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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쓰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꾸준히 써야 하고, 결과물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매일, 조금씩 쓰는 습관이 필요하다. 작은 메모들이 쌓여 커다란 산을 만들 수 있다는 건 진리다. 메모장이 모여 산을 이룬 장면을 생각하니, 유명 관광지에 있던 것들이 생각났다. 그저 예술작품으로 바라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작가들은 글쓰기라는 숙제에 대하여 고민하는 듯하다. 작가의 글쓰기 방식은 당연히 궁금하다. 하지만 미래의 창작자가 궁금해하는 글쓰기는 좀 더 다를 듯도 하다. 주로 언제 써야 하는지, 어떤 주제를 설정해야 하는지 세부적인 사항이 궁금할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독자에서, 좀 더 나아가 자신의 글을 써보라고. 툭 던지듯 말한다. 글을 쓰고 싶어도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건네는 선물 같은 책이랄까. 하물며 독자들에게 건네는 응원 같은 책이라고 해도 좋겠다.
창작은 그 능력이 되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있겠지만, 창작자는 신이 내려주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여겼다. 독자와 달리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고, 인물에 대하여 좀 더 깊이 구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작가의 글을 읽다 보니 누구라도 노력하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미래의 창작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힘을 불어넣어 준다.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소설이 좋다. 작가가 그리는 세계관 속에서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배운다. 작가란 상상의 세계가 남다른 존재다. ‘당신은 어떤 종류의 창작자인가’를 묻는 편에서,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는지,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쓰는지, 들리지 않던 새로운 목소리를 담고 싶은지를 묻는다.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어떨 때는 익숙한 주제보다 새로운 시각을 주는 작품이 좋다. 생각할 거리, 미래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게 좋다는 뜻이다.
다른 장르보다 소설이 더 좋은 나는 꽤 많은 작품을 찾아 읽는다. 전작주의자 같은 행동을 보일 때도 있다. 나는 책을 쓰는 사람이 아닌 읽는 사람, 즉 독자라는 신분이 좋다. 변화 없는 일상에서 하나의 선물처럼, 마치 여행하듯 타인의 삶을 훔쳐본다. 쓰는 자의 고단함을 알기에 독자로 머무는 것에 만족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인물에 대하여 다양한 질문을 건네야 한다.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를 주어야 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인물로 만들어야 한다. 몇 명 되지 않은 인물들이면 단조로울 수 있으니 여러 명의 주변 사람들을 배치하여 주인공의 마음을 흔들고 헤집어야 한다. 괴로운 상황을 즐길 수 있으며, 나라면 이렇게 행동하겠다는, 어쭙잖은 충고 같은 것도 할 수 있으리라.
표절에 대한 것도 미리 파악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작품이 출간되면 그 내용을 살펴본다. 읽다 보면 비슷한 주제와 설정을 만나곤 하는데 자칫 표절로 이어질 수 있다. 놀랍지 않은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상상력을 발휘한다는 것 자체가 놀랄 일이다. 발 빠른 자가 먼저 완성한 쪽이 진정한 주인이 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늦은 자는 고이 간직할 수밖에 없다. 작가는 이러한 상황을 ‘우리 같은 꿈을 꿨나 봐요.’라고 말한다.
작가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하다.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간의 마음을 표현하는 작가와 미래의 어느 세계에 있는 듯 상상력의 세계를 표현하는 작가들이 있다. 예전의 나는 ‘SF소설은 나랑 안 맞아’, 이렇게 생각했었다. 내 마음이 열리지 않았던 거였다. 지극히 현실적인 인간이라 미래의 나를 상상하지 못하겠다고만 여겼다. 지금은 어떤가.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든, 현실적인 미래든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 그걸 몰랐다.
오늘의 볼품없이 짧은 메모가 훗날 작품의 기둥과 보가 될 수도 있다. 지금 쓰는 작품과 전혀 상관없는 메모라도 무방하다. 메모의 무작위성이야말로 메모의 힘이다. 번뜩 떠오르는 이미지, 아직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인물의 대사, 전개를 모르는 사건 등 뭐라도 좋다. (193페이지)
작은 메모 하나 허투루 버려서는 안 되겠다. A4 한 장을 채우는 게 힘들뿐더러, 글 한 줄 쓰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작은 메모 하나가 한 장의 글을 쓸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는 걸 깨달았다. 때로는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알지 못해도, 꾸준히 쓰는 것만큼 좋은 습관도 없다는 걸 알려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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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의 새 책은 제목에서 글쓰기에 관한 책임을 밝힌다. 보통 우리가 독자가 되는데 작가가 독자가 되겠다니. 인상 깊은 책 제목 덕분에 정세랑 작가의 책이 도착하자마자 읽기 시작했다. 많이는 아니지만 몇몇 인터뷰에서 보았던 정세랑 작가의 수줍은듯한 하지만 단호한 느낌의 글이 이어졌다. 글쓰기에 관한 강의를 다녔고, 그 내용들을 다시 책으로 펴냈다는 작가. 글쓰기가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예요, 글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나도 이렇게 글을 써요 하면서 독자를 엄청 홀리는 책이다. 홀리는 말은 다정한데 꼭 쓰라는 부담은 주는 책이다. 흥미롭다 흥미로워. 이런 감미로운 압박을 보았나. 다 읽고 나니 정말 뭐라도, 일기라도, 리뷰라도 써야할 것 같다. 나는 작가는 아니지만, 정세랑 작가가 몇 번 인용한 서유미 작가가 명명한 ‘허생 상태’인 듯 하다. 이 말은 읽기에 빠져버린 작가를 이르는 말인데, 읽기에 수년 빠져버리면 작가 본인이야 감미롭지만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고. 흠. 그렇군. 그런데 그냥 허생 상태로 살아도 재밌긴 해. 정세랑 작가가 독자가 되어준다면, 뭐라도 써도 좋지 않을까? 글쓰기에 대한 감미로운 유혹, <당신의 독자가 될게요>이다. #정세랑, #당신의독자가될게요, #마음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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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을 끌어안는 쓰기에 대하여 : 당신의 독자가 될게요 이 도서는 소설가 정세랑의 5년 만의 신작 산문집입니다. : 창작의 문턱을 낮추는 다정한 안내서 1. 창작을 향한 다정한 응원 이 책은 데뷔 16년 차 소설가 정세랑이 '쓰는 삶'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룬 첫 번째 산문집입니다. 작가는 창작을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창한 일이 아니라, 누구나 오늘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즐거운 일로 정의합니다. 삶과 창작 사이에는 두려워할 만큼 높은 벽이 있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으로도 뚫을 수 있는 '얇은 막' 하나가 있을 뿐이라며, 창작을 주저하는 이들의 등을 부담스럽지 않게 밀어줍니다. 2.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창작론 단순히 응원에 그치지 않고, 작가는 집필 과정에서 마주하는 현실적인 고민들을 세세하게 짚어줍니다. * 창작의 기술: 주제와 소재를 찾는 법, 표절 위험에 대처하는 자세, 글을 고치고 작업 시간을 확보하는 원칙 등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 창작자의 태도: 창작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을 걷어내고, 완벽함보다는 이완된 상태에서 나오는 즐거움을 강조합니다. "아름다운 문진처럼 일상 위에 창작이 자리 잡기를." 작가의 이러한 바람처럼, 이 책은 창작을 삶의 무거운 짐이 아닌, 일상 속에서 경쾌하게 즐길 수 있는 창조적인 활동으로 바꿔놓습니다. 책장을 덮고 나면 거창한 결심보다 일단 한 줄부터 써보고 싶다는 기분 좋은 용기를 얻게 되는 책입니다.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 글을 쓰고 싶지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시작을 망설이는 예비 창작자 2) '쓰는 삶'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요령과 마음가짐이 궁금한 분 3) 정세랑 작가만의 다정하고 솔직한 문장과 창작 철학을 엿보고 싶은 독자
p.203 먼저 읽어준 이가 책 제목을 '읽었으면 써야지'로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었다. 혹하고 말았으나 혼잣말일 때와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뉘앙스가 크게 달라져 택하지 못했다. '써야지'는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에게 말할 때만 효과가 있지 않나 한다. 그러니 이 책으로는 그저 쓰는 재미가 생각보다 낮은 선반에, 손 닿을 만한 곳에 놓여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었다. 바깥의 온갖 현란함이 진정 하고 싶은 일들로부터 사람들을 멀어지게 만들지는 않는지 경계하고 있다. 나는 어쩌면 당신이 약간 어두운 방에 있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 다. 안쪽으로, 안쪽으로 잠기기를. 막 써낸 이야기의 움직임으로 발이 약간 뜨는 순간을 느껴보기를. 그 찰나의 경험을 거듭하기 위해 지지부진한 나날도 통과해내기를. 아름다운 문진처럼 일상 위에 창작이 자리 잡기를. 이 책을 쓴 욕망은 작가의 것이 아니라 독자의 것인 듯도 하다. 내가 읽고 싶은, 채 빚어지지 않은 이야기가 아무래도 당신 안에 있는 것 같아 파헤치고 싶었다. 뭘 맡겨둔 이처럼 구는 게 우습지만 고요 속에 엎드린 이야기들이 발 굴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더 들여다봐주셨으면 한다. 2026년 초여름 정세랑. #당신의독자가될게요 #혼란을끌어안는쓰기에대하여 #정세랑 #글쓰기 #마음산책 #정세랑산문 #서울국제도서전마음산책 #솔직한창작철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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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작가가 평생 품어온 그림자와 상처를 그 안에서 펼쳐 보인다 해도 그것은 있는 그대로가 아닐 테다. 없는 세계에서 없는 사람들로 내면에 이글거리던 것들을 풀고 나면 기묘한 치유와 회복의 기미가 느껴질 때조차 있다. 정세랑 에세이 마음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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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의 산문 <당신의 독자가 될게요>는 작가의 글 쓰기에 대한 마음이 담긴 책이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듣고, 보고, 느낀 것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준다. 글 쓰기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는 작가의 세심한 가르침이 많은 알림을 준다. 언젠가 멋진 글을 써보리라는 희망을 품고 이 책을 다시 한 번 숙독하게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