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때는 18세기(아마도) 영국. 주인공 라자루스는 도박꾼입니다. 멀쩡한 직업은 아니죠. 아닌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어릴 적 양아버지에게 주워져 도박 기술을 배운 게 커서도 직업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영화나 애니메이션처럼 큰돈을 따고 부러움을 사고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조그마한 사설 도박장이 주된 배경이죠. 일단 그래도 주인공이라서 실력은 좋습니다. 판을 볼 줄 알고 사람들 표정을 읽을 줄 알죠. 마음만 먹으면 떼돈도 벌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양아버지는 그에게 몇 가지 철칙을 알려 주었죠. 그중에 하나가 모난 돌이 되지 말라는 거였습니다. 도박은 당연히 불법이고, 어깨들이 지배하는 지하 세계 같은 곳이라 눈에 띄면 뒷골목에 시x로 굴러다니게 되거든요. 그래서 주인공은 오늘 일용할 양식을 살 돈만 벌고 일부러 져서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않고 있었죠. 하지만 하나 간과한 게 있는데, 짧고 길게 가도 이 바닥에 오래 붙어 있으면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주인공은 적어도 십수 년을 굴러왔죠. 그러다 도박에서 어떤 일(기억 안 남, 그야 1권 읽은 지 8년이나 지난걸요)로 인해 '릴라(히로인)'라는 노예를 도박 보상으로 얻는 일이 벌어졌었습니다. 이게 눈에 띄는 일이 되었고, 3권까지 도시에서 도망치듯 나가야 했을 정도로 사건에 연루되는 일어나고 쫓기기도 했었죠. 지금은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4권에서는 뭐랄까 도박에서는 머리가 잘 돌아가면서 왜 자기 일이 되면 둔해지는가를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3대(세습)에 걸쳐 도시를 장악 중인 통칭 조나단 뭐시기 범죄 조직의 식사 초청을 받아 가게 되죠. 당연히 조직은 불법 조직입니다. 하지만 작중 법(法)이 가해자 중심이라서 단속은 의미가 없습니다(현행범은 단속되긴 함). 이 조직은 십여 년 전 친구 부부를 함정에 빠트려 개척민(노예 비슷)으로 팔아버린 전적이 있습니다. 그때 일로 연인 '프란세스'와 헤어지게 되었죠. 그런 조직에 복수하러 가나? 그런 거 없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이세계물 먼치킨처럼 인간을 초월한 능력은 발휘하지 못합니다. 코난이나 김전일처럼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죠. 그저 도박에 관해서만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잘 할 뿐입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조직에서 밥 먹고 나오는 주인공을 경찰이 가만히 내버려둘 리 없죠. 도시는 도박으로 물들어가는데, 단속을 해도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거 외에는 처벌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조직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죠. 경찰을 운영하는 판사(법원 그 판사 맞습니다)가 주인공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릴라'를 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 줄 테니 협조 하라고요. 주인공은 딱히 릴라를 원했던 건 아닙니다. 살면서 연인으로 발전한 것도 아니죠. 이번 4권에서는 릴라를 돌려보낼 수 있으면 돌려보내고 싶어 합니다. 릴라가 원래 있던 곳은 중앙 아시아입니다. 거기서 영국까지 노예로 팔려 왔죠. 판사는 일단 인도까지 무료로 보내 주겠다고 합니다. 서면으로 공증도 받았습니다. 대신에 조직에 침투해 정보를 빼오라고 합니다. 이 조직은 어중이떠중이가 아닙니다. 3대에 걸쳐 세를 불려 왔고, 표면적으로는 선한 행동을 해서 시민들의 지지도 받고 있죠. 물론 뒤로는 악질 범죄를 일삼고 있고요. 여기서 작중 법(法)이 가해자 중심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피해자는 적지 않은 돈을 법원에 내야 수사를 해준다는 어처구니없는 설정이라는 겁니다. 실제 그 당시 영국 법이 그랬는지는 모릅니다. 아무튼 주인공은 잘못하여 조직에 들켜 두들겨 맞아도 돈이 없으면 수사를 해주지 않는다는 거죠. 실제로 돈도 없고요. 릴라는 위험을 감수할 만큼 가치가 있는가. 릴라는 노예로 잡혔을 때(정확한 상황은 기억 안 남) 약물로 목이 지져저 말을 못 합니다. 중앙 아시아에서 청나라로, 그리고 영국으로. 얼마만큼 고생했을지 감도 안 잡힙니다. 가족과도 떨어졌죠. 분명 돌아가고 싶어 할 겁니다. 그저 돌아갈 방법이 없어서 여기에 의탁하고 있을 뿐. 주인공은 서면을 받아들고 고민에 빠집니다. 그리고 이게 안 좋았죠. 조나단 뭐시기 조직에 경찰과 만났다는 걸 들켜 버렸거든요. 그리고 주인공은 지옥을 맛보게 되죠. 조직에 쫓기고, 정보를 얻지 못해 신뢰가 떨어져 경찰에 쫓기고. 맺으며: 7년 만에 나온 4권입니다. 분명 3권까지는 흥미롭게 읽은 거 같은데, 4권은 세월이 흘러 감성이 변했는지 그렇게 크게 흥미롭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주인공의 평범함에 있지 않았나 싶었군요. 라이트 노벨이라면 권선징악 같은 카타르시스를 요구하는데 적어도 이번 4권은 만족할 만한 카타르시스는 없었습니다. 물론 필자 개인적인 느낌이고요. 좀만 생각해 봐도 범죄 조직과 접선하는 건 리스크가 있는데도 리뷰를 쓰는 지금도 왜 따라갔는지 분석을 못 하겠습니다. 뭐 나중에서야 주인공은 속았다는 걸 깨닫긴 합니다만. 조직과 경찰은 당연히 사이가 안 좋고, 서로 없애려 들어서 본거지를 알려고 혈안인 와중에 주인공이 눈에 띄었다는 이야기를 보여주죠. 죽어서 뒷골목에 굴러다녀도 누구 하나 찾는 이 없으면서 도시에서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라면? 아무튼 이렇게 해서 권선징악형으로 주인공이 이기는 카타르시스가 있나? 그것보다 필자를 어이없게 한 건... 스포일러이자 이번 4권 메인 빌런이라서 언급은 힘듭니다만. 이 빌런이 맡은 역할이 보는 이로 하여금 환장하게 한다는 겁니다(발암). 이 캐릭터를 이렇게 써먹는다고? 그런 느낌이고, 엔딩도 참으로 어이없었습니다. 보는 사람 관점에 따라 그게 그 캐릭의 매력이고, 그게 이 세계의 잔혹한 점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죠. 필자와는 맞지 않았을 뿐. 그래도 릴라등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자기 이외엔 어찌 되어도 좋다는 성격이 변해가는 과정은 좀 흥미롭긴 했습니다. 그런데 릴라는? 얘 행동이 귀여워서 등장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4권에서 릴라가 사건의 중심인데 출연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