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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마을을 다시 짓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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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맞는 사람들이 의기 투합해 집을 지어 거주하며 아이들을 함께 양육한다. 수시로 만나 얼굴을 맞댄 채 중요 사안을 논의해 결정하며 때가 되면 축제를 개최하기도 한다. 학생이라면 학교에서, 직장인은 사무실에서 깨어 있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입장이라 이상적이라고는 생각하면서도 정말 가능할까 싶었다. 이론에서만 존재할 법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났다. 심지어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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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맞는 사람들이 의기 투합해 집을 지어 거주하며 아이들을 함께 양육한다. 수시로 만나 얼굴을 맞댄 채 중요 사안을 논의해 결정하며 때가 되면 축제를 개최하기도 한다. 학생이라면 학교에서, 직장인은 사무실에서 깨어 있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입장이라 이상적이라고는 생각하면서도 정말 가능할까 싶었다. 이론에서만 존재할 법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났다. 심지어 아파트였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재산으로서의 가치가 최우선으로 여겨진다.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를 기반으로 돈을 보태 몸집을 불려 가는 걸 자신의 능력으로 여기는 문화가 팽배해 있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곳이므로 애써 사람을 사귀려 들지 않는 곳에서의 공동체 실험이 과연 성공 가능할까. 위스테이별내 마을작가단의 기록을 좇았다.

아파트명에서 알 수 있듯 남양주 별내에서의 일이다.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부터 이들은 깊이 개입했다. 전문 시공 업체도 아닌 평범한 주민들의 계획치고는 담대했다. 국토교통부를 직접 찾아가 설득하는 지난한 과정 끝에 아파트는 지어졌다. 협동조합이라고 하면 굉장히 특별하게 여겨지나 실상은 아니다. 저마다 꿈꾸던 이상적인 거주지를 실현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들은 기꺼이 협동조합의 일원이 되었다. 단지 가입하고 조합원비를 납부하는 것으로 그쳤으면 실험은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과연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까 싶은 교육을 들썩이는 엉덩이를 억누르며 들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입주가 이루어지던 순간에 대해 사람들은 말했다. 코로나 시국이라 어색했다고. 기대했던 활동들을 전개하긴 힘들었으며, 겨우 마주한 얼굴은 절반 이상 마스크로 뒤덮여 누가 누군지 알아보기조차 쉽지 않았다. 어색함을 타개한 건 사람들이 품었던 열의였다. 제약이 많은 상황이었지만 그 안에서 가능한 것들을 찾았다. 단지 내 마련된 체육관을 실이용자들이 직접 소독과 청소를 하는 식으로. 자기 공간이라는 애착과 주인의식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체육관 외에도 시설이 참 많았다. 어린 아이, 청소년 들이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개소 이래 지금껏 잘 운영되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마을활동가로 대활약해준 주민들이 있었다.

월급을 받는 인원은 극소수였다. 오히려 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활동에 매달린 이들의 모습이 의아했다. 한편으로는 한동안 정책 차원에서 장려됐던 각종 공동체 활동의 기억이 떠올랐다. 확보된 시/구 예산을 주민들이 직접 수립한 마을계획을 추진하는 일에 활용했다. 크진 않았으나 기금을 마련해 마을의 공동 자원화하는가 하면, 행정 기관 등의 유휴공간을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하여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기도 했었다. 과정에 들인 노력은 상당했다. 과정을 이끌 전문가를 초빙해야 했고, 많은 수의 주민이 모일 시간과 장소의 섭외가 필요했다. 시작된 논의가 서로 다른 입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종결되었고, 그 와중에 상처를 입고는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끝끝내 무언가는 만들어졌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것만 같았던 상황들이 어느 순간 보면 말끔히 정돈됐다. 토라져 다시는 안 나올 것 같은 이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한 눈빛으로 앉아 있는 모습도 여러 차례 목격했다. 외부에서 이식된 공동체 활동도 그랬다. 다만, 이 경우엔 한계가 명확해서 정치인이 바뀌고 예산이 끊기자 지지부진해졌다. 심지어 전 정권의 하수인인 것마냥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진정한 마을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당사자성이 절실했다.

위스테이별내는 그런 점에서 탁월했다. 이 책 또한 그들이 쓴 글로부터 비롯됐다. 작가명에 ‘위스테이별내 마을작가단 지음’이라고 적혀 있는 걸 보면서 이들의 한계가 궁금해졌다. 왜 내가 글을 쓴다고 수락했을까, 다가오는 마감일에 부담과 압박을 느끼면서도 결국에는 해낸 사람들의 마음이 무언지 알 것만 같았다.

인구 소멸로 잊혀지고 있는, 어쩌면 이미 사라진 마을을 그리워만 해선 안 된다. 도시에서도, 물론 몇몇 이들의 희생과도 같은 노력에 더해져 작게나마 마을은 만들어지고 있었다. 아니, 희생이라는 단어는 취소하는 게 옳을 것이다. 좋아서 하는 일로부터 손실을 따지는 건 무모할 뿐이다. 얻는 기쁨은 충분히 컸다.

q*****2 2026.07.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