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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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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러지난 달, 아빠는 암을 진단받고 다음달 수술을 예약했다. 수술하고 일주일 정도 입원해야 하는데 가족이 옆에 있어야 된다더라고 아빠가 말했다. 방학 중이기도 해서 나는 아빠의 입원기간 동안 41조 연수가 아니라 연가를 냈다. 복강경 수술이라고는 해도 90을 바라보는 아빠가 마취를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밖에도 어디서 수술 부작용 등 부정적인 정보를 잔뜩 알아보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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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러


지난 달, 아빠는 암을 진단받고 다음달 수술을 예약했다. 수술하고 일주일 정도 입원해야 하는데 가족이 옆에 있어야 된다더라고 아빠가 말했다. 방학 중이기도 해서 나는 아빠의 입원기간 동안 41조 연수가 아니라 연가를 냈다. 복강경 수술이라고는 해도 90을 바라보는 아빠가 마취를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밖에도 어디서 수술 부작용 등 부정적인 정보를 잔뜩 알아보고는 병원과 의사를 의심하고 자연요법이니 자연치유를 얘기하는 아빠에게 화를 내지 않기가 어렵다. 그런 아빠와 한 병실에서 일주일 가까이 지내며 아빠가 불편하지 않게 수발들 일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에 돌덩이를 얹어 놓은 것 같다. 


그때 이 책을 만났다. 최하나, 조경아, 정명섭, 천지윤 작가님의 엔솔로지 소설집. (이 조합 참 좋다.)


최하나 작가의 ‘나를 돌보며 너를 돌봄’에서는 상식을 들먹이며 상습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아버지가 쓰러지자 아내와 딸이 역할을 분담하여 효율적으로 환자를 간병한다. 


조경아 작가의 ‘당신 곁에 누군가’에서는 아버지와 딸 2인 가족이 등장한다. 프리랜서 작가인 김희영은 항암 후유증으로 폐렴에 걸린 아버지의 유일한 보호자로 단 며칠만에 몸과 마음이 소진되는 것을 경험한다. 결국 비용을 들여 간병인을 고용하지만 간병인이 아무리 유능한들 간병의 부담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정명섭 작가의 ‘간병인’에 등장하는 박유나는 전직 특전 부사관이자 현직 격투기 선수로 친구를 대신해 다소 수상한 고액 알바를 수락하는데, 말이 간병인이지 사실은 간병인을 가장한 경호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동섭이 주장하는 음모론은 얼핏 망상처럼 보이지만 박유나는 간병인으로서 한동섭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천지윤 작가의 ‘내 이름은’의 화자는 50대 여성이다. 아들이 삼수를 해서 대학에 합격하고, “이제 엄마 인생 살아요.”하고 말하자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들, 시아버지로 이어진 독박 간병이 드디어 끝난 줄 알았다. 이제 시간을 예측하고 예약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 줄만 알았다. 누구누구의 보호자의 역할을 이제는 거부하고 싶은 그녀의 현실이 눈물겹다. 


케어러 모드로 변신을 앞둔 상황이라 그런지 한 페이지도 가볍게 넘기지 못했다. 소설은 나를 다음 달로 데려다 두고 경고와 유용한 조언을 쏟아냈다. 그리고 현실과 관계없이 매우 재미있다. 술술 읽힌다. 역시 믿고 읽는 작가님들의 소설. 

#최하나 #조경아 #정명섭 천지윤


w******h 2026.07.2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돌봄을 이야기하다 앤솔러지 소설집 『케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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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돌봄을 이야기하다 앤솔러지 소설집 『케어러 CARER』인간의 수명이 길어졌다. 그만큼 병도 많아졌다. 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돌봄'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가 담긴 앤솔러지 『케어러』 최하나 <나를 돌보며 너를 돌봄>,  조경아 <당신 곁에 누군가>,  정명섭 <간병인>,  천지윤 <내 이름은> 네 편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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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돌봄을 이야기하다 앤솔러지 소설집 『케어러 CARER』



인간의 수명이 길어졌다. 그만큼 병도 많아졌다. 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돌봄'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가 담긴 앤솔러지 『케어러』 


최하나 <나를 돌보며 너를 돌봄>,  조경아 <당신 곁에 누군가>,  정명섭 <간병인>,  천지윤 <내 이름은> 네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돌봄'을 주제로 개성 있는 글들이 인상적이었다. 어느 포인트에서는 크게 공감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하고 조금은 두렵기도 하고.. 복합적인 여러 감정들이 들었는데.. 읽는 내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런 걱정이 밀려왔던 것 같다. 아마 돌봄, 간병의 경험이 있었기에.. 그만큼 힘든 일이라는 걸 아니까 그랬을 수도 있겠다. 가까운 누군가의 일이 될 수 있고 나의 일이 될 수 있는 '돌봄' .. 


『케어러』 에 담긴 네 편의 이야기 속으로 짧게 짧게 들어가 보자면.. 



최하나 <나를 돌보며 너를 돌봄>에서는 막무가내로 자신의 의견을 가감 없이 이야기하고 아파트에서 빌런으로 소문이 나있는 정 씨의 이야기다. 사사건건 부딪히는 일이 많은 정 씨는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지는데... 아내와 딸은 물심양면으로 정 씨를 케어한다. 가족 구성원이 화합하며 환자를 케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악화는 양화다. 나쁜 일도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이제 이대로 함께 행복하기만 하면 될 일이다. (p.71) _ <나를 돌보며 너를 돌봄>


'돌봄'이란 가족이라도 참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돌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그 아픔은 누군가를 성장시키고 변화시킨다. 그렇기에 돌봄으로 마음이 무겁고 아픈 이에게 다시 한번 말을 건네고 싶다. '악화가 양화'임을.  (p.74)


조경아 <당신 곁에 누군가>는 항암 부작용으로 병원에 내원하게 된 아버지를 돌보는 딸의 이야기다. 딸은 출판사 계약건으로 다소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는데.. 아버지를 간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다. 마음 한편으로는 아버지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자신의 일과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급하게 간병인을 구한다. 아버지는 많이 호전되고 갑자기 그만두겠다는 간병인을 다시 보게 된 것은 뉴스였는데.. (왁!!)  퇴원전 아버지와 나눈 대화에서는 완전 대 공감! 아버지의 걱정이 지금 현재 내 걱정이기도 했다. (흑흑) 


언젠가 나 역시 겪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죽음의 경계선에서 환자는 그렇게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다가 의사의 도움으로 운 좋게 안전한 곳으로 내려올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았다. 그 아슬아슬한 순간을 보호자라는 이름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심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 (p.116)


지금의 나는 한심할 정도로 내 몸부터 챙기는 이중인격자가 된 것 같았다. 결국 사람은 아주 작은 시련에도 자신을 제일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는 존재일까? 어쩔 수 없이 나약한 나 자신이 너무도 부끄럽고 초라하게 여겼다.  (p.104~105) _  <당신 곁에 누군가>



천지윤 <내 이름은> 읽는 내내 정말 단 한순간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언젠가 내게 올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나도 내 이름이 아닌 누구의 보호자..라고 불리는 날이 오긴 할 텐데.. (제발 그런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니까 너무 숨.. 막혔다는… ㅠㅠ  


"이제 엄마 인생 살아요."

순간 우진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지난 세월을 되짚어봤다. 유난히도 많이 아팠던 나의 아기, 이제 좀 아이가 아프지 않고 살아갈 만하니 쓰러진 시아버지 그리고 장례식, 홀로 버티시는 게 괴로웠는지 기억을 지워버리는 치매를 선택하신 시어머니 그리고 부모님까지. 세상에 병이란 병은 왜 이렇게 많은지. 내 주변에는 하나 둘 아픈 건지. 삶이 온통 돌봄이었다. (p.232) _ <내 이름은>


그리고 정명섭 <간병인>은 다른 세 편과는 결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음.. 개인적으로도 간병을 한 적이 있는데.. 아.. 정말.. 한 달 동안 병원을 왔다 갔다.. 퇴원 후 집에서도 간병.. 후-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했나 싶다. 회사 다니면서 그땐 정신 차릴 겨를도 없이 그냥 눈앞에 해야 될 일들을 하나씩 한 것 같다. 해야 되니까.. 할 수밖에 없으니까.. 거의 독박 돌봄이었는데.. (물론 주에 한 번씩 동생들이 도와주었지만...) 진짜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했나 싶다.. 휴휴.. (괜히 정신없네...;) 


<내 이름은> 에필로그 속 '돌봄이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집어삼키지 않도록.' 이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정말. 진짜. 이건 모두가 고민해 볼 문제가 아닐까 싶다. (사실 방법은 없는 것 같다. ㅠㅠ 딱히 크게 생각나지 않는 게 문제.. ;;) 




사실 이 책은 살짝 펼쳐서 읽고는 잠시 접어두었었다. 거의 나를 놓고 돌봄을 했던 그 힘든 시기가 떠올라서 그랬던 것 같다. 다 읽고 책을 덮고는 마음이 무거웠다. 지나간 일은 지나갔고. 앞으로 또 있을지도 모를 일들은 또 잘 견뎌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되어서... 그때가 되면 또 어떻게든 견디고 버티고 잘 지나가겠지만...  돌보는 사람은 누가 돌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잘 모르겠다.. 그냥 내 스스로 그때그때마다 알아서 잘. 하면 되지 않을까.. 하하.. 


돌봄, 간병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읽어보면 좋겠다. 이건 누구나에게 있을 이야기이기 때문... 





#케어러 #조경아 #정명섭 #최하나 #천지윤 #상상스퀘어 #엔솔러지 #도서제공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t*****j 2026.07.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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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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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진짜 모습 그리고...돌보는 사람은, 누가 돌보나요?‘돌봄’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4인 4색의단편소설집 <케어러> 각 작가들의 개성이 빛나는글이다.‘돌봄’이라는 단어는 그 안에 많은 여러 의미를내포하고 있다. 경제적인 부담과 바쁜 생활 속에 따로시간을 내야하는 부담감 그리고 제대로 돌볼 수 없을 때 느낄 죄책감과 가족 누군가의 희생.....다른 누구의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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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진짜 모습 그리고...

돌보는 사람은, 누가 돌보나요?



‘돌봄’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4인 4색의

단편소설집 <케어러> 각 작가들의 개성이 빛나는

글이다.



‘돌봄’이라는 단어는 그 안에 많은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경제적인 부담과 바쁜 생활 속에 따로

시간을 내야하는 부담감 그리고 제대로 돌볼 수 없을 때 느낄 

죄책감과 가족 누군가의 희생.....



다른 누구의 이야기가 아니고 나와 우리 이웃의

이야기인 ‘돌봄’의 문제에 대한 4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나를 돌보며 너를 돌봄> 아주 까칠하고 예민하기에

층간 소음부터 주차 문제까지 늘 경비원들과 이웃 주민과 

싸웠던 아버지. 그러나 어느 날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아버지는 몰라보게 달라지게 되는데....



✔️말씨도 어눌하고 움직임도 둔한, 마치 아이처럼 변해버린

아버지를 바라보는 딸의 심정이 어땠을까? 싶었던 단편.

그러나 동시에 고난을 통해 성장하는 인간의 모습에 포인트를 

둔 이야기로 다가오기도 했다.



<당신 곁에 누군가> 항암 부작용으로 입원하게 된 아버지.

주인공인 딸은 출판사와의 계약 문제로 바쁜 와중이었고,

마침 베테랑 간병인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그러나 갑자기 그녀가 그만둔다고 하여 섭섭했던 찰나,

그 간병인의 얼굴을 TV 뉴스를 통해서 다시 보게 되는데....


✔️나의 가족처럼 일해주는 간병인을 만나는 일은

그야말로 로또 당첨이 아닐 수 없다. 이 이야기는 간병의 

힘듦과 책임 의식을 말하고 있지만 반전 같은 결말이 놀랍다.



<간병인> 전직 격투기 선수인 박유나는 짬짬이 알바를 하며

살았는데, 마침 고액 알바가 들어온다. 그것은 바로 간병인으로 일하는 것. 

그런데 50대로 보이는 이 환자는 렙틸리언이니 

뭐니 하는 음모론자였고... 유나는  좌충우돌 기가 막힌 경험을

하게 된다. 



✔️가장 독특했던 단편. 마치 간병 이야기가 아니라 특수 요원의

하루를 묘사한 이야기로도 들렸던 작품. 가끔은 간병인이

진짜로 환자의 목숨을 구하기도 한다.



<내 이름은> 어릴 때 열병을 앓았던 아들과 병석에 몸 져

누워있다 돌아가신 시아버지를 돌보느라 평생 간병인 노릇을

하며 살았던 주인공. 이제 50대에 접어들며 비로소 자신을 위한

삶을 사는가 했는데, 엄마의 다급한 전화를 받게 되는데..



✔️평생 누군가를 돌보느라 젊음을 희생하는 사람, 진짜로

있다. 누군가의 보호자로 불리며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사람들... 이제 '돌봄'의 문제는 단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각 이야기의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다. 가족 드라마 혹은

미스터리 그리고 액션 영화 뺨치는 듯한 화려한 전개를

자랑하는 이야기까지..... 그러나 결국 4편 모두 우리에게

같은 질문을 하는 듯하다.



“돌보는 사람은 과연 어떤 돌봄을 받을 수 있는가?”



책 <케어러>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이야기를 펼치지만

결국 독자들에게 하고픈 말은 비슷하다. 자식이든, 부모든

아니면 전문 간병인이든 간에 우리는 환자를 돌보는 그 손길과

희생에 대해서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게 아닐까?



점점 더 고령화되어가는 이 시대, 이제는 사회와 공동체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이 '돌봄'의 문제를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라고 이야기하는 듯한 책이다. 공감 포인트가 유독 많았던

책 <케어러>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케어러최하나상상스퀘어단편소설집한국소설도서협찬

이달의 사락 m********g 2026.07.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로를 향한 나란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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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어러 CARER / 조경아, 정명섭, 최하나, 천지윤이 책을 읽는데 돌아가신 할머니가 무척이나 그리웠다.할머니가 어느 날 갑자기…혼자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셨다. 아무도 없는데… 할머니는 입원을 하셨고 이날 이후 내가 사랑하는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집으로 돌아오시지 못하셨다.가끔 부모님과 할머니 이야기를 한다.시간이 흐르면서 더 보고 싶고 그리워진다.부모님 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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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어러 CARER / 조경아, 정명섭, 최하나, 천지윤

이 책을 읽는데 돌아가신 할머니가 무척이나 그리웠다.


할머니가 어느 날 갑자기…

혼자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셨다. 아무도 없는데… 할머니는 입원을 하셨고 이날 이후 내가 사랑하는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집으로 돌아오시지 못하셨다.

가끔 부모님과 할머니 이야기를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 보고 싶고 그리워진다.


부모님 댁에 가면 자꾸 뭘 가져가라고 하신다. 소중하게 간직하고 계시던 재봉틀, 올림픽 기념주화, 족보 그리고 반지까지… 할머니가 아무 준비 없이 우리 곁을 떠나신 모습을 보시며 자식들 힘들지 않게 하시겠다고 조금씩 정리를 하시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고 슬픈지… 가지고 계시라고 그냥 두고 돌아오는 그 시간이 어찌나 먹먹하던지…

이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들이 공감이 갔다.

직접 경험한 이야기와 주변에서 간접적으로 접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포개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부터 먼저 돌봐야 누군가도 돌볼 수 있다." 요즘 이 말이 정말 맞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또 주변의 크고 작은 돌봄을 지나오면서 늘 순서가 헷갈렸던 것 같다. 남을 먼저, 나는 나중으로.

이 책은 네 명의 작가가 각자의 시선으로 '돌봄'을 그려낸 소설집이다. 아버지의 병간호를 떠맡게 된 딸, 뇌졸중으로 쓰러진 부모 곁을 지키는 자식, 낯선 사람의 곁을 지키는 간병인까지…


얼핏 다른 이야기 같지만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


"돌보는 사람은, 누가 돌보나요?"라는 문장이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어떻게 보면 무척 무겁게 다가올 수 있는 소재인데도 읽는 내내 감성적으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 있었다. 

돌봄을 짐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나란한 마음'으로 풀어낸 시선 덕분인 것 같다. 힘들었던 순간에도 결국 사람과 사람이 기대며 버텨내는 이야기라, 다 읽고 나면 오히려 마음이 든든해졌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모든 분들 그리고 가족을 돌보고 있는 사람, 혹은 돌봄이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책을 덮고 나니, 오늘은 나부터 좀 더 살뜰히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다녀와야겠다.


최하나님 (@choi.spring)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 상상스퀘어 (@sangsangsquare_books)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케어러 #돌봄소설 #상상스퀘어 #소설추천 #사람과사람


이달의 사락 s******8 2026.07.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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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에 관한 불편하지만 솔직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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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빠의 49재였다.아빠는 치매 판정을 받고는 빠르게 병세가 진행되었다. 사람마다 다른다는데, 아빠는 치매 판정 후 1년이 조금 못되서 돌아가셨다. 지난 4월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리 가족의 1년은 10년같이 길었다. 빠른 치매 진행이 우리를 더욱 정신을 못 차리게 했다.아빠가 아프고 몇달 만에 '이 상황이 장기화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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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빠의 49재였다.

아빠는 치매 판정을 받고는 빠르게 병세가 진행되었다. 사람마다 다른다는데, 아빠는 치매 판정 후 1년이 조금 못되서 돌아가셨다. 


지난 4월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리 가족의 1년은 10년같이 길었다. 빠른 치매 진행이 우리를 더욱 정신을 못 차리게 했다.


아빠가 아프고 몇달 만에 '이 상황이 장기화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역겨웠다. 아빠가 너무도 빨리 돌아가신 후, 제대로 울 수 없었다. 아빠를 온전히 모시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간병이 장기화 될 것을 걱정했던 내 모습이 가증스러워 울 수 없었다.


한동안 돌봄이나 가족 상실에 관한 책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아빠의 죽음 이후 많이 힘들어 했던 동생에겐 더더욱 그런 책들은 걸러서 주었다.


조경아 작가님 팬이지만, 책을 바로 읽을 수 없었다. 그러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최하나 작가님이 서평 기회를 주셔서 읽게 됐다. 책이 오고도 바로 읽어보진 못했다. 어제 처음 책을 폈다. 깊은 공감을 하며 순식간에 읽었다. 중간중간 울컥 올라오는 어떤 슬픔을 눌러가며 읽었다. 그 형체없는 슬픔은 운전하다가도 유튜브를 듣다가, 책을 읽거나 걸어가다가도 올라온다.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 생각한다.


최하나 작가님은 자신이 겪었던 아버지의 간병이야기를 녹여내서 글을 쓰셨다. 아무래도 실화가 바탕이 깔려서 그런지 더 가깝게 다가왔다.


아빠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시기 전엔 투덜이 스머프라는 별명을 지어줬을 정도로 말도 탈도 많은 분이었는데 투병 후엔 선한분으로 바뀌셨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아빠도 그랬는데...'하고 지난 시간을 떠올린다. 그리고는 '그래도 작가님 아빠는 호전되셨네... ' 하고 씁쓸해 한다.


조경아 작가님의 이야기는 간병인이 VIP병동에 자리가 나자, 옮겨가는 것을 보고 돌봄을 받는대도 돈과 계급이 있나...하는 씁쓸함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에 그게 끝은 아니었지만, 실제 돌봄은 분명 돈으로 계급이 나뉘 듯 제공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또 책에서는 돌봄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볼것인지, 돌보는 사람들의 희생으로 채워지고 있는 문제를 지적한다.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에선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논제라고 생각한다. 돌봄의 삶을 사느라 '나' 라는 존재는 어느덧 지워지고 그 돌봄의 무게를 다른 이에게 전가하면 몸은 편해져도 마음은 편하지 않은 '죄책감'이라는 이름이 남는다. 게다가 경제적 부담이라는 거대한 현실적인 압박까지 가해진다.


나 역시 40대 초반 까지만해도 주변에서 해주는 부모님 돌봄에 관한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로 치부했다. 아빠가 또래에 비해 일찍 치매를 앓게 되면서 당황스럽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다행히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 나와 동생은 서류문제들과 신청과 검사와 아빠 케어를 도와드리는 일만 하는대도 벅찼다. 


어느 지인 분의 말처럼, '이 나이되니 위 아래로 챙겨야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게 실감이 났다.


젊을 때는 주변에서 아무리 이런 이야기를 해줘도 와닿지 않는다. 아직 멀거나 남의 이야기 같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쇠약해지고 타인의 돌봄을 받다 죽게된다. 그건 나의 부모도 나도 내 자식도 겪을 일이다. 

우리는 건겅할 때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준비하는 것을 불편해 한다. 하지만 결코 회피해서는 안되는 이야기이다. 아무 준비없이 겪은 돌봄의 과정들은 너무 큰 충격과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책은 그러한 우리의 인식에 균열을 낸다.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언젠가는 너도 겪을 일이라고... 그러니 더이상 피하지 말고 생각해보고 준비하라고...

이 준비와 실질적인 돌봄에 사회와 국가도 책임을 다하라고 경고한다.


최하나 작가님의 이야기 중, 말을 못하고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 아빠를 보며, 성질내고 힘들게 하던 이전의 아빠의 모습을 그리워하고 차라리 건강하시던  그때가 낫다고 한다. 작가님의 그 마음이 뭔지 너무 잘 안다. 가부장적인 아빠의 모습이 그렇게 싫었는데 쇠약해진 아빠의 모습보다는 성질내는 아빠라도 건강했을 때의 아빠의 모습이 그립다.


천지윤 작가님의 글 중에, 

"뭘 어떻게 해도 후회가 남더라" 라는 말이 가슴에 박힌다. 


#케어러 #최하나_조경아_정명섭_천지윤 #상상스퀘어 #돌봄애솔로지 #도서제공 @choi.spring @rose24602 @sangsangsquar

j*******6 2026.06.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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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은 호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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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케어러 》ㅡ 조경아, 정명섭, 최하나, 천지윤● 돌보는 사람‘들’을 ‘위한’ 윤리학!➡️ 돌봄이란, 서로 곁을 내어주고 같은 시간을 함께 지나는 일✡️ 가족, 책임, 요양, 간병, 노후, 돌봄을 경유하는 모든 것에 관한 이야기ㅡ세상에는 경제적 생산물을 창출하는 노동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에는 우리 어머니들에 의해 숨겨져 있어서 드러나지 않았던, 사
"돌봄은 호러인가?" 내용보기

❤️도서협찬❤️《 케어러 》

ㅡ 조경아, 정명섭, 최하나, 천지윤


● 돌보는 사람‘들’을 ‘위한’ 윤리학!


➡️ 돌봄이란, 서로 곁을 내어주고 같은 시간을 함께 지나는 일


✡️ 가족, 책임, 요양, 간병, 노후, 돌봄을 경유하는 모든 것에 관한 이야기



ㅡ세상에는 경제적 생산물을 창출하는 노동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에는 우리 어머니들에 의해 숨겨져 있어서 드러나지 않았던, 사람이 사람을 돌보고 살리는 노동도 있다.

 가사를 챙기고 아이를 키우고 노약자를 보살피는 일,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지만 경제적으로 계산되지 않아 보이지 않았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삶의 방식이 바뀌면서 돌봄을 필요하는 경우도 부쩍 늘어났다.

 이전에 무임금 돌봄노동을 전담했던 주부들도 일터로 나가 통장에 정확하게 돈이 찍히는 노동을 선호하면서 그들조차도 누군가의 케어를 갈망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돌봄노동의 공백이 더 심각해졌다.

  급격한 노령화로 거동이 불편하고 아픈 사람들은 늘었지만 케어할 사람은 없다. 이런 현상의 기저에는 돌봄노동을 무의미한 행위로 여기고 하대하는 인식도 한 몫한다. 사실은 가장 필요하고 위대한 일임에도 오랜시간 존중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집은 '돌봄' 을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에서 시작한다.

 각각의 이유로 돌봄이 필요한 이들의 시선과 돌봄을 행하는 이들의 시선이 있다.

 작가들의 개성만큼이나 이 상황을 다루는 글의 스타일도 주인공의 특징도 다 다르다. 세상에는 별의별 일들이 다 있으니까.


 최하나 작가의 <나를 돌보며 너를 돌봄>과 천지윤 작가의 <내 이름은> 속 가족들은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안타깝다. 

  인간의 생로병사를 거스를 수 없기에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다. 그러나 현실은 더 아프다.

  '악화는 양화' 가 될 수 있지만 그래도 외치고 싶은 말!

 "내 이름은 그게 아니에요" 


 반면 조경아 작가의 <당신 곁에 누군가>와 정명섭 작가의 <간병인>은 가족을 넘어 타인이 돌봄의 영역에 들어오는 경우이다. 

 핏줄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 타인의 손을 빌릴 때는 어떤 예상치 못한 일도 생길 수 있다. 보호자, 간병인, 환자 각자의 필요와 바램, 시선이 얼마나 다른 지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여러모로 마음이 아프고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었다. 언제든,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그럴 것이다.

 인간이 생로병사를 겪는 한은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일 지도.



[ 최하나 @choi.spring 작가님에게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케어러 #조경아 #정명섭 #최하나 #천지윤 #상상스퀘어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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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사락 n****4 2026.06.2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조경아, 정명섭, 최하나, 천지윤 <케어러> - 돌봄과 인간, 사회를 조망하는 앤솔로지
"조경아, 정명섭, 최하나, 천지윤 <케어러> - 돌봄과 인간, 사회를 조망하는 앤솔로지" 내용보기
1. 노령사회 유명 장수의 시대와 케어러들...출처 입력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젊은이들만 가던 카페에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겪고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서 노화가 오고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깁니다. 질병이나 장애로 스스로 일상이 어려운 상
"조경아, 정명섭, 최하나, 천지윤 <케어러> - 돌봄과 인간, 사회를 조망하는 앤솔로지" 내용보기



1. 노령사회 유명 장수의 시대와 케어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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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젊은이들만 가던 카페에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겪고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서 노화가 오고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깁니다. 질병이나 장애로 스스로 일상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누군가는 이들을 돌보아야 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다양한 개인적, 사회적 문제가 발생합니다. 


세상이 안전해지고 영양상태와 의료 여건이 좋아지면서 수명이 길어졌습니다. 길어진 수명만큼 건강하게 잘 살다 가면 참으로 행복한 삶이라 할 수 있겠지만 사는 것이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병마에 시달리며 병원 신세를 지거나 거동이 어렵거나 혹은 치매 등이 정신질환이 오면 '누군가'의 케어가 필수입니다. 그 '누군가'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습니다. 보통 그 '누군가'는 가족일 수밖에 없습니다. 


돌봄을 당하는 당사자는 물론 돌보는 이들 역시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 속에 지쳐갑니다. 온 가족이 다 같이 고통을 감수하게 됩니다. 바로 이런 특징 때문에 경제력이 없는 상태에서 오는 유명 장수는 사실 악몽에 가깝습니다.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지인의 돌봄을 위해 희생하고 있습니다. 끝이 안 보이는 암흑 터널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무겁디무거운 고통의 짐과 같은 문제이기 때문에 돌봄의 문제는 그 중요성 만큼이나 터부시하고 가능하면 피하고 싶어지는 문제입니다. 


돌봄의 문제는 지금 시대에 더 중요해졌습니다. 공론화하고 함께 풀어나가야 할 의제로 다가옵니다. 상상스퀘어에서 출간된 앤솔로지 <케어러>는 "돌봄"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측면 돌파에 가깝기는 합니다만 이 주제로 앤솔로지를 기획하고 출간하는 용기가 대단합니다. 주제만으로도 문제작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2. 어려운 사회문제를 소설로 흥미롭게 풀어내는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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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누군가의 병환과 가족의 끝없는 돌봄이라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이 문제를 소설로 풀어나갈 때 작가가 취할 방향성은 독자로 하여금 그 문제에 뛰어들어 간접 체험을 제공하는 방향이 직관적입니다. 한편 조금 다른 접근으로 의외의 착안점과 문제의 다양한 면을 고민해 볼 수 있게 하는 방향도 있습니다. 


전자는 너무 무겁고 불편하며 현실 다큐멘터리 같은 분위기로 흘러갈 수 있어서 소설이라는 장르의 묘미를 살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앤솔로지 <케어러>는 후자의 접근법으로 독자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도 소설적인 재미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명민하게 집필되고 조각되었습니다. 


첫 번째 최하나 작가의 [나를 돌보며 너를 돌봄]은 돌봄의 상황이 왔을 때 해당 가족 모두에게 최상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판타지 같은 결말을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때로는 '최악의 상황처럼 보이는 일이 가족들이 화합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나를 돌보며 너를 돌봄]은 나쁜 일에도 좋은 면이 있을 수 있다는 희망의 기도와 같은 작품입니다. 저는 이런 소설을 좋아합니다. 


두 번째 조경아 작가의 [당신 곁에 누군가]는 좀 더 현실적인 케어러의 미묘한 심경을 매우 세심하게 잘 묘사한 작품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직접 케어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나의 본업과 체력, 정신력 등을 고려할 때 마냥 반기기는 어렵습니다. 다행히 나를 대신할 간병인을 구할 수 있다면 부담을 조금 덜 수 있습니다. [당시 곁의 누군가]에는 '가족을 돌보며 자기 일상을 영위하는 일'의 무게와 복잡한 심경, 좋은 간병인의 조건 등을 고민하기 좋습니다. 다소 과격한 결말이 소설의 성격을 측면으로 35도 정도 돌려놓는데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 저는 익숙한 장르적 결말이라 좋았습니다. 


세 번째 정명섭 작가의 [간병인]은 읽으면서 현실 웃음이 나왔습니다. 익숙한 정명섭 작가님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이 양반이 앤솔로지에 참여하면서 주제에 전형적인 형식으로 소설을 투고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바운드가 심한 작품들을 써왔던 것이 기억나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오랜 경력에 짬바가 멋진 것이 항상 독특하고 남다른 작품을 실으면서도 그 작품집의 어떤 경계를 벗어난 적은 없습니다. 누군가는 '이 무슨 엉뚱한 소설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작품인데, 저는 아주 즐겁게 읽었습니다. 


소설은 다소 억지로 주제에 맞춘 내 멋대로 하드보일드 같아 보일 수 있어서인지 후기는 보란 듯이 정파의 고수처럼 썼습니다. 앤솔로지 전체를 아우르는 현실 인식, 문제의식과 개인적, 구조적 해결 방향 등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역시는 역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설보다 후기에 밑줄을 훨씬 많이 긋게 만드는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어 줍니다.  


마지막으로 천지윤 작가의 [내 이름은]은 소설 시장의 주류 독자들이 가장 공감할 만한 소설입니다. 가장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간병인으로의 케어러를 넘어서 공부하는 자식과 혼자는 못하는 일이 많은 부모 세대까지 동시다발로 아우르는 중간계의 케어러의 애환을 치열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독자가 감정이입하고 공감하기 너무 좋은 소재와 상황 설정, 캐릭터 묘사가 훌륭한 소설입니다. 






3. 다양한 소설을 하나로 엮어내는 편집의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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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솔로지는 결국 다양한 작가들의 개성이 드러나는 작품을 어떻게 묶어 내느냐가 핵심 요소입니다. 그렇기에 앤솔로지를 주도하는 작가가 되었건 출판사의 편집자가 되었건 작품집 전체를 아우르며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역량이 있느냐 없느냐로 성패가 나뉘게 됩니다. 앤솔로지를 여러 권 읽어본 독자로써 <케어러>는 유독 편집 역량이 돋보이는 앤솔로지입니다. 


여러 번 언급하지만 주제 자체가 흥미보다는 부담을 먼저 불러일으킵니다. 막상 읽었더니 역시나 무겁고 진중하기만 하다면 어디다 추천하기도 조심스러운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상을 했는지, 작가들 각자의 개성이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이 앤솔로지는 주제의식과 다양성, 읽는 재미 등 모든 부분에서 매우 잘 엮어진 소설집입니다. 


네 명의 작가들이 낸 소설을 어떤 순서로 배치하느냐도 상당히 중요한데, 이 부분이 절묘합니다. [나를 돌보며 너를 돌봄]이 첫 번째로 배치되어 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며 독자는 돌봄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도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과 함께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즐겁게 읽어도 되겠다는 안심을 하게 됩니다. 두 번째 작품 [당신 곁에 누군가]는 현실적인 간병의 문제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 주류에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축으로 역할을 합니다. 


세 번째 [간병인]은 약간 방향을 틀면서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합니다. '같은 주제로도 이렇게 다양한 소설이 나올 수 있구나'라는 감탄을 하게 만듭니다. 마지막 [내 이름은]에서 다시 독자는 케어러로써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배치를 통해 사회적 측면에서 장, 단점과 의료 윤리 등의 문제를 넘어 다시 자기를 돌보는 단계로 독자를 인도합니다. 


수록된 소설 자체만 살펴보면 사실 진중하게 돌봄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다소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소설마다 작가들의 경험이 담긴 "후기"가 실려 있습니다. 특히 정명섭 작가님의 후기는 수록 소설의 방향성 문제를 상쇄하기에 충분합니다. 또 하나 특징적인 부분은 전문 문학평론가의 해설을 실은 부분입니다. 고전적 의미의 순문학 단편집이 아닌 경우에 문학평론가의 해설을 싣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해설까지 수록해둔 부분은 앤솔로지의 기획과 출간 과정에서 진중하게 접근했다는 점을 짐작하게 해줍니다. 


뭔 이렇게 얇은 소설집에 거룩한 내용으로 리뷰를 썼는가 의아한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혹시라도 이 글을 읽은 분이라면 상상스퀘어의 신간 <케어러>를 직접 사서 읽어보셔야 합니다. 읽어보셔야 제 말이 사실인지 과장인지 부족한지 구라인지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아마도 대체로 인정하게 될 거라 미리 짐작해 봅니다. 반드시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b******m 2026.06.2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케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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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과거와 달리 선진국이다. 선진국이라면 여러 면에서 과거와 달라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변하는 건 사회 복지부분이다. 예전에는 각자 알아서 해야 할 부분이 점차적으로 국가에서 지원한다. 한국은 특히나 가족에서 많은 걸 해결했던 문화였다. 가족이란 직계 가족이기도 하지만 살짝 범위를 넓히면 친족이나 같은 동네 정도까지는 했었다. 사회가 발달하면서 이제는 대가족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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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과거와 달리 선진국이다. 선진국이라면 여러 면에서 과거와 달라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변하는 건 사회 복지부분이다. 예전에는 각자 알아서 해야 할 부분이 점차적으로 국가에서 지원한다. 한국은 특히나 가족에서 많은 걸 해결했던 문화였다. 가족이란 직계 가족이기도 하지만 살짝 범위를 넓히면 친족이나 같은 동네 정도까지는 했었다. 사회가 발달하면서 이제는 대가족은 사라졌다. 4인 가족이 기준이라는 것도 이제는 과거의 일로 1인가구와 2인가구가 가장 많다.




이것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 각자 일하고 돈벌어 그걸로 먹고 살면 된다. 문제는 아플 때도 아프면 누가 도와주기 힘들다. 특히나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딜레마에 빠진다. 병 간호를 해야 할 사람이 돈을 벌어야 한다. 병 간호를 하는 게 중요하지만 그렇게 되면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니 진퇴양난에 빠진다. 이런 점이 과거에는 완전히 식구에게 모든 걸 의지했다. 이제는 복지가 발달하며 국가에서 많은 부분을 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멀었다.




국가에서 해준다는 것도 어느 정도 지원을 할 뿐 전부 해주는 건 아니다. 갈수록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누군가 아파서 거동조차 힘들어 질 때는 여러모로 힘들다. 아픈 사람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국가에서 지원해줘도 누군가 옆에서 돌봐야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다룬 책이 <케어러>다. 처음에 영어라 이게 무슨 뜻인가 했는데 소설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총 4명의 작가가 간병인을 소재로 다양한 창작을 했다.








어떤 이유로 순서를 배치했는지 몰라도 두번 째 소설이 제목에 가장 부합하긴 했었다. 아빠와 딸이 살고 있다. 둘이 살고 있으니 누군가 일이 생기면 다른 한 명이 도와야한다. 아무래도 좀 더 나이가 있는 아빠가 병원 응급실에 입원한다. 원래 질병이 있던 상태에서 위급해지며 응급실로 간다. 여기서 주인공은 이미 아빠와 입원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상당히 시간이 흘러 뭘 준비해야 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다. 환자는 침대에 눕지만 간병할 사람은 옆에 있는 간이 침대를 써야 한다.




넓지도 않아 겨우 누울 수 있고 잘못하면 떨어질 수도 있다. 사실 환자를 위해 시설이나 간병인을 위한 건 거의 없다. 그렇다고 환자가 있는데 힘들다고 이야기하기도 어렵다. 다른 대안이 없으니 딸이 간병을 한다. 시간이 갈수록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약속된 일이 있으니 나가게 된다. 묘하게도 그러면 안 되지만 기분이 좋다. 죄책감도 들지만 당장 편한다는 마음은 숨길 수 없다. 다소 돈이 들더라도 간병인에게 아빠를 맡겼으니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실제로 간병하는 사람의 심리가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막판에 살짝 뜬금없이 결말이 풀리긴 한다. 첫번째 소설이 다음으로 인상적인데 내용이 사실 작가가 경험했던 것이라고 한다. 그걸 알고 내용을 다시 곱씹으니 다르게 느껴졌다. 소설 속에서 남자는 흔한 말로 진상이다. 아파트에서 이것저것 참견하기 좋아하고 그게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라고 본다. 아파트에서도 딱히 틀렸다고 할 수 없으니 뭐라고 하지도 못한다. 당이 있었던 상황에서 뇌경색으로 입원하게 된다.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고 몸도 가누기 힘들다. 오랜 시간동안 재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나마 부인이 옆에서 성심성의껏 돌봐준다. 이런 건 아내가 아니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도 싶다. 무조건 자기 주장이 옳다고 하던 남자는 그 이후로 변한다. 흔한 일은 아닌데 죽음까지 갔다 온 후에 성격이 변한다. 이런 일이 실제로 있다고 한다. 이 외에 다른 건 간병인의 시스템이나 문제보다는 소재로 쓴 내용도 있다. 간병인은 갈수록 더욱 사회 문제로 대두될 듯하다. 소설을 읽고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l*****2 2026.06.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