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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빈 자리를 대신해서 채워줄 슬픈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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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그림자가 4개월의 시간만큼 그렇게 코앞 가까이 다가와 있어도 생은 여전히 나의 것이다. 삶 속에서 죽음은 다가왔다 물러서기를 반복한다. 충격이 가시고, 분노가 가시고, 우울이 가시고 난 다음에도 아직 죽음과 삶 사이에는 간격이 남아있고, 그 시간동안에는 밀물과 썰물처럼 죽음에 대한 생각이 죽음이라는 이름으로 일상을 넘나들 뿐이다. 그 일상은 참으로 가치 없어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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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그림자가 4개월의 시간만큼 그렇게 코앞 가까이 다가와 있어도 생은 여전히 나의 것이다. 삶 속에서 죽음은 다가왔다 물러서기를 반복한다. 충격이 가시고, 분노가 가시고, 우울이 가시고 난 다음에도 아직 죽음과 삶 사이에는 간격이 남아있고, 그 시간동안에는 밀물과 썰물처럼 죽음에 대한 생각이 죽음이라는 이름으로 일상을 넘나들 뿐이다. 그 일상은 참으로 가치 없어 보이는 것들이다. 남편이 벗어놓은 냄새나는 양말을 치우는 일, 지하실 수리를 하는 일, 아침 도시락을 싸는 일, 집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일..


지인의 엄마가 말기 암 선고를 받고 투병을 중지하셨을 때 호스피스에 입원한 이유는 다름 아닌 남편 밥차려주기가 힘들어서라고 했다. 곧 닥칠 죽음을 기다리는 일과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이 변함없는 일상은 쌍둥이 자매처럼 평행하게 꺼져가는 생명 앞에 나란히 함께 행동한다. 배려가 지나치면 오지랍이라고 했을까. 여자를 쳇바퀴같은 일상에서 꺼내온 건 말기암 환자의 자기연민도, 절망도, 우울도 아닌 바로 남편에게 생길 빈 자리였다. 자신이 있던 텅빈 자리에 쌓여갈 남편의 냄새나는 양말짝들이었다. 사랑이 얼마나 깊으면 죽어가는 사람이 남편을 위해 새 아내를 찾아주고 싶을까. 사랑이 얼마나 없으면 자신의 빈자리에 다른 사람을 데려다 놓고 죽으려는 걸까.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대개 비슷하다지만, 서구인들은 조금은 정이 떨어진다. 어차피 죽을 마당에, 좀 울면 어떤가. 남들 앞에서 좀 무너져 내린들 그게 그리 자존심의 문제일까. 데이지는 그런 여자다. 혼자서 감당하고 싶고, 남들이 자신을 배려하거나 동정하는 눈으로 볼까봐 증오하고, 하긴 미국 사람들은 때때로 배려가 조금 불편하다 싶게 지나치다고 느낀 적도 가끔 있지만, 그것이 그들 문화라면, 자신도 인정하면 안될까. 남편을 물리치고 혼자서 병원가고, 여전히 집안일에 어깨에 걸린 모든 짐들을 내려놓지 못하고, 잭(남편)의 학위가 자신의 암 때문에 연기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제자리에 있어야 하는 약간은 강박에 가까운 깔끔함이 그런 성격을 대변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사랑하는 남편이 죽어가는 아내를 위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면, 죽음 만큼이나 절망적일 것이라는 배려는 왜 못했던 걸까. 


우리는 죽을 때까지 성장한다. 죽는 날까지 뭔가를 깨닫고 배운다. 망상에서 시작했던 그 이상한 남편의 아내찾기 게임을 스스로 끝내고서야 자신이 무얼 잘못했는지를 깨닫는 데이지를 통해, 독자도 배운다. 배려라는 것은 자기 마음 편하자고 하는 일이 아니라고, 배려하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편하게 해주는 것, 기대야 할 때 기대고 붙잡고 울어야 할 때는 울어줌으로써 내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인정하고 함께 슬퍼하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것이 그사람의 양말을 걷어 빨래통에 넣어줄 식모비슷한 아내감을 찾는 일보다 훨씬 더 소중한 거라는 사실을.


데이지가 잘못 한 건 또하나 있다. 그녀는 잭의 사랑을 의심없이 믿는다. 우리 대부분의 기혼자들은 배우자를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신뢰는 깊은 애정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무심함과 아주 아주 약간, 그러니까 한 0.00001% 정도의 무시와 오만과, 그리고 태만에서 나온다. 데이지가 잘못한 건 남편이 미래의 아내를 현재의 아내가 골라주는대로 넙죽 잡아물 거라고 판단한 거다. 물론 잭은 양말도 아무데나 벗어넣고, 아내가 암에 걸렸어도 누우면 바로 곯아떨어지는 다소 무심하고 티없는 사람이긴 하다. 아무리 순박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죽을 아내가 구해주는 아내를 땡큐 베리 마치 유 아 쏘 카인드 하면서 받아줄 자가 어디 있을까. 아마도 데이지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남편(의 양말)을 케어한다는 미명하에 남편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믿었던 오만이 끝에서야 그의 사랑이 자신의 생명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느끼게 되고 나서야 어떤 자각, 죽음 앞에서도 깨닫지 못할 뻔 했던 사실을 깨달았다. 


참으로 말도 안되는 상황인데도,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었던 건 치밀하고 섬세한 여성의 심리와 친구와의 대화를 잘 묘사해내서였다. 잭이 데이지에 점점 더 무심해져가는 부분을 읽을 때에는 간접 실연이라도 당한듯 그 아린 느낌을 함께 경험했다. 수도 없이 많은 순간들 속에서 이런 상황에 나라면 하고 엉뚱하고 우울한 생각들을 스쳐보냈다. 죽음에 가까이 가면서도 자신의 존재가 초라해지고 싶지 않은 우리 인간들의 모습이다. 


*아르테 비포아이고 리뷰대회 3등(3만원 상품권)


g******1 2015.08.07. 신고 공감 6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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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아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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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겉표지 우)띠지를 벗긴 모습 <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진블루 계열의 표지에 여인, 그리고 한 마리 새. 아름답지만 쓸쓸한 분위기. 거기다 아이 고 라는 제목이 주는 뉘앙스... <이책은> 서평 당첨 도서 <저자는>  저자 : 콜린 오클리(Colleen Oakley)---발췌하다 고등학교 시절, 어느 날 밤 엄마와 저녁 뉴스를 보다가 인터뷰를 강요하는 듯한 기자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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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겉표지 우)띠지를 벗긴 모습

<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진블루 계열의 표지에 여인, 그리고 한 마리 새. 아름답지만 쓸쓸한 분위기. 거기다 아이 고 라는 제목이 주는 뉘앙스...

<이책은>

서평 당첨 도서

<저자는>

 저자 : 콜린 오클리(Colleen Oakley)---발췌하다

고등학교 시절, 어느 날 밤 엄마와 저녁 뉴스를 보다가 인터뷰를 강요하는 듯한 기자를 보고 “저런 저널리스트는 정말 싫어.”라고 외쳤다. 그것은 그녀를 진정한 저널리스트의 길로 인도한 운명적인 순간이었다. 그녀는 지금 《뉴욕타임스》, 《레이디스 홈》, 《마리클레어》, 《우먼스헬스》, 《레드북》, 《마사 스튜어트 웨딩스》 등에 꾸준히 기사와 에세이, 인터뷰를 기고하고 있다. 프리랜서 작가가 되기 전에는 《우먼스 헬스 앤드 피트니스》의 편집장과 《마리클레어》의 편집차장을 역임했다. 『비포 아이 고』는 그녀의 데뷔 소설로 영국, 러시아, 브라질 등 전 세계 1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렸고, 지금도 여러 나라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중이다. 유머와 눈물이 조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은 이 소설로 그녀는 《라이브러리 저널》에서 대형 신인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지목되었다. 또한 신인 작가들을 선정해 활동하게 해주는 '데뷔탕트 볼'에서 2015년 작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 쓰고 읽는 것만큼이나 데킬라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는 현재 남편과 그녀를 닮아 반항적인 두 자녀, 그리고 베일리라는 이름의 큰 개와 함께 애틀랜타에 살고 있다.

 

<책 읽은 소감>

내가 정기검진을 받는건 나라에서 시행하는 생애전환기 건강검진과 유방암, 자궁경부암 세 가지다. 생애전환기 검진은 이상이 있을시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유방암은 여동생의 동창이 유방암으로 죽고 나서다. 여동생과 절친은 아니었는데 반장이고 공부를 잘했다고 한다. 각자 살다 우연히 조우한게 같은 아파트 마당. 자신은 유방암 투병중인데 어린 두 아들이 있어서...그 해도 넘기지 못한 것 같았는데 이사를 같다고. 몇 년 전 일로 그때 처음 유방암 검진을 받게 되었고...

 

살아가는 날이 쌓일수록 살아지는 날들이 두꺼워질수록 가족을 포함한 친구, 지인, 혹은 지인, 또는이름만 들어본 타인들의 죽음을 접할 때  크게 놀란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슬픔의 정도는 더 큰데 그 안에서도 먼저 오신 분이 가셨을때는 자연의 순리 같아서 곧 담담해질 수 있다. 문제는 창창한 날들에 급작스런 사고이거나 병사일 때 안타까운 마음은 상심이 되고 그 상심이 쉬이 잠재워지질 않는다. 아울러 젊은 사람들에게 닥친 죽음을 보면서 나도 예외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데이지는 27살의 신혼 새댁. 남편은 수의학 의사이자 박사 과정이다. 4년전에 유방암이 발발해 이미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젠 사랑하는 남편이 졸업하면 그동안 미뤄둔 많은 일들을 하리라. 장기간의 휴가를 갈 것이며 아기를 가질 것이고...방문한 병원의 검진 결과는 유방암 재발이란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데이지는 억장이 무너지지만 큰 내색을 하지 않는다. 상담사 과정을 공부하는 중이라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줄 안다고 해야나. 이런 경우는 뭘 알아서 자신의 감정 표출에 불리하다. 최초 암 판정을 받을 때 보다 재발이란 소리에 더 충격이 클 것 같다.

 

전이 부위가 뇌까지 퍼져 있다보니 단기 기억상실도 경험하고 삶의 희망은 무너졌다. 정반대여서 친한 친구 케일리가 위안였는데 이게 또 짜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같은 사안을 두고서 지레 짐작으로 부정적 결론만 내거나 양가 감정 앞에서 허둥거리는 자신의 모습이 싫다.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을 항상 머릿속으로 그리다 순간 멍해지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왜 우두커니 서 있는지를 잊는다. 자신의 일에서만 두각을 나타내는 훌륭한 남편. 집안일은 잼병이고 심지어는 연구에 몰두하다 식사도 잊는 남편. 자신의 눈에는 그저 매력적이고 믿음직한 남편. 남편의 어리숙함을 자신이 채워줄 수 있어서 행복한 새댁 데이지.

 

이름하여 '내 남편의 새 아내 찾아내기' 를 생각해내자 삶의 활력이 생긴다. 케일리의 도움을 받아 이런 저런 사이트를 찾고 몇몇을 찾아내고...세상에나, 세상에 남편에게 딱 맞을 것 같은 패밀러 라는 여인을 찾게 된다. 남편을 위해 준비된 여자 같다. 멋진 금발에다 트럭을 몰고 잼 만들기도 할 수 있고...케일리의 직장 동료인데 알수록 매력이 넘치는 여인. 그녀의 말 다리가 부러져 그 일로 잭과 이미 대면을 한 사이. 볼수록 둘은 잘 어울리는데 그럴수록 데이지는 마음이 괴롭다. 자신이 바란 일이었음에도 내마음이 왜 이리 지옥인지. 데이지는 남편이 자꾸만 그리울수록 자꾸만 밀어낸다. 밀어내고는 허전하고 외로워 눈물짓는다.

 

중략

 

의사는 4개월~6개월을 예고했다. 책은 재발한 2월부터 3월, 4월...목차로 전개된다. 앞전에 읽었던 '고트 마운틴'에서 열 한 살 소년은 사냥꾼을 총살하고도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사슴을 처음으로 사냥하고는 그 사슴이 단명하지 않고 죽기살기로 버둥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사냥꾼으로 오버랩되자 괴로워한다. 고통을 눈으로 보면서 감정이 전이되자 극도의 괴로움을 맛본다. 암으로 이미 단계가 진행되어 바로 죽음과 투병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앞의 예와 같다고 본다. 환자 자신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자신의 마음을 통제하기가 젤 어렵지 않을까. 통제되지 않는 마음을 보며 더 상처를 받지 싶다. 그런 환자의 마음 상태가 적나라하다. 그렇구나, 그렇겠구나, 아프게 공감이 된다.

 

병원에서 근무를 할 때 직원들이 친절하게 대해도 불친절하게 받아들이거나 불퉁거리는 환자는 비교적 많이 아픈 사람인거다. 친절을 친절로 받아들이지 못할만치 마음 상태가 편안하지 않다는 거다. 건강한 사람을 상대하는 게 아니기에 병원 직원들은 친절했어도 불친절했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친절을 친절로 받아주는 사람은 천성적으로 후덕한 사람이거나, 수양이 잘 된 사람이거나, 비교적 가벼운 병명(완치 가능한)을 가진 환자일게다. 희망이 있는 질병은 그 일로 인해 더욱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희귀병이거나 완치불가능한 질병을 가진 환자일수록 여러 단계를 거쳐서 비로소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체념인 평온한 상태가 되지 싶다. 첫 단계가 대개는 왜 하필 나야 라는 분노.

 

데이지와 잭의 사랑은 알콩달콩 이쁘고 별것 아닌 것에서도 행복이 묻어난다. 그네들은 서로의 부족한 면을 상처내지 않으면서 수용하는 면이 현명하다. 물론 데이지의 일방적인 희생도 있다. 그걸 데이지가 짜증이나 불편, 불평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해줄 수 있음에 기꺼움이다. 이게 바로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며 자세이거늘...시한부 인생은 주어진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할까. 그렇기에 상대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마음과 그렇기에 상대에게 좋은 기억만을 남겨주고 싶은 마음. 또 투병과정에서의 망가지며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음도 이해는 되더라.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에 대해 그 자리를 대신해줄 아내를 찾아주고 싶은 마음 또한. 그런 반면 그런 여자다 싶은 여자가 나타나니 분노하고 배신감 느끼고, 그런 자신이 싫어지고.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이승을 떠나야 한다는 건 대단히 슬픈 일이다. 어디에 있던지 간에. 남겨진 자에게 슬픔 그득한 날들이 조금씩 기쁨이 가득한 날들로 변화하는게 자연스러워지는 기간동안은 힘겨움이리니.

k******5 2015.07.19. 신고 공감 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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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아이 고』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어떻게 눈을 감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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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시한부 인생이라면? 내가 만약 살수 있는 날이 6개월정도 밖에 남지않았다면? 남은 삶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나를 바라보는 사랑하는 가족들은 나 때문에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언젠가는 죽겠지만, 6개월안에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죽는다는 실존적인 공포보다는 마음속의 깊은 두려움이 곧 사랑하는 사람에게 일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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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만약 시한부 인생이라면? 내가 만약 살수 있는 날이 6개월정도 밖에 남지않았다면? 남은 삶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나를 바라보는 사랑하는 가족들은 나 때문에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언젠가는 죽겠지만, 6개월안에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죽는다는 실존적인 공포보다는 마음속의 깊은 두려움이 곧 사랑하는 사람에게 일어날 일이라는 걸 느끼자마다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 혹은 염려가 된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평소처럼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는 등 평소에 해왔던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 되고 만다. 내가 죽어 사라지는 것보다 남아있는 사람이 느낄 고통이 더 커보인다는 것.

 

  배우자를 위암으로 잃은 남편의 가족이 있다. 암이 발병하고 난후 1년이라는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다. 자신의 병에 대해 왜 하필이면 나를, 이라는 생각에 분노도 해보고 어느새 인정하는 단계를 넘어 죽음을 앞두고 있는 걸 바라보는 건 굉장한 고통이었다. 그래도 자신은 살 것이라고 낙관도 해보았지만 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는 건 곧 죽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 분이 생을 달리한지 벌써 몇 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나의 일이 아니기에 그렇게 시간이 훌쩍 간지도 몰랐나보다. 어른들 말씀이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고들 하신다. 남은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어떻게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 때로 가족들이 모였을때 그 분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고, 우리는 그 분의 이야기를 한다. 그 분을 잊지 않았다.  

 

  이렇듯 우울하게 시작된 생각으로 책의 스토리마저 우울하게 진행되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있었던게 사실이었다.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라는 부제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은 스물일곱 살의 여자 주인공 데이지. 암이 재발했음을 알게 된후 혼자 남을 남편 잭에 대한 염려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사랑하는 남편을 두고 죽어야 하는 데이지의 마음이 죽을지도 모르는 분노보다는 남편에 대한 염려가 컸던 것이다. 요리도 할 줄 모르고, 양말은 늘 한쪽 발부터 벗어가며 던져놓고 아마 더이상 신을 양말이 없을 정도로 쌓아놓을 남편때문이었다.

 

  그런 남편에게 자신의 자리를 대신해 줄 여자, 즉 잭의 새로운 아내를 찾아주어야겠다는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죽음을 앞에 두고 있으면 '하필 왜 나일까'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죽음을 부정하고, 자신이 죽고난 뒤 새로운 여자를 만날 남편에 대한 미운 감정이 들텐데도 남편에게 아내를 찾아주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데이지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아 우울한 나날을 보낼텐데 데이지는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기를 원했다. 수의사 생활과 수의학 박사 과정을 동시에 밟고 있는 잭이 자신의 암 재발을 이유로 포기하지 않았으면 했고, 자신이 아직 살아있을때 학위 따는 것을 보고싶었다.   

 

 

 

  죽음을 앞에둔 데이지의 이야기가 우울하게 진행되기보다는 긍정적인 데이지의 마인드답게 생각보다 유쾌하게 진행되는 편이었다. 남편에게 새 아내를 찾아주겠다는 데이지.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미지의 그녀를 찾았지만 막상 남편 옆에 그녀가 있는 모습을 본다면 남편의 새아내 따위 생각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자신외에 다른 여자와 행복하게 웃고 무슨 일이든 함께할 것이라는 상상하는 시간. 그 때부터 또다른 고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럴바엔 차라리 모르는 채로 있는게 낫다는 것. 또한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아야지 않겠는가. 하루하루가 소중한 시간일터.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하고, 그가 있어 얼마나 좋은지, 자신에게 다가온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하는게 낫지 않겠는가 말이다.

 

  우리에게 죽음은 먼 미래가 아니다. 가까운 시일내 혹은 조금더 시간이 흐른 뒤에 아무도 모르게 찾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책 속의 데이지가 서른 살도 되지 않는 나이라 더 안타까웠다. 소설을 읽으며 또 다시 생각하는 것.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해야겠다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삶을 소중히 여길 것.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야 겠다는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5.07.16. 신고 공감 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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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의 사랑법-남편의 새 아내를 구해주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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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초입인 마흔 고개를 넘으면서 회복 탄력성은 떨어져 생기 있게 움직이며 지내던 30대와는 달리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변화를 자주 느끼던 중 생애 전환기 건강 검진 대상자에게 통지되는 안내문을 받았다. 국민 건강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질병 치료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행하는 검진을 받기 위해 인근 도시의 종합병원으로 향하였다. 같은 연배의 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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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 초입인 마흔 고개를 넘으면서 회복 탄력성은 떨어져 생기 있게 움직이며 지내던 30대와는 달리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변화를 자주 느끼던 중 생애 전환기 건강 검진 대상자에게 통지되는 안내문을 받았다. 국민 건강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질병 치료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행하는 검진을 받기 위해 인근 도시의 종합병원으로 향하였다. 같은 연배의 검진 대상자들은 검진 표를 들고 순번대로 움직이며 검사에 응하였다. 위내시경 수면 검사를 받고 깨어났을 때 담당 의사는 위에 용종이 발견되어 그것을 따로 떼어내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며 그 결과는 열흘 뒤에나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생각지도 못한 조직 검사는 비극적인 상상을 불러일으켜 평정심을 유지하기는커녕 극심한 공포에 짓눌려 결과가 나오기까지 애간장을 졸여야 했다. 암으로 판명되어 항암 치료를 받는 고통보다 어린 자식들이 눈에 밟혀 잠을 이루지 못했던 시간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결과는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라 다행이었지만 서른도 안 된 데이지의 암 재발은 불가항력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재앙처럼 여겨졌다.

 

   스물세 살의 데이지는 불의한 사고로 다친 팔을 치료하던 종 종양을 발견해 종양 절제술 이후 항암 치료를 끝내고 무탈한 일상을 회복하여 부부는 신혼의 행복을 찾아갈 것처럼 보였다. 수의사로 동물들을 치료하고 돌보며 수의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잭과 심리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데이지는 타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일에 적극적이었다. 학위 논문을 완성하고 대학원을 졸업한 뒤 부부는 사랑의 열매인 아기를 가지려고 했지만 가혹한 운명의 신은 예고 없이 유방암 재발과 다른 기관으로 암이 전이돼 길어야 4~6개월이라는 시간을 유예했다. 그동안 미뤄두었던 계획을 행할 수 없는 시간이 긴박하게 다가선 만큼 부부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파고를 억누르며 성숙한 언행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암 재발을 막기 위해 했던 일련의 활동들이 무위로 돌아가 허탈감에 젖을 새도 없이 데이지는 햇빛에 스러지고 말 이슬처럼 사위어갈 목숨을 부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기보다는 홀로 남겨질 잭을 위해 그의 아내를 구하는 계획을 실행하였다.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전문가이지만 아내의 손을 필요로 하는 일이 많은 남편의 성향을 이해하고 부족함을 채워 줄 새 아내를 구하는 일은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선고였다. 남편의 새 아내에게 필요한 자질을 챙기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편의 사진을 올리는 아내의 비통함에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

 

  ‘잭이 혼자 남으면 어떻게 될까?’

  데이지의 염려와 고민은 치료 불능의 상태에 이르고 만 자신의 고통에 귀착하기보다는 홀로 남을 남편의 원활한 생활에 집중되어 있었다. 생자필멸(生者必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유한한 인생에 대한 통찰로 생에 집착하기보다는 스스로 남은 삶을 정리하면서 살아남은 자를 배려하는 데이지의 넉넉한 마음은 남편의 새 아내를 구하는 요건에서도 드러났다. 그녀는 교감하며 지내던 케일리와 함께 잭에게 걸맞은 아내를 구해주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낼 때도 있지만 기저에는 슬픔의 깊이가 더한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뒤 데이지는 돌연한 교통사고로 남편을 여의고 딸을 키워냈던 그녀의 외로움을 통찰하며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는 성숙함을 보였다.

 

   고작 스물일곱! 공부 때문에 미루어 두었던 일들이 줄지어 서있는 원하는 바를 접고 오로지 한 가지 일을 계획하는 동안 데이지의 바람은 잭이 잘 지낼 수 있는 있는 방안을 찾는 일에만 집중하였다. 곁에 있을 것이라 여겼던 한 사람이 사라지고 난 뒤의 불가피한 현실을 준비할 수 있도록 그를 밀어내는 그녀의 행동은 남은 정을 떼려는 의도처럼 비춰져 처연함이 더했다. 심사숙고하여 잭의 배우자로 결정한 패멀라는 남편과 함께 강아지 구조대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벌여온 사이다. 둘의 친밀함을 토대로 상상해내는 세상은 자신이 채울 수 없는 단란한 가족의 일상이 갖는 쓰라린 즐거움이었다.

 

   생명적 유기체는 누구든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으로 향하는 여정에 놓여 있음은 부인할 수가 없다. 이틀이 멀다하고 접하는 부음(訃音) 중에서도 젊은 생명이 제 빛을 발하기도 전에 세상과 결별하였다는 소식은 헛헛함에 휩싸이게 한다. 스물 셋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제자의 상가를 찾았을 때 남은 식구들과 친구들은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오열하는 진풍경은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척의 광경이었다. 다양한 죽음을 목도하면서 슬픔에 젖을 때마다 불가항력적인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살아가야할지 고민한다. 순연한 흐름으로 죽음을 수용하며 남은 자들을 배려하는 넉넉한 사랑은 견지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불평을 늘어놓기보다는 푸념을 거두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일부터 시작하고 싶다. 데이지와의 짧은 결혼 생활을 그리워하고 추억하며 살아갈 잭의 입가에 번지는 엷은 웃음은 인연의 고리로 잔잔한 울림을 준다.

 

n*****9 2015.07.16. 신고 공감 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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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를 살고 오늘을 사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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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고 있는 지금, 하늘이 더 크게 보인다. 아니면 내가 더 작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228쪽)    어제를 살고 오늘을 산다. 어김없이 내일을 꿈꾼다. 어제를 살고 오늘을 살지 못하는 이들의 삶을 감히 상상할 수 없다. 어설픈 공감이란 단어로 내뱉어서도 안 된다. 다만 생각하고 다짐한다. 절실하지 않은 삶은 어디에도 없다고. 경험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함부로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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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가고 있는 지금, 하늘이 더 크게 보인다. 아니면 내가 더 작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228쪽)

 

 어제를 살고 오늘을 산다. 어김없이 내일을 꿈꾼다. 어제를 살고 오늘을 살지 못하는 이들의 삶을 감히 상상할 수 없다. 어설픈 공감이란 단어로 내뱉어서도 안 된다. 다만 생각하고 다짐한다. 절실하지 않은 삶은 어디에도 없다고. 경험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데이지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싶다.

 

 해야 할 일의 목록을 기록하며 하루하루를 알차고 소중하게 사는 데이지에게 암은 지워야 할 목록  가운데 하나였다. 사랑하는 남편 잭과 함께 이겨낼 수 있었다. 항암 치료와 방사능 치료도 다시 인생의 목록에 존재할 거라 믿지 않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고 승리했다. 분명 그러했다. 그런데 암이 재발했다. 단순 재발이 아닌 시한부 삶을 통보하고 있다. 데이지의 몸은 아무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 어떤 통증도 증상도 찾을 수 없기에 데이지는 믿고 싶지 않다. 논문을 쓰고 잭이 졸업을 하면 더 행복한 삶이 기다리고 있는데 죽음이라니.

 

누구라도 어떻게든 부정하고 싶은 현실이지만 데이지는 달랐다. 낡은 집을 수리할 계획을 세우고 강의를 듣고 치료를 위한 진료도 놓치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임상치료에 참여하며 여느 때와 똑같은 일상을 이어간다. 눈물로 인사를 전할 엄마에게도 담담히 알리고 자신의 상황을 떠벌리지 않고 가장 소중한 친구 케일리에게만 전한다. 그렇게 죽음과 함께 살아가다 자신의 죽음을 깨닫는다. 딸이 사라진다는 것을, 친구가 사라진다는 것을,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 잭의 아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문득, 그러나 또렷이, 내 마음속 깊은 곳의 두려움이 잭에게 일어날 일임을 깨닫는다.’ (135쪽)

 시시각각 다른 크기와 형태로 다가오는 죽음의 절망이 아닌 혼자 남겨질 잭이 안타까워 데이지는 견딜 수 없다. 자신이 없으면 엉망인 일상을 이어갈 잭. 무엇 하나 찾지 제대로 찾지 못하고 필요한 것들을 잊어버리고 공부밖에 모르는 잭. 과연 잭의 졸업식에 참여할 수 있을까? 데이지는 잭의 곁을 지킬 아내를 찾아주기로 한다. 분명 미친 짓이다. 잭과 함께 남겨진 시간을 쪼개어 살아도 부족한데 아내를 찾다니. 이런 일을 응원할 사람은 케일리뿐이다. 잭에게 어울릴 사람을 찾기 위해 사이트에 가입하고 공원이나 카페에서 여자들을 관찰한다. 잭이 좋아할 스타일인지, 말이 통할 만한 사람인지 살펴보다 쏟아지는 어떤 감정과 마주한다.

 

 그랬다. 데이지는 여전히 간절하게 잭을 사랑한다. 약 때문에 오렌지색 우스꽝스러운 피부가 되고 암세포가 자신의 영혼까지 지배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잭과 처음 만난 그 순간의 떨림처럼 그를 원하고 그를 사랑한다. 잭에게 완벽한 아내를 찾아주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아무에게도 내주고 싶지 않은 잭의 사랑을 원했다.

 ‘잭이 나를, 진짜 나를 기억하기를 바란다. 예쁜 나를, 강하고 능력 있는 나를, 그가 사랑에 빠졌던 나를.’ (359쪽)

 

 세상에는 다양한 방식의 사랑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걸 주려고 애쓰고 누군가는 사랑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강요한다. 데이지와 잭이 사랑하는 방식은 어떤 것일까? 서로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오해를 쌓아가는 둘에게 필요한 것 역시 사랑이다. 데이지의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잭이 받아들이는 건 온전히 사랑하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 내 옆 바닥에는 하얀 운동 양말이 열 켤레는 쌓여 있다. 치우기를 잊어서가 아니다. 너무 게을러서도 아니다. 그게 우리들만이 이해하는 장난이기 때문에 거기 둔다. 내가 끊어낼 수 없는 데이지와의 마지막 연결 고리. 그리고 데이지가 어디에 있든, 웃고 있기를 바란다.’ (412쪽)

 

 영원한 이별 때문에 오늘의 사랑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곁에 있는 사랑을 만지고 느끼고 기억해야 한다. 죽음이라는 말을 꺼내기 두렵고 무섭지만 그것을 함께 계획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랑도 필요한 것이다. 사랑을 믿지 않고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에 사랑의 의미를 말하는 소설이다. 한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만으로 삶의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한다. 슬픔을 이길 수 있는 사랑, 절망을 버릴 수 있게 만드는 사랑의 존재를 보여준다. 데이지와 잭의 사랑이 그러하다. 어제를 살고 오늘을 사는 사랑.

r*********s 2015.08.05.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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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아이 고》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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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랑에 빠지게 된 이유는 그 사람의 장점 때문이고, 살아가면서 그를 사랑하게 되는 이유는 그의 단점 때문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그 부족한 면을 아는 건 함께 살아가는 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 결국 사랑의 마지막 단계는 '이런 사람을 나 아닌 누가 참아줄까','이런 사람이지만 나니까 이해하고 포용하는 거지'의 단계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단계까지 이르게 되려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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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랑에 빠지게 된 이유는 그 사람의 장점 때문이고, 살아가면서 그를 사랑하게 되는 이유는 그의 단점 때문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그 부족한 면을 아는 건 함께 살아가는 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 결국 사랑의 마지막 단계는 '이런 사람을 나 아닌 누가 참아줄까','이런 사람이지만 나니까 이해하고 포용하는 거지'의 단계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단계까지 이르게 되려면 결혼을 하거나 함께 꽤 오랜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하지만 이들처럼, 삶이 그들을 갈라놓을지라도 서로 못 견디게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니 우리는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더 잘해야만 한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말이다.

지난 4년 동안 바로 이 순간을 피하려고 해온 모든 일을 나열해본다. 요가를 했다. 나는 요가를 싫어한다. 인류가 아는 모든 채소를 굽고, 데치고, 삶고, 볶았다. 나는 채소를 싫어한다. 숨쉬기 운동. 대략 1,467컵의 스무디를 만들었다. 그리고 대략 1,467컵의 스무디를 마셨다. 블루베리를 먹었다. 석류를 먹었다. 녹차를 마셨다. 적포도주를 마셨다. 피시 오일을 먹었다. 코엔자임 Q10을 먹었다. 흑사병을 피하듯 간접 흡연을 피했다.

그랬는데도 이렇게 되었다.

현재 대학원에서 상담 전공 석사과정을 하고 있는 데이지는 4년 전에 유방암 진단을 받아 수술과 화학치료, 방사선 치료를 거치고 6개월마다 혈액 검사를 해오며 깨끗하다는 결과를 받아서 암이 치료되었다고 믿었다. 1년 전 마지막 혈액 검사를 받고는 암 치료 3주년 파티까지 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재발인 것 같다는 의사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암이 온몸으로 전이됐다고, 간에도, 폐에도, 뼈에도 심지어 뇌 뒤쪽에도 오렌지 크기의 종양이 있다고 말이다. 종양 위치가 좋아 쉽게 제거를 할 수는 있지만, 치료될 수 있다는 게 아니라 단지 상황을 연기시킬 수 있다고. 4기의 생존율은 20프로, 그러니 대략 4개월에서 6개월이 그녀에게 허락된 시간이라고.

대체 서른 살도 되기 전에 두 번이나 암에 걸리다니!

그건 번개를 두 번 맞는 것과 비슷한 확률이 아닐까?

죽음이란 나이 든 노인이나 배가 불룩 튀어나온 아프리카의 아이들, 자전거를 타고 재수 없는 시각, 재수 없는 교차로를 지나다 차에 치이는 아빠들에게나 일어나는 일이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를 가지려 하고, 날씬하고 건강하고 아픈 데도 없는 스물일곱 살 여자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마치 레스토랑에 갔는데 웨이터가 엉뚱한 요리를 가져온 것 같다. 죽는다고? 아니, 분명 뭔가 잘못되었을 것이다. 그건 주문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 수 있는 날이 4개월이나 6개월이나 1년이라면 그 기간 동안 무얼 해야 할까? 만약 특별히 책임져야 할 가족이 없다면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여행을 가보거나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거나, 자주 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거나,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그런데 배우자가 있거나, 자식이 있거나, 아니면 모시던 부모님이 계실 경우에는 내게 남은 마지막 시간을 그들에게 쓰고 싶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내가 떠나면 그들은 홀로 남겨져 나의 빈자리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존재들이니 말이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정원은 죽기 전에 아버지에게 비디오 사용 방법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너무도 사소해 보이는 이런 행동이 사실 자신이 없을 때 남겨진 이들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 죽음의 잔인함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가끔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외출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나가기 전에 남편에게 이것 저것 일러둘 게 너무나 많다. 냉장고에는 뭐가 있고, 이건 어떻게 데워 먹으면 되고, 아이 이유식은 언제 주고, 모유 유축 해놓은 건 어떻게 하면 되고.... 등등등... 단 몇 시간 자리를 비워도 이런데, 평생 남편과 아이 곁을 떠나게 되었다면 어떨까. 내가 없는 빈자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냉장고에도, 안방에도 필요한 일들 목록을 좍 뽑아서 붙여놓고, 그래도 부족해 며칠을 일러두고, 설명해두고 해야 할 것 같다. 아니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질 않을 것이다. 그가 혼자 남으면 집이 어떻게 될까. 또 아이는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니 걱정이 되어 안절부절 못하게 될 것 같다. 떠나야 하는 나보다, 남겨져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 더 불행해 질 까봐 말이다. 그래서 어쩌면, 다소 황당하기까지 한 이 작품의 설정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른다. 나라도 그랬을 것 같으니 말이다.

"잭의 아내를 찾고 있어."

케일리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나를 쳐다보고, 나는 케일리가 제대로 들었는지 궁금하다. 다시 말해줘야 하는 걸까. 대신, 준비도 제대로 못한 설명을 시작한다. "나중에...... 내가......" 내겐 그처럼 당연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말이 꼬인다. 이렇게 정리한다. "잭이 잘 지내게 해주고 싶어."

데이지는 자신이 없으면 혼자 남겨질 남편 잭을 생각해 본다.

내가 죽으면 누가 그 양말을 치워줄까?

내가 죽으면 누가 잭의 어깻죽지 바로 아래를 긁어줄까?

내가 죽고 나면 누가 창문 틈을 막아주고..... 장을 보러 가고, 침대 정리를 하고, 잭이 매번 식사로 망할 시리얼을 먹지 않도록 해줄까 

그녀는 생각만으로 공포에 질려 벌떡 일어나 앉는다. 자신은 죽을 것이다. 그러면, 그러면 잭은 어떻게 되는 걸까? 데이지는 잭에게 아내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따뜻한 사람. 돌봐주고, 사랑해주고, 더러운 양말을 치워줄,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말이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잭의 아내를 찾아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남편의 미래 아내가 될 사람을 현재의 아내가 찾는다. 어찌 보면 현재의 아내만큼 남편에 대해 샅샅이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이건 그럴듯한 말인지도 모른다. 그가 뭘 싫어하는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자신이니까 말이다. 그에 맞추어 그가 좋아할 만한 여자, 그의 단점도 수용해줄 수 있을 만한 여자를 찾는 일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렇게 딱 맞는 여자를 찾았을 때이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와 내가 찾아낸 여자가, 내가 없는 미래를 함께 할 거라는 사실에 대해 수용하는 것은 머릿속으로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이 작품이 진짜 재미있어 보이는 부분은 바로 이 대목부터이다. 데이지가 잭의 아내로 찾겠다고 선언한 전반부가 아니라, 잭의 아내가 될 만한 사람을 찾고 난 다음 말이다. 내가 죽더라도 당신 만은 행복해야 해.가 사랑의 극강 멘트 같지만 현실성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없어도 당신 나만 사랑해야 해. 나를 절대 잊으면 안돼.라고 말하지는 못할 망정 나보다 훨씬 더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를 만나 나는 잊어버리고 행복해야 해.라고 한다는 건 정말 비현실적이고, 동화 같은 판타지 아닌가.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사랑의 판타지나 죽을 병에 걸린 아내에 대한 흔해빠진 신파로 이야기를 진행시키지 않고, 지극히 현실적인 드라마를 그려내고 있다.

잭이 나를, 진짜 나를 기억하기를 바란다. 예쁜 나를, 강하고 능력 있는 나를, 그가 사랑에 빠졌던 나를.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쭈욱 데이지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 덕분에 우리는 데이지가 암이 재발했을 때 가졌을 심정부터, 잭의 아내를 찾게 된 계기, 그리고 이후에 벌어지는 질투와 절망과 안타까움 등등의 복잡한 심경 변화까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작품의 마지막, 단 한번 화자가 바뀐다. 데이지가 아닌 잭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마지막 이야기는 짧은 만큼 임팩트가 강한 울림을 남겨준다. 자신이 퉁퉁 부은 채 볼썽사나운 꼴로 누워 있는 것을 보이기 싫어서 수술을 할 때 잭이 오지 않기를 바랬던 소녀 같았던 데이지 만큼이나 그녀를 사랑했던 남자의 예쁜 마음이 잔잔하게 마음에 파도 친다. 어쩌면 평생에 단 한번, 우리는 이런 사랑에 빠진다. 나보다 상대가 더 중요한, 나만큼이나 상대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그런 사랑 말이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올 여름 가장 완벽한 사랑을 만났다.

 

 

r*******n 2015.08.02.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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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떠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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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이야기 2015-140   『비포 아이고』 콜린 오클리 / 아르테(북이십일)     “당신의 행복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 속에서 발견 할 수 있다.”                           _뒤랑 팔로     분노는 슬픔의 가면   때로 밑도 끝도 없는 슬픔과 불안이 스몰스몰 목까지 차올라오면 그것이 분노로 변신할 때가 있다. 이 소설의 여주인공 데이지는 어느 날 아침 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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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40

 

비포 아이고콜린 오클리 / 아르테(북이십일)

 

 

당신의 행복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 속에서 발견 할 수 있다.”

                          _뒤랑 팔로

 

 

분노는 슬픔의 가면

 

때로 밑도 끝도 없는 슬픔과 불안이 스몰스몰 목까지 차올라오면 그것이 분노로 변신할 때가 있다. 이 소설의 여주인공 데이지는 어느 날 아침 냉장고 문을 열고 케일을 찾아보니 안 보인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그녀에겐 약과 같은 것이다. 순간 부글부글 차오로는 분노를 감당하기 힘들다. 그깟 케일에 온 신경이 곤두선다. 그게 뭐라고. 그게 뭐 그리 중요하다고.

 

 

4년 전 유방암에 걸렸을 때 느꼈던 분노가 암이 재발되었다는 검사결과를 듣고 다시 끓어올랐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대체 서른 살도 되기 전에 두 번 씩이나 암에 걸릴 수 있나? 이제 겨우 27살이다. 번개에 두 번 맞는 꼴? 복권에 두 번 당첨되는 셈? 암과 로또를 같이 올려놓곤 스스로 기가 막혀 그저 웃고 만다.

 

데이지는 남편 잭에게 아직 이야기를 못했다. 암이 재발되었다는 말을. 그렇게 하루하루 흘러간다. 데이지는 일상의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는 성격이다. 반면 잭은 집안일은 대충 대충이다. 아마 잭은 아내 데이지를 믿고 그럴지도 모른다. 사실 둘 다 치밀한 성격이면 오래 같이 가긴 힘들 수도 있다.

 

 

데이지는 일차 암치료 후 완치되었다는 진단을 받고 지역사회 상담 전공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이다. 며칠 고민하던 데이지는 남편에게 재발 소식을 전한다. 마치 남 이야기하듯 그렇게 말을 흘린다.

 

 

재발이래.” 내가 말하는 순간, 그의 손에서 밀폐용기가 미끄러지고 우유와 시리얼이 폭포수처럼 그의 다리를 지나 바닥으로 쏟아진다.

 

 

데이지는 암이 재발했다는 것을 잠시라도 잊기 원한다. 그러나 문득 생각을 떠올리며 어떻게 그 것(암 재발)을 잊을 수 있지? 하면서 스스로를 못살게 군다. 암이라는 병은 부위와 시기에 따라 거의 증상을 못 느낀다. 얼마 전 내 가족 중 한사람이 암 진단을 받았다. 통증이나 불편함은 없었는데, 가끔 대변 후 피가 나오는 것을 통해 치질 정도로 생각했단다. 직장 신체검사에서 재검을 해보라는 요청을 받고 해본 결과 직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그날 이후 그는 매우 흔들렸다. 정식 치료도 받기 전 마치 마지막 여행이라도 떠나듯 혼자 차를 몰고 동해안에가서 며칠 있다왔다. 혼자 술 마시고, 바닷가에 앉아서 펑펑 울다. 바다를 향해 돌을 던지기도 하고 그렇게 흔들리다 와선 결국 방사선치료, 수술 후 많이 회복되고 있다. “왜 하필이면 내가?”를 노래처럼 읊고 다녔었다.

 

 

다시 데이지 이야기로 돌아간다. 암이라는 병이 때로 별반의 증상이 없기에 더 불안하다. 내가 잠시 잊고 있는 사이에, 잠시 방관하고 있는 사이에 암세포가 온 몸을 점령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암은 고통으로 힘든 면보다 생각으로 지치고 무릎을 꿇기 십상이다.

 

 

데이지가 생각하는 죽음은 이렇다.사라지는 것이 두려운 게 아니라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이 두렵다.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 이승 너머 펼쳐진 공간에서 아무것도 되지 않은 채, 패닉이 몰려오고 귀가 울려대는 바람에 일어나 앉아서 불을 켜고 숨쉬기조차 어렵게 짓누르는 어둠을 쫒아내야 한다.”

 

 

그런 상념에 몸이 축 처져 있던 그녀의 어느 날, ‘나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잭을 생각한다. 잭을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주고 갈 일이 있을 텐데..집을 정리하는 법, 요리하는 법, 청소하는 법 등등을 가르쳐주고 적어줘야겠다. 그런데 과연 잭이 그대로 할까? 잭 혼자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진다. 암으로 죽기 전에 슬픔 때문에 먼저 죽을 것 같다. 잭은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따뜻한 사람, 돌봐주고, 사랑해주고, 더러운 양말을 치워줄,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을..

 

 

일단은 착한 여인이다. 사랑스러운 여인이다. 대부분 나 죽고 재혼하면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밤마다 귀신이 되어 나타나서 혼내줄 거야 하지 않던가? 어쨌든 가슴은 저리지만, 남편의 새 아내를 찾아주겠다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뭔가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이 남(남편은 남의 편이다)을 위한 것이기에 더욱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한다. 이 부분이 이 소설의 클라이맥스다. “잭에게는 아내가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 찾아 줄 생각이다.”

 

 

잭의 새 아내를 찾습니다

 

낮에는 캠퍼스나 카페 또는 거리에서 실물의 여자들을 살펴보고 밤이면 SNS 나 저널들을 보면서 열심히 찾아보고, 공부하고 노력한다. 막상 데이지가 잭과 결혼하기 전엔 관심도 없었던 일들이다. ‘좋은 배우자를 만들어주는 요소, 장기적이고 건전한 부부관계를 규정하는 특징.

 

잭에게 아내를 구해주려면 좀 더 많이 나다녀야 한다. 그물을 넓게 쳐야한다. 캠퍼스에서 낯선 사람들을 쳐다보거나, 몇 년 동안 다닌 요가 수업이나, 병원에서 시술을 받으며 누군가를 만날 수는 없다.” 그러던 와중에 잭 근처에 여인이 하나 등장한다. 마침 그 여인은 어떨까? 잭의 다음 아내로 어떨까? 생각하던 중, 잭과 그 여인(패멀라)과 가깝게 지내는 것 같아 신경이 쓰인다. 데이지는 엄청 예민해진다.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이 땅에서의 삶의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데이지가 죽은 다음에는 어쩔 수 없다 쳐도 아직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그럴 수는 없다. “나는 죽어가고 있는데, 내 남편에게 말을 걸지 말아. 그를 웃게 하지 말아. 살아 돌아다니지 말아.” 소리 지르고 싶다. 그녀의 면전에서.

 

 

지독한 상실감과 함께 공황발작이 찾아온다. “잭에게 아내를 찾아주고, 내가 죽은 후 잭이 혼자가 아니기를, 곁에 누군가 있어주길 바라기는 했어도, 잭이 다른 여자를 사랑할 거라곤 진심으로 믿지 않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가 다른 여자를 사랑할 수 있을 줄은, 나를 사랑한 것처럼, 하지만 이제 그 믿음이 깨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잭과 그 여인(패멀라)과의 관계는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히려 패멀라는 데이지를 위해 조용히, 조심스럽게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이 땅에 무작정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 단지 빨리 가고 나중에 가는 차이뿐이다. 작가는 슬프디 슬픈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데이지라는 여인을 통해 뜻밖에 빨리 먼 길을 떠나게 된 사람의 심리 상태를 잔잔하게 그려주고 있다. 흔들리는 마음과 살아 있는 동안 뭔가 남겨두고 가고 싶은 마음 등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떠나는 사람이나 남는 사람이나 안쓰럽다. 표현을 안 한다고 못한다고 없어지는 마음이 아니다. 따뜻한 슬픔에 유머러스함이 드레싱 된 향기로운 소설이다.

 

 

 

 

s******5 2015.07.2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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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의 아내가 될 사람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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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의 아내가 될 사람을 찾아라   제목이 재미있다. <비포 아이 고> ‘내가 가기 전’이라는 말이다. 내용인즉, '내가 죽기 전'에 뭔가 하고 가겠다는 것인데, 신기하게도 간다는 말이 우리말처럼 '죽는다'는 의미로 쓰인다.   우리는 흔히 그렇게 말하지 않는가  ‘골로 간다’, ‘깨 팔러 간다’, ‘천국 간다’, ‘지옥 간다’는 식으로 ‘죽다’는 사건을 ‘가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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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의 아내가 될 사람을 찾아라

 

제목이 재미있다. <비포 아이 고

내가 가기 전이라는 말이다. 내용인즉, '내가 죽기 전'에 뭔가 하고 가겠다는 것인데, 신기하게도 간다는 말이 우리말처럼 '죽는다'는 의미로 쓰인다.

 

우리는 흔히 그렇게 말하지 않는가 

골로 간다’, ‘깨 팔러 간다’, ‘천국 간다’, ‘지옥 간다는 식으로 죽다는 사건을 가다와 연결시켜 말하곤 하는데, 영어에서도 ‘go’(가다)를 그렇게 사용하다니 신기하다.

 

그렇다. 이 책은 그렇게 주인공이 죽기 전에 무언가를 해 놓고 죽으려고 작정하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소설이다.

 

내 남편에게 아내가 필요해요

 

주인공, 데이지 리치먼드는 남편 잭 리치먼드와 신혼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중이다. 그런데 그녀에게 마른하늘의 날벼락 같은 일이 닥친다. , 유방암이 그녀를 덮친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결국 죽는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데이지는 없다, 어둠 속에서 눈을 뜨고, 데이지 쪽으로 돌아누울 때면 가장 먼저 깨닫는 사실이다. 데이지의 자리가 비어있다. 주방에 갔나? ........이름을 부르려는 순간, 생각이 난다. 데이지는 없다.>(407)

 

그렇게 데이지는 유방암으로 죽었다,

그러니 죽기 전에 데이지는 무언가 해 놓고 싶어한다.

바로 자기 남편의 아내를 구해주는 일이다. 내가 죽으면 잭 혼자서 살지 못할텐데, 하는 아쉬움에 주인공은 그런 생각을 한 것이다.

 

잭은 나를 필요로 한다.

나는 고개를 젓는다.

아니, 잭은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따뜻한 사람. 돌봐주고, 사랑해주고, 더러운 양말을 치워줄,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을.>(137)

 

그것은 어떤 감정일까? 남편을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데이지는 그런 여자다. 자기가 죽은 이후에 저, 더러운 양말도 치우지 못하는, 돌봐주어야 할 저 사람, 남편 잭은 어떻게 살아갈까? 힘들겠지? 매일 매일이 힘든 나날이겠지?

 

그래서 잭에게는 아내가 필요하다’(137)

그런 생각의 결론은 그래서 내가 찾아줄 생각이다.”

이 소설은 그러한 데이지의 눈물나는 내 남편의 아내 구해주고 죽기프로젝트를 그린 것이다.

 

죽음에 이르는 동안, 사람은 무엇을 생각하는가 

 

그런데 단지 그런 프로젝트만을 그린 것이라면, 이 소설은 반쪽에 불과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죽음을 앞둔 데이지의 심리를 뛰어나게 묘사함으로서 이 소설을 인생을 통찰하는 철학 소설로 만들어 놓았다.

 

죽음을 앞에 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사람들은 그러한 궁금증 다 가지고 있지 않을까? 왜냐면 죽음은 사람누구에게나 언젠가 한번씩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젠가는 맞닥뜨려야 할 죽음, 그 죽음을 갑작스럽게 맞이하는 경우를 뺀다면, 사람들은 죽음을 서서히 서서히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죽음이 내 앞에 서서히 다가온다고 생각해 본다면, 그런 상황일 때 그 심정은 어떨 것 같은가 

 

그런 궁금증을 이 소설은 풀어주고 있다.

그래서 데이지가 남편 잭을 위하여 아내를 얻어주기 위하여 고군분투한다는 설정이 무리가 없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내가 될 사람이 나타났다, 그런데 이 마음은 뭐지 

 

그런데 거기에서 끝이 나면 너무 밋밋한 결말이다.

데이지가 잭을 위하여 아내가 될만한 사람을 찾는 중에 드디어 적격자를 찾았는데, 거기서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적격자라 생각되는 패멀라, 그런데 그녀와 잭은 이미 알던 사이였다. 그래서 그전부터 만나고 봉사활동을 같이 하던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된 데이지의 심사는 묘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잭에게 알맞은 아내감이 나타났어요, 라고 안도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다른 마음이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뇌수술을 받기 위해 집을 비운 사이 묘한 상황이 발생하고 데이지는 잭과의 믿음을 의심하게 되는 오해가 생기기 시작한다.

 

데이지의 마음을 헤집고 다니는 감정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것이 경쟁자의 위협에 반응하는 생물학적 본능이자..>(285)

나는 잭을 믿었다.

.....

하지만 그 믿음이 깨졌다.

그리고 이 놀라운 발견으로 인해 동요하는 온갖 감정 밑에는 분노가 끓고 있다.

잭에 대한 분노

그 믿음을 깨뜨리다니.> (374)

 

그런 감정들이 데이지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그런 감정들에 휘둘린 데이지는 상황들을 조합해 보면서 잭을 오해하기 시작한다.

 

과연 그 오해는 어떻게 해결되었을까?

 

작가의 탁월한 심리묘사와 줄거리를 끌고가는 능력에 힘입어, 이 소설은 독자들을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사랑과 믿음이라는 큰 주제로 향하여 성큼성큼 다가가게 하는 소설이 되었다.

s***h 2015.07.09.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비포 아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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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아이 고>란 제목을 보고 <미 비포 유>를 떠올렸어요. 줄거리 역시 죽음을 앞둔 이의 로맨스라는 부분에서 살짝 유사한 부분이 있는 듯~ 두 소설 모두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겁지만은 않습니다. 어쩌면 제법 깜찍하고 경쾌하고 그려내고 있는데요. ​   그까짓 암일 뿐이라고 애써 부정해보지만 암이 또다시 재발한 사실을 절감하고 있는 데이지. 6개월마다 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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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포 아이 고>란 제목을 보고 <미 비포 유>를 떠올렸어요. 줄거리 역시 죽음을 앞둔 이의 로맨스라는 부분에서 살짝 유사한 부분이 있는 듯~ 두 소설 모두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겁지만은 않습니다. 어쩌면 제법 깜찍하고 경쾌하고 그려내고 있는데요.


  그까짓 암일 뿐이라고 애써 부정해보지만 암이 또다시 재발한 사실을 절감하고 있는 데이지. 6개월마다 정기 검사를 받아왔음에도 고작 27살에 또다시 온몸으로 전이된 암. 그 믿기지 않는 현실에 그녀는 너무도 참담합니다.

  6개월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되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요? 비현실적이고 믿을 수 없는 기분, 무엇보다 왜 나에게라는 억울한 기분이 들게 되지는 않을까요. 치료법조차 없이 죽을 날이 내게 닥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그 절망적인 기분. 그런데 데이지는 그 순간에도 사랑하는 남편 잭을 걱정합니다. .잭이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을 생각을 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데이지. 그래서 그녀는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편을 위한 계획을 세우게 돼요. 바로 잭의 새로운 아내를 만들어주는 것, 그것도 본인이 직접 찾아주겠노라고 말이죠!



  잭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데이지는 잭의 새 아내에게 필요한 자질을 몇 가지 정하게 됩니다. 정리를 잘하고, 요리를 좋아하고,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온라인 데이트를 통해 적당한 사람을 물색하던 중, 데이지는 잭에게 어울릴만한 사람을 찾게 됩니다. 게다가 우연히 현실에서 그녀와 대면하게 되요. 알고 보니 절친 케일리의 직장동료인 패멀라, 게다가 그녀는 남편 잭과 이미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였습니다.

  남편의 새 아내 프로젝트를 구상해왔던 그녀이지만 막상 그녀를 마주하게 되고, 또 그녀와 잭이 이미 서로 친근한 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의 감정은 당연히 이율배반적일 수밖에 없겠죠. 참 다행이란 생각과 동시에 묘한 질투심과 혼란스러움. 게다가 잭과 패멀라는 마치 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듯 보이는데요.



  사람은 누구나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더욱 명확하게 구체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 과연 나는 나보다 상대를 먼저 배려할 수 있을는지. 데이지의 깜찍한 그 계획과 그녀가 의심한 모든 것들이 어처구니없는 오해로 밝혀지면서, 변함없이 그녀를 사랑해온 잭의 사랑을 또 마주하게 되는데요. 참 뭉클하고 숭고한 느낌이랄까요.

  어쩌면 그녀야말로 가장 제대로 죽음을 받아들인 사람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사랑과 죽음에 대해, 그리고 그것들로 인해 더 의미 있게 여겨지는 현재의 삶에 대해 무겁지 않게 그러나 충분히 생각해 보게 했던 <비포 아이 고>! 저 역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매 순간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을 보다 귀히 여겨야겠습니다. 그리고 잭과 데이지처럼 어디에 있건, 비록 그것이 죽음이라 할지라도 서로를 영원히 추억할 수 있을 사랑이 매 순간 함께 하기를... 어쩌면 그들의 사랑은 죽음조차 초월할 수 있지 않을까요? ㅎㅎ

 

k*****u 2015.07.18. 신고 공감 2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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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인공의 암이라는 소재는 결코 가볍지 않지만 이 책은 그러한 병마와 싸우는 주인공을 그리는 이야기 치고는 꽤 발랄하게 (?) 진행되는 소설이었다. 여자주인공인 '데이지'는 자신의 시한부 인생을 두고 자신이 죽게 되면 혼자가 될 남편 '잭'을 위해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초반 데이지는 씩씩하고도 주도면밀하게 잭을 위한 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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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암이라는 소재는 결코 가볍지 않지만

이 책은 그러한 병마와 싸우는 주인공을 그리는 이야기 치고는

꽤 발랄하게 (?) 진행되는 소설이었다.


여자주인공인 '데이지'는 자신의 시한부 인생을 두고

자신이 죽게 되면 혼자가 될 남편 '잭'을 위해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초반 데이지는 씩씩하고도 주도면밀하게 잭을 위한 맞춤 신붓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신에게 죽음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잭과의 헤어짐,

그리고 자신이 떠난 후 다른 여자가 잭의 곁에 있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그림 아래

고통스러워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녀가 죽기 전, (그것이 당장 내일이 될지라도)

자신이 진정으로 잭을 위해 해야할 것은 자신을 대신할 누군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그의 곁에서 온전히 한결같은 사랑을 나누어야 하는 것임을...



는 이번 기회에 젊은 나이에 암에 걸린 여자주인공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혹시 아직 비교적 나이가 어린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를 '죽음'에 관한 간접적인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었다.


데이지는 병마가 깊어질수록 심해지는 공황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호흡치료사 패트릭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녀는 그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 (생략) 그러니까 우린 모두 다 죽어가고 있지 않나요 ?

저도 오늘 저녁에 여기서 걸어 나가다가 버스에 치일 수 있어요.

사실, 그 누구도 죽을 때를 알 수 없으니 두려운 일이죠 ?

통제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에요.'

비포 아이고 中 p.317



호흡치료사의 말을 듣고 데이지는

이것이 자신에게 안도감을 주기는 커녕 자신의 상황을 더욱 짜증스럽게만 느낀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기분과 별도로 이 말을 통해,

그리고 책이 전반적으로 가고 있는 결말인 데이지의 죽음.

죽음.

죽음.

죽음.


바로 그 '죽음'이라는 의미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을 막연하게나마 하게된다.

지금의 나처럼 죽음에 관한 소설/영화/드라마 등을 접했을 때,

죽음에 관한 뉴스기사를 보았을때,

혹은 알던 지인이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났을때 등등 말이다.


나는 자주 죽음에 관해 생각하는 편이다.

특히 온갖 잡생각이 자주 드는 순간인 잠자기 전.

그 시간에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에 대한 생각을 아주 심오하게 하곤 한다.


 

'죽은 후 나는 어디로 갈까?'

'그 동안 내가 해왔던 모든 일들은 무슨 의미가 될까?'

'죽기전에 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등등

나는 여태까지 나를 위주로 하는 죽음의 의미만을 생각하였는데

데이지가 자신이 떠났을 때 홀로남겨진 잭을 생각한것처럼

나 또한 내가 죽으면 나 아닌 내 곁에 있던 사람들은 어떠할까를 깊게 생각해보았다.

이것은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죽음에 관한 시각을 새롭게 하였다.





로 이 책은 그러하다.

죽음에 관하여 나 아닌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내가 갑자기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남은 사람들은 어떠해할까 ?

제일 나를 그리워할 사람들은 누구일까 ?

또한 나는 그들에게 어떠한 이미지로 상기될까 ?


이렇게 생각하니 죽음이라는 것이

나 자신에게는 인생의 중단을 선언하는 끝을 의미하지만

남겨진 사람에게는 '나'라는 존재의  의미가 그들의 가슴속에 남아있음으로

나의 죽음이 그들에게는 꼭 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때문에 남겨진 사람들이 더 힘겨운 것일지도 모른다....



한편 이책은 아주 디테일하고 현실적인 면에서

죽음을 직면한 상황에 있는 사람의 감정 변화와 상황들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상하게도 내가 데이지가 된것처럼 그녀의 사소한 기분 변화와 대사에 공감이 갔다.


자신이 암이라는 것, 그리고 얼마 살지 못할것이라는 것.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와 혹은 그 사실을 수긍하든지 안하든지 간에

앞으로의 남은 시간에 대해 나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등을 생각하게하였다. 

책 뒤편에 쓰여진 추천사의 말대로 계속 계속 나의 생각을 대입해보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을 넘겼던것 같다.


 


어쨌든 오랜만에 꽤 마음 따뜻한 현대소설을 읽게 되어서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인연과 상대방이 존재 자체의 감사함을 깨달을 수 있는 소설이다.

그러한 감정을 느끼고 싶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y*****2 2015.07.18.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