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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빨리 빨리'문화로 선진국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 자신도 모르게 그런 세상에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느린 마음으로 우리 나라를 여행하는 자유를 선사해 주는듯 하다. 책을 읽으면 사계절동안 걸으면서 한국의 경치를 만끽하는 느낌을 가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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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으로 떠나는 도보 여행』은 '차가 없어도, 거창한 준비가 없어도 충분히 떠날 수 있다'는 다정한 초대장이다. 저자는 길 위에서 만나는 수려한 풍경과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걷기 모임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번에 2년여 동안 직접 걸은 100곳의 길 가운데 50곳을 엄선해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사계절 밖의 여정으로 엮었다고 한다. 이 책의 미덕은 '어디가 좋다'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어느 역에서 내려 어떤 버스를 타고, 몇 킬로미터를 걷고 어디서 쉬어야 하는지까지 발로 확인한 기록이기에, 책장을 넘기는 순간 이미 출발선에 선 듯한 생생함이 전해진다. 강화 삼랑성과 전등사, 포항 호미곶, 두타산 무릉계곡, 금오도 비렁길부터 일본 구마노고도, 이탈리아 돌로미테까지 — 장소는 멀어져도 길 위에서 자연과 사람을 만나고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 책은 '느림'을 권한다. 대중교통은 기다려야 하고 도보는 더디지만, 그 속도에서만 보이는 풍경이 있다. 역 앞 작은 식당의 온기, 숲길의 흙냄새, 마을 사람들의 말 한마디. 저자는 그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차분히 담아낸다. 오랜 시간 금융 분야에 몸담았던 전문가가 주말마다 배낭을 메고 걸어 온 시간이기에, 이 기록은 한때의 취미를 넘어 꾸준함이 빚어낸 결실로 읽힌다. 프루스트의 말처럼,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데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새로운 눈을 건넨다. 책을 덮고 나면 가장 먼저 가까운 역과 버스 노선을 검색하게 될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