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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된 글입니다. 상담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비슷한 일을 겪고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친구가 장난을 쳤을 뿐인데 하루 종일 속상해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같은 상황에서도 금세 웃으며 넘어가는 아이도 있습니다. 시험에서 90점을 받고도 "망했어요."라고 말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70점을 받고도 "다음에는 더 잘하면 되죠."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상담을 하며 늘 궁금한 것은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 사건 그 자체보다 '왜 그 아이는 그렇게 받아들였는가'하는 아이의 해석이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윤안의 『생각모델』을 읽는 동안 상담실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사람의 마음을 '가치'라는 하나의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하려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대상이나 사건을 가치 있게 받아들이면 기분이 좋아지고, 반대로 가치가 훼손되면 기분이 나빠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자기가치, 가치기준, 가치이해, 가치쿠션과 같은 개념을 더해 감정과 행동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하나의 구조로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칭찬을 받아도 어떤 사람은 자신감이 크게 올라가고, 어떤 사람은 "그냥 하는 말이겠지."라며 흘려보냅니다. 같은 실패를 경험해도 누군가는 쉽게 회복하고, 누군가는 오랫동안 자신을 탓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차이를 가치를 받아들이는 방식과 자기가치의 변화로 설명합니다. 이 책은 완전히 새로운 심리 현상을 이야기한다기보다, 기존 심리학에서 다루어 왔던 개념들을 하나의 언어로 통합하고자 시도합니다. 가령, 인지행동치료(CBT)에서는 사건보다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감정과 행동을 결정한다고 설명합니다. 애착이론은 사람마다 관계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고 이야기하고, 자기개념과 자존감 연구는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정서에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합니다. 이와 비교하여 『생각모델』은 이러한 여러 개념을 '가치'라는 하나의 틀 안에서 연결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상담가로써 이 모델의 내용을 바라보니, 익숙한 이론들을 조금 더 단순하고 직관적인 언어로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반복된 경험이 마음의 완충재를 만든다는 '가치쿠션'이라는 개념은 상담 장면에서 아이들의 회복력이나 실패를 견디는 힘을 설명할 때 활용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이 책은 매우 적은 수의 개념으로 인간의 다양한 심리를 설명하려고 합니다. 덕분에 구조는 명확하지만, 반대로 '가치'라는 개념이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도 남았습니다. 또한 불안장애나 ADHD처럼 생물학적 요인의 영향이 큰 영역까지 이 모델 하나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사람은 왜 같은 일을 다르게 받아들일까?"라는 오래된 질문에 자신만의 언어로 답을 시도합니다. 기존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익숙한 개념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연결해 보는 재미가 있고,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복잡한 이론보다 하나의 구조 안에서 마음을 이해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일 것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들에게 자주 묻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 일이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 결국 이 책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며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 가치가 우리의 감정과 행동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