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닥쳐오는 세월을 우선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목이 아니고 주심 혹은 주의입니다. 자연계를 보는 것이 눈인 대신 정신의 세계를 보는 것은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글 중에 이 부분을 읽고 사색의 창을 열고 자연계에 눈, 정신에 마음 그것 참,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댓구임을 알았다. 무엇보다도 작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무엇보다도 큰 것이 정신의 세계를 보는 '마음'임을. 원효대사의 대당유학길 도중에 깨달은 한 줄기 그 마음이래로 생명을 이끌고, 역사를 이끌고 문화를 이끌어가는 그 삶의 모든 총화가 마음으로 귀일되는 것이고 보니 두꺼운 책 전편의 갈피마다 작자의 마음이 곱게 누벼져 글자에 향이 묻어나고 자연계에 단풍이 들작시면 상하좌우 빈 여백에도 어느새 단풍이 들고 꽃이 피면 따라 꽃이 피듯 막힘없이 대상과 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 한국 역사에 대해 시름하는 이 없어도 굽어지고 넘어지면서 끝까지 버티고 나가는 뱃심좋은 사내대장부의 기상은 칼 끝(?)이 아닌 정작 펜 끝(?)에다 붉은 핏자국을 뿌려내는 형상에서 볼 수 있음도 또한 알게 됐다. 펜 끝에 정신의 향, 마음의 향이 움터오게 하는 토양은 바로 생각하는 다수의 백성을 이름함이니, 대저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지금 이 시대의 환란도 같은 쳇바퀴에 올라타지 않으리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