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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당연시되는 세상에서, 때로는 잔잔하다 못해 미지근해진 일상의 리듬에 불안을 느끼곤 한다.⠀ ⠀ 안정을 찾았음에도 불쑥 찾아오는 이 묘한 권태와 심드렁함은 정말 삶의 문제일까. ⠀ ⠀ ⠀ ⠀ 최혜진 작가의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은 이런 내면의 파동 자체를 자연스럽게 껴안을 수 있도록 돕는 지적인 안내서다. ⠀ ⠀ 민음사의 대표적인 고전 문학 12권과 그 첫인상을 결정짓던 표지 회화들을 정성스레 엮어내어, 캔버스 뒤 미술가들의 독창적인 사유 방식을 우리의 삶과 나란히 펼쳐 보인다.⠀ ⠀ ⠀ 그동안 별다른 생각 없이 ⠀ 단순한 장식 취급했던 책의 표지를 ⠀ 문학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로 탈바꿈시켜 주는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사유의 순간을 만나게 된다. ⠀ ⠀ 매사 뚜렷한 인과관계와 명확한 정답만을 좇고, ⠀ 목적지 없이 서성이는 시간을 쓸모없는 낭비로만 치부해 버리던 스스로의 얄팍한 편견을 마주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 ⠀ ⠀ ⠀ 저자의 안내에 따라 <마담 보바리>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페스트> 같은 고전들과 그 얼굴이 되어준 그림들을 찬찬히 따라 읽어 내려간다.⠀ ⠀ ⠀ "인생의 봄과 여름에 열심히 쌓아 올렸던 자아상이 가을에도 계속 작동할 거라는 믿음은 어디에서 왔나. 새로 맞이한 계절에는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생각을 무너뜨리는 용기가 필요한 것 아닐까."⠀ ⠀ ⠀ 마음에 오래도록 남은 이 문장은, ⠀ 우리가 삶에서 회피하고 싶어 하는 ⠀ 반복, 모순, 부재와 같은 모나고 서툰 감정들을 ⠀ 문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응시하게 만든다. ⠀ ⠀ 이것은 거창하게 인생을 뜯어고치라는 다그침이 아니다. ⠀ ⠀ 오히려 이 또한 내 삶의 엄연한 일부임을 담담하게 수용하는 인식의 전환이자, ⠀ 나를 괴롭히던 부정적인 그림자들과 화해하는 과정에 가깝다. ⠀ ⠀ ⠀ ⠀ 다행히도 책에 소개된 12권의 리스트 중에는 ⠀ 이미 읽은 책과 아직 읽지 않은 책이 기분 좋게 섞여 있다. ⠀ ⠀ 그래서인지 작품 하나하나를 아끼는 마음으로 골라 읽게 된다. ⠀ ⠀ 이미 접한 작품은 나의 해석과 견주어보는 재미를 주고, 아직 펼쳐보지 못한 작품들은 책 속에 담긴 정성 어린 문장과 그림의 의도를 하루빨리 확인하고 싶게끔 마음을 부추긴다.⠀ ⠀ ⠀ 책을 덮고 나면 나를 둘러싼 미지근한 일상이 조금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 ⠀ ⠀ 앞으로 읽어내야 할 매력적인 책들이 아직 한참이나 남아있다는 사실이, 유쾌한 덤처럼 다가오는 책이다.⠀ ⠀ ⠀ ⠀ ⠀ ⠀ ~♡~♡~♡~♡~♡~♡~♡~♡~♡~♡~♡~♡⠀⠀⠀⠀ ⠀⠀⠀⠀ 책으로 나를 읽고 돌보는 삶 ⠀⠀ 눈썰미좋은 북썰미⠀ 책과 기록 사이ㅣ핵심 콕콕 책추천, 템리뷰⠀⠀ @book_ssulmi⠀⠀⠀⠀ ⠀⠀⠀⠀ ~♡~♡~♡~♡~♡~♡~♡~♡~♡~♡~♡~♡⠀⠀⠀⠀ ⠀⠀ ⠀ 필사모임 <사각> 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작성한 #지극히주관적인_리뷰⠀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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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서평단 고전 표지 속 미술가의 생각법 ⠀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 #최혜진 지음 #민음사 ⠀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의 표지 속 명화를 통해서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입니다. 어렵고 힘든 시간에 문득 집어 든 고전문학은 나의 마음을 더욱 단단하고 그 힘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주지요. 3여년전 문득 구덩이 파고 아래로 아래로 향할때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으로 본격적인 민음사 컬랙터가 되었고, 문학속 인물들의 다양한 군상속 모습과 서사그리고 독서토론 등으로 나도 간절한 고전의 지혜 링거 응급처방이 필요했고, 아무 것도 간절하지 앟은 무채색의 날에 두려움을 느껴 고전이라는 병실 문을 열고 들어 갔었지요. 작가님의 프롤로그 세장 읽으면서 수 개월전 혼자 투병하던 병실의 커텐이 생각이나 문장진도가 쉬이 나가지 않아 혼이 났지만!!🥹 예고 없이 꺼져 버린 엔진의 당혹감,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무채색의 날들에 두려움들은 고전이라는 병실로 들어가보면 우리의 불완전함과 기이함을 내어 회복될 무언가를 집어가지 않을까요? 어쩌면 그래서 오늘 추천하는 에세이는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해요. 문학의 서사와 표지 이야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한번이라도 만져본 사람이라면 가질만한 궁금증도 긁어주는 책이라 생각합니다.왜? 이 작가책에 저 그림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 . 민음사 60주년을 맞아 출간된 이 책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열두 권과 열두 점의 표지 그림을 연결하며 문학의 서사와 미술 작품 사이에 놓인 특별한 대화의 장 열두권 중 세권을 소장하고 있어 다시 최혜진 작가님의 가이드로 다시 책 꽂이에서 꺼내 병렬해놓는 기회로 만들어 봅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일관된 대신 혼란하고, 매끄러운 대신 울퉁불퉁하고, 깨끗한 대신 얼룩덜룩한 누더기 같은 삶을 사랑해도 괜찮다고 가만히 등 두드려 준다. 머리가 둥글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생각할 수 있고, 다시 사랑할 수 있고, 다시 생각할 수 있다" 서머싯 몸과 톨스토이의 책을 장바구니에 담고 다시 책을 읽어 볼 계획을 세워 봅니다. 문장으로 스며드는 나를 만나 보세요. ⠀ "필사모임 <사각> ( @hestia_hotforever & @yozo_anne )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민음사@minumsa_books 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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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 최혜진 민음사 ⠀ ⠀ ⠀ ⠀ 하루를 마무리하고 씻은 뒤, 잠들기 전 조금씩 읽었던 책 ⠀ ⠀ ⠀ 밤의 고요한 분위기와 참 잘 어울리는 책이었다 ⠀ ⠀ 조용히 한 장씩 읽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잔잔한 위로를 건네받는 기분이 들었다 ⠀ ⠀ ⠀ ⠀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은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표지에 담긴 명화를 통해 고전을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에세이다 ⠀ ⠀ 고흐, 마티스, 뭉크, 에곤 실레 등 화가들의 작품과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페스트》 같은 고전을 함께 소개하며 ⠀ 문학과 미술을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준다 ⠀ ⠀ ⠀ ⠀ 평소에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한 권씩 읽으며 자주 접하고 있었는데, ⠀ 이 책을 읽고 나니 표지를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라졌다 ⠀ ⠀ 그동안은 책의 디자인 정도로만 생각했던 표지 속 명화가 작품의 분위기와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 ⠀ 익숙했던 세계문학전집이 훨씬 더 친근하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 ⠀ ⠀ ⠀ 무엇보다 좋았던 건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함께 풀어내며 들려주는 따뜻한 문장이었다 ⠀ ⠀ 명화와 고전을 소개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 그 안에서 발견한 삶의 이야기를 조용히 건네주기에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졌고, ⠀ 다시 한번 마음을 단단히 다잡는 시간이 되었다 ⠀ ⠀ ⠀ p35 '삶이 무의미하다면 그것을 두려워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중요해지는 것은 자기 나름의 무늬를 짜고 있는지 여부다. ⠀ ⠀ p111 세계는, 한 명의 인간은, 책 한 권의 생애는 나의 작은 머리로 재단할 수 없을만큼 크고 복잡하고 신비롭다. ⠀ ⠀ ⠀ ⠀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반 고흐의 그림을 함께 풀어낸 부분이었다 ⠀ ⠀ 워낙 유명한 고전이라 제목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다 ⠀ ⠀ 니체의 철학과 반 고흐의 그림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 언젠가는 꼭 이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 이제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펼칠 때마다 가장 먼저 표지를 오래 바라보게 될 것 같다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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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
요즘 따라 부쩍 의욕도 없고, 뭘 해도 재미가 없거나, ‘정말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무기력한 날들을 보내고 계시진 않나요? 최혜진 님의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은 그런 번아웃과 무기력의 늪에서 방황하는 분들을 위해, 마음에 잔잔하고 단단한 위로를 채워줄 책이에요.
늘 감각적인 기획을 보여주던 저자도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던 시기가 있었다고 해요. 그때 병원에서 링거를 맞는 심정으로 간절하게 고전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고 하죠. 이 책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권과 그 책들의 표지를 장식한 미술 작품 12점을 독특한 시선으로 연결해 나가요. ✔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에서』와 앙리 마티스의 「춤」 ✔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에곤 실레의 「네 그루의 나무」 등...
소설이 그림을 부르고, 그 그림이 다시 소설의 깊이를 깨우는 과정 속에서 저자는 시대를 뛰어넘은 문학의 지혜와 예술가들의 치열한 사유법을 포착해 내요. 그리고 그것들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과 고민 위로 다정하게 배달해 주죠.
보통 ‘고전’이나 ‘미술’을 다룬 책이라고 하면 딱딱한 해설서를 떠올리기 쉽잖아요? 하지만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기획과 편집의 눈을 가진 저자의 깊은 시선에 한 번 반하고, 온몸으로 삶의 무게를 통과해 온 인간적인 고백에 두 번 반하게 되는 책이랍니다.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들을 지나던 저자는 병원에서 링거를 맞는 심정으로 고전을 찾기 시작했다!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건, 이 책이 우리에게 ‘억지로 힘내! 열정을 가져!’라고 다그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아무것도 하기 싫고 무기력할 때, 고전 속 인물들과 미술가들이 삶의 고통을 어떻게 견뎌내고 버텼는지를 가만히 보여줘요.
책을 읽다 보면 반짝 불타오르고 꺼지는 자극적인 열정이 아니라, ‘은은하게 오래 지속되는 내면의 힘’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지친 마음에 영양 가득한 링거 한 대를 맞은 것처럼,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다시 걸어 나갈 잔잔한 용기가 생기더라고.
지치고 멈춰 선 오늘의 당신에게 건네는 단단한 응급 처방전!
이런 분들께 꼭! 추천해요. ✔ 일과 삶에 지쳐 번아웃이 온 분들 열정을 강요하는 세상에 지쳐 일시정지 상태가 된 분들에게 따뜻한 휴식이 되어줄 책이에요. ✔ 고전과 미술을 친근하게 만나고 싶은 분들 문학적 서사와 이미지(명화)를 넘나들며 인문학적 깊이를 쉽고 아름답게 채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해요. ✔ 오래가는 내면의 단단함을 기르고 싶은 분들 타인의 속도에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일상을 묵묵히 지속해 나갈 에너지가 필요한 모든 분이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고전과 미술이 나누는 다정한 대화에 귀를 기울여 보시는 건 어떨까요? 분명 메말랐던 마음에 은은한 온기가 스며들 거예요.
😍 민음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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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유독 아무런 의욕도 생기지 않고, 마음이 온통 무채색으로 물든 것처럼 느껴지는 날들이 있습니다. 그런 날에는 억지로 힘을 내라는 자기계발서의 조언마저 버겁게 다가오곤 합니다. 최혜진 작가의 신간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은 바로 그런 순간, 우리의 불완전함을 따스하게 품어주며 은은하게 오래 지속되는 힘을 전해주는 사려 깊은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서점에서 익숙하게 마주해 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표지 미술을 화두로 삼습니다. 문학과 표지 그림 사이에 놓인 평행우주를 탐사하듯, 텍스트와 회화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내는 저자의 에디토리얼 가득한 시선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무심히 지나쳤던 표지화가 작품의 또 다른 문장으로 읽히기 시작할 때, 시공간을 초월한 거장들의 고뇌가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삶의 무게와 겹쳐지며 기묘한 전율과 깊은 위로를 선사합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내 삶의 편집권이 결국 나에게 있다'는 깨달음을 준 것입니다. 저자는 거창한 타고난 재능이 없더라도,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의 삶을 위로하고 구원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줍니다. 플로베르의 고뇌에서 완벽을 향한 집착을 내려놓을 용기를 얻듯, 고전이 건네는 다정한 처방전 덕분에 텅 비어 있던 내면이 조금씩 단단해짐을 느꼈습니다. 메마른 일상 속에서 나만의 고유한 시선을 길어 올리고 싶은 분들, 그리고 지친 마음에 깊은 쉼표를 찍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실전적 위로의 안내서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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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이렇게 읽을 수 있다니, 나도 모르게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고전 문학과 표지 명화 읽기를 통해 삶의 방향을 찾고 내면의 힘을 길어올리게 하는 책!
이따금 작품 못지않게 표지에 유독 압도되는 경우가 있는데,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민음사)이 딱 그러하다. 시선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여러 개의 눈, 상대를 금방이라도 베어버릴 것 같은 날카로운 코, 하나의 입으로 여러 말을 하고 있을 것 같은 두 개의 입술을 가진 기형적인 얼굴의 남녀. 마치 서로를 떼어낼 수 없어 오히려 강하게 끌어안고 있는 듯한 이들의 모습은 에로틱하다기엔 뭔가 복잡하고 불안한 관계에 가까워 보일 정도다. 끊임없이 방황하는 존재의 심연과 모순을 다룬 밀란 쿤데라의 소설과 이토록 잘 어울리는 그림이라니. 책 한 권의 이미지를 담는 데 표지가 이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일상에 새로운 영감을 더해줄 고전 읽기
고전을 이렇게도 읽을 수 있다니! 이 책을 읽자마자 나도 모르게 행복한 비명을 지른 것도 그 때문이다.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에서』와 앙리 마티스의 「춤」, 너새니얼 호손의 『 너새니얼 호손 단편선』과 윈즐로 호머의 「여름 밤」,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마르크 샤갈의 「생일」 등,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열두 권과 표지 속 열두 그림과의 연결점을 통해 삶에 새로운 영감을 더하는 이 특별한 에세이는 전에 없던 고전 읽기의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작가 최혜진은 특유의 웅숭깊은 시선으로 문학과 그림을 함께 사유하다 보면 삶을 읽어내는 감각 또한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 과정 속에서 독자들은 녹록치 않은 현실과 불안, 권태, 모순에 대한 감정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나를 보듬고 균형을 찾을 수 있을지를 깨닫게 된다.
권태를 만드는 것은 지루함 그 자체가 아니라 ‘이 시간의 의미는 뭘까. 내가 지루하게 살고 있구나.’라는 반성적 자의식이다. 지루함이 지시하는 이유/대상은 외부에 있지만, 권태가 지시하는 이유/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권태는 지루해하는 스스로를 지루하게 바라보는 반성적 감정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모든 경험을 곧바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려는 반성적 태도가 오히려 권태를 불러오고 감각을 빈곤하게 만든다고. / 31p
권태도 격정도 쾌락도 고통도 다만 즐거워하라. 필립의 당부를 마음에 품고 책장을 덮으니 표지에 실린 앙리 마티스의 1909년 작 「춤」이 눈에 들어온다. 땅에 닿을 새 없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맨발, 간신히 뻗은 손과 한껏 기울인 상체, 둥글게 둥글게 얽히고 휘감기는 몸짓은 ‘살아 있음’ 그 자체다. 이 춤사위는 완벽하지 않다. 어딘가 기우뚱하고, 왜곡되어 있고, 이상하고, 우습다. 그래서 아름답다. 의미를 따지느라 머뭇거리지 않고, 어떻게 보일지 걱정하지 않으며, 거리를 두지 않고 온전히 연루되어 있다. 자의식의 감옥에 갇히지 않은 영혼들. / 38p
앞서 질문했다. 무리에서 벗어나 홀로 있음에도 불안이나 조바심을 느끼지 않고 고고하고 묵묵하게 자기 길을 가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지. 죄르지와 빌헬름 함메르쇠이는 나에게 함부로 요약하거나 요약당하지 않는 힘을 가르쳐 주었다. 자신이 경험한 시·분·초와 디테일을 존중하고 방어하는 힘, 비록 누군가의 눈에는 단조로운 지옥처럼 보일지라도 그 디테일을 이야기하기로 결단하는 자세, 삶의 복잡성을 감당하려는 태도, 그렇다고 사소하고 구체적인 순간들을 지켜 내면서 스스로에게 돌아올 수 있는 능력. / 83p
평생 죽음의 공포와 질병에 시달리던 니체는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인간은 자신 속에 혼돈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자꾸만 삐걱거리고, 때로는 과잉과 결핍에 제멋대로 지배당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을 오롯이 바라보고 끌어안을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러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속 네 남녀처럼, 어떠한 고정값을 매기기보다는 혼란하고 울퉁불퉁하기도 한 ‘나’라는 존재의 모순까지도 기꺼이 끌어안기를. 선형적으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유독 마모되어가는 듯할 때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과 표지작 「생일」의 화가 마르크 샤갈의 대비되는 삶의 태도를 통해 나이 듦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정립해보기를. 『그물을 헤치고』의 제이크처럼 자기만의 인과관계 틀을 가지고 함부로 재단하는 버릇이 있다면 이제는 고정된 자아의 그물을 찢고 나올 용기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그물이 무언가를 건져 올릴 수 있는 건 역설적이게도 그물코 사이의 텅 빈 공간 때문이다. 제이크가 촘촘한 언어의 그물을 찢고 나와서야 비로소 타인을 마주할 수 있었듯, 나 역시 안다는 착각을 내려놓을 때 다채롭고 생생한 세계 본연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앎의 도움을 받아 더 깊은 모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 215p
세계는, 한 명의 인간은, 책 한 권의 생애는 나의 작은 머리로 재단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복잡하고 신비롭다. 그러니 넘겨짚지 말 것. 모름을 수집할 것. 차이를 궁금해할 것. 같은 자리에서 새롭게 살아낼 것. 누구 아닌 바로 내가 기억해야 할 다짐이다. / 111p
‘시간은 직선으로 흐르며 나를 늙어 가게 만드는 중이지만, 예술은 그 시간 위에 징검다리를 놓아 언제든 우주적 놀이터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준다’던 글귀가 계속해서 맴돈다. 내가 모르는, 경험해보지 못한 숱한 세계가 책 속에 있다고 생각하니 한동안 바삐 사느라 잊고 지냈던 읽는 즐거움이 다시 깨어나는 기분이다. 고전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꼭꼭 추천해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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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민음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책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나에게 책은 마지막 교양의 끈이자 스스로에 대한 어떤 다짐과 같은 것이었다.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 속에서 '그래도 무엇이라도 잡고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위로이자 어떤 확신 같은 느낌. 무엇을 얻고자 함보다는 그 속에서 즐거움이나 보람, 그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스스로의 의미 있음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른바 '어려운' 책을 읽는 이들에 대한 자격지심이나 열등감이 있었다. 이름있는 작가와 이름있는 내로라하는 책들 사이에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되려 피하고 외면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나에게 고전은 진입장벽이 높은 허들처럼 다가왔고,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작품들은 다가가고 싶지만 쉽게 친해지기 힘든 친구 같았다. 이런 고전에 대한 관심이나 애호가 깊지 않은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독자들에게 자신의 실패담을 건네며 응급처방을 받듯 간결하게 고전의 지혜를 전하는 이가 있다. 중년이 된 어느 날, 간절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졌던 때에 소설과 표지 그림이 말을 걸며 함께 앓아주는 환우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던 고전과 고전 표지들의 이야기를 담은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이다. 간절함이 사라진 일상은 평생 호기심을 연료로 삼아 달려온 작가에게 처음 겪는 종류의 고장으로 다가온다. 보고 싶은 것도, 쓰고 싶은 말도 떠오르지 않는 날들 속에서 자신을 고쳐줄 수 있는 희망을 주었던 것은 바로 '고전'이었다. 시간을 이기고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공감을 주는 고전. 그런 고전이라면 은은하게 오래 지속되는 힘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을까라는 기대 속에서 작가는 고전들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어떤 날은 소설이 먼저 말을 걸었고, 어떤 날은 표지 그림이 먼저 다가왔다. 그렇게 만난 고전들 사이에서 고른 12개의 작품에 대한 작가의 중얼거림이 바로 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작가가 책 속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멀쩡한 구석이 없었다. 어딘가 삐걱거리고, 과잉이거나 결핍이고, 괴짜 같고, 자기 파괴적이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런 멀쩡하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알 수 없는 위안을 느낀다. '나만 이런 게 아니라는 감각'을 통해서 말이다. 거대한 병실 같았던 고전, 그리고 그 속의 인물들은 함께 투병하는 환우처럼 가장 아픈 자리를 가만히 받쳐 주는 힘이 되었고 서로의 불완전함과 기이함을 함께하며 마침내 회복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작가가 빠지게 된 고전들과 고전 표지에 담긴 작가들의 세계관을 통해 우리는 인생이라는 거대한 시간 안에 담긴 다양한 모습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내가 겪고 있는 오늘의 혼란함을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과 겹쳐보며, 새로운 시선을 얻게 되는 것이다. 시간도 배경도 처한 상황도 다른 인물들에게서 어떤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싶지만 우리가 나와는 완전히 다른 것 같은 허구의 이야기 속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는 경험은 소설을 읽으면서 누구나 겪어보지 않았는가? 작가는 자신이 잃어버린 '간절함'이라는 감정을 소설 속의 인물들과 표지를 그린 작가들의 세계관 그 평행세계의 교차점에서 발견한다. 책을 고를 때 내용으로 선택하는 이와 표지를 보며 고르는 사람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경험으로 다가올 것이다. 작가가 전하는 고전 중에서 나에게 특히가 와닿았던 책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였다. 최근 들어 '나이 듦'과 '나이를 먹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이 많았던 시기였는데 '전형적인 30대, 40대는 이래야 한다'는 단정을 나 역시 하고 있었고, 나이 든 스스로를 만족스럽게 바라보지 못했던 시선을 소설 속의 폴을 통해서 파악했던 것이다. 내가 마주해야 할 중년이라는 시간 앞에서 도달해야 할 '낭만'에 대해서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일상에서 느껴지는 무료함이나 권태, 더 이상 특별함이 없다는 어떤 주저함 등 변화가 필요한 이들에게 '고전'과 '고전 표지'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간절함'이라는 힘을 전해 준 따스한 책! 민음사 60주년 기념 도서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전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를 무엇보다도 잘 담고 있는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더 이상 고전을 어렵다거나 진입장벽이 높은 친해지기 어려운 친구로 여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속에는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은은하고 오래 지속되는 힘을 가진 나를 기꺼이 받쳐주는 따뜻한 친구가 있다. '함께'라는 든든함을 선사해 주는 그 친구를 이제 나는 어떤 선입견도 없이 만나보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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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더 특별한 에세이를 민음사 출판사 신간도서로 서평 하려고 한다. 올해가 민음사 60주년이 되는 해이며, 작가이자 번역가 최혜진의 에세이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책이 그 특별한 해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을 좋아하면 꼭 사서 봐야 하는 에세이 추천 책이다.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표지 속 명화를 작가만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며 그 속에서 위로를 건네는 인문 에세이다. 나는 고전문학을 굉장히 좋아하고 그 속에서 얻는 지혜와 위로로 꾸준히 성장해온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 책은 그런 내게 다정하게 손을 내미는 책이었으며, 내가 좋아하는 고전 표지 속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더없이 좋았던 독서시간이다. 최혜진 작가는 어느 날부터 간절했던 많은 것들이 간절하지 않은 시간으로 다가왔으며 그 속에서 찾은 것이 고전이었고,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의 표지에 있는 명화가 눈에 들어왔다. 나 역시 민음사의 고전문학을 볼 때면 늘 표지에 있는 명화에 눈길이 갔다. 뭔가 공감되는 작가의 이야기에 괜히 책을 펼치기 전부터 설레었다. 그래서 지금의 삶에 무기력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해 본다. 누구도 흔들리지 않는 삶은 없고,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잠시 쉬어가면서 생각해 보면 좋겠다.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 책은 그런 시간에 잠시 멈춰서 고전의 문장과 명화를 보면서 잠시 앉아있어도 괜찮다고 말하며 우리의 마음속에 위로를 건넨다. 작가이자 번역가인 최혜진의 글을 통해 명화를 다시 바라보니 참 좋았다. 출판사 민음사의 신간 에세이 베스트셀러로 명화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나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던 독서였다. 특히 오래된 이야기 속 고전은 우리의 삶에 수없이 많은 질문과 답을 준다. 어쩌면 우리의 삶에 고전이 여전히 숨 쉬는 이유 역시 그게 아닐까 싶다.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은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의 표지 속 명화를 통해서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며, 에세이 형 인문학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어렵고 힘든 시간에 문득 집어 든 고전문학은 나의 마음을 더욱 단단하며, 그 힘은 나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다. 어쩌면 그래서 오늘 추천하는 에세이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이 더욱 마음 깊이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미술 관련 책들이 출간되오 있지만 에세이를 통해 바라보는 명화 이야기는 좀 더 특별하며 즐거운 독서시간이 된다. 오늘은 신간 에세이 책을 서평 하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 읽어보면 좋겠다. (자세한 책사진과 글&영상은 블로그에서 확인가능합니다.) <다 놓고 싶은.. 간절함마저 놓을 때 고전이 살포시 말을 걸었다. 때로는 친구같이, 때로는 삶을 먼저 걸어간 선배같이 그렇게 내 삶에 작은 위로를 건넨다. -지유 자작 글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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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다채로운 색으로 가득한 풍경으로 보고 있나요, 아니면 어느새 빛을 잃은 무채색의 세계로 보고 있나요? 나이가 들수록 설렘보다는 익숙함이 자리 잡고, 많은 것을 안다는 착각 속에 자신을 가둔 채 살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새로울 것 없는 하루가 반복되고, 문득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하는 답답함이 찾아오기도 하죠. 그럴 때 저는 고전을 찾아요. 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지금의 나를 비춰보고, 잊고 있던 감각을 다시 깨우게 되거든요. 이 책의 저자 역시 중년의 어느 날, 삶의 권태와 투병의 시간을 지나며 직관이 이끄는 대로 고전들을 읽었다고 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열두 권의 고전과 열두 점의 명화가 서로 만나는 지점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어요. 그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이에요. 책 속 주인공들은 어딘가 삐걱거려요. 지나치게 과잉되거나 결핍되어 있고, 괴짜 같기도 하며, 때로는 자기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그런 인물들을 보며 마냥 한심하다고만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위로받게 되죠. 나만 이렇게 서툴고 지질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구나, 나만 바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을 얻게 되기 때문이에요. 《인간의 굴레에서》의 필립은 수많은 방황 끝에 인생의 의미는 특별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과정 자체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요. 인간은 카펫의 직조공처럼 자기 삶을 한 땀 한 땀 엮어 갈 뿐이죠. 앙리 마티스의 <춤> 역시 자의식에 갇히지 않은 생생한 삶의 모습을 보여줘요. 이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찾겠다며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돼요. 때로는 의미를 찾으려 애쓰기보다 그저 감각하고 존재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삶을 너무 무겁게 짊어지지 않을 때 오히려 더 오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운명》의 죄르지는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을 하나의 결론으로 요약하지 않아요. 자신이 보고 느끼고 겪은 디테일을 끝까지 붙잡고, 그것들을 세세하게 말하는 방식을 택해요. 빌헬름 함메르쇠이는 총천연색의 인상주의가 유행하던 시대에 회색을 단순한 색으로 보지 않고 그 안의 다양한 결을 섬세하게 담아냈죠. 저자는 이 둘을 통해 함부로 요약하지도, 요약 당하지도 않는 태도를 배웠다고 말해요. 저 역시 사람과 감정, 경험을 몇 개의 범주로 정리하며 이해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압축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차이와 결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을 《모래의 여자》의 니키 준페처럼 '늘 같은 것'으로 여기며 세세한 차이를 놓치곤 해요. 저자는 이를 지적 게으름이라고 말하며, 차이를 발견하려면 의지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요. 니콜라 드 스탈 역시 같은 대상을 반복해 그리면서도 매번 새로운 변주를 만들어 냈죠. 같은 것을 바라보면서도 결코 같은 그림을 그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 문장을 기억하려고요. "세계는, 한 명의 인간은, 책 한 권의 생애는 나의 작은 머리로 재단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복잡하고 신비롭다. 그러니 넘겨짚지 말 것. 모름을 수집할 것. 차이를 궁금해할 것. 같은 자리에서 새롭게 살아갈 것." (P. 111)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인생이 단 한 번뿐이기에 우리의 선택이 더욱 무겁고 복잡하게 느껴진다고 말해요. 하지만 쿤데라가 보여주는 삶의 아름다움은 완벽함이 아니라 방황과 모순, 불완전함 속에 있어요. 중요한 것은 옳은 선택을 하는 것보다 그 이후의 삶을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어 가는 힘을 믿는 일이죠. 또한 쿤데라와 프랑시스 피카비아의 예술은 인간이 하나의 고정된 모습으로 정의될 수 없는 존재임을 일깨워줘요. 우리는 때로 혼란스럽고 모순적이지만, 바로 그런 모습까지 포함해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라고 말해줘요. 저 역시 권태의 시간,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들을 지나왔고 지금도 지나고 있어요. 그럴수록 더 채찍질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가만히 내버려두면 안 될 것 같은 조급함 때문이었죠. 어쩌면 삶을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어서 세상이 조금씩 무채색으로 변하게 된 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돼요. 우리는 익숙함을 원하면서도, 막상 익숙해지면 지루함을 느끼고 벗어나고 싶어 해요. 참 모순적인 존재죠. 그런데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감사라는 감정이 더해질 때, 익숙한 것 역시 새로운 빛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늘 곁에 있어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다른 색을 덧칠할 수 있다는 것도요. 무엇보다 저라는 존재를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려는 노력을 조금 내려놓으려 해요. 저는 고정된 하나의 값이 아니라, 상황과 시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려고요. 제 안에는 서로 다른 목소리와 성향이 공존해요. 앞으로는 그것들을 억누르기보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며, 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데리고 가고 싶어요. 권태와 익숙함 속에서 자신을 자꾸 몰아붙이고 있는 분, 고전과 명화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얻고 싶은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아무것도간절하지않은날의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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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권태를 둥글게 안을 때: 『인간의 굴레에서』_서머싯 몸 우리는 권태를 느끼는 영혼이다._20p 권태를 만드는 것은 지루함 그 자체가 아니라 '이 시간의 의미는 뭘까. 내가 지루하게 살고 있구나.'라는 반성적 자의식이다. ... 권태는 지루해하는 스스로를 지루하게 바라보는 반성적 감정이다._31p 나에게 권태란. 내가 사랑하는 것의 열정을 무너지게 하는 것. 그로 하여금 내가 사랑하는 것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것. 여전히 사랑함에도 그 처음과 다르게 만드는 것. 그것이 나에겐 언제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죄를 지으며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늘 삶엔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게 늘 있던 권태가 반성적 자의식이라니 새로운 깨달음 이었다. 그리고 작가가 한 가끔을 이 의식을 꺼두어도 괜찮다는 말은 잠깐의 위로가 되기도 했다. 2 분명하지 않은 것들의 자리: 『너새니얼 호손 단편선』_너새니얼 호손 어떤 감정이나 행동의 이유에 명확한 이름이 붙지 않고 모호하게 두어도 괜찮다는 말을 한다. 나는 그 말의 어느정도 동의하면서 동의하지 않는다. 세상엔 이름이 붙어야 가치가 있는 것들이 더 많다. 브랜드 따위의 이름이 아닌 정말 말 그대로의 이름.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에 사랑이라는 이름이 붙어 그 사랑이 빛이난다. 내가 갑작스레 우울을 맞딱드릴 때에 이 우울의 원인을 찾아내어 우울해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라는 것을 명확히 했을때의 해방감은 나를 지금까지 살게 했다. 나는 모호함의 긍정적인 부분의 가능성을 열어두지만 여전히 모호함 보다는 명확함이 나를 더 살게 하는 것 같다. 모순적이게도 나 자신, 인간은 모호한 존재라는 것에 긍정하기에 결국 이 두 생각은 공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 또한 모호함일까? 3 요약당하지 않는 힘: 『운명』_임레 케르테스 아무리 인생은 혼자라 하더라도 아무도 가지 않은 길, 홀로 가야 하는 길을 가게 되면 두렵거나 외로울 수있다. 그 길을 묵묵히 나아가는 화가의 길이 상상된다. 강제수용소에 비극만 있지 않고 행복도 존재했다고 말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겪지 않은 이가 그 비극을 함부로 재단하며 말하는 것은 잘 못 되었다고 생각은 든다. 하지만 행복이 존재했다 말하는 것은 과연 모두에게 옳은 일인가 싶다. 만약 일제강점기를 살아온 인물이 일제강점기는 마냥 힘들지 않고 행복도 존재했어. 라고 말하면 일제강점기 잘 보냈네 일본이 잘했네 하는 식의 말 같지도 않은 대답이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면 화가 난다. 그래서 나는 일제강점기든 강제수용소에서든 비극의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도 행복은 존재할 수 있다 생각하지만 이런 거지 같은 대답을 들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4 반복의 지겨움과 창조성: 『모래의 여자』_아베 코보 다 안다는 말이 무지를 자백하는 말이라는 작가의 말이 좋았다. 다 알지 못한다. 우리는 늘 무지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자각해야할 것 같다. 5 싫음에서 새로움 발명하기: 『마담 보바리』_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작가의 모순적인 부분이 재밌었다. 민경편집자님의 말이 떠올랐다. 좋은 건 그냥 좋아하고 싫은 건 다 알고 싫어하자. 편집자님의 말을 듣기 전부터 내가 생각하고 있던 지점이라 이 책에서 비슷한 어조로 만나니 반갑기도 했다. 이 챕터는 『마담 보바리』작가에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작성되었는데 나는 이런 문체는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읽는 게 좀 힘들었다. 그래도 『마담 보바리』의 작가가 편지를 많이 작성했다는 것에 착안하여 글을 쓴 부분은 좋았다. 6 모순을 삼키는 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_밀란 쿤데라 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 사이의 존재. 누구나 모든 것이 확정적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7 나이 듦의 두 가지 방식: 『브람스를 좋아하세요...』_프랑수아즈 사강 챕터1 만큼 좋았다. 늙음에 대한 글이 내 눈에는 자주 들어오는 글은 아니라 새롭고 재밌었다. 늙음을 마주하는 방법은 챕터 6에 나온 것 같다. 늙어 가는 나를 수용하면서 늙어가는 나에 굳어있지 않기. 8 자아를 무너뜨릴 용기: 『그물을 헤치고』_아이리스 머독 함부로 이럴 것이라 확정 짓는 것은 나에게 가장 안 좋다. 9 덜지도 더하지도 않겠다는 결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_프리드리히 니체 불안과 건강에 대한 생각. 건강하다라는 건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을 때 건강하다 할 수 있지 않을까? 불확실성, 불안을 모조리 없애겠다는 것은 나를 망치는 것이라는 생각은 그동안 불안과 한 몸이 되어 살고 있는 나에게 크게 와 닿는 말이었다. 10 부재를 상상하는 눈: 『이반 일리치의 죽음』_레프 톨스토이 부재해야 깨닫는 감사가 있다. 감사는 익숙함이라는 무시무시한 마수에 대항하는 해독제다._274p 언젠가 사라질 것이란 사실을 기억하며 고마워하는 힘. 이미 가진 것의 현존에 밑줄을 치고 새로이 감각하는 능력._278p 몇년 전 지독하게 아팠던 날들이 있었다. 그때, 내 삶을 구성하는 것의 감사를 참 많이 느꼈다. 그리고 그때 깨달은 것은. 사람은 무언가를 잃어야한 그것의 소중함을 아는 구나 싶었다. 11 이해의 바깥에 머물기: 『방랑자들』_올가 토카르추크 우연이 머물 자리를 유지하자. 12 의미 없는 성실함: 『페스트』_알베르 카뮈 309 여기에서도 작가는 다시 말한다. 명확한 것을 찾지 말라고. '왜'라는 것을 찾고 그것을 확정시키며 삶의 이해도를 좁히지 말라고. 그리고 삶을 감각하고. 감각하며 이해가고 이름을 붙이며 감각하자고. 불안, 불안전함, 불확실함은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것. 이것들 또한 삶이라는 것을 말하는 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