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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달 반 정도의 시간을 갖고 정독한 책이다. 읽은 후 감상은 "대단한 insight"이라는 것. 신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아니 오히려 신학을 공부하지 않은 평신도들은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물론 이 책에서 크로산이 이야기하는 것에 아직 100%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 그러나 계속 공부해 보고 싶다는 동기 부여는 확실히 됐다. - 우리에게 분명히 생각할거리를 주는 것은 확실하다.
이 책의 문제 제기는 "왜 신실한 크리스찬들이 폭력적인가?"하는 문제이다. 여기서 말하는 "폭력"은 사회적 편견과 불의, 비합리성, 경쟁적인 문화, 종교적 우월감, 배타성, 자기 중심적인 이분법적 사고와 관련이 있다(p.341, 옮긴이의 말 참조). 나도 이에 동감하는 것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신앙 좋은 친구 - 즉 기도 많이 하고, 교회생활에 열심을 내는 - 가 오히려 더 관용적이지 못하고, 자신의 신앙을 표준으로 하여 다른 사람의 신앙을 판단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이다. 이 친구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친구의 모습 속에서 소위 말하는 보수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생각하는 하나님상은 무척이나 폭력적이며, 강자의 편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분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관심이 있는 분이시며, 그르다고 생각하는 편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칼을 휘두른다.
크로산은 이러한 하나님의 이미지에 강력하게 도전장을 내민다. 창세기로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의 이야기들은 주장과 전복이라는 두 개의 레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비폭력성과 분배정의를 통한 평화가 "주장"이라면, 그 시대의 문명의 영향을 받아 폭력성과 승리를 통한 평화가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성경의 모든 이야기를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야기와 그에 반하는 문명의 이야기로 봐야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위험한 이야기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훨씬 이해가 잘 된다. 성경에서 납득이 되지 않는 폭력적인 하나님은 원래 하나님의 의도가 아니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층위가 본래 하나님에게 속한 것이며, 어떤 층위가 그렇지 않은지 잘 분별해야 할 것이다.
주장과 전복이라는 은유 말고 다른 한가지 크로산의 강조점은 그 모든 것의 중심에 예수가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그는 "그리스도교 성경의 규범과 기준은 성경의 그리스도이지만, 성경의 그리스도의 규범과 기준은 역사적 예수이다."라는 말로 풀어낸다. 즉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이미지로 나타난 역사적 예수의 삶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초점이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향할 때 우리는 칼을 휘두르는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묵시적 예수의 상으로 인하여 혼란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일 뒤편에 있는 에필로그와 옮긴이의 글이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잘 정리해 놓았으며, 특히 옮긴이(김준우)의 글은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앞으로의 과제와 further study를 제안해 놓고 있어 아주 유익하다. 그 중에 내가 이미 사 놓은 크로산의 <비유의 위력>과 윌터 윙크의 <참사람>이 있어 흐뭇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