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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없는 밤의 도시 - 평범한 욕망이 파멸이 되는 순간
"불빛 없는 밤의 도시 - 평범한 욕망이 파멸이 되는 순간" 내용보기
정해연 작가의 작품을 떠올리면 먼저 장편 스릴러가 생각난다. 『홍학의 자리』, 『유괴의 날』, 『매듭의 끝』처럼 긴 호흡으로 독자를 압박하며 서서히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방식이 그의 대표적인 강점이라고 느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편집 『불빛 없는 밤의 도시』를 접했을 때는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정해연 특유의 촘촘한 서스펜스가 짧은 분량 안에서도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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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연 작가의 작품을 떠올리면 먼저 장편 스릴러가 생각난다. 『홍학의 자리』, 『유괴의 날』, 『매듭의 끝』처럼 긴 호흡으로 독자를 압박하며 서서히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방식이 그의 대표적인 강점이라고 느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편집 『불빛 없는 밤의 도시』를 접했을 때는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정해연 특유의 촘촘한 서스펜스가 짧은 분량 안에서도 충분히 살아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그러나 책장을 덮고 난 뒤에는 그런 우려가 기우였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단편이라는 형식은 작가의 장점을 더욱 날카롭게 드러내고 있었다. 장편에서 차곡차곡 쌓아 올리던 긴장감이 단편에서는 불필요한 요소를 모두 걷어낸 채 더욱 직접적이고 강렬하게 독자를 향해 날아온다.


이 작품집에 실린 네 편의 이야기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묘한 불편함이었다. 통쾌한 복수나 명확한 권선징악이 주는 카타르시스보다,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찝찝함과 서늘함이 오래 남는다.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욕망에서 출발한다. 돈이 필요하고, 인정받고 싶고, 더 나은 삶을 원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 욕망들이 조금씩 어긋나면서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독자는 어느 순간 파멸을 향해 걸어가는 인물을 비난하기보다 그 곁을 함께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표제작 「불빛 없는 밤의 도시」는 영인시청 공무원 재우가 도시 소등 행사를 준비하면서 시작된다. 뺑소니 사고로 의식을 잃은 아내, 쌓여가는 빚, 사채까지 손을 댄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재우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기대어 살아간다. 소설 속에서 "재우는 매일 똑같은 것을 좋아했다. 톨스토이는 작은 변화가 일어날 때 진정한 삶을 살게 된다고 말했단다. 하지만 그에게 벌어진 모든 변화가 만들어낸 것이 진정한 삶이라면 재우는 기꺼이 가짜의 삶이 주어지기 바랐다."(16쪽)라는 문장은 그의 삶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변화가 희망이 아니라 공포가 된 사람의 심정을 담아낸 이 문장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를 형성한다. 단순한 행사처럼 보였던 소등 이벤트가 예상치 못한 사건과 맞물리며 어둠 속으로 빠져드는 과정은 제목이 지닌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이어지는 「보름」은 불안 장애를 앓고 있는 종국이 가족의 비밀과 마주하는 이야기다. 작가는 인물의 불안정한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하기보다 짧고 불규칙한 리듬으로 독자를 그 감정 속으로 끌어들인다. 읽는 동안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함이 따라다니는데, 그것이야말로 작품이 의도한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가족사와 죄책감이 만들어내는 긴장은 다른 작품들과는 또 다른 방식의 서늘함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했던 작품은 「아름다운 괴물」이었다. 외적으로는 성공하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인물들이 사실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특히 마지막에 등장하는 "어째서 나도 괴물이 되었을까"(249쪽)라는 한 문장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처럼 느껴졌다. 괴물은 처음부터 괴물이 아니었다. 작은 선택 하나, 순간의 욕망 하나가 쌓여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한다. 이 작품은 인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냉정하게 바라보게 만든다. 제목 속 '아름다운 괴물'이라는 역설적인 표현 역시 이야기를 모두 읽고 난 뒤에야 진짜 의미가 다가온다.


마지막 작품 「인생, 리셋」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법한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작가는 그 가능성을 희망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시 시작할 기회가 주어져도 인간은 결국 자신의 욕망과 자기기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인간의 본성을 통해, 리셋이라는 판타지조차 씁쓸한 현실로 바꾸어 놓는다. 네 편 중 가장 강한 여운을 남긴 작품이었다.


이처럼 네 편의 이야기는 배경도 다르고 등장인물도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당신이라면 다른 선택을 했겠는가?"


빚에 시달리는 공무원, 불안 장애를 앓는 남자, 성공한 교수, 인생을 다시 살고 싶은 평범한 사람까지. 그 누구도 처음부터 악인은 아니다. 그러나 평범한 욕망이 조금씩 방향을 잃어가는 순간, 그들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 도착한다. 정해연 작가는 이 과정을 통해 선과 악을 단순하게 구분하지 않는다. 독자가 안심하며 거리를 둘 수 있는 악인을 만들기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워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물론 단편집이라는 형식의 한계도 있다. 몇몇 작품은 인물의 감정선이 충분히 깊어지기 전에 이야기가 마무리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보름」과 「인생, 리셋」은 조금 더 긴 분량으로 확장되었다면 인물들의 내면이 더욱 풍부하게 드러났을 것 같다. 또한 장편에서 보여주던 정해연 특유의 점층적인 긴장감을 기대한 독자라면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빛 없는 밤의 도시』는 단편이라는 형식 안에서 정해연 작가의 강점을 충분히 증명한 작품집이다. 평범한 욕망이 어떻게 파멸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인간이 얼마나 쉽게 경계를 넘을 수 있는지를 서늘하게 보여준다.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도록 마음 한구석에 불편한 질문이 남는다면, 그것은 아마 이 작품집이 의도한 가장 성공적인 효과일 것이다.

y********a 2026.06.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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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없는 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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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없는 밤의 도시정해연 작가 엘릭시르 출판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장르물, 짧지만 흡입력 있는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미스터리 스릴러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장르의 변속도 시키는, 볼만 했던 장르물 도서 였습니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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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없는 밤의 도시


정해연 작가 엘릭시르 출판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장르물, 짧지만 흡입력 있는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미스터리 스릴러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장르의 변속도 시키는, 볼만 했던 장르물 도서 였습니다 ㅇㅇ

v******1 2026.03.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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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없는 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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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없는밤의도시 #정해연 #정해연 #단편소설집 #스릴러소설 단편의 아쉬움 속에서도 돋보이는 정해연이라는 장르 신간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작가님 중의 한 분이신 정해연 작가님의 신간 소식에 사전 정보 없이 구입한 《불빛 없는 밤의 도시》는 네 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정해연이라는 이름 석 자가 장르가 되어 소설이 출간될 때면 《홍학의 자리》에서 느꼈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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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없는밤의도시 #정해연 #정해연 #단편소설집 #스릴러소설


 단편의 아쉬움 속에서도 돋보이는 정해연이라는 장르


 신간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작가님 중의 한 분이신 정해연 작가님의 신간 소식에 사전 정보 없이 구입한 《불빛 없는 밤의 도시》는 네 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정해연이라는 이름 석 자가 장르가 되어 소설이 출간될 때면 《홍학의 자리》에서 느꼈던 반전에 대한 기대감부터 생긴다. 하지만 여전히 넘어서지는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단편소설보다는 장편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단편소설을 통해 새로운 장르와 소재로 새롭게 소설을 쓰시는 것에는 언제나 환영하는 바이다. 무엇보다 불빛 없는 밤의 도시를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이미 읽어본 단편 소설이 두 편 실려있었다는 점이었다. 좋아하는 작가님이라 앤솔러지로 참여하신 작품까지 찾아 읽어보았더니 이미 읽은 작품이어서 아쉬웠지만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다시금 읽었다.


🏷️ 어두운 것이 좋다. 어둠은 모든 것을 끌어안는다. 감춘다. 없앤다. 외로움을 끌어안고, 혼자라는 것을 감추고, 희망을 없앤다. 밝은 곳으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p.45 <불빛 없는 밤의 도시> 중에서


 시청 환경과 계장이지만 시한부인 아내의 연명치료를 위해 공무원 대출은 물론 사채까지 끌어다 쓴 재우. 재우는 안일한 마음으로 낸 자신의 '불빛 없는 밤의 도시'기획안이 채택되어 그것을 성공으로 이끌라는 시장의 말에 난감하지만 안된다는 말을 삼킨다. 그런 재우는 시장의 권위를 앞세워 공공기관 및 타 업체에 '불빛 없는 밤의 도시'를 시행하는 공문을 보낸다. 기획안을 성공으로 이끌어 성과금을 탈 생각이었지만 불이 꺼진 도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단순한 일회성이 아닌 세계 환경 포럼까지 개최되게 되자 마음이 더욱 불편하다. 불이 꺼진 도시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까?


 폭력적인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서 도망가 버린 어머니. 셋이었던 집에 둘만 지내다 그 빈자리를 채우기라도 하듯 함께 살게 된 할머니는 종국이 의지하는 존재였다. 친구의 권유로 사업을 하게 되었던 그 시점에 기분 좋게 들어왔지만 아버지가 할머니를 때리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 아버지에게 똑같이 폭력을 쓰게 된 종국. 자신이 지키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을 할머니를 지키는 것으로 하게 된다. 하지만 그날 아버지가 자살을 하게 되고 그 일이 있은 후 종국은 폐인과도 같은 삶을 살게 된다. 그렇게 자신이 의지하는 할머니에게 기대며 살아가던 종국은 시간이 흘러 찾아온 어머니께 듣게 된 예상치 못한 진실에 당황하면서 직접 진실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마주하게 된 진실은 종국에게 가히 충격적인 것이었음을 보여주는 <보름>이었다. 두 편을 제외하고 <보름>이 충격적이면서도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강하게 담겨있는 듯 느껴졌다.


 <아름다운 괴물>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버스에서 낯선 이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교수의 모습에서 이야기의 주인공인 정수정의 이야기로 넘어가며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출산한지 한 달 만에 출산 이전보다 더 날씬한 몸으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강남에 비만 클리닉센터까지 운영하고 있는 정수정. 그녀는 어느새 여자들의 워너비가 되었고, 클리닉센터는 한정된 인원 진료만을 보고 있음에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운동만으로 몸매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수정은 몸매 유지를 위해 온 힘을 다한다. 그러면서 새롭게 만난 송지훈과의 관계 또한 순조로웠다. 그런 그녀의 일상을 뒤흔드는 셔터 소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처음 보여준 교수 살인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인생, 리셋>에는 자신의 삶이 불행했고, 그 불행의 시작은 지하철역이었다고 믿는 준구가 등장한다. 부자였던 송주가 아닌 미란과의 결혼으로 불행했다고 믿는 그 마음이 생의 마지막을 택하려던 그 순간 준구를 되돌린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결정지었던 그날로 돌아가게 된 준구는 자신의 선택을 되돌리려고 애를 쓰지만 쉽지 않다. 여러 번 반복되는 회귀를 통해 마침내 송주를 택하는 미래로 가게 된 준구는 그전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YES마니아 : 로얄 j***7 2026.03.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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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없는 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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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책은 실망스럽기도 했다가 정신없이 읽게도 했다가 한다. 이러나저러나 신간이 나오면 어김없이 구매하곤 하지만;; 이번 책은 후자이면서 읽고 나서 기분이 더러워진다. 그것은 아마도 인간에게 내재된 욕망을 거침없이 흘렸기 때문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본다. 스릴러라기엔 아쉬웠지만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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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책은 실망스럽기도 했다가 정신없이 읽게도 했다가 한다. 이러나저러나 신간이 나오면 어김없이 구매하곤 하지만;; 이번 책은 후자이면서 읽고 나서 기분이 더러워진다. 그것은 아마도 인간에게 내재된 욕망을 거침없이 흘렸기 때문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본다. 스릴러라기엔 아쉬웠지만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 듯.
YES마니아 : 로얄 g*****2 2026.03.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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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없는 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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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정해연 작가님 신작. 단편집이라 술술 읽힌다. 특히 불빛없는 밤의 도시는 정말 작은 충격까지 안겨주는 것같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는 건지.. 단편집 하나하나가 정해연 작가님의 글 답게 쉽게 읽히고 재밌고 약간의 반전들 까지 있어 순식간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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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정해연 작가님 신작. 단편집이라 술술 읽힌다. 특히 불빛없는 밤의 도시는 정말 작은 충격까지 안겨주는 것같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는 건지.. 단편집 하나하나가 정해연 작가님의 글 답게 쉽게 읽히고 재밌고 약간의 반전들 까지 있어 순식간에 읽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1 2026.06.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