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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시앵~ 왜 그랬어~ ㅠㅠ 잘못된 길을 선택한 사람의 결말로 타당치 않다 볼 수는 없지만 '잃어버린 환상'에서부터 뤼시앵을 아끼던 나로서는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그 허영심, 귀족 작위를 받고 파리의 상류 사회에서 빛을 발하며 출세하여 허영심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뤼시앵의 욕망.. 막다른 길에서 보트랭이 내민 손을 잡았고 보트랭이 이끄는 대로 끌려가기만 한 것은 아닌 게, 뤼시앵에 대한 사랑을 통해 순결한 여인으로 새로 태어난 에스테르에게 다시 창부의 굴레를 씌우는 데 일조한 것이 바로 뤼시앵의 그 욕망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남기는 편지에서 뤼시앵은 여전히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임을 보여준다. 보트랭 같은 사람과는 차원이 다른 결을 보여주는 영혼인 것이다. 물론 보트랭('고리오 영감'에서는 보트랭이라는 가명으로 나오는데 본명은 도형수이며 탈옥수인 자크 콜랭이며 이 이야기에선 카를로스 에레라로 신분 세탁을 한 상태임)이 뤼시앵을 잃고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짠했지만. 한편 뤼시앵에게 반한 세리지 백작 부인이 뤼시앵을 구하려고 나서는데 뤼시앵의 숨겨진 여인, 에스테르의 존재를 알고 질투심으로 냉담해졌던 부인이지만 뤼시앵이 보트랭과 엮여 감옥에 갇히는 위기에 처하자 뤼시앵을 위해 물불을 안 가린다. 뤼시앵을 살리기 위해 세리지 백작 부인이 보이는 돌발 행동은 남편인 세리지 백작에게는 사실 몹쓸 짓이지만 사랑에 미쳐 앞뒤 안 가리는 백작 부인의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럽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돌발 행동으로 뤼시앵의 명예는 일단 지켜지지만 뤼시앵의 결단은 돌이킬 수 없고.. 그 시점의 백작 부인의 심경을 알 수 있는 다음의 문장을 읽고 얼마나 웃었던지. '뤼시앵과 웬 강도와의 연루쯤은 뤼시앵과 에스테르의 관계에 비하면 걱정거리에서 한참 뒤로 밀린다고 여기는 백작 부인이...' 이런 철없는 아내, 세리지 백작 부인에게 남편으로서 보여주는 관대함은 '인생의 첫 출발'에서 본 세리지 백작의 훌륭한 인품과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익히 알고 있기에 그다지 놀랍지 않다. 발자크의 작품은 '인간극'에 포함되는 작품들을 많이 읽었으면 읽었을수록 그 재미가 배가 된다. 등장하는 인물들을 다른 작품에서 만났다면 일단 친근감을 느끼게 되며 인물들의 성격, 인품, 기질, 배경 등을 잘 알기에 이야기에 빠르게 빠져들게 된다. '고리오 영감'에서 보트랭은 뤼시앵에게 했던 비슷한 제안을 라스티냐크에게도 했지만 라스티냐크는 솔깃하면서도 꺼림칙한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잃어버린 환상'을 읽고 뤼시앵의 이어지는 이야기가 담겼다는 '사교계의 영광과 비참'이 너무나 읽고 싶었는데 때마침 민음사에서 국내 최초로 이 작품의 번역본이 나온 것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발자크 팬분들은 '잃어버린 환상'을 먼저 읽고 이어서 이 작품을 꼭 읽으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