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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론이 아닌 몸소 체험을 생생하게 묘사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평소 개인의 생활습관을 바꾸는 큰 변화는 바꾸지 않았을때 큰 불이익이나 충격이 있을때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러한 트리거 없이 마운자로와 같은 약간의 약물 지원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이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확실하게 해소시켜 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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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이론만 나열하는 책이 아니라, 서울대병원 의사인 저자가 직접 마운자로를 맞으며 118kg에서 80kg대로 감량한 솔직한 기록이라 더욱 신뢰가 가고 몰입하며 읽었습니다. "공부보다 살 빼는 게 더 힘들었다"는 구절처럼 다이어터들의 현실적인 고충에 깊이 공감해 주면서도, 전문의로서의 스마트하고 명쾌한 비만 치료 인사이트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해 주어 정말 실용적이네요. 막연한 의지력 타령 대신 과학적이고 주도적인 건강 루틴을 세우는 데 큰 용기와 동기부여를 선물해 주는 필수 소장 도서로 적극 추천합니다! 물론 너무 날것의 글이라 오히려 마운자로 전 건강루틴을 세워보자 마음을 다짐하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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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하고 나서 별렀던 슈타츠오퍼 오페라를 보러 베를린에 다녀왔다. 그날 평소보다 좀 많이 걷기는 했다. 저녁부터 무릎이 시큰거리더니 하루 이틀 지나면서 걷기 힘들 정도가 되었고, 보름 넘게 그렇게 버티는 동안 걷지 못할 정도까지 통증이 심해졌다. 서울로 돌아와 병원에 가니 오른쪽 무릎이 ‘골 부종’이란다. 연골이 파손되기는 했어도 수술할 정도까지는 아니고, 뼈에 염증이 생긴 ‘골 부종’은 낫기까지 딱히 치료 방법이 없단다. 그러면서 체중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사실 무릎보다 더 시급한 건 체중이었다. 체코 현장에서 일하던 일 년 사이에 체중이 5kg 이상 늘었다. 거기선 동료들과 함께 밥을 해 먹었는데, 음식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양이 늘 생각보다 많아져서 식사량이 덩달아 늘어났다. 코앞에 차가 있으니 걸을 일도 없어 본사에 출퇴근할 때보다 훨씬 덜 걸었다. 체중계를 두지 않은 게 결정적인 패착이었다. 체중 조절하는 데는 체중계만 한 게 없다. 아침저녁으로 재면 바로잡기가 쉽기 때문이다.
서울에 돌아오고 며칠 후에 약속 때문에 시내에 나가는데 몸이 너무나 무거웠다. 단지 무릎 때문만은 아닌 듯싶었다. 돌아와 재보니 평생 못 보던 체중이었다.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다음날 내과에 혈압약 받으러 간 길에 조심스럽게 약물 치료를 물어보았다. 워낙 오래 알고 지낸 분이라 두말하지 않고 처방전을 내줬다. 당장 체중 늘어난 게 보였던 모양이다. 게다가 무릎 아프다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니 말이다.
지금 키만큼 자란 후로는 이십 대 초반에 잠깐 70kg대에 머물렀을 뿐 취직할 때쯤 80kg 중반, 결혼하고 나서 100kg이 되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 거기서 2~3kg 정도 오르내렸는데, 그게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았다. 아버지도 그러셨고, 아들도 그렇다 보니 그게 내력인가 했다. 언젠가 건강검진 때 의사가 15kg을 감량하라고 해서 코웃음을 치고 나온 일이 있다. 5kg도 아니고, 불편하지도 않은데. 더구나 당시에는 십 년 넘게 검도를 하는 중이어서 운동량도 적지 않았다. 의사에게 검도가 운동량이 엄청난데 왜 체중이 줄지 않느냐고 물으니 먹을 것 다 먹고 운동해서 감량한다는 건 꿈이라고, 얼른 깨라고 했다.
사우디에 부임하고 나서도 유지되던 체중이 어느새 106kg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가족들에도 문제로 보였던지, 아들이 ‘무설탕 다이어트’ 동영상을 보냈다. 그때까지 체중 조절을 심각하게 생각해본 일도 없고, 갖은 체중 조절법을 믿지도 않았다. 하지만 동영상에서 설명하는 내용은 매우 합리적으로 들렸다. 체중이 느는 것은 많이 먹기 때문이고, 많이 먹는 것은 포만 호르몬과 식탐 호르몬의 장난이라고 했다. 그런데 설탕은 포만 호르몬은 줄이고 식탐 호르몬이 늘인다는 것이었다. (같은 양을 먹어도 덜 배부르고 속이 조금만 비어도 더 배고프다) 그러니 설탕을 최소한으로 (내 의지만으로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 줄이는 것으로 체중을 줄인다는.
무설탕 다이어트는 성공적이었다. 한두 달 동안 미미하던 효과는 석 달에 접어들면서 속도가 붙었다. 93kg까지 줄었을 땐 더럭 겁이 나기도 했다. 여섯 달 만에 다이어트를 마치고 나서 약간 늘기는 했어도 안정적으로 90kg 중후반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옷도 모두 고쳐야 했고, 모습도 훨씬 보기 좋아졌다. 이후로도 그때 끊었던 청량음료며 커피믹스, 아이스크림은 그대로 멀리했다.
귀국하고 나서도 두 자리 지키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식사량도 잘 관리했고 게다가 운동도 열심히 했다. 일주일에 너덧 번, 한 번에 한 시간도 넘게. 그러다 경주 현장에 가면서 슬슬 늘기 시작한 체중이 체코 현장을 마치면서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이다. 결국 식사량이 문제였다. 집에서는 해주는 만큼만 먹는데, 혼자 지내면서 식사량 자체가 조절이 안 된 것이다. 게다가 살살 단 걸 입에 대기 시작했다. 잔소리 들을 일이 없으니 통제도 안 되고.
병원에서 처방해 준 건 ‘위고비’보다 개선된 ‘마운자로’였다. 2.5mg 한 달 치 4회분 주사제가 28만 원. 쉽게 투약을 결정하기 어려울 만큼 비쌌지만, 망설일 여유가 없었다. 한두 달이면 쉽게 10kg을 감량할 수 있다니 일단 줄이고 나서 체중을 유지할 방법을 찾으리라 생각했다. 인슐린 분비를 돕고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는 하지만 그게 체중 감량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고, 결국 이 약 역시 식사량을 줄이는 게 기본 메커니즘이었다.
중요한 건 투약을 계속하지 않아도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지 하는 것이었다. 그때 유튜브 추천 영상에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장형우 교수 인터뷰가 올라왔다. ‘마운자로’로 고도 비만을 벗어난 의사라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그는 체질량지수(BMI) 35가 넘고 체중이 118kg까지 올라갔었는데, 위절제술로도 해결하지 못했던 비만을 ‘위고비’와 ‘마운자로’로 해결했다. 그 자리에서 이 책을 샀고, 오늘 단숨에 읽었다. 이 책은 내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마운자로’ 2회분 투약을 마친 경험과 저자의 설명으로 체중 관리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내 상태를 설명해야겠다. 병원에서 2.5mg 용량부터 시험해보자고 했고, 7월 15일과 22일 두 번 주사제를 맞았다. 110kg까지 올랐던 체중이 108kg까지 내려온 상태에서 투약을 시작했다. (며칠 사이에 2kg가 늘었다가 다시 줄어든 건 나도 이해하기 어렵다) 첫 번 투약 후에 급격하게 줄던 체중은 두 번째 투약 후엔 눈에 띄게 더뎌졌다. 현재 103kg으로 며칠째 답보 상태다. 식사량은 훨씬 줄었다. 부작용이라는 메스꺼움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기는 했지만, 그것도 잠깐뿐이었다. 일단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고, 배고픔도 별로 느끼지 못한다. 음식이 맛있는 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건, 비만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는 것이다. 물론 저자가 초점을 맞추는 건 체질량지수 35 이상의 고도 비만이다. (체질량지수는 나라마다 시기마다 다른데, 요즘 들어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정상 25 이하, 과체중=25~30, 비만=30~35, 고도 비만 35 이상’으로 정리되어가는 걸로 보인다. 내 경우 100kg이면 정확하게 30에 해당하는데, 그러니 두 자리만 지키면 과체중을 넘지 않는다.)
“비만은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문제는 아니다. 몸과 마음 그리고 환경이 복잡하게 얽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이제는 수술과 약물 치료를 포함해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한 시대이다. 무엇보다 비만을 개인의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이라고 탓하는 순간, 당사자에게 남은 건 도움이 아니라 낙인과 상처뿐이다. 고도 비만의 원인을 개인의 나쁜 습관, 정신 상태의 문제에서만 찾으려 하면서 운동이나 식이 조절 같은 것을 통해 고도 비만 환자가 정상 체중으로 감량한 뒤에 유지까지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매우 많다. 심지어 그중에는 의사도 있다. 다른 사람은 제쳐 두고라도 의사들이 그 행렬에 동참하는 것은 절망적이다. 특히, 한 가지 음식을 집중적으로 섭취함으로써 고도비만을 치료할 수 있다든가, 식단 관리용 앱 같은 것을 사용하면서 본인의 행동을 스스로 개선하면 고도 비만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는 의사를 보면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체중의 세트포인트’라는 개념이다. 이는 외과적 수술이나 비만 치료 약 없이, 가혹한 식이요법이나 운동 없이도 대체로 편안하게 도달하게 되는 몸무게를 의미한다. 체중 역시 특정 지점에서 유지하려는 항상성(homeostasis)이 있고, 그 지점이 세트포인트라는 말이다. 그러나 저자는 강력한 다이어트 방법을 사용한다고 해서 내재한 세트포인트가 영구적으로 바뀌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위고비’나 ‘마운자로’를 투약하더라도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이 방법은 단지 뇌를 비롯한 몸의 여러 부위를 약물로 속여서 세트포인트를 일시적으로 돌려놓은 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겪어보니 정말 그렇다. 살면서 지금처럼 식욕이 일어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맛있는 게 눈앞에 있어도 데면데면하다. 먹고 싶은데 참는 게 아니라 먹고 싶은 생각 자체가 없다. 문제는 투약을 중단했을 때 다시 원래의 세트포인트로 돌아가려는 메커니즘이 정상적으로 작동해 결국 투약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 되거나 심지어 투약 이전보다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약은 치료제라기보다는 식욕억제제로 여기는 게 맞을 듯싶다. 저자 역시 단기간 투약이 아니라 복용하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는 혈압약처럼 평생 투약해야 한다고 말하고, 실제로 자기도 그렇게 하고 있다. 물론 그러기에는 일 년에 오백만 원에 이르는 비용은 큰 부담이다. 하지만 저자는 고도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한 고통과 치료비를 생각하면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대중화되면서 먹는 약이 개발되거나 가격이 낮아지기도 할 것이고.
그렇기는 해도 난 우선 두 달만 투약해볼 생각이다. 저자는 투약을 중단했을 때 원상태로 돌아간다고 경고하지만, 나는 저자와 몇 가지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나는 내 몸의 세트포인트가 체질량지수 30에 해당하는 100kg 근처라고 생각한다. 사십 년 그 체중을 유지했고 지금처럼 32까지 올라간 건 불과 일 년 어간의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감량한 건 세트포인트 기준으로 체질량지수 10에 해당하는 31kg이고 (저자가 생각하는 자기 세트포인트 116kg에서 85kg으로 줄였다) 나는 체질량지수 2~3 정도만 낮추면 되니 의지로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또한 식습관도 저자와 달리 기름진 걸 그다지 즐기지 않고 육류보다는 채소나 생선을 훨씬 좋아한다. (저자는 채소를 싫어해서 절대 고기를 상추에 싸서 먹지 않는다. 깻잎도 싫어하며 그런 맛 없는 것을 왜 먹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저자는 “배가 비어 있는 상태가 반드시 배가 고픈 상태와 일치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배가 비어 있으면 허전하다고 느끼면서 뭔가를 먹어서 채우면서 만족감을 얻는 게 문제”라고 말한다. 지금은 그런 만족감을 향한 식욕을 느낄 수 없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이전 같은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고. 결국 뭔가를 먹어서 채우면서 만족감을 얻는 걸 포기해야 한다는 건데, 그 정도 각오도 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좀 더 천천히 먹는 것도 중요하다. 음식을 먹고 나서 포만감이 느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빨리 먹으면 포만감을 느끼는 양 이상으로 먹게 된다니 말이다.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또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저자는 의사로서, 그리고 고도 비만 환자로서 비만 퇴치법을 경험하고 분석해 이 책을 썼다. 과문한 탓인지 나도 들어보지 못한 책이고, 저자 스스로도 이런 책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에는 정상 체중인 사람이 투약했을 때 일어난 결과에 대한 언급은 없다. 그건 이 책의 목적과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 생각으로는 쓸데없는 짓이기도 하고.
책 내용은 이게 전부다. 방송에서 설명한 내용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잘 정리해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고도 비만을 치료할 목적이 아니라 그저 내용이 궁금해서라면 유튜브에서 ‘장형우 교수’의 방송을 찾아보면 된다. 그게 훨씬 쉽고 실감도 난다. 고도 비만인 사람에게는 교과서 삼아야 할 책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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