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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르 마렝에게 단절은 삶을 방해하는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다. 삶의 본질이자 출발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무언가와 결별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가족으로 독립하고, 직업을 바꾸고, 몸의 변화와 질병을 겪으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도 마주한다. 단절은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는다. <단절들>이라는 복수형의 제목처럼, 삶은 수많은 단절과 그 이후의 재구성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대체로 단절을 피해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관계가 깨어지면 다시 회복해야하고, 상처를 입으면 극복하고 나를 되찾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제안한다. 단절은 나를 파괴하는 동시에, 예전의 나로는 돌아갈 수 없게 만드는 사건이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다른 내가 시작된다. "나는 예전의 나로 있을 수 없다." 내가 나 자신과 타자에게 언제나 충실할 수 있다는 믿음은 어쩌면 하나의 신화일지도 모른다. 시간은 우리를 변화시키고, 욕망은 변화하고, 관계 속에서 발견하는 나 역시 이전과 같지 않다. 차이가 내 안으로 파고드는 순간, 나는 더이상 하나의 동일한 존재로 남아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때로는 나 자신을 찾기 위해 나 자신으로부터 찢겨 나와야한다. 사랑의 결별을 생각해보면 이 말은 더욱 선명해진다. 헤어짐은 한 사람을 잃는 일이 아니다. 그 사람과 함께 구성했던 세계와 그 안에서의 나까지 함께 무너지는 일이다. 그래서 결별 이후 우리는 이전의 세계를 그대로 복구할 수 없다. 부서진 자리에서 세상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게된다. 흥미로운 것은 마렝이 여기서 ‘새로운 나’를 또 하나의 완성된 자아로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단일한 자아라는 생각 자체에서 벗어나는 것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하나의 일관된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에 익숙하지만, 삶은 그렇게 단정하지 않다. 사랑할 때의 나와 혼자일 때의 나, 떠나고 싶은 나와 머물고 싶은 나,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서로 다를 수 있다. 단절은 이 서로 다른 나들을 드러낸다. 그래서 ‘분산의 기쁨’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궤도에서 벗어나면 비로소 예상하지 못했던 자신의 단면을 만날 수 있다. 단절은 나를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품은 존재인지 발견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예술가가 자기 안에 잠재된 여러 존재를 밖으로 밀어내어 실현하듯, 우리 역시 한 번의 삶 안에서 여러 번 다른 사람이 되어볼 수 있다. “왜 단 한 번만 사는 대신 쉰 번을 살지 않을까”라는 질문은 그래서 꽤 오래 남는다. 물론 단절을 낭만화할 수는 없다. 사고로 몸을 다치거나, 가족으로부터 떠나야 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서서히 사라지는 일은 실제적인 고통이다. 마렝은 그 고통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바꾸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미 벌어진 균열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다. 단절 이후의 삶은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부서진 형태를 가지고 새로운 구성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렝이 끝내 붙잡는 것은 의외로 ‘기쁨’이다. 삶이 안전하고 완전하기 때문에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단절될 수 있는 불확실한 삶이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기쁨을 느끼려고 하는 것. 비극적인 밤을 지나면서도 자기 안에 남아 있는 작은 기쁨의 불꽃을 기억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 마렝이 말하는 단절 이후의 삶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단절을 겪을 때마다 무너진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게 되면서 다른 내가 된다. 삶이란 어쩌면 끊어지고, 흩어져도 다시 살아가는 과정 그 자체일 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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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부서지는 순간을 이토록 집요하고도 아프게 포착한 철학서가 있을까. 이별과 질병, 예기치 못한 변화가 남긴 균열을 단순한 고통이 아닌, 나라는 존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이행의 과정으로 바라본다. 문장 하나하나가 피부에 와닿듯 묵직하고 서늘하다. 흔들리는 삶의 길목에서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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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이사, 질병, 혹은 갑작스러운 일상의 변화처럼 살면서 피할 수 없는 '단절'을 겪을 때 우리는 마음의 큰 파도를 맞이하게 되죠. 어려운 철학 용어 대신 일상의 다채로운 경험과 문학적 비유를 통해, 관계나 상황이 끊어져 나갈 때 느끼는 혼란과 아픔을 따스하게 읽어내려가요. 단절의 아픔을 무작정 견디라고 강요하는 대신, 그 균열 속에서 어떻게 우리가 스스로를 다시 지탱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 조용히 길을 제시해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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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들) 제목부터 아주 강렬한 책이었다. 역시나 강렬한 제목처럼 아주 재미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제자리에 있다는 것의 클레르 마랭의 책이다 전작도 아주 입소문이 나며 많은 독서인들의 인생책이라고 불렸는데 이책도 역시나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