기자로만 알고 있던 김혜리 작가가 벌써 5년이 넘게 <김혜리의 조용한 생활>이라는 종합 오디오매거진을 발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각계의 명사를 초대해서 그들이 사랑하는 책을 함께 일고 대담하는 코너에서 발췌한 글들로 신형철, 박정민, 장일호 등 일반인도 익히 들어 익숙한 분들이 등장한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약간 심호흡이 필요했다. 김혜리 작가의 글은 늘 진지하고 조금은 어렵기 때문에 그들이 고른 책들도 많이 어려울 것 같아서 내가 읽어본 책이 있기나 할까 싶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일단 신형철 작가부터 선정된 책이 쉽지가 않았다. 좋은 책을 소개받는다는 느낌으로 읽고 있는데 박정민 배우가 <혼모노>로 시작하여 잠시 숨을 돌리는가 했지만 그 역시 배신을 하고 만다. 앤드루 포터와 후안 카를로스 오네티라니. 특히 <조선소>라는 작품은 어렵지만 추천한단다. 그러지 마세요. 제발. 책을 읽는다는 고독한 행위를 더욱 진지하게 만드는 책이라 다소 어렵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수밖에 없었다. 내 책장에 꽂힌 다소 가벼운(?) 책들 외에도 세상에는 이렇게 대단한 책들이 많구나,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자꾸 독후감을 공유하는 이런 책들을 읽게 되는 것이 첫째, 같이 책을 읽을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 둘째, 그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사람은 더더욱 없다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 같은 책을 읽고 맞장구 쳐가며 이야기하는 그들이 부럽기도 하고. 한 사람 한사람의 인터뷰 말미에 플레이리스트라는 항목이 나오는데 그 글에서 언급된 책, 영화 등이 잘 정리되어 있어 나도 모르게 몇 개의 작품에 태그를 달았다. 원래 책에 관한 책은 읽는게 아니다. 읽을 책이 점점 더 늘어나기 때문에. 그래도 기를 쓰고 읽는 것은 더 많은 책을 알아간다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 아닐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