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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으로 들어가기(카롤리네 발) - 삶을 이야기한 또 다른 독일문학
"폭풍으로 들어가기(카롤리네 발) - 삶을 이야기한 또 다른 독일문학" 내용보기
*출판사 도서제공 "스물두 번째 레인 작품 이후  또 다른 이야기" 이다는 물에 빠지지 않고 잠수를 한다. 우리는 보통 상실 앞에 두 가지를 기대한다. 힘든 일에 무너지거나, 이겨내거나.  그런데 주인공 이다는 그 어느 쪽도 택하지 않는다. 무너지지도, 딛고 일어서지도 않는다. 그냥 계속 살아가기. 누군가의 부재로 인한 나의 삶이 처음엔 낯설고
"폭풍으로 들어가기(카롤리네 발) - 삶을 이야기한 또 다른 독일문학" 내용보기

*출판사 도서제공

"스물두 번째 레인 작품 이후  또 다른 이야기"

이다는 물에 빠지지 않고 잠수를 한다.

우리는 보통 상실 앞에 두 가지를 기대한다. 힘든 일에 무너지거나, 이겨내거나. 

그런데 주인공 이다는 그 어느 쪽도 택하지 않는다.

무너지지도, 딛고 일어서지도 않는다.

그냥 계속 살아가기.

누군가의 부재로 인한 나의 삶이 처음엔 낯설고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점차 시간이 흘러 익숙해지는 나의 삶을 받아 들이는 그런 이다의 태도가 아주 삶을 정직하게 대한다고 느껴졌다.

끝나지 않는 상실

읽다보면 금쪽이 이다가  왜 그리 뾰족하고 화만 내는지 점차 이해하게 된다.

이다의 상실은 단발이 아니었다. 사람을 탈진하게 만들어 버리는 그런 고통들이 이다를 통과한다.

친구와 여행 후 돌아온 집에선 엄마의 따스한 안부가 아닌 죽음이 있었고, 형부와 함께 훌쩍 떠나버린 언니.

하나는 돌이킬 수 없는 부재이며 하나는 살아는 있지만 더 이상 함께하지 않는 부재이다.

그들의 빈자리는 과연 이다는 어떻게 다가왔을까.

이다는 그 부재들을 동시에 안고 산다. 그래서 끝나지 않는 더이상 과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매일 조금씩 확인되는 빈자리들. 그것이 이다를 바라보며 독자로서 내가 느꼈던 유독 무거움이 느껴지는 이유였다.

괜찮아질까, 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할까. 

사랑하는 이가 있었더라면, 친구가 더 있었더라면, 언니가 옆에 있었더라면, 이다가 좀 더 강인한 성격이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계속 책장을 넘기게 만들었다.

결국 견딜 수 없었던 그녀는 집을 떠나 '뤼겐섬'으로 향하게 되면서 진정한 극복을 할 수 있을까.

수영이라는 몸짓

이 소설에서 수영은 단순한 행동이 아님을 느꼈다. 이다에게 수영은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는 하는 몸짓이다.

물속에서 그녀는 고통을 정면으로 통과하고, 마치 책이 슬픔보다 이다의 고통과 분노의 초점에 맞추듯이  동시에 그 고통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버린다.

도망이 아니라 잠수. 회피가 아닌 직면. 

하지만 그 경계가 흐릿하게 묘사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살려는 행위와 가라앉으려는 행위가 같이 표현될 때, 나는 이다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자꾸만 아찔함이 느껴졌다.

물에 들어갈 때마다 이번엔 어느 쪽일까.

거침없이 날 것을 보여준 감정선을 따라가다보면 작가가 설정한 배경이 왜이런지 궁금해졌다.

그 불안이 소설 전체의 긴장을 놓아주지 않은 채 주인공을 응원하게 만들어 희망으로 향하는 나의 생각이 깊어졌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이다가 된다, 한번쯤은

긴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든 상실을 피할 수 없다. 사람을 잃고 관계가 끊어지고, 곁에 있어야 할 사람이 어느날 없어진다. 그 방식은 제각기 달라도 빈자리가 생긴다는 사실은 같다.

이다의 이야기가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어딘가 독자들에게 깊은 마음 한구석을 건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느꼈다. 우리는 이미 조금씩 이다이거나, 언젠가 반드시 이다가 된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괜찮아질 거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괜찮아지지 않은 채로도 물에 들어갈 수 있다고, 그것만으로도 오늘을 조용히 흘려보낸 거라고 말한다.

다시 물 밖으로 밝은 햇살을 받으면 앞으로 나아가진다.

폭풍을 피하지 않는 다는 건 용감한게 아닐 수도 있다.

그냥 그것 말고는 방법을 모르는 것일수도.

그리고 어쩌면, 그게 우리 대부분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폭풍 다음에는 뭐가 오나요?

폭풍 뒤에는 무거운 폭풍, 그 다음은 대형 폭풍같은 폭풍

그 다음은 대형 폭풍이지."

<스물두 번째 레인>으로 언니 틸다의 이야기를 풀어냈고, 이번엔 <폭풍으로 들어아기>로 이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다음은 알코올 중독자였던 엄마가 결국 이자리에 없을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아무래도

기나긴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폭풍으로 들어가기

폭풍으로 들어가기
글쓴이
카롤리네 발 저/전은경 역
출판사
다산책방

k*****8 2026.04.16. 신고 공감 19 댓글 15
리뷰 총점 종이책
폭풍으로 들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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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다산책방에서 출간된  『폭풍으로 들어가기』 는 카롤리네 발의 장편소설이자 신작이다. 이 소설은 독일 문학의 젊은 거장의 문학적 독특함을 선보이고 있으며,독자의 마음을 훔치기에 매혹적으로 느낄 수 있다. 소설 속 주인공 이다의 다양한 인생 경험 뿐만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상실을 스스로 극복하고,치유와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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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다산책방에서 출간된  『폭풍으로 들어가기』 는 카롤리네 발의 장편소설이자 신작이다. 이 소설은 독일 문학의 젊은 거장의 문학적 독특함을 선보이고 있으며,독자의 마음을 훔치기에 매혹적으로 느낄 수 있다. 소설 속 주인공 이다의 다양한 인생 경험 뿐만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상실을 스스로 극복하고,치유와 회복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상실의 아픔을 겪는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 뿐만 아니라, 고통과 시련의 순간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다에게 상실은 가혹하다. 알콜 중독자 엄마의 죽음, 자신의 언니인 틸다가 꿈을 찾아 떠나버리는 극적인 모습, 이다에게 상실이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보편적인 요소들의 부재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건 우리가 흔히 겪는 상실의 보편성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이다의 삶을 서서히 옥죄고 있다.





이 소설의 특징은 이다의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는 과정에 있다. 그 전환점이 있기에 이 소설이 매혹적으면서, 극적이기도 하다. 삶에서, 고통의 순간을 견디고 이겨냄으로서, 죄채감과 후회스러운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고,새로운 선택과 결정이 놓여질 수 있다. 이다에게 있어서, 인생의 전환점, 자신의 삶이 바뀌게 되는 그 과정을 돌아보면, 이다의 삶을 누군가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그들의 삶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의 길을 찾아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이다의 삶을 살아갈 수 있고,이다의 인생의 전환점을 경험하면서 살아가기도 하다. 이다의 불행은 사랑의 부재,관계의 부재에서 시작되었다.

이달의 사락 k*******2 2026.04.1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강력 추천] 상실의 바다에서 눈부신 생의 감각을 건져 올리다
"[강력 추천] 상실의 바다에서 눈부신 생의 감각을 건져 올리다" 내용보기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실습한 후 저의 주관적인 사유와 데이터를 담아 전문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할 수 없는 삶의 폭풍 앞에서, 우리가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법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한참 동안 입안에 차갑고 짠 바닷물이 맴도는 듯한 짙은 여운이 남습니다. 카롤리네 발의 신작 『폭풍으로 들어가기』는 뻔한 위로나 값싼
"[강력 추천] 상실의 바다에서 눈부신 생의 감각을 건져 올리다" 내용보기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실습한 후 저의 주관적인 사유와 데이터를 담아 전문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할 수 없는 삶의 폭풍 앞에서, 우리가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법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한참 동안 입안에 차갑고 짠 바닷물이 맴도는 듯한 짙은 여운이 남습니다. 카롤리네 발의 신작 『폭풍으로 들어가기』는 뻔한 위로나 값싼 힐링을 남발하는 흔한 소설이 아닙니다. 상처 입은 스무 살의 주인공이 거친 삶의 파도와 정면으로 부딪히며 기어코 '살아내는' 과정을 그린, 눈부시도록 처절하고 아름다운 생존기입니다.




폭풍 속으로 도망친 어른, 이다


이 소설은 작가의 전작이자 베스트셀러인 『스물두 번째 레인』과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언니 틸다가 떠난 집에서 알코올 중독자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을 목도해야 했던 동생 '이다'가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날, 갓 어른의 이다는 낡은 가방 하나만을 챙겨 독일 북부의 척박한 '뤼겐 섬'으로 무작정 도망칩니다.



어머니를 향한 지독한 애증과 영원히 씻어낼 수 없는 죄책감. 이 무거운 상실의 짐을 짊어진 이다는 뤼겐 섬에 도착하자마자 매일같이 거친 폭풍이 몰아치는 차가운 발트해로 뛰어듭니다. 얼핏 죽음을 향한 위태로운 투신처럼 보이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독자는 그 수영의 진짜 의미를 깨닫고 깊은 전율을 느끼게 됩니다. 이다에게 바다는 죽음의 공간이 아니라, 거대한 자연의 횡포 앞에서도 "나는 내 몸을 통제하며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처절한 '생존의 의식'이었기 때문입니다.




피보다 진한 연대, '선택된 가족'의 탄생


벼랑 끝에 선 이다를 아무 조건 없이 거두어준 곳은 뤼겐 섬의 낡은 술집 '물개'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다정한 노부부 크누트와 마리안네, 그리고 상처를 품은 청년 라이프.


작가는 생물학적으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 낯선 타인들이 어떻게 혈연보다 더 끈끈하고 절대적인 '선택된 가족'으로 거듭나는지를 가슴 뭉클하게 묘사합니다. 나의 가장 뾰족한 밑바닥을 보여주어도 결코 나를 내치지 않을 것이라는 100%의 맹목적인 믿음. 이다는 친어머니에게서조차 느끼지 못했던 그 완벽한 안온함을 이 낯선 이방인들 품에서 비로소 찾아냅니다.




회피를 멈추고 삶의 먹구름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하지만 삶은 평온한 안식처에 영원히 머물게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이다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던 마리안네에게 암이 전이되며, 이들에게 또다시 거대한 상실의 폭풍이 몰아칩니다. 과거의 이다였다면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그랬듯 또다시 도망쳐 버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이다는 고통스러운 투병이라는 거친 현실과 불안정한 라이프와의 관계 속으로 피하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 들어갑니다.


이 소설이 빛나는 지점은 상실의 슬픔을 억지로 '극복'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다는 자신에게 닥친 비극을 부인하지 않고, 그 먹구름 속으로 당당히 들어가 기꺼이 쏟아지는 비를 맞는 '온전한 수용'을 선택합니다. 다가올 죽음의 이별이 두려워 도망치는 대신, 오늘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오늘 하루의 바다를 기꺼이 헤엄치는 쪽을 택한 것입니다.




마치며 : 당신의 삶에 폭풍이 닥쳤을 때 꺼내 읽어야 할 소설


『폭풍으로 들어가기』는 척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바치는 서늘하고도 따뜻한 위로입니다. 누구나 인생이라는 바다를 항해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피할 수 없는 폭풍우를 만납니다. 그 먹구름 앞에서 주저앉아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계신 분이 있다면, 부디 이 책을 펼쳐 보시길 권합니다.


이다와 함께 차가운 파도 속으로 몸을 던져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을 때, 당신은 틀림없이 다시 한번 힘차게 살아갈 눈부신 생의 용기와 곁에 있는 사람의 벅찬 온기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올해 만난 가장 강렬하고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소설, 강력히 추천합니다.

폭풍으로 들어가기

폭풍으로 들어가기
글쓴이
카롤리네 발 저/전은경 역
출판사
다산책방




"본 서평은 다산책방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제 개인 블로그(https://blog.naver.com/machiaho)를 방문하시면, 본 도서의 리뷰 외에도 역사와 철학, 고전을 아우르는 저의 또 다른 다양한 독서 기록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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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2026.04.0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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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참으로 아이러니하네요.행복로 37번지에 살았던 이다는 행복했던 적이 없어요. 이다의 엄마도 그랬던 걸까요.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존재의 비극이네요.카롤리네 발의 장편소설 《폭풍으로 들어가기》는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주인공 이다의 이야기네요.엄마의 죽음으로 이다는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어요. 언니 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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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네요.

행복로 37번지에 살았던 이다는 행복했던 적이 없어요. 이다의 엄마도 그랬던 걸까요.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존재의 비극이네요.

카롤리네 발의 장편소설 《폭풍으로 들어가기》는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주인공 이다의 이야기네요.

엄마의 죽음으로 이다는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어요. 언니 틸다는 이다가 열한 살 때 베를린으로 떠나 지금은 함부르크에서 빅토르와 쌍둥이 아이들을 키우며 살고 있어요. 언니 틸다가 엄마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 이다는 꼼짝할 수 없었어요. 알코올 중독자였던 엄마는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는데, 이다는 그 죽음이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언니 틸다는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했지만 이다는 도저히 언니를 볼 수 없어서 도망쳤어요. 발트해에 위치한 뤼겐 섬에서 이다는 뱃사람처럼 생긴 일흔 살가량의 노인 크누트를 만났어요. 만약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어쩐지 상상하고 싶지 않아요. 물에 빠진 생쥐 꼴로 쓰러진 이다를 순수한 마음으로 돌봐주는 크누트와 마리안네를 보면서 감사했네요. 좋은 사람들 덕분에 세상은 살만하다고,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고 생각하는 이다에게 그들은 기적이었네요. 낯선 이들의 조건 없는 호의가 이다의 마음을 열게 만들었고, 자기 내면에 자리한 슬픔과 상처의 근원을 마주하게 된 거예요. 미친 사람처럼 폭풍우 치는 바다 속으로 뛰어드는 이다에게 진짜 폭풍은 내면 깊은 곳에 숨겨진 분노였네요. 엄마와 자신을 두고 떠난 언니에 대한 애증, 술 취한 엄마와 살면서 홀로 버텨야 했던 상처들, 그리고 엄마의 마지막 선택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리고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네요. 왜 그토록 바다로 뛰어드는지, 그 심정을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더라면 어땠을까요. 겨우 열한 살 소녀에겐 너무 가혹한 운명이었네요. 든든하게 보호해줄 어른들이 곁에 없었고, 설익은 과일처럼 철이 들어서 스스로 강하다고 착각했던 거죠. 그러다가 엄마의 죽음이 도화선이 되어 폭발해버린 거예요. 크누트와 마리안네 부부는 이다에게 따뜻한 가족의 품이 무언가를 느끼게 해줬고, 라이프는 얼었던 마음을 녹여줬네요. 특히 라이프가 이다에게 했던 "나는 너에게 전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인 것 같아"라는 말이 폭풍의 근원을 찾는 단서가 되었네요. 서로 사랑하면서도 함께 행복하지 못했던 이유, 이제 뭔지 알았으니 바꿀 수 있어요. 사랑 때문이라고, 각자 다르게 표현했을 뿐, 결국 사랑으로 치유하며 살아낼 수 있네요.


"바다는 세상 무엇보다 나를 매혹했다. 엄청나게 아름답고 거대한 바다는 보잘것없는 내가 아주 작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나는 아무 의미도 없다는 사실을. ··· 해일이 닥치면 파도가 엄마와 나를 휩쓸어갈 거야. 해변에 앉아 있는 다른 엄마와 아이들도 쓸어가겠지. 해변의 모든 사람을 쓸어갈 거야. 바다는 엄마가 알코올중독자인지 아닌지, 나쁜 엄마인지 훌륭한 엄마인지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점이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었다. 바다에게는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모든 사람이 똑같았다. 바다는 엄청나게 아름답고 거대한데, 사람들이 바다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건 본인들 잘못이었다. ··· 바다에서 수영할 때면 나는 매번 바다에게 나를 휩쓸어가서 죽일 기회를 주지만, 바다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나는 그 점을 높이 평가한다. 날씨가 어떻든 상관없이 언제나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눈앞에 있고, 가끔 거칠게 춤을 추고, 내가 무례하게 굴어도 나를 죽이려 하지 않는다. 아주 드물긴 하지만 바다가 나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가장 아름다운 느낌이다." (152-153p)


"사실, 내가 부끄러워한다는 점이 가장 끔찍하다.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아서 부끄럽고, 그저 집과 가정이 있고 자기 삶을 잘 통제한다는 이유로 언니에게 너무나 끔찍한 말을 마구 퍼부은 게 부끄럽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언니에게 집과 가정이 있고 자기 삶을 잘 통제한다고 해서 내 처지를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고 소리치는 분노 덩어리가 내면에 존재해서 부끄럽지 않다. 나에게 있는 거라고는 오로지 이 분노 덩어리와 부끄러움과 죽은 엄마와 온갖 빌어먹을 일들뿐인데, 이건 너무 부당한 일이라 이 분노 덩어리를 내 배에서 잘라내 버리고 싶다. 배에 이런 분노 덩어리를 품고 도대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 궁금하다. 사마라의 엄마가 만든 아랍 특식이 담긴 짝퉁 타파웨어를 생각한다. 그게 없었더라면 아마 나는 굶어 죽었겠지. 행복로에 살던, 짧은 기간에 연거푸 사망한 모녀. 폭발 직전, 심근경색이라고 착각한 공황 발작, 언니가 왓츠앱으로 보낸 함부르르크행 플렉스 티켓, 뤼겐으로 향했던 도주를 생각한다."   (167-168p)


#폭풍으로들어가기#카롤리네발#다산책방#장편소설#운명과의화해#독일소설#소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a*****7 2026.04.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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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쓴 글입니다.>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 가끔은 그 상처로 인해 자신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도 엄마, 아빠로 인한 상처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고 은연중에 그게 표출되고 있었다. 그것을 알기까지, 그것을 인정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인정하기 싫었고, 인정하는 순간 내가 엄마와 똑같은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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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쓴 글입니다.>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 가끔은 그 상처로 인해 자신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도 엄마, 아빠로 인한 상처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고 은연중에 그게 표출되고 있었다. 그것을 알기까지, 그것을 인정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인정하기 싫었고, 인정하는 순간 내가 엄마와 똑같은 사람이 될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나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말이다. 상처라는 것이 내 몸속에 세포처럼 자리 잡아 또 다른 상처를 낳았고, 그리고 나는 안 하겠노라 다짐했던 것들이 나도 모르게 수면 위로  드러내고 있었다니....

그래서 <폭풍으로 들어가기>를 보면서, 이다를 보면서 많은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다.

이다의 감정, 이다의 현실, 이다의 어린 시절, 이다가 겪었을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이해가 되고 이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싶었다. 그리고 칭찬해 주고 싶었다. 잘 이겨냈노라고, 잘 버텨주어 고맙노라고.

어쩌면 나에게 하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책의 내용은 이러하다.

엄마의 죽음과 언니와의 이별 뒤에 혼자 남은 이다가 낯선 곳으로 가서 그곳에서 다른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신의 마음속 폭풍을 발견한다. 자신이 보는 앞에서 엄마의 죽음을 목격하고, 어린 시절 자신의 꿈을 향해 집을 나간 언니로 인해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는 이다가 새로운 곳에서 맞이한 감정의 소용돌이와 함께 다시 사람으로 인한 감정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보여주기도 한다. 흔들리는 삶 속에서도 계속해서 앞을 향해 나아가는 이다를 통해 우리의 삶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리고 희망과 공감, 위로도 건네준다.


"이다"라는 주인공을 통해 어쩌면 작가는 우리의 삶을, 너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그러해.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 그러니 포기하지 마, 좌절하지 마, 힘을 내! 너의 곁에는 소중한 사람들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고 그들이 너를 따뜻하게 지켜주고 있다고 안내해 주는 것 같다.

이다가 나의 어린 시절을 다시 상기시켜주었다. 그렇다. 나도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이지만, 가족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타인에 대한 마음의 문을 닫은 적이 있었지만 또 다른 가족, 친구를 통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있다.

모든 것을 다 포기 하고 싶은 순간이 올 때 희한하게도 나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어주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들을 통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작가가 진짜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폭풍으로 들어가기>를 보았으면 좋겠다. 많은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고, 자신의 내면 깊숙이 숨어있는 또 다른 자아를 만났으면 좋겠다. 외면하지 말고 끊임없이 부딪치고 만나서 더 단단한 자신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다처럼, 혹은 나처럼 말이다.

<폭풍으로 들어가기>의 작가 카롤리네 발은 단 두 편으로 독일문학을 흔들어놓았다고 한다. 그리고 두 번째 글로 전 세계를 또 흔들어놓고 있다. 첫 소설인 <스물두 번째 레인>도 궁금해졌다. 앞으로가 너무나도 기대가 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독일문학

#카롤리네발

#장편소설

#폭풍으로들어가기



이달의 사락 n******3 2026.04.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장편소설/카롤리네발/운명과의화해/다산책방] 폭풍으로 들어가기
"[장편소설/카롤리네발/운명과의화해/다산책방] 폭풍으로 들어가기 " 내용보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다산책방에서 출간된 카롤리네 발의 장편소설 『폭풍으로 들어가기』는 주인공인 이다가 상실의 아픔 속에서 치유해가는 이야기인 동시에 운명과의 화해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다는 가까운 사람들과의 헤어짐을 경험한다. 엄마의 죽음과 언니와의 이별. 이런 상황 속에 남겨진 이다가 겪는
"[장편소설/카롤리네발/운명과의화해/다산책방] 폭풍으로 들어가기 " 내용보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다산책방에서 출간된 카롤리네 발의 장편소설 『폭풍으로 들어가기』는 주인공인 이다가 상실의 아픔 속에서 치유해가는 이야기인 동시에 운명과의 화해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다는 가까운 사람들과의 헤어짐을 경험한다. 엄마의 죽음과 언니와의 이별. 이런 상황 속에 남겨진 이다가 겪는 관계 속 헤어짐과 그로 인해 버려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두려움의 삶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다의 언니는 진즉에 자신의 꿈을 찾겠다며 엄마와 자신을 떠나갔다. 그래서 이다는 홀로 어머니와 살게 되는데 엄마로부터 제대로된 보살핌을 받았다면 모를까 엄마는 알코올의존증을 앓고 있기 때문에 방치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틸다는 아주 가끔 집으로 오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 이다는 혼자라는 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런 이다가 목표로 했던 대학 진학마저 실패한 후 엄마마저 약물 문제로 사망하면서 이다는 충격과 함께 깊은 상실감에 사로잡힌다. 그녀의 엄마가 죽는 순간을 이다가 목격했던 탓에 그 충격은 더욱 컸을 것이다. 


결국 틸다가 꿈을 찾아 집을 떠났던 것과는 달리 이다는 발 붙일 곳이 없었기에 정처없이 떠돌다 시피하면서 낯선 곳으로 가게 되고 그렇게 도착한 곳이 독일 북부 지방의 뤼겐 섬이다. 



의도치 않았던 이곳에서의 삶은 이다에게 삶의 전환점이 되어주는 동시에 삶의 피난처가 되어주면서 휴식처가 되어 준다. 그동안 이다는 단절된 삶을 살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진정한 보살핌과 인간적 교류와 소통이 존재하지 않았던 삶이 조금씩 마을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어지면서 변화하기 시작하고 조금씩 치유가 되는 듯 하다.


하지만 이다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버려짐과 상실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존재하는데 이러한 심리를 작가는 잘 묘사하고 있다. 


살면서 누구나 상실의 아픔을 경험한다. 하지만 이다는 자라오면서 엄마의 죽음이 자신의 탓인 것 같은 자책감과 상실감에 사로잡혀 살았고 다시 이어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조금씩 위로를 받고 기대를 하면서도 동시에 다시 버려질지도 모를 불안을 느끼는데 이런 감정들이 사실감 있으면서도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 있으면 그 속에서도 다시 나아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폭풍으로들어가기 #카롤리네발 #다산책방 #리뷰어스클럽 #장편소설 #운명과의화해 #상실이후의삶 #독일소설 #책 #독서 #도서리뷰 #책추천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g*****s 2026.04.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다의 애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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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엄마와 딸 사이는 애증 관계다. 특히 엄마가 고주망태 알코올중독자에다 약물 과다 복용으로 죽어버렸다면 더욱 그러하다. 이다는 엄마 냄새가 남아있는 집을 뛰쳐 나온다. 어차피 집 계약 해지로 삼 개월 안에 말끔히 비워줘야 할 곳이다. 이다에게 엄마 냄새란 "달콤한 향수와 살짝 풍기는 땀 냄새, 알코올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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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엄마와 딸 사이는 애증 관계다. 특히 엄마가 고주망태 알코올중독자에다 약물 과다 복용으로 죽어버렸다면 더욱 그러하다. 이다는 엄마 냄새가 남아있는 집을 뛰쳐 나온다. 어차피 집 계약 해지로 삼 개월 안에 말끔히 비워줘야 할 곳이다. 이다에게 엄마 냄새란 "달콤한 향수와 살짝 풍기는 땀 냄새, 알코올 냄새"다. 이다는 엄마를 사랑하는 만큼이나 매일 알코올로 정신줄을 놓았던 엄마를 혐오했다. "엄마 방에 엄마 냄새가 과하게 가득해서 모든 것을 부숴버리고 싶다." 엄마의 망가진 모습에서 자신의 못난 점, 찌질한 면을 그대로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다는 엄마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거부감, 상실감, 죄책감, 박탈감, 무력감 때문이다. 그런 이다를 언니 틸다는 너그러이 이해했다. 싸늘하게 침대 위에 퍼져 있던 엄마를 발견한 것도 이다다. "엄마가 죽고 두 달 동안 나는 매일 죽어갔다." 


이다가 엄마 장례식에 참석했다면 어땠을까.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을까. 내면의 안개가 좀 가셨을까. 글쎄다. 적어도 장례식에서 누군가 다음의 지혜로운 성경 구절을 이다에게 들려주진 않았을까.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할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 사랑하는 이와 작별할 때 전도서 3장 1-8절만큼 위안이 되는 구절도 없다. 상실 이후의 애도의 시간에 정말 잘 어울리는 문구다. 


결국 언니 틸다의 관심도, '좋은 친구' 사마라의 친절한 배려도 이다의 깊은 상실감을 덮기엔 무리였다. 그래서 이다는 무작정 떠났고 잠수를 탔다. 이다가 정처없이 방황하며 찾던 건 어쩌면 적절한 애도의 방식 아닐까 싶다. 마치 거울처럼 엄마에게서 자신의 약하고 추한 면을 본 이다는 자신의 불안한 영혼을 들여다볼 용기가 없었다. 그렇게 겁쟁이처럼 패잔병처럼 도망쳤다. 짙은 내면의 안개에 휩싸인채 말이다. 


몽유병자처럼 괴롭게 아파하며 방황하던 이다에게 따스한 배려의 손길을 내민 낯선 이가 있다. '물개'라는 바를 운영하는 크누트와 그의 아내 마리안네다. 덕분에 이다는 상실의 아픔이 서서이 치유되기 시작한다. 여기에 새로운 친구 라이프도 한몫한다. 라이프는 아침마다 발트해에서 수영하는 이다의 모양새를 보고 '자살 시도 수영'이라고 평한다. 이다에게 전투적인 바다 수영은 고난을 당당히 마주하고 상실의 아픔을 치유하는 신성한 시합 같은 것이었다.  


"바다에서 수영할 때면 나는 매번 바다에게 나를 휩쓸어가서 죽일 기회를 주지만, 바다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나는 그 점을 높이 평가한다. 날씨가 어떻든 상관없이 언제나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눈앞에 있고, 가끔 거칠게 춤을 추고, 내가 무례하게 굴어도 나를 죽이려 하지 않는다. 아주 드물긴 하지만 바다가 나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가장 아름다운 느낌이다. 바다는 때때로 내가 물고기나 인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152,153쪽)


그래도 역시 상실의 슬픔을 치유하는 길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사랑, 만남의 기쁨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이제 시작이다. 다만 좋은 시작이라서 다행이다. 또다른 상실감을 마주할 용기를 북돋아주는 그런 관계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z***a 2026.04.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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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폭풍으로 들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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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카롤리네 발의 폭풍으로 돌아가기는 한 사람의 삶을 무너뜨린 사건 이후, 그 사람이 어떻게 다시 살아가게 되는지를 천천히 따라가는 소설이다. 주인공인 이다는 알코올 의존증을 앓던 엄마의 죽음을 겪은 뒤, 엄마의 알콜 의존증 및 그 사망의 원인을 자기 자기 자신에게 돌리며 엄청난 죄책감과 상실감에 빠지게된다. 언니마저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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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카롤리네 발의 폭풍으로 돌아가기는 한 사람의 삶을 무너뜨린 사건 이후, 그 사람이 어떻게 다시 살아가게 되는지를 천천히 따라가는 소설이다. 주인공인 이다는 알코올 의존증을 앓던 엄마의 죽음을 겪은 뒤, 엄마의 알콜 의존증 및 그 사망의 원인을 자기 자기 자신에게 돌리며 엄청난 죄책감과 상실감에 빠지게된다. 언니마저 떠난 자리에서 홀로 남겨진 그는 결국에는 아무도 없는 무인도로 향하게된다. 


그 섬에서 만난 사람들은 엄청나게 특별하다거나 별난 사람들이 아니다. 술집을 운영하고있는 늙은 부부와 어딘가 조금 부족해보이는 젊은 청년들이지만 그분들의 존재는 이다에게 조금의 변화를 이끈다. 엄청난 위로나 해결방법을 제시하는것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그들과 함께 밥을 먹고, 대화를 하는 일상적인 순간들이 그녀를 조금씩 현실로 붙잡아 둔다. 이 소설이 인상적인 이유가 몇가지 있는데 상처는 생각보다 쉽게 치유되지않고, 인간의 삶 역시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다는 여전히 불안해하고있고, 사람들과의 관계 앞에서 자주 물러난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조차 잃을까봐 두려워한다. 그러나 그 불안은 동시에 본인의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완전히 괜찮아진 뒤에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상태 그대로 관계를 맺고 선택을 이어가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달라진다.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폭풍을 피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찌보면 반대로 폭풍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이 생각이든다. 그리고 그 과정 끝에는 본인과 주변사람들의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기보다 작은 변화 몇개를 가져다준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여전히 살아간다는 감각같은것들이 그런 작은 변화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책을 다 읽고나면 특별한 해답이 도출된다기보다는 어떤 감정들이 오래동안 남아있게된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후에도 삶이 지속된다는 점은 때로는 잔인하게 들릴 수 도 때로는 다행처럼 느껴질 수 도있다고 생각한다.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한다.

r******w 2026.04.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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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서 사라진 것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 『폭풍으로 들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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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1995년생의 젊은 작가로, 3주 만에 집필한 데뷔작이 30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는 등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독일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카롤리네 발'이 소설은 천선란 작가님의 추천사에 이끌려서 읽게 되었습니다.자신 안의 상처를 문장의 실로 뽑아낸다. 그렇게 자신의 상처를 진실을 선명한 문장으로, 고칠 수 없고 지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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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1995년생의 젊은 작가로, 

3주 만에 집필한 데뷔작이 30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독일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카롤리네 발'


이 소설은 천선란 작가님의 추천사에 이끌려서 읽게 되었습니다.


자신 안의 상처를 문장의 실로 뽑아낸다. 그렇게 자신의 상처를 진실을 선명한 문장으로, 고칠 수 없고 지울 수 없는 문장으로 직면하며 세상으로 흘려보낸다. 나만의 것이었던 문장이 너와 나의 문장이 될 때, 우리의 문장이 될 때 그 고통은 더는 내 안에 고여 있지 않게 된다. 평범하고 소소하게 나눠 가진 문장들. 그렇게 내게도 타인의 문장이 담길 때,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내 폭풍의 중심에 묻을 때, 멈추지 않고 휘몰아치는 사건 속에서, 지층처럼 쌓인 상처의 절벽 안에서도 고요를 느낄 때, 나는, 우리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 천선란 소설가


이 글에서도 느껴졌듯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상처들.

그 상처들을 그려낸 문장들...

나에게도 폭풍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인생을 집어삼키는 폭풍우 한가운데서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


폭풍 속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렸더라도

잊지 마, 이건 누구도 아닌 나의 인생이야


폭풍으로 들어가기


열한 살 때 언니 '틸다'는 박사 과정을 하러 베를린으로 떠나고 엄마와 단둘이 살게 된 '이다'

글을 쓰며 대학 진학을 꿈꿨지만 실패하게 되면서 삶이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는 감각에 더욱 깊이 붙잡히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약물 과다 복용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엄마를 목격하게 된 이다는 자신의 탓이라 여기며 엄마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같이 지내던 집 계약을 해지한 뒤... 


틸다 : 이다, 너 혼자 견딜 필요 없어. 우리에게 와.

나 : 아니, 나 혼자 견뎌야 해.

틸다 : 왜?

나 : 혼자 있고 싶으니까.

틸다 : 이다.

나 : 그리고 나는 혼자니까.

틸다 : 네 잘못이 아니야. 엄마는 어쩔 수 없었어.

틸다 : 그리고 이다, 하나 더 있어.

틸다 : 네가 끝까지 엄마 곁에 있어준 거 정말 대단해. - page 89 ~ 90


정처 없이 떠돌다 독일 북부 뤼겐 섬의 작은 술집 '물개'에서 지내게 됩니다.


이 술집을 운영하는 노부부 크누트와 마리안네의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된 이다.


마리안네가 문을 벌컥 열더니, 머리카락이 젖은 채 다람쥐처럼 창턱에서 뛰어내리는 나를 당황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마리안네 : 초인종을 누르지 그랬어.

나 : 벌써 일어나셨는지 몰라서요.

우리는 마주 서서 깨진 꽃병과 카펫의 물 자국, 우리 사이에 놓인 구슬픈 데이지를 내려다본다.

나 : 죄송해요.

마리안네 : 깨진 사기 조각은 행운을 가져온다지.

저녁에 물개에 가기 전에 샤워를 한 후 내 방에 들어가니, 이름 모를 보라색 꽃다발이 꽂힌 진한 청색 꽃병이 책상에 놓여 있고 그 옆에 열쇠가 하나 있다. - page 91 ~ 92


낯선 곳이지만 따뜻하게 받아주는 사람들.

비로소 이다는 자신을 돌볼 시간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라이프'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면서 이다는 다시 누군가와 연결되는 삶을 상상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낸 경험 때문에 

다시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가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또다시 주저하는 이다.


"쉿." 그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이다, 내가 옆에 있어"라고도 한다.

그가 양손으로 내 얼굴을 잡고 엄지로 얼굴에서 빗방울을 쓸어낸다.

그러고 내 얼굴을 잡은 채 다시 한번 말한다. "이다, 내가 옆에 있어." "너, 말을 반복하네." 내가 이렇게 말하고 묻는다. "정말로 옆에 있어?"

라이프가 내 눈을 들여다보며 대답한다. "응."

나 : 계속 옆에 있을 거야?

라이프는 여전히 내 눈을 보며 다시 한번 말한다. "응." - page 281 ~ 282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데...


'상실'로 인해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고 믿었던 이다.

그런 이다가 타인과의 관계 속 조금씩 자신을 회복해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상실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과 관계의 의미를 전해주고 있었는데...

마치 이 문장과도 같다는 느낌이...

아니 개인적으로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고 할까...


셔츠를 벗어 슬링백 위에 올려놓고 바닷물을 향해 달린다. 예상대로 아주 차다. 물이 충분히 깊어지자 자유형으로 헤엄쳐 파도 속으로 들어간다. 내 몸과 근육, 지금보다 더 빠르게 힘을 줘야 하는 팔다리에 정신을 집중한다. 바다 수영은 수영장에서 하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 리듬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절대 생각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 파도를 헤치고 탁 트인 바다 먼 곳으로 수영하는 것은 엄청나게 멋진 일이다. 포기하지 마, 포기하지 마. 물과 나는 하나다. 나는 바다의 일부, 경악할 만큼 작은 일부가 된다. 생각과 고통이 몸에서 빠져나간다. 길게 버티지 못하겠구나. 팔다리와 호흡이 무거워지고 파도가 더 커진다. 이제 몸을 돌려야 할 시점이야. 나는 힘이 점점 약해진다고 제대로 판단하면서도 계속 수영한다. 아주 조금만 더 가자. 호루라기 소리를 들으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도대체 내 안의 무엇이 몸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다가 몸을 돌려 해변을 향해 헤엄친다. 발이 땅에 닿자 다리가 떨린다. - page 31 ~ 32


두려움 속에서도 결국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겪게 된 이별들...

슬픔, 고통 등의 감정과 변화를 마주하고

마침표가 아닌 잠시 쉼표로 나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지나쳐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묵묵히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는 이들이 있기에 손을 내민다면

우리는 전보다는 조금 성숙해진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전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덮는 순간까지 먹먹했었습니다.

공감하기에...


4-7-8 호흡.


마음을 가다듬으며 이다의 앞으로의 행보에 작은 박수를 건네봅니다.


이달의 사락 a*****6 2026.04.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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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바다는 엄청나게 아름답고 거대한데, 사람들이 바다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건 본인들 잘못이었다. / p.152이 책은 카롤리네 발이라는 독일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전에 발간되었던 <스물두 번째 레인>이라는 작품을 우연히 인터넷 서점 신간 소식에서 접하고 내내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좀처럼 기회도 닿지 않고, 다른 작품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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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바다는 엄청나게 아름답고 거대한데, 사람들이 바다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건 본인들 잘못이었다. / p.152


이 책은 카롤리네 발이라는 독일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전에 발간되었던 <스물두 번째 레인>이라는 작품을 우연히 인터넷 서점 신간 소식에서 접하고 내내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좀처럼 기회도 닿지 않고, 다른 작품들을 읽느라 자꾸 순위에 밀려 그동안 그 책을 읽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최근에 그 작가의 새로운 신작 소식을 듣게 되었다. 역시 새 작품으로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 기대를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의 주인공은 이다라는 인물이다. 이다의 어머니께서 약물 중독으로 세상을 떠난 이후 큰 충격을 받았다. 죄책감으로 방황하다가 언니가 살고 있는 집에 가기 위해 기차에 올랐다. 그런데 돌연 연고지가 없는 외딴 뤼겐이라는 동네에 내렸고, 그곳에서 가게를 하는 크루트라는 노인을 만난다. 크루트의 도움으로 가게에서 일하게 되고, 노인의 아내인 마리안네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이다와 크루트, 마리안네는 어떤 삶을 살아갈까.


술술 읽혀지는 작품이었다. 추리 장르 소설과 결이 정반대의 소설이어서 머리를 쓸 필요도, SF 장르의 소설처럼 지식을 요구하는 것도 없었다. 그저 감정적으로 수용이 가능한 마음만 있으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도파민을 추구하는 독자들에게는 많이 심심하게 느껴지겠지만 스토리 자체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350 페이지 전후의 작품이었는데 완독까지 대략 두 시간 정도 소요된 듯하다. 빠르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다에게 공감하면서 읽었다. 이다는 어머니를 많이 원망하면서도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세상에 자신을 이해해 주고, 지켜 줄 사람이 없다는 것에 큰 불안을 가지기도 한다. 읽는 내내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렸다. 아버지 역시도 술을 좋아하셔서 그로 인한 지병으로 돌아가셨는데  원망이 들면서도 아버지를 조금 더 이해하지 못했던 스스로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중이어서 더욱 몰입했다.


또한,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라는 작품이 떠올랐다. 먼 친척에게 맡겨져 있던 소녀가 점차 바뀌어가는 스토리인데 화자를 성인으로 바꾼다면 어떻게 전개가 될까. 나이를 먹으면서 겪는 세상의 온갖 희노애락 한 스푼, 성숙해지는 마음 한 스푼, 동심보다 더 커져버린 현실간 한 스푼씩 담다 보면 마치 이 작품이 한 접시의 맛있는 음식처럼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 작품에서 감동을 받았던 독자라면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 해결할 일이 늘어가면서 혼자 하는 일들이 익숙해지지만 체온을 기다리게 될 때가 있다. 과연 내 인생을 바꾸어 줄 귀인은 나타날까. 아니, 내가 그 누군가의 손을 잡아 줄 만큼 따뜻하고도 다정한 사람일까. 크누트와 마리안네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늙어간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여전히 인간으로부터 인류애를 상실하겠지만 마음을 데워 주는 스토리에 동하는 것을 보면 나 역시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인 듯하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m*******6 2026.04.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