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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차장ㆍ부장으로 모셨던 표완수 선배의 진면목
"내가 차장ㆍ부장으로 모셨던 표완수 선배의 진면목" 내용보기
영자지, 경제지, 종합지를 두루 섭렵하며 18년 동안 기자로 재직하는 동안 너무나 비굴하고, 비열하고, 추잡한 선배들을 목도하며 좌절감을 느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의로운 기자들은 하나 둘씩 자의반 타의반으로 언론계를 떠나고 슬슬 기는 기자들이 구차하게 자리에 연연하며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고 있는 암울한 실정이다.<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이 수십년
"내가 차장ㆍ부장으로 모셨던 표완수 선배의 진면목" 내용보기

영자지, 경제지, 종합지를 두루 섭렵하며 18년 동안 기자로 재직하는 동안 너무나 비굴하고, 비열하고, 추잡한 선배들을 목도하며 좌절감을 느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의로운 기자들은 하나 둘씩 자의반 타의반으로 언론계를 떠나고 슬슬 기는 기자들이 구차하게 자리에 연연하며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고 있는 암울한 실정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이 수십년 동안 쌓이고 쌓여 이제 언론인들은 '기레기'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쓸 정도에 이르러 전직 기자라는 사실이 부끄럽기 그지없다.

기자들이 권력자의 압박과 사주의 추잡한 이해관계로 시키는 대로 순종하는 '기능공'으로 전락한 이 시대에 진정한 기자정신을 가진 저널리스트들에 대한 독자들의 비판과 요구는 더욱 거세고 절실하다.

경향신문 국제부에서 차장ㆍ부장으로  모시면서 겪은 표완수 선배는 나락으로 떨어진 레거시 언론계에서 그야말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빛과 소금' 같은 존재였다.

암울한 1980년대에 시대의 양심을 지키고자 몸과 맘으로 저항하다 감옥까지 갔다온 용기있는 참 언론인이면서도 부드러움과 관대함을 지닌 후배들의 귀감이었다.

전두환 신군부 쿠데타 세력에 의해 사상범으로 낙인 찍혀 수십 곳의 직장을 전전하며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지만 단 한번도 내색한 적이 없을 정도로 외유내강을 겸비했다.

경향신문 국제부장 재직 시 표 선배의 인품을 잘 보여주는 일화가 생각난다.  IMF 당시 경영압박에 시달리던 사장이 부서 내에서 가장 연차가 낮은 후배 기자 2명을 자르라고 했을 때 "내가 대신 사표를 낼테니 그들을 살려달라"고 부탁하고 옷을 벗었던 인격자다.

내가 언론계를 떠난 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70을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뇌리에 귀감으로 선명하게 남아 있는 몇 안되는 존경할 만한 선배 언론인이다.

청주고, 서울대 영문과를 나온 엘리트가 탄탄대로인 출세의 길을 마다하고 80년 신군부 쿠데타 세력에 항거하다 감방 신세까지 져야 했던 그 결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다.

표 선배 같이 고난의 길도 마다하지 않고 정도를 걸어가신 분들이 있었기에 암울한 독재정권 하에서도 언론인들이 국민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았고 그 위상도 높았다.

현직 언론인은 물론 기자를 꿈꾸는 후생들은 표 선배의 자서전을 통해 언론인이 어떤 길을 걸어야 할 지 옷깃을 여미고 다시 한번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잡기 바란다.

k************s 2026.06.0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