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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너무 재미있게 본 로맨스 소설이었다.
이 책의 배경은 바로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돕는 여자 주인공과 부유한 집에서 아무 걱정없던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다.
아주 애틋하고 아름답다.
총독부조차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명문가의 막내아들 선우완...
그는 술과 여자를 통해 이 힘든 세상을 외면하고 방탕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술에 취해 여인숙에 곯아떨어져 자던 중, 잠결에 여인의 기척을 느끼고 거침없이 달려든다.
그녀는 순사에게 쫓겨 앞뒤 생각없이 선우완의 잠자리에 뛰어든것..
선우완 덕분에 위기를 넘기지만 그녀의 앞에는 더 큰 위험이 있는 것이 아닌가?(바로 선우완......)
오로지 술과 여자로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는 그를 그녀는 비난하고 경멸한다.
하지만 알고보면 그는 누구보다도 시대에 대해 나라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한 인물이다.
그를 점점 알아가면서 마음을 여는 여경....
선우완은 자신을 거부하는 여경을 무시하려 하지만 그녀에 대한 사랑은 점점 더 깊어간다.
힘든 시대에서 서로의 사랑을 키워가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 부럽고 보기 좋았다.
이런 사랑...한 번 쯤 해보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녀는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어떤 대답이라도 들을 각오가 되어 있다는 부드러운 미소를 띄운 채... "너무 일러." 완은 성큼 다가와서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마치 죄를 고백하는 학생처럼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그는 두손으로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감쌌다. "아직 너 힘들잖아. 너 아직 이렇게 여린데, 아기를 낳기엔 너무 힘들거야. 내 잘못이야. 좀 더 오래 견뎌내야 했는데.." 그는 자책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여경은 재빨리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싸 올렸다. 그리고 후회로 가득한 그의 눈동자에 자신의 환한 미소를 가득 채웠다. |
| 나는 로맨스 소설을 참 좋아한다. 나 자신이 그 흔히 말하는 폭풍같은 사랑을 해 보지 못한 때문인지 모르겠지만...로맨스 소설만 보면 눈물 찍어내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사실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접해 본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인터넷 동호회에서 접한 몇개의 작품이 전부지만 참으로 경탄에 마지 않았다. 다양한 소재와 스토리 전개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거기가 정말로 빛나는 가슴 절절한 러브 스토리..하지만 이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안타까운 것은 소재도 좋고 문체도 좋고 주인공들의 개성도 좋지만ㅡ 가슴을 끄는 흡입력이 절대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무언가 미진한 한가지 빠진 아 정말로 싱거운 그러한 느낌. 빠른 시일 내에 발견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
| 일제 시대가 배경이라 내용이 좀 어둡진 않을까 책을 사면서도 많이 고민했었다. 내가 로맨스를 좋아하는 점 중의 가장 마음에 드는게 해피 앤딩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과연 이것도 다른 여느 소설들 처럼 해피앤딩일지, 아닐지, 끝이 무척 기대됐다. 책장을 넘길 수록 책을 놓기가 힘들어 졌고 급기야 그날 밤 꼴딱 샜다. 재미있다는 말은 할 필요도 없다. 직접 읽어보면 알 것이다. 무엇보다 맘에 들은건, 그 애잔함. 그리고 읽을수록 독자를 끌어당기는 작가의 흡인력. .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선우완의 모습이 떠나질 않았다. 정말 로맨스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 먼저,스스로의 선입관에 대해 약간의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고백해야겠다. 일제시대라니....너무도 암울했던 그 시대. 겪어보진 못했지만,영화로,책으로,학교에서 배웠던 국사 교과서의 한부분으로 보았던 선입관이 이 책을 멀리하게 했던 요소였다. 일제시대 하면 어두컴컴한 피비린내나는 고문실이 먼저 생각나고,일본 순사에 독립운동하던 민중들...하나같이 암울한 얘기가 아닌가?로맨스 소설의 소재로는 동떨어진 이 이야기를 읽기가 망설여졌었다. 어느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선우완이란 사내가 매력적이었다. 다소 무책임하게 보일수 있는 그를 작가는 나름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방황하던 거친 마음을 다독여 주는 여경. 그녀 역시도 그 시대의 아픔을 품고 살아가는 당찬 여성이다. 시대적인 상황에 비추어 보자면 정말이지 파격적이라 할수 있겠다. 당차고,앞만 보며 전진하는 스타일이다. 선우완에게 여인숙에서 곤욕(?)을 치뤘을때에도 다른 여인들답지않게 결혼은 묻어버리고 혼자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던 그녀가 감탄스러웠다. 어둡기만 할것 같던 책 내용도 작가의 놀라운 필체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몰입해서 읽어버렸다. 아라사의 서우여와도 비슷한 톤이다. 책의 전체에 잔잔하고 애잔함이 묻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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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피프린스 1호점과 경성스캔들이란 드라마를 보지 못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을 구매하게 되었던 건 그 녀석이 계속해서 베스트 셀러에 앉아 있어서였다. 뭐야? 하는 심정으로 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드라마 덕인지는 알았지만 그래도 가볍게 한 번 봐주자 하는 마음이었다. 결론은 괜찮았다. 작가가 재미있는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경성애사를 또 구매했다. 이 책을 구할 때는 이미 이선미라는 작가의 이름이 기억되어 있었고, 그러다 보니 작가의 작품들이 뭐가 있는지도 살피게 되었는데 바로 그때문에 작품 순서에 좀 혼동이 생겼다. 커피의 작가 소개에 석빙화가 수록되어있어서 그랬다. 나는 석빙화가 최신작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나 보다. 경성애사가 2001년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2007년에 재발행 되었다는 사실을 안 다음에야 이해가 되었다. 그래, 역시 방송의 힘이란게 크구나. 커피 하나 때문에 작가의 과거 작품들이 하나씩 고개를 내미는 구나 생각했다.
처음 시작의 묘사가 그랬다. 불편했다. 작가의 초기 작품인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뭐랄까,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것 같은 느낌과 유사했다. 순간이나마 370쪽에 달하는 분량을 또 물구나무 서서 보게 되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사람들은 뻔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혹평을 하기도 했었나 보다. 그러나 나는 그보다 등장인물 모두의 감정을 작가가 혼자 독차지 했다는 사실에 조금 더 아쉬움이 있다. 시대적 배경에 있어 구성적인 측면이 다소 허술하고, 주제를 허겁지겁 따라가기 위한 장치의 정도가 빈약하다는 점은 구지 꼭 집어 말하지 않을란다.(말해놓고 장난하냐고?) 그런 것들을 다 덮을 만큼 재미있었으니까. 결과적으로, 어디쯤이었지? 한 80쪽 정도? 부터는 으흠. 오히려 커피프린스 1호점 보다 훨씬 좋았다. 아주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그 뻔한 이야기의 완급조절이 기가 막힌 것이어서 밀고 당기기가 수준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이야기를 해도 유독 재미나게 들려주는 그런 사람. 커피를 통해 이선미 작가에 대한 그런 인식에 생겼는데, 이번에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무게감은 커피프린스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다.
로맨스 작가라는 이미지가 내 편견을 만들었나 보다. 왠지 로맨스 작가 그러면 나는 고등학생들이 마구 휘갈겨 내려가는 소설이 떠올랐는데 그게 내 편견이었다. 막말로 따지고 들자면 베르테르는 로맨스가 아니던가. 비극이라 그렇지. 물론, 베르테르처럼 이 소설을 읽은 독자들이 죄다 독립투사와 사랑을 하겠다고 따라하지는 않겠지만. 이선미 작가가 더 유명해지고, 더 많이 알려지고, 더 좋은 작품을 썼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작가들의 글. 특히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오르는 작품들은 하나같이 너무 근엄해서 크게 한 번 호흡을 해주고 읽어야 했는데 모처럼 그렇지 않은 작가를 만나서 너무 좋다. 우리나라도 오쿠다 히데오 같은 작가가 있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호시 신이치 같은 작가도 있어주고, 에쿠니 가오리 같은 작가도 있어주고, 괴테 같은 작가도 있어주고 좀 그랬으면 좋겠다. 마치, 역사를 소재로 하지 않으면 책이 아니고 노벨 문학상을 겨냥해서 써내려 간 것 같은 작품들만 인정받는 현실이 싫증나고 지루했는데 이 사람 참 좋다.
누가 이선미 작가한테 상도 쫌 주고 그랬으면 좋겠다. 뭐 쫌 주면 안되요? 안되면 일본가서 오쿠다가 받은 나오키 상이라도 받아와라 젠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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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밌게 읽은 소설이다. 경서애사외에도 천일야화에서 연재된 다른 국내 소설두 너무 재밌게 읽었었는데..(이 책의 작가이신 이선미님의 아라사의 서우여도 포함) 이 책 역시 나를 만족 시켜 줬다.
시대는 일제시대이다. 일제시대인 만큼 이 소설에서는 독립운동이 빠질수가 없겠죠!! 완은 집안이 부자이고 경성에서 알아주는 권력있는 집안의 아들이다. 그는 방황하는 삶을 살고 있고 다른 사람들 눈에는 건달에 매일 술만마시는, 한마디로 감당못할 인간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여경(여주)이 나타나게 됨으로 그의 방황은 종지부를 찍게되고 그녀를 가슴아프게 사랑하게 된다.
여경은 독립운동가로 처음에는 완을 너무 한심한 인간으로 봤지만 그에게도 앞은 과거가 있고 사상이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됨으로 해서 점점 그에게 빠져든다.
완은 독립운동가인 여경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청혼을 하게되고 둘은 혼사날을 기다리는 도중 여경에게 큰 위험이 닥치게 되는데...여기서부터 완의 힘겹고 가슴아픈 사랑이 시작된다.
나로서는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은 작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눈시울이 여러번 뜨거워 졌다. 감동이 있는 소설인거 같다. 완의 여경에 대한 사랑은 눈부시도록 아름다운것 같다. 아마 이 여운은 오래도록 남을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결혼하자" 책방으로 뛰어들어가려던 여경은 흠짓 놀라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그가 성큼성큼 다가와 다시 그녀를 잡았다. "빌어먹게도, 난 이상한 생각이 들어. 널 보호해줘야 될 것 같다구.번번이 넌 위험속에서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잔하. 다른 여자들하고 비교하는 거 싫겠지만, 그런 계집들과는 다른 생각이 든다구. 이런 기분 처음이야. 아마 네게 ......그래, 네가 처녀여서 그런지도 모르겠어. 죄책감도 책임감도 모른다고 비난했지만.... 젠장할! 도와줄게. 도와주고 싶다구!" 여경은 어리벙벙한 채로 그가 흔드는 대로 흔들렸다. "뭐, 뭘 도와줄 수 있는데요? 뭘 도와주겠다는 거죠? "방패가 되어주고 싶어. 정혼을 하든 약혼을 하든 뭐든 해. 그래서 사람들이, 특히 늑대 같은 사내놈들이 널 함부로 못 대하게 할거야. 쳐다보지도 못하게." |
| 지루할꺼같은 일제시대를 배경으로한 남녀의 사랑을 잘표현한 소설이었다. 모든여성들의 이상형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잘생긴 외모에 반항적인 성격에 부족할것 없는 집안에 모든걸 갖췄지만 스스로 세상에 반항하듯 살아가는 남자가 한여자를 알게되고 그여자때문에 그남자의 하나하나가 변해간다는 고정적이지만 황홀한 로맨스다. 같은 작가의 아라사의 서우여를 읽고나서 바로 이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비슷한 감정표현의 글들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나름대로 흥미진진한 소설이었다. 게다가 남자주인공 선우완의 한여자에 대한 순정은 여자주인공이 부러울정도로 멋지다는 생각을 들게했고 엔딩역시 아기자기하게 생활속의 작은 행복을 엿볼수 있었다. "너를 안으려고 하면 여기가 아퍼" 하며 가슴에 손을 대는 선우완의 모습은 내내 설레임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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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완이 좋다. 잘생기고 돈도 많고 싸움도 잘하고 깡통도 아니다. 아니 깡통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생각이 아주 마음에 든다. 밝히긴 하지만 로맨스 소설에서 그건 아주 필수인 듯 하니까. 패스~ 여경은 뭐 로맨스 소설 여주인공 답다. 이쁘고 가진 것 없고 똑똑하고. 순진하고 절개있는 왕골도 좋고. 상처가 있는 만들어진 악역 이강구도 밉지만 싫진 않다. 하지만 아나키스트 김범우는 싫다. 나는 실제 세상에서도 그런 사람이 싫다. 머리속에서 체계화한 자신의 사상의 잣대를 현실세상에서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사람. 존경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신이 옳다는 걸 이루기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할 수 있다고 하고 주위사람도 그러라고 개도하는 사람. 침튀기며 주장하는 사람들 보면 아무리 맞는 소릴 해도 고개 돌려 버리고 싶다. 병적으로... 흑...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우습군. 여튼 나는 선우완같은 사람이 좋다. 사실은 아닌 거 같지만 옳은 사람. 변절자가 된 친구도, 자신과 같은 뜻이지 않은 아나키스트도, 실제로 민초들에게 당장의 희생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정치가도 모두 나름의 이유로 도울 수 있는 사람. ㅋ 그리고 로맨틱 가이 답게 자기 여자만은 꼭 지키고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완의 말들로 봐선 이 작가도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작가작품들 로맨스 소설로만이 아니라 그냥 찾아 읽고 싶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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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해서 커피 프린스1호점의 작가가 경성 스캔들의 원작작가와 동일 인물인 것을 알게 되었고, 괜찮은 평이 있어서 책을 검색 해 보니 절판 되었다고 하지 뭔가! 헉!!!!!!!!!! 그래서 낼름 책을 사버렸는데 책방에 보니 버젓이 책이 놓여 있었다. 이런 아까비............ ㅠㅠ 어쩌겠는가 이미 읽고 사버렸는데........
명빈관의 한 방안. 선우완은 술상과 함께 잠들어 있다. 그런 그의 몸에 닿는 매끄러운 정체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팔을 올리고 눈을 떠 그 정체를 파악했다. 분명 자신의 옆엔 아무도 없었는데 한 여인이 누워 있는게 아닌가! 소문 듣고 만나러 왔구나! 그래 내가 품어주마 이런 마음으로 다가간 그에게 더 이상 다가 오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을 가하는게 있었으니 바로 총구였다. 그 뒤 밖이 소란 스러워 지고 익히 알고있는 수사관이 자신의 방문을 열려고 하자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말을 던져 상황을 무마시켰다. 그런데 구해줬으면 보답이라도 할 일이지 딱딱한 몸짓하며 말투가 영락없는 여염집 규수다.
그 만남부터 범상치 않은 그들은 시대 상황에 맞지않게 알콩달콩 줄다리기 하며 사랑을 키워 나간다. 그러나 평탄한 사랑은 그들에게 사치나 다름없다. 아마 책을 읽으면서 드라마보다 수위가 좀 높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마도 TV가 가지고 있는 제한성 때문일 것이다. 차이는 이 뿐만이 아니다. 책은 사랑위주의 홈 드라마였다면 드라마는 좀 더 스캐일이 크다. 애물단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사랑으로 인해 한 남자가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책은 그 면모를 보여주지 않고 오로지 두 남녀의 사랑에만 초점을 맞춘다. 뭐가 옳고 그르다 할 수 없다. 그저 그 나름의 방식 대로 즐기면 되는 것이다. |
| 나여경과 선우완은 일제강점기를 그려낼때 등장하는 주인공의 전형이라면 전형일 수 있다. 강인한 여성 독립투사와 암울한 시대상에 반하는 나약한 지주의 아들. 순수와 방탕의 극단을 달려온 혼돈기의 두 젋은이들에게 공통점이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이 운명의 장난처럼 엮이고 방탕의 전형이었던 선우완이 마치 순수와 열정의 집합체로 변해 구애를 하는 동안 투사인 나여경은 갈등한다. 발판으로 삼을것인가 진심을 열어 보일 것인가. 독립운동가인 아버지에 대한 반발심에서 시작되어 동지애로 뻗어간 투사의 정신은 쉽게 여성으로서의 안주를 허락하지 않는다. 하물며 오랜 시간 함께해온 동지이자 스승인 김범우의 구애를 어찌 뿌리칠 것인가. 갈등의 시간속에 거사는 진행되었고 나여경을 오랫동안 흠모하며 노려온 독사같은 일제의 개 이강구에게 덜미를 잡힌 여경은 처참한 고문의 희생양이 된다. 책방을 운영하며 독립운동을 음지에서 하는 나여경과 동지인 아나키스트 김범우와 조력자인 기생 연홍, 권력과 돈을 가졌으나 방탕한 생활을 일삼는 주먹계의 전설이자 지주의 아들인 유학파 선우완과 그의 야인 의형제들, 드러난 사상소설을 쓰다 죽을 고문을 당한 후 변절한 선우완의 지기인 소설가 이용훈, 나여경을 멀리서 흠모해온 불행한 일제의 개노릇을 하는 압잡이 이강구 등등...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한 여느 문학작품이나 공연물, 드라마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캐릭터들이 총 집합한 이 소설은 어찌 보면 너무나 익숙한 체취를 풍기는 패치워크같다. 그러나 놀라운 흡입력으로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로맨스소설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얌전한 해피엔딩을 그려낸다. 일제시대라는 민족의 통한기에 독립운동을 하는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보다 진취적이고 발전적인 마무리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못내 남지만 이야기 전개에서 보여준 시대상은 박경리님의 토지나 근대 한국문학의 일부, 하다못해 드라마 야인시대를 접하는듯 낯설지 않았다. 이강구의 광증으로 인한 나여경의 고문장면이나 그 뒤 이어지는 선우완의 어쩔 수 없는 거사 참여에도 불구하고 미완의 느낌을 주는 것은 두 주인공이 맺어졌다는 것 외에 무엇 하나 뚜렷한 결과물이 없어서일지 모른다. 미래를 조국에 바친 투사의 위치에서 평온한 임신부로 자리매김한 여경이나 시대적인 고통과 동떨어진양 주먹을 휘두르고 돈을 뿌리며 방탕하게 살다 여경으로 인해 독립운동의 후원자가 된 선우완의 달라진 위치는 일견 남녀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점의 산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만약 여경이 끝까지 투사로 남아 만주로 건너가고 뜻한바 있던 선우완이 뒤를 따라 만주에서 독립투사 부부로 짧지만 굵게 생을 마감했다는 전설이 내려왔다면...로맨스소설이 아니었을까? 무언가 미진하지만...과정의 흥미진진함은 여느 소설에서 찾기 어려운 것임에 공감한다. 읽을만한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