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5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80%
  • 리뷰 총점8 16%
  • 리뷰 총점6 2%
  • 리뷰 총점4 2%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10.0
  • 30대 9.0
  • 40대 9.0
  • 50대 9.0

포토/동영상 (1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시간의 감촉
"시간의 감촉" 내용보기
『새의 선물』, 『빛의 과거』를 잇는 '시간 3부작'의 마지막 편이라는 무게감을 알고 펼쳤지만, 정작 나를 붙든 건 거창한 서사가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구체적인 감각들이었다. 유부초밥을 집어먹는 손끝, 늙어가는 몸에 새겨진 흉터, 서로를 오해하면서도 끝내 놓지 못하는 자매의 시선. 그 사소함이 오히려 이 소설을 오래 붙들고 있게 했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한 사람의 몸
"시간의 감촉" 내용보기

 『새의 선물』, 『빛의 과거』를 잇는 '시간 3부작'의 마지막 편이라는 무게감을 알고 펼쳤지만, 정작 나를 붙든 건 거창한 서사가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구체적인 감각들이었다. 유부초밥을 집어먹는 손끝, 늙어가는 몸에 새겨진 흉터, 서로를 오해하면서도 끝내 놓지 못하는 자매의 시선. 그 사소함이 오히려 이 소설을 오래 붙들고 있게 했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한 사람의 몸에 담긴 시간과 공간과 사회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문장을 읽고서야 소설을 관통하는 질문이 선명해졌다. 안나와 경선, 60대 자매의 삶을 통해 은희경이 정말 묻고 싶었던 것은 '우리는 몸을 어떻게 살아내는가'였다는 것을. 예쁜 아기였던 경선은 외모 품평을 즐기는 노인이 되었고, 어깨가 넓고 머리가 컸던 안나는 사람들의 무관심에는 초연하지만 경선이 나이 들어 받는 푸대접만큼은 부당하다고 느낀다. 몸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조건이면서, 동시에 평생에 걸쳐 사회가 우리에게 붙이는 꼬리표이기도 하다는 것—작가는 이 이중성을 자매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를 통해 잔인할 만큼 정직하게 들여다본다.

정직함이 신랄한 것이 아니어서 좋다. 긴 시간 왕래가 없었음에도 자매는 서로를 의식하고 , 오해하고, 변호하면서 시간을 통과해 간다. 이 소설이 관통하는 늙어감이라는, 자칫 서글프기만 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지만 끝내 찌질하지 않고 가벼운 무게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 소설의 문장은 철저히 현재형으로 쓰였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곧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대개의 소설이 이미 지나간 일을 서술하는 과거형으로 쓰이는 것과 달리, 현재형 문장은 안나가 유부초밥을 집는 순간, 경선이 거울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살피는 순간을 지금 내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만든다. 나는 여기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동시에 그들 곁에 서서 그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듯한 이상한 이중의 시간 감각을 느꼈다.

이 선택이 제목과 정확히 맞물린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시간의 감촉'이라는 말은 은유가 아니라 이 소설이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이었다. 문장으로 시간을 만지고, 맛보고, 냄새 맡게 하는 것. 늙어감이란 결국 몸에 시간이 쌓이는 일이고, 그 쌓임을 관념이 아니라 감각으로 전달하려면 과거형의 회고적 거리감이 아니라 현재형의 밀착이 필요했을 것이다. 작가가 7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다듬어낸 문장의 이유를 이해하고 나니, 소설을 읽는 경험 자체가 하나의 '감촉'으로 다가왔다.

가장 마음에 오래 남은 것은 노년을 앞두고도 여전히 '첫' 순간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 소설이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서로를 반쪽짜리로만 알고 살아온 두 자매가 삶의 저녁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서로를 제대로 보게 되고, 그렇게 새로운 우정의 문 앞에 선다. 그 계기가 되는  손녀 다니엘이다. 다니엘의  젊음과 그녀들의 노후함이 대비된다. 그러나 읽어나갈수록, 발견과 성장에 유효기간이 없다는 것, 오히려 몸이 쇠락해가는 시기에 맞이하는 발견이야말로 더 단단하고 진실하다는 것을 이 소설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요란한 화해나 극적인 사건 없이도, 그저 서로를 오래 들여다보는 것만으로 관계가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소설은 늙음을 미화하지도, 비관하지도 않는다. 다만 몸이라는 조건을 살아내는 일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때로 얄밉고, 그럼에도 끝내 다정할 수 있는지를 현재형 문장의 밀도로 증명해 보인다. 내 몸에 새겨진 그리고 새겨지고 있고 새겨질 그 시간의 감촉들을 은근히 기대하게 만들었다.


좋았던 문장들 모음

# 한 방향으로 흘러 사라져버리는 시간의 능선에 혼자 남겨진 그 겨울 들판의 꿈, 안나에게는 그것이 고독의 악몽이었다. (72)

#노인이라는 일반화가 너무 강력해서 개인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77)

#몸의 고통은 철저히 개인적인 사건이다. (82)

#그때에는 잘 몰랐지만 경선이 기다린 건 어떤 한 계절이 아니었다. 계절의 주기와 시간의 흐름 같은 것이었다. 그것을 자신의 온몸으로 실험하고 느껴보고 싶었다. (113)

#"그래 , 누군가가 기억하면 그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 거지"(247)

#몸의 일상은 현실의 시간대에서 변해가지만, 언젠가 포착한 적 있었던 꿈과 이상의 시간은 그 나름의 도착지를 향해 다른 길로 가고 있는 게 아닐까(284)

#우리 모두는 고통을 겪고 또 해결하면서 현실을 살아가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 변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했던 순간은 어딘가에서 왕국을 건설하고 사계절을 보내고 있다. (286)

#이미 그 시간을 다 치러냈고 지금은 빗줄기 아래 삿갓을 쓴 채 소멸을 기다려야 할 때이다. 소멸이 아닌 시간의 계주를(287)

#안나는 어쨋거나 오래 만난 사람들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조금씩 간격이 멀어지면서 마치 수채화 속 원경처럼 서로를 흐리고 부드러운 윤곽으로 보게 된다고 말한다. (326)

#우리의 '첫'에 대한 기억은 의미가 있다. 그것은 '가장 오래된'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최근'과 '우리의 다음'이 되기도 한다. (357)

#몸은 기쁨과 고통과 욕망과 상실의 부화장이고 사랑의 꿈과 왜곡을 간직한 도서관, 마지막 삶이 개체의 시간을 끝내고 무한에 섞여드는 여정이다. (373)

YES마니아 : 플래티넘 s*****7 2026.09.14. 신고 공감 28 댓글 54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시간의 감촉
"시간의 감촉" 내용보기
언제부터인가 나이듦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늙는다는 것을 실감하기 시작해서인지지켜줘야 할 소중한 존재가 생겨서인지노년기에 접어든 부모님들 때문인지.최근 들어 좋게 읽었던 책들만 봐도『남아 있는 나날』, 『사랑의 역사』, 『모든 열정이 다하고』.모두 노년의 이야기다.그리고 이 책 역시 너무나 좋았다.삶이 언제나 순탄하고 행복하기만 하진 않다.살다 보면 굴곡 하나쯤,자잘
"시간의 감촉" 내용보기

언제부터인가 나이듦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늙는다는 것을 실감하기 시작해서인지

지켜줘야 할 소중한 존재가 생겨서인지

노년기에 접어든 부모님들 때문인지.


최근 들어 좋게 읽었던 책들만 봐도

『남아 있는 나날』, 『사랑의 역사』, 『모든 열정이 다하고』.

모두 노년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 책 역시 너무나 좋았다.


삶이 언제나 순탄하고 행복하기만 하진 않다.

살다 보면 굴곡 하나쯤,

자잘한 생채기나 어두운 시간도

누구에게나 있을 테지만,

나는 그 기억을 오래 붙들며

분노를 더해가는 어른이 되고 싶진 않다.


한때는 선명하게 아팠을 일들을

이제는 담담하고 잔잔하게 이야기하기까지,

안나와 경선 두 사람에겐 어떤 시간이 흘러야 했을까.


“안나는 어쨌거나 오래 만난 사람들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조금씩 간격이 멀어지면서 마치 수채화 속 원경처럼 서로를 흐리고 부드러운 윤곽으로 보게 된다고 말한다.” (p326)


지나간 일을 없었던 것처럼 지우지도 않고,

여전히 선명한 상처로 붙들고 있지도 않은 채,

그때의 아픔도, 미숙했던 자신도

언젠가는 조금 너그러이 돌아볼 수 있기를.

수채화 속 원경처럼.


나의 시간이 가장 오래될 그날,

돌이켜본 삶이 그런 감촉으로 남으면 좋겠다.


YES마니아 : 로얄 y****i 2026.09.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eBook 구매
그 나이의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 나이의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내용보기
은 희경 작가의 시간 여행을 함께 했다.새의 선물을 읽고 시간의 감촉을 읽었다.이제 내 나이가 65, 소설 속의 그 나이다.저자는 즐겁게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읽을 수가 없었다.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고 잔잔하게 마음의 파동을 일으켰다.
"그 나이의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내용보기

은 희경 작가의 시간 여행을 함께 했다.

새의 선물을 읽고 시간의 감촉을 읽었다.

이제 내 나이가 65, 소설 속의 그 나이다.

저자는 즐겁게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읽을 수가 없었다.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고 잔잔하게 마음의 파동을 일으켰다.

YES마니아 : 골드 w******2 2026.09.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eBook 구매
시간의 감촉
"시간의 감촉" 내용보기
한 사람의 몸안에는 수많은 장소와 시간이 들어 있다. 몸은 기쁨과 고통과 욕망과 상실의 부화장이고 사랑의 꿈과 왜곡을 간직한 도서관, 마지막 삶이 거처할 최후의 집인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재로 사라진다. 개체의 시간을 끝내고 무한에 섞여드는 과정이다. -373-영화 한편을 본 느낌이다. 안나와 경선의 삶은 잔잔하다가 폭풍이 몰아치고 헛웃음이 나오기도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시간의 감촉" 내용보기
  • 한 사람의 몸안에는 수많은 장소와 시간이 들어 있다. 몸은 기쁨과 고통과 욕망과 상실의 부화장이고 사랑의 꿈과 왜곡을 간직한 도서관, 마지막 삶이 거처할 최후의 집인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재로 사라진다. 개체의 시간을 끝내고 무한에 섞여드는 과정이다. -373-


영화 한편을 본 느낌이다. 안나와 경선의 삶은 잔잔하다가 폭풍이 몰아치고 

헛웃음이 나오기도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두 자매의 세대보다는 한참 뒤에 태어났지만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을 만들어 준 책이다.

그 시절에 빠져 있는 시간이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q*****9 2026.09.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시간의 감촉
"시간의 감촉" 내용보기
쌍둥이는 아니지만 같은 해에 태어난 두 자매의 이야기~~읽는 내내 소설 모순이 계속 생각나게 하였다.이성적이고 독립적인 언니 안나와 타인과의 관계에 깊이 침윤하면서 살아온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동생 경선의 이야기~~서로 다른 두 자매가 나이들어 동생의 질병을 간병하려고 재회하면서 다시 이전을 되돌아보는 내용이었다.
"시간의 감촉" 내용보기

쌍둥이는 아니지만 같은 해에 태어난 두 자매의 이야기~~읽는 내내 소설 모순이 계속 생각나게 하였다.

이성적이고 독립적인 언니 안나와 타인과의 관계에 깊이 침윤하면서 살아온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동생 경선의 이야기~~

서로 다른 두 자매가 나이들어 동생의 질병을 간병하려고 재회하면서 다시 이전을 되돌아보는 내용이었다.

YES마니아 : 골드 k*****3 2026.09.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은희경 소설 좋아합니다
"은희경 소설 좋아합니다" 내용보기
오랫만에 노크했군요며칠전 은희경 작가님의 tv출현을 보고 아~내가 너무 책읽는것을 잊고 있었구나 싶어 얼른 신작을 주문했답ㄴ다.마침 요즘mbc에서 6부작으로 방영하는드라마 제목이 (안나)인데 여기서도 안나라는 이름이 등장해 무지 반가왔습니다.잘,재미있게 읽업 볼랍니다
"은희경 소설 좋아합니다" 내용보기

오랫만에 노크했군요

며칠전 은희경 작가님의 tv출현을 보고 아~내가 너무 책읽는것을 잊고 있었구나 싶어 얼른 신작을 주문했답ㄴ다.

마침 요즘mbc에서 6부작으로 방영하는드라마 제목이 (안나)인데 여기서도 안나라는 이름이 등장해 무지 반가왔습니다.

잘,재미있게 읽업 볼랍니다

c*****8 2026.08.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명불허전 은희경이란 장르
"명불허전 은희경이란 장르" 내용보기
말이 필요없는 책 좋아하는 작가와 동시대를 살며 동시대를 읽는다는건더할나위없는 행운이다. 이번 책은 흐르는 시간 속에 육신과 정신의 늙음을 이야기한다. 그 시간의 흐름 속에 얽히고 설킨 관계들이 있다. 과연 나는 누구와 어떻게 어떤 늙음을 맞이할까. 어떤 시간은 생활의 때묻은 이력으로 채워진 채 흘러간다. 하지만 같은 시기의 또다른 어떤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
"명불허전 은희경이란 장르" 내용보기

말이 필요없는 책 

좋아하는 작가와 동시대를 살며 동시대를 읽는다는건

더할나위없는 행운이다. 

이번 책은 흐르는 시간 속에 

육신과 정신의 늙음을 이야기한다. 

그 시간의 흐름 속에 얽히고 설킨 관계들이 있다. 

과연 나는 누구와 어떻게 어떤 늙음을 맞이할까. 


어떤 시간은 생활의 때묻은 이력으로 채워진 채 흘러간다. 

하지만 같은 시기의 또다른 어떤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 그대로의 세계 안에서 흘러간다. 

삶이란 그처럼 의미가 다른 여러 개의 시간이 겹쳐져 흘러가는 게 아닐까. 

몸의 일상은 혈실의 시간대에서 변해가지만

언젠가 포착한 적 있었던 꿈과 이상의 시간은 

그 나름의 도착지를 향해 다른 길로 가고 있는 게 아닐까. p284


세상의 눈치를 살피느라 조급한게 더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배제와 고립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딱하고 볼품없는 인간이 될까봐 두려워 안간심으로 붙들고 있는 관계에서는

자신이 부당한 계약의 을이 될 수 밖에 없다. 

많은 시간 sns플랫폼을 맴도는 것도 불안 때문일 것이다. p157



i****h 2026.08.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은희경 작가의 신작 시간의 감촉
"은희경 작가의 신작 시간의 감촉" 내용보기
시간의 감촉이라는 감정을 두드리는 제목에 이끌려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에도 감촉이 있다는 것이란게 뭘까? 내가 살아온 매 시간과 순간의 생각과 행동 감정이 모두 켜켜이 쌓여 나를 이루었다는 것. 안나와 경선 두 자매의 이름은 무언가 안나가 더 세련된 느낌이었는데, 실제로는 투박한 외모와 덤덤한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묘사되는것 부터 흥미로웠어요. 하지만 60대의 그 감
"은희경 작가의 신작 시간의 감촉" 내용보기

시간의 감촉이라는 감정을 두드리는 제목에 이끌려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에도 감촉이 있다는 것이란게 뭘까? 내가 살아온 매 시간과 순간의 생각과 행동 감정이 모두 켜켜이 쌓여 나를 이루었다는 것. 안나와 경선 두 자매의 이름은 무언가 안나가 더 세련된 느낌이었는데, 실제로는 투박한 외모와 덤덤한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묘사되는것 부터 흥미로웠어요. 하지만 60대의 그 감정을 이해하고 따라가기가 조금 어려울 때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60대 이상, 또는 노인들은 인생에 대해 많은것을 깨달았고 무덤덤하게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60대도 섬세한 감각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는것을 느낄수 있었던 글이었습니다. 

YES마니아 : 골드 z******r 2026.08.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시간의 감촉
"시간의 감촉 " 내용보기
은희경의 글을 너무 좋아한다. 『새의 선물』은 내 인생책 중 하나다. 은희경 작가의 이름만으로 고른 책이다. 시간 3부작의 완결판이라는데... 2부작 『빛의 과거』를 아직 읽지 못해서... 2부작 책을 주문해 두고 3부작 『시간의 감촉』을 먼저 읽었다.두 자매의 인생사는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그래서 소설의 플롯은 오히려 단순한 편이다. 자기만의 비밀을 간직한다는 건 참 외로운
"시간의 감촉 " 내용보기

은희경의 글을 너무 좋아한다. 『새의 선물』은 내 인생책 중 하나다. 은희경 작가의 이름만으로 고른 책이다. 시간 3부작의 완결판이라는데... 2부작 『빛의 과거』를 아직 읽지 못해서... 2부작 책을 주문해 두고 3부작 『시간의 감촉』을 먼저 읽었다.

두 자매의 인생사는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그래서 소설의 플롯은 오히려 단순한 편이다. 자기만의 비밀을 간직한다는 건 참 외로운 일이다. 두 사람은 화해 대신 외로움을 선택하며 소원해졌고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었을 때 혼자 간직했던 외로운 비밀들을 터놓고 공유한다.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조금은 더 쉬웠으리라... 자존심을 많이 내려놓게 되는 시기이기도 그런 것에 의미를 두지 않게 되는 시기이기도 할테니... 

두 자매의 인생사가 이어지는 중에도 은희경만의 삶의 울림을 주는 멋드러진 글귀가 종종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책 역시 내가 기대한 바대로 은희경 맛이 강하게 나는 책이었다.

나는 이 작가를 좋아하므로 그래서 무척 의미 있게 읽었다. 게다가 두 노인의 삶은 앞으로 내가 머지않아 겪게 된 일들이라 몰입이 깊이 되었던 것 같다. 

그녀의 책은 언제라도 좋다.

작가가 책을 꾸준히 그리고 아주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





[줄거리]


이안나(65세, 선생님으로 정년퇴직 후 서울을 떠나 신도시 49층 아파트로 이사와 5층에 거주)는 가족이 없고 경제활동도 끝났고 빚도 없고 만날 사람도 만들지 않은 채 하루를 연금 생활자로 늙은 고양이처럼 살아간다. 퇴직하고 소설 창작 교실에 등록했지만 그마저도 1시간만 듣고 그만두었다.

지금의 이 삶을 수행하는데 불만이 없고 그저 나이든 자신의 몸에 물과 햇빛과 바람을 적절히 공급하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경선(65세, 신도시에 거주, 형편이 좋지 않아 출판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고 딸 다은과 손녀 유나(다니엘)를 슬하에 두고 있다.) 몇 년 사이 부쩍 병원 찾는 일이 잦아졌고 의사는 한결같이 노화의 한 현상들일 뿐이라 앞으로 더 나빠질 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그녀에게 경고한다.

경선은 자신의 일로 바쁜 다은을 대신해 다니엘(초2, 어린 시절 경선과 무척 닮았다.)을 과학영재교육원에 데려다 주기도 한다.(과학영재교육원에 다녀서인지 다니엘은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문제에 대해 연구하길 좋아한다.) 어느 날 경선은 전 남편 P의 부고 기사를 확인한다. 다은이 그 뉴스를 볼까 걱정하면서. 모두가 반대한 P와의 결혼, 헤어지는 과정에서 겪은 고통과 수모는 경선의 삶 전체에 드리워진 그림자 같은 것이었다.(대학에서 강의할 때 조교를 임신시켰고(은사님의 딸이 조교였다.) 임신한 조교는 그 엄마를 대동하여 경선을 찾아와 이혼을 종용했다.)

다은도 분명 그 부고를 봤을 텐데 경선에게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내색하지 않았고 그건 경선도 마찬가지였다.

경선은 검진 결과 신장에 종양이 자라고 있어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게 된다. 바쁜 다은을 대신하여 안나가 경선의 병간호(간병)를 도맡기로 한다. 사실 안나와 경선은 자매 간이다. 같은 해에 태어났지만 안나가 먼저 태어나고 그 해 연말에 해도 바뀌기 전(11개월 6일 차)에 경선이 태어났다. 안나는 여자 아이치곤 기골이 장대했고 경선은 여성스럽고 예뻤다. 친할머니는 노골적으로 경선을 예뻐했고 안나는 어릴 때부터 경선과 비교당하며 차별을 견뎌야 했다. 어려서부터 예쁨을 한 몸에 받고 자란 경선이기에 노인이 되어 늙어간다는 사실이 더 괴로웠다. 


큰기와집에서 분가한 둘째 며느리 두 사람의 어머니는 안나는 집에서 경선은 병원에서 출산했다. 안나는 아기의 권리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첫 생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만삭의 어머니로부터 보살핌을 받기 어려웠으므로 외할머니 집에 맡겨졌다. 두 사람의 생일이 있는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어 경선의 백일 사진을 찍는 날 안나의 돌사진도 함께 찍었다. 어머니는 안나와 경선의 앨범을 따로따로 마련해서 두 사람의 사진을 붙여 두었지만 안나는 그 사실을 몰랐다.(안나가 가지고 있는 앨범은 원래 경선의 것이었는데 경선이 안나에게 양보한 것이다. 경선의 앨범 마지막에 자신에게는 없는 안나의 초등학교 졸업사진이 붙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안나의 앨범은 홍수 때 못쓰게 되었단 걸 안나는 몰랐고 경선은 자신의 앨범을 안나가 가져가도록 두었다.)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는 각각 전쟁과 폐병으로 남편을 잃고 홀로 자식들을 길렀다. 그래서 장손을 기다렸고 손녀만 연거푸 태어났을 때 썩 달가워하지 않았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l*****2 2026.08.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시간의 감촉
"시간의 감촉" 내용보기
이 책은 저자가 성격과 삶이 판이한 60대 자매 안나와 경선의 이야기를 통해 '몸'에 새겨진 시간과 기억을 탐구하고 있습니다.병간호를 계기로 자매는 서로의 과거를 마주하며, 노년에도 열려 있는 '첫' 순간과 새로운 가능성을 그려냅니다.
"시간의 감촉" 내용보기

이 책은 저자가 성격과 삶이 판이한 60대 자매 안나와 경선의 이야기를 통해 '몸'에 새겨진 시간과 기억을 탐구하고 있습니다.병간호를 계기로 자매는 서로의 과거를 마주하며, 노년에도 열려 있는 '첫' 순간과 새로운 가능성을 그려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j*******6 2026.07.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