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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명인 줄 알았지? 그거 다 무의식이 설계한 거야 "무의식을 의식하지 않으면 무의식이 당신을 지배할 것이며, 당신은 그것을 운명이라 부를 것이다." 카를 구스타프 융 우리는 사랑 때문에 아파하면서도 종종 "왜 내 팔자는 이럴까"라고 한탄하곤 합니다. 하지만 유튜브 ‘뇌부자들’로 익숙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지용 작가는 그것이 결코 우연한 운명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는 분석적 정신치료의 시선으로 우리의 사랑 뒤에 숨겨진 '무의식'이라는 정교한 설계도를 조용히 펼쳐 보입니다. 2. 로맨틱한 가사 뒤에 숨겨진 'T망치'의 질문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지점은 우리가 흔히 듣는 노래 가사나 드라마 대사를 통해 우리의 심리를 날카롭게 해부하는 순발력에 있습니다. 국민 축가로 불리는 폴킴의 <모든 날, 모든 순간>을 예로 들어볼까요. "너 하나로 충분해 / 긴 말 안 해도 눈빛으로 다 아니깐" 이 달콤한 고백 앞에 저자는 차가운 'T망치'를 휘두르며 묻습니다. "그에 대해서 뭘 알아요? 왜 좋아했어요? 그 부분에 더 끌리게 된 당신만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p.46) 감상에 젖어 있던 독자를 현실로 불러 세우는 이 질문은, 우리가 '운명적인 사랑'이라 믿었던 감정들이 사실은 각자의 결핍과 무의식이 연출한 결과물일 수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로맨틱한 가사 뒤에 숨은 심리적 실체를 마주하는 순간, 묘한 쾌감과 당혹감이 동시에 찾아옵니다. 3. ‘집단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기 작가는 대중매체가 미화해온 '로맨스'의 환상을 때로 '집단 가스라이팅'이라 위트 있게 명명하며 본질을 꿰뚫습니다.
4. 대문자 T 의사의 꼬질꼬질한 가운 속 ‘인간미’ 사실 이 책을 집어 든 건 평소 즐겨보던 ‘뇌부자들’에 대한 팬심 때문이었습니다. 최근 팬미팅에서 만난 김지용 작가님은 책 속의 냉철한 분석가와는 또 다른 반전 매력을 보여주셨죠. 본인의 첫 의사가운을 애장품으로 가져와 "오래돼서 꼬질꼬질해요. 뭐가 묻었을지도 모르는데... 아! 여러분, 세탁은 한 거예요!"라며 수줍게 웃던 모습, 대학 시절 지각을 밥 먹듯 했다는 솔직한 고백은 ‘대문자 T’ 의사에게서 느껴지는 의외의 온기였습니다. 문득 이런 상상이 들더군요. 감정이 파도치는 ‘대문자 F’ 환자와 이성적인 ‘대문자 T’ 의사가 마주 앉아 나누는 티키타카는 어떨까? 환자는 쏟아지는 감정을 이야기하고 의사는 ‘T망치’로 분석하지만, 결국 그 끝에는 꼬질꼬질한 가운처럼 묵직하고 따뜻한 진심이 놓여있지 않을까 하는... 언젠가 이들의 대화를 소재로 소설을 써봐도 참 재밌겠다는 기분 좋은 공상을 해보게 됩니다. 5. 마치며: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시간 정신분석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특유의 재치와 대중문화 소스 덕분에 지루함 없이 읽히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분석적인 치료 뒤에 숨겨진 작가의 인간미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의 비합리적인 그림자마저 안아주고 싶어집니다. 가끔 일상에서 문제를 마주할 때 ‘지용 샘이라면 이 순간 어떤 질문을 던질까?’를 떠올려 봅니다. 그러면 때로는 뼈아프지만 꼭 필요한 ‘T적 모먼트’를 만나게 되죠. 나도 모르게 나를 망치면서도 성장시켰던 그 ‘문제적 사랑’들은 어쩌면 지금도 우리 내면에 자리 잡고 있을지 모릅니다. 우리가 운명이라 부르던 것들 중 일부는,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내가 익숙하게 반복해온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군가를 이해하게 만드는 책이 아니라, 결국 나를 더 이상 속이지 않게 만드는 책입니다. 7. 문제적사랑(나도모르게 나를 망치고 성장시.. : 네이버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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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삶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때로는 연출가가 되기도 한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과거의 시나리오가 반복되고 있을 때, 내 안에 연출가가 있는지 의심해보아야 한다. 현재의 사람들에게 과거 인물의 배역을 맡기는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 과거의 상처는 과거에 남겨두고, 새로운 장면들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새로운 등장인물들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