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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동리의 인간적인 면모를 만나다 나무시인선으로 출간된 『죽음과 사랑 그리고 침묵』에서는 시인 김동리의 시를 통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작고 30주기가 되는 해에 출간된 시전집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겠다. 이 시전집에는 시집『바위』와『패랭이꽃』그리고 유고시와 발굴시까지 함께 모아 엮은 제자 이승하 시인의 깊은 정성이 엿보인다. 이승하 시인의 바람처럼 김동리 시에 대한 일반독자들의 관심이 있길 , 시인 김동리에 대한 글이 학술논문과 학위논문, 평론으로 나오길 바라며 또 앞으로 한국의 학계와 평단에서 김동리의 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었으면 좋겠다. 『죽음과 사랑 그리고 침묵』의 해설에서 김동리 시에 나타나는 인간적인 면모를 발췌해 옮겨본다. *고향과 죽음을 늘 생각하였던 김동리 파란 솔등 돌아 노란 들녘 지나 하얀 모랫내 건너 들국화 헤치며 고향으로 간다 고향은 고분古墳의 천년 고도古都 어제 바람이 오늘 불고 저승이 이승을 이기는 곳 하얀 모랫대 건너 노란 들녘 지나 파란 솔등 돌고 코스모스 헤치며 서울로 돌아온다 아아, 이렇게 고향에 다녀오듯 저승에서 이승으로 돌아올 순 없을까 내 맘속에 언제나 있는 건 오직 고향과 저승. -「귀거래행」 전문 *외로움을 술로 달랜 김동리 먹글씨 자꾸 고쳐 써도 시원하게 안 나오고 시 짓던 거 암만 손대도 늘 맘에 덜 든다 이렇게 오래 주물러서 이렇게 늘 신통찮은 거 이래도 이것이 천직이라나 뜰에는 은행잎만 수북이 쌓이는데 혼자 앉아 스스로 술을 따른다 -「독작獨酌」 전문 *무속의 죽음관을 갖고 있었던 김동리 너는 나의 고독을 지키라, 바위여 나는 이제 너에게서 머무를 수 없는 윤회의 나그네로 다시 흘러가리라. -「대화」 끝부분 *다정다감한 사람 김동리 너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하여 나는 오늘도 술 한 잔을 덜 마신다, 순아 백촉 전등이 어둡기만 한 방에 신문지와 책자들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고 섣달 검은 창밖엔 함박눈이 내리는데 만년필을 뽑아 들고 책상 앞에 앉아도 원고지를 메우는 것은 너의 검은 두 눈동자뿐이로구나 -「연가戀歌」 전반부 이렇게 이승하 시인의 해설에서 김동리 시인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제6부 168쪽에서 171쪽에는 네 편의 시조가 실려 있다. 「가을밤」 「너는 지금 누구냐」 「눈」 「꽃다발」은 시조의 정격 형식을 갖추고 있다. 민족시도 빼놓지 않고 아우른 김동리의 문학적 깊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었다. 김동리 시전집 『죽음과 사랑 그리고 침묵』이 많은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