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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고루 먹고 가시게》는 한국 무속이라는 오래된 신앙을 현대 장르소설의 언어로 새롭게 풀어낸 흥미로운 앤솔러지다. 제목만 봤을 때는 정겨운 분위기의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펼치니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 그리고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경외감이 짙게 배어 있는 작품들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무속이 단순한 소재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변 마을의 도당굿, 금기된 술법, 권력을 얻기 위해 반복되는 의식, 한밤중 사당에 차려진 수상한 고사상까지 각 작품은 무속의 세계를 바탕으로 인간의 욕망이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신을 섬기고 두려워하는 마음보다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신의 영역을 넘보는 인간의 모습이 더 섬뜩하게 다가왔다. 읽는 동안 느낀 공포는 귀신이나 괴물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욕심과 집착, 복수심 같은 인간 내면의 감정이 금기를 건드리고 결국 파국을 불러오는 과정이 더 현실적이고 무섭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 책은 전형적인 공포소설이라기보다 한국적 정서가 녹아 있는 오컬트 드라마에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익숙한 굿판과 무속 신앙이 낯설고 기괴한 분위기로 변모하는 순간들이 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네 명의 작가가 각자의 개성으로 무속을 해석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어떤 작품은 전통 설화의 분위기를 살리고, 어떤 작품은 미스터리와 호러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또 다른 작품은 현대 사회의 욕망과 권력 구조를 무속과 연결한다. 덕분에 한 권 안에서 서로 다른 결의 공포와 상상력을 만날 수 있다. 《골고루 먹고 가시게》는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아니다. 오래된 신앙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상징과 서사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한국형 오컬트가 가진 독특한 매력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한국 무속과 공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서늘한 여운이 오래 남는 앤솔러지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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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612 골고루 먹고 가시게, 김아직 문화류씨 정명섭 최하나, 팩토리나인 - 무속 그리고 반전 지난달 들었던 한민 교수의 강의 중에도 우리나라 문화 속에는 ‘무속’이 깊이 깔려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긴 은근히 풍수지리에 대한 내용은 자주 회자된다. 해바라기 그림이 팔리거나 코끼리 장식품이나 드림캐처 같은 건 항상 주변에 있다.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악귀>도 무서워하면서 즐겁게 본 적도 있다. 어릴 때는 셜록홈즈나 아가사 크리스티, 스티븐 킹 소설을 즐겼다. 이런 장르의 소설을 좋아하지만 꿈꾸는 게 싫어서 밤에는 피한다. 그래도 책을 덮고 나서는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던 책이다. 제목도 <골고루 먹고 가시게>라는 건 제사상을 찾아온 귀신들에게 하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네 명의 작가가 네 편의 글을 쓴 한국무속 앤솔러지다. 한 편의 소설에는 특정 굿이나 간단한 설명이 있고, 소설이 이어지고, 작가의 말이 이어지는 순서로 네 편이 담겨있다. 사람 고기를 내어드리니, 김아직 - 수귀 설화를 연구하러 간 ‘나’가 있다. 마을에서 배낭을 잃고 우연히 한 마을의 뒷전굿에 참여하게 되어 벌어지는 일이다.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의문의 존재와 마주하게 된다. 금단의 술법, 정명섭 - 민속학자 강성찬과 전에 무속을 연구했던 유이나를 만나 금기된 굿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같이 추적하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대운굿이 이루어지며 무당이 죽는 사건이 이어지고, 이 굿은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한밤중의 고사상, 최하나 - 우연히 사당 투어를 하게 된 주인공 인수가 발견한 고사상에서 돼지머리 대신 올려진 무언가를 보게 된다. 상 위에 놓인 것의 정체를 파악하자 습격당해 쓰러진다. 네 편을 다 읽고 나서는 반전과 스릴러, 쫄보라 낮에 읽어서 다행이다 하면서 책을 덮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정말 못 보겠다 정도로 무섭지는 않을 수 있겠다. 나이와 겁은 비례할까? 나이들면서 겁이 많아진다. 대신 서글프기도 했다. 억울한 죽음에는 떠나지 못한 이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소설 속 내용만으로 치부하기에는 실제로 뉴스에 얼마나 흉흉한 사건들이 수없이 쏱아지고 있는가. 한 줄 평, 무속을 주제로 한 네 명의 작가가 한국 무속의 뿌리를 파헤치며 담아낸 소설이다. 소설가는 작은 모티프로도 이런 세계를 확장해낸다. 반전과 스릴러, 오싹함이 공존한다. 각각의 단편이 단단해서 중단편으로 더 확장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소월 #골고루먹고가시게 #김아직 #문화류씨 #정명섭 #최하나 #팩토리나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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