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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처음 만난 데니스 존슨은 솔직히 쉽지 않았다.
이야기는 선명하게 흘러가기보다 안개처럼 번지고, 인물들의 감정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 않는다. 읽는 동안 몇 번이나 ‘내가 놓친 게 있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찾아봤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데니스 존슨을 ‘작가들의 작가’라고 부르는지. 그제야 알았다. 이 소설은 이해하는 것보다 오래 머무는 작품이라는 걸.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했던 이유는 데니스 존슨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붙잡고 완성한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끝내 남기고 싶었던 문장이라고 생각하니, 평범했던 문장 하나도 이전과는 다른 무게로 다가왔다.
다섯 편의 이야기는 삶과 죽음, 기억과 상실을 담담하게 바라본다. 위로를 건네지도, 정답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그저 삶이라는 기묘한 시간을 끝까지 응시한다. 나에게는 결코 쉬운 소설은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작품들을 먼저 읽었다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긴 이야기를 읽는 경험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깊고 진한 커피처럼 한 번에 삼키기보다 천천히 음미해야 하는 소설. 오래 남는 것은 줄거리보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언어를 붙잡고 있었던 한 작가의 삶이었다. 일단 읽어보시라. 리뷰보다 시식이 필요한 소설이다. 문장을 한 입 베어 물어야 데니스 존슨이라는 작가의 글맛을 알 수 있으니까. 이키다 서평단으로, 다산 책방과 함께 했습니다. #바다여인의선물 #다산책방 #이키다서평단 #데니스존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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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지급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작가의 사후 출간된 소설이라는 점에서 더 관심을 가지게 된 <바다 여인의 선물>. 생의 마지막에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책을 펼치면서 읽기 시작한 문장들은 앞뒤 연결이 없이 흘러간다. 그럼에도 결국 한 사람의 삶을 말하고 있다. 사실, 인생의 끝자락에서 쓴 소설이라 회상과 삶을 더 깊이 생각하게 하는 것으로 생각을 했었지만 아니었다. 오히려 죽음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 흘러가니 독자들은 삶에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다섯 편의 단편의 이야기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결국 삶을 이야기 한다.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는 한 남성의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의 삶을 보여주면서 그 시간 속에서 있었던 죽음을 말한다. 한 친구의 죽음을 통해 타인의 시선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소설 <바다 여인의 선물>. 알콜 중독자로 진흙탕 같은 삶에서도 인생을 생각하게 하고,범죄와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낫지 못하는 삶 등 각각의 이야기를 서로 다른 상황을 보여주지만 결국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생을 잘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결국, 이 소설은 스스로에게 온전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도서였다. #이키다서평단 #다산북스 #바다여인의눈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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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에 도착한 가장 관대한 은총 다산책방 신간, 미국 문학의 거장 데니스 존슨의 유작 <바다 여인의 선물 The Largesse of the Sea Maiden>은 간암 투병 중이던 작가가 임종 직전에 완성하여 2018년 사후 출간된 기념비적인 소설집이다. <스토너> 등을 우리말로 옮긴 김승욱 번역가의 세밀하고 유려한 번역을 통해 국내에 소개된 이 책은 출간 직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버락 오바마 선정 올해의 책, 뉴욕타임스 비평가 선정 최고의 책에 등극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생전 "그 무엇도 건드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한다"라는 유언과 함께 출판사에 넘겨진 이 원고는 돈 드릴로 등 동료 작가들로부터 "단어 하나하나가 독자의 얼굴을 정면으로 가격하는 천재"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죽음이라는 필멸의 운명을 목전에 두고도 삶이 우리에게 건네는 기이하고도 자비로운 '선물(Largesse)'의 의미를 서늘한 유머와 헤밍웨이에 비견될 정교한 문장으로 그려낸 압도적인 마스터피스다. 상실과 구원의 경계를 맴도는 5편의 이야기 1. 바다 여인의 선물 (The Largesse of the Sea Maiden)
2. 아이다호의 별빛 (The Starlight on Idaho)
3. 교살자 밥 (Strangler Bob)
4. 무덤 위의 승리 (Triumph Over the Grave)
5. 도플갱어, 폴터가이스트 (Doppelgänger, Poltergeist)
데니스 존슨: 미국 문학이 앓았던 지독하고 아름다운 열병 1949년 독일 뮌헨 출생. 2017년 간암으로 타계했다. 20대 시절 마약과 알코올 중독으로 치명적인 방황을 겪었으나, 이 파괴적인 경험을 자양분 삼아 사회 변두리로 밀려난 약물 중독자와 부랑자들의 삶을 구원과 시적 은총의 무대로 뒤바꾸는 독창적인 세계관을 확립했다. 단편소설집 <예수의 아들 Jesus' Son>로 천재 작가의 반열에 올랐고, 베트남전을 다룬 <기차의 꿈 Tree of Smoke>으로 2007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존슨은 후배 작가들에게 "잉크가 마치 피처럼 소중한 것이니, 피로 쓰듯 글을 써라"라고 조언했으며, 그의 마지막 유작인 이 책은 그 철칙이 집대성된 위대한 문학적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얼굴을 내리치는 진실, 핏빛 잉크로 써 내려간 마지막 눈짓 죽음을 앞둔 작가가 마지막으로 따라준, 지독하게 독하지만 영원히 미각을 맴도는 진한 버번위스키 한 잔을 스트레이트로 마신 듯한 몽롱한 기분.. 데니스 존슨의 유작 <바다 여인의 선물>을 덮고 나면, 활자 위를 부유하던 죽음의 냄새와 생의 찬란함이 뒤섞여 기묘한 잔향을 남긴다. 간암으로 죽어가던 병상에서 그가 남긴 이 다섯 편의 소설은 유언장에 쓰인 회한의 고백이나 도덕적 반성문이 아니다. 오히려 삶이라는 무자비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폭주 기관차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서로의 늙어감과 상실을 목격하고 버텨내는가를 담담히 증언하는 처연한 기록이다. 동료 작가의 평론처럼, 이 책 속의 단어 하나하나는 읽는 이의 얼굴을 정면으로 가격하며 이렇게 소리치는 듯하다. "자, 이게 전부야. 삶의 허무함, 공허함, 진실은 바로 이것이야!" 존슨의 세계는 흠결 많은 밑바닥 인생들과 서서히 망실되어 가는 노인들로 가득하다. 〈아이다호의 별빛〉의 중독자 캐스는 사탄에게 편지를 쓰며 절망의 밑바닥에서 허우적대고, 〈무덤 위의 승리〉의 다시 밀러는 1.8미터 날개를 펄럭이며 시체를 파먹는 붉은 머리 독수리 떼의 환각에 시달린다. 뇌종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는 친구의 모습은 임종을 턱밑에 둔 작가 자신의 육신과 오버랩되며 그 어떤 허구보다 섬뜩한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허나 저자는 이들의 비루한 삶을 동정하거나 섣부른 구원으로 포장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인간이란 존재의 속물성과 파편화된 기억의 쓸쓸함을 담담히 바라볼 뿐이다. 놀라운 것은 그 건조한 시선의 끝에 어김없이 번뜩이는 '시적 은총'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죽은 쌍둥이 형제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도플갱어, 폴터가이스트〉의 마커스 에이헌을 통해 인간이 상실을 딛고 서기 위해 어떻게 각자의 환상을 기꺼이 끌어안는지를 묵묵히 보여준다. "잉크가 너무 귀해서 한 글자도 낭비할 수 없는 것처럼, 핏방울로 글을 써라." 평생을 바쳐 지켰던 존슨의 이 고집스러운 원칙은 죽음의 문턱에서 기어코 최후의 경지에 이르렀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죽은 사람이 아니지만... 여러분이 읽을 무렵에는 어떨지 모른다" 는 소설 속 문장은, 육체는 소멸할지언정 텍스트로 영원히 살아남아 독자와 마주하겠다는 저자의 오싹하고도 위대한 '무덤 위의 승리' 선언이다. 데니스 존슨은 책의 제목에 'Largesse(관대한 선물, 아낌없이 줌)'라는 단어를 새겨 넣었다. 폭력과 고통으로 얼룩진 형벌 같은 세계 속에서도 뜻밖에 마주치는 유머와 연민, 환상의 순간들이야말로 삶이 내어준 무상의 선물임을 역설한 것이다. 값싼 위로를 던지지 않고도 죽음의 심연에서 길어 올린 순도 높은 문장들로 생을 긍정하게 만드는 마법. 이것이 바로 우리가 무덤 너머에서 보내온 거장의 마지막 눈짓을 아프게.. 그러나 가장 뜨겁게 껴안아야 할 이유다. #데니스존슨 #바다여인의선물 #TheLargesseoftheSeaMaiden #다산책방 #미국문학 #문학의거장 #유작 #단편소설 #단편소설집 #소설추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오바마추천도서 #뉴욕타임스최고의책 #무덤위의승리 #삶과죽음 #상실과구원 #인생소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기록 #책리뷰 #도서리뷰 #서평 #신간추천도서 #책추천 #외국소설 #김승욱번역 #DenisJohnson #서평단 #도서제공협찬 #신간추천리뷰 #소설추천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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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내가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일보다 지나간 기억이 더 많다. 기억은 퇴색한다. 과거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잊어버려도 나는 개의치 않을 것이다." ⠀ ⠀ ⠀ 작품 속 이 나직한 고백은 이 책이 지닌 철학적 태도를 가장 잘 대변하는 듯 했다. ⠀ ⠀ 나이가 들고 종착지에 가까워질수록 인간이 붙잡을 수 있는 기억의 총량은 줄어들고 흐릿해지기 마련.⠀ ⠀ 데니스 존슨은 사라져가는 기억을 억지로 붙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대신, 그 퇴색 과정을 초연하게 받아들인다. ⠀ ⠀ 값싼 감상주의나 섣부른 위로를 건네지 않기에, 오히려 그의 담백하고 건조한 필치가 마음에 더 깊은 여운을 남기는 건지도 모른다.⠀ ⠀ ⠀ ⠀ ⠀ 그래서인지 서사적 강박을 내려놓을 때 문장들이 열리는 듯 느껴진다.⠀ ⠀ 무슨 말이야...? ⠀ 모르겠어... 라며 내려놓는 순간 ⠀ 그저 툭툭 던져지는 문장의 파동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 ⠀ 일련의 장면들을 통해 죽음이란 멀리 있는 거대한 미스터리가 아니라, 매일매일 조금씩 우리 삶의 이면을 잠식해 들어오는 익숙한 현실임을 담담히 증명한다.⠀ ⠀ ⠀ ⠀ ⠀ 어떤 장면에서는 고개를 저으며 낯설어할지라도, 책장을 덮은 뒤 밀려오는 잔상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 ⠀ 죽음이 완벽히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듯, 우리의 삶 또한 어느 한순간에 깔끔하게 매듭지어지지 않기에. ⠀ ⠀ 지나온 길을 끝없이 반추하고 되새기는 그 묵묵한 과정 자체가 바로 삶과 죽음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방식일지도.⠀ ⠀ ⠀ 인생의 뒤안길에서 소멸해가는 것들을 바라보며, 작가는 우리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 ⠀ 당신의 삶이 멈추는 그 순간, ⠀ 당신은 세상에 무엇을 남기겠느냐고.⠀ ⠀ ⠀ 정답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 나만의 깊은 사유를 시작하기 위해서라도 ⠀ 한 번쯤 펼쳐보아야 할 작품이다.⠀ ⠀ ⠀ ⠀ ⠀ ⠀ ~♡~♡~♡~♡~♡~♡~♡~♡~♡~♡~♡~♡⠀⠀⠀⠀ ⠀⠀⠀⠀ 책으로 나를 읽고 돌보는 삶 ⠀⠀ 눈썰미좋은 북썰미⠀ 책과 기록 사이ㅣ핵심 콕콕 책추천, 템리뷰⠀⠀⠀⠀ @book_ssulmi⠀⠀⠀⠀ ⠀ ~♡~♡~♡~♡~♡~♡~♡~♡~♡~♡~♡~♡⠀⠀⠀⠀ ⠀⠀ ⠀ 이키다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고료를 지원받아 작성한 #지극히주관적인_리뷰⠀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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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둔 작가는 마지막으로 무엇을 이야기할까. 데니스 존슨은 간암으로 죽음을 앞둔 병상에서 마지막 소설집을 완성했다. 그리고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며 단 한 줄의 메모를 남겼다. “그 무엇도 건드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합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수년 동안 다듬는 작가가 마지막에 이르러 더 이상 손볼 것이 없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는 과연 무엇에 도달했던 것일까. 『바다 여인의 선물』에는 다섯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로 다른 인물과 사건을 다루지만, 모두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데니스 존슨이 바라보는 인물들은 이미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젊음도, 희망도, 삶을 붙들던 이유도 조금씩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사람들. 이제는 살아가는 일보다 살아남는 일이 더 익숙해진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죽음 가까이에 선 그들에게서 오히려 가장 깊은 생의 감각이 느껴진다. 데니스 존슨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그들이 바라보는 풍경과 뒤섞인 기억, 그리고 끝내 설명되지 않는 순간들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어쩌면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은 데니스 존슨 자신의 또 다른 얼굴인지도 모른다. 생의 마지막에서 삶을 돌아보며 떠올린 기억과 감정들이 인물들의 모습 속에 스며든다. 그의 소설은 결말을 말하기보다 남겨 둔다. 독자는 그 빈자리를 스스로 채워 나가고, 어느새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책에서 그는 글쓰기에 대해 이런 말을 한다. “무슨 일을 겪든 그것을 종이에 적고, 잘 다듬은 뒤 관점을 부여한다.” 데니스 존슨은 현실을 세밀하게 관찰한 다음, 그 위에 인간이 느끼는 의미를 더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가 만들어내는 현실과 환상의 줄다리기는 무척 유연하다. 그에게 환상이란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위에 의미가 떠오르는 순간인 셈이다. 나는 그의 이야기 방식이 무척 마음에 든다. 그의 글에는 독자를 신뢰한다는 태도가 있다. 감정을 과장되게 설명하거나 의미를 하나로 고정하지 않는다. 좋은 소설은 독자가 해석할 자리를 남겨 둔다. 그 빈칸은 사람마다 다른 기억과 경험으로 채워지고, 같은 작품을 읽고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발견하게 만든다. 데니스 존슨의 소설은 바로 그 여백 속에서 더욱 커진다. 그의 작품에서는 가장 평범한 장면조차 어느 순간 초월적인 장면으로 변한다. 읽는 동안 그는 죽음 앞에서도 끝내 삶의 신비를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소설집은 삶의 의미를 거창한 문장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허무할 정도로 사소한 순간들과 기억의 혼선, 그리고 끝내 다 이야기되지 않은 무엇으로 남는다. 삶의 의미란 붙잡으려 할수록 멀어지고, 스쳐 지나가는 기묘한 순간 속에서 문득 드러난다고 말하는 듯하다. 그는 매 순간 삶을 이해하려 했고, 그 질문을 소설이라는 형태로 우리에게 건네고 떠났다. 마지막까지도 인간과 삶을 향한 호기심을 놓지 않았다는 사실이야말로, 그가 남긴 가장 단단한 작별 인사가 아닐까. 이 책을 덮고 가장 오래 남은 한 문장이 모든 것을 말해 주는 듯하다. 어쩌면 그것이 죽음을 앞둔 작가가 끝내 발견한 삶의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할 일은 그냥 하나의 이야기, 진정한 우리 모습에만 집중해서 끝까지 살아내는 것.” 나는 그의 책을 몇 번이고 다시 펼쳐 들 것이다. #바다여인의선물 #데니스존슨 #소설추천 #북스타그램 #서평 *이 서평은 구매한 도서를 읽고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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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존슨의 장편소설 『바다 여인의 선물』은 삶의 의미, 생의 형벌, 그리고 생의 은총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로 작가가 죽기 직전에 완성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 메시지가 의미있게 다가온다.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였다고 하는데 암투병을 하는 와중에도 끝내 완성한 이 작품에는 총 다섯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은 데니스 존슨가 남긴 마지막 유산과도 같은 작품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전처에게서 전화가 왔지만 정작 그것이 첫 번째 부인인자 두 번째 부인인지 확신 조차 하지 못하는 주인공, 하지만 상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자신은 결국 두 사람 모두에게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니 두 사람 중 누구에게 사과를 한다고 한들 무슨 차이인가 싶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상황이 아이러니 하면서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 표제작이기도 한 「바다 여인의 선물」이다. 「아이디호의 별빛」은 겨우 서른두 살의 나이에 이런 파란만장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싶은 캐스라는 인물의 이야기로 그가 쓰는 편지와 그 대상이 상당히 흥미롭게 펼쳐진다.
「교살자 밥」은 아직은 성인 보다 소년에 가까운 딩크, 그렇지만 수감된 상태로 그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행한 행동은 그 나이 답지 않고 과연 약을 먹은 상황에서 듣게 되는 저주에 가까운 예언이라니... 과연 이 예언은 현실화 될 것인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이며 「무덤 위의 승리」는 죽음이 자신의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것 같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면서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도플갱어, 폴터가이스트」는 왠지 그럴듯한, 유명인사의 죽음에는 항상 주변인이나 지인들이 무관하지 않고 때로는 유명세 속에 자취를 감추기 위해 죽음을 위장하고 어딘가에서 살아 있다는 식의 음모론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 작품은 그런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하지만 음모론에 빠진게 분명한 첱재 시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 그들의 심리 묘사가 흥미롭고 그런 상황 속에서 스스로가 내린 행동(결단) 이후 어떤 결말이 펼쳐질지가 상당히 궁금해질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었다. #바다여인의선물 #데니스존슨 #다산책방 #리뷰어스클럽 #장편소설 #삶의의미 #생의형벌 #생의은총 #마지막유산 #책추천 #책 #독서 #도서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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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여인의 선물 > “산다는 건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기이한 여행을 견디는 일….” 이 한 문장이 책의 전부를 담고 있다고 해도 무방했다. 2018년 작가가 병상에서 완성한 마지막 소설집이자 사후 출간된 작품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읽기 시작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다소 불편한 독서였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사력을 다해 피하려 해도 결국엔 맞닥뜨리고야 마는 일들이 있다. 지극히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 우리를 피폐하고 고독하게 만들기도 하는 일들. 언젠가 내 삶에도 찾아올지 모른다는 가능성 앞에서 전전긍긍하게 되는 마음. 마치 검은 그림자에게 잡아먹힐 것만 같은 지독한 두려움. 책에는 그런 감정들이 총체적으로 그려져 있다. 내내 무척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피할 수 없다면 마주해 보자는 마음으로 펼친 이 책은 참으로 처절하고도 냉정하게 삶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중반부에 접어들 무렵부터는 신기한 변화가 찾아왔다. 더 힘들어질 줄 알았는데, 마음속을 소용돌이치던 감정들이 오히려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은 늘 이상을 꿈꾸며 살아간다. 때로는 지나칠 만큼 긍정적인 미래를 믿으며. 이런 책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느껴야 하고, 알아야 하며 언젠가는 깨달아야 하는 것들. 어쩌면 인간이라면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숙명 같은 것들. 데니스 존슨은 그런 인간의 숙명을 끝까지 응시하며 이 책을 관통한다. 독자가 끝끝내 견뎌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했을 때 끝내 외면할 수 없었던 삶의 얼굴과 마주하게 만든다. 마지막 장을 가볍게 덮게 되는 책들은 그 순간의 행복한 쾌감을 선물한다. 오래 남지는 않는다. 반면 이 책은 다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부터 다시 시작된다. 우리의 삶이. 우리의 생각이. 끊임없이 성찰하게 하고,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을 오래도록 품게 만든다. 책은 끝났지만 질문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다. 죽음을 가까이에서 경험했거나, 앞서 떠난 이를 오래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생각보다 이 책이 편안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슬픔을 덜어주기보다는 조용히 바라보게 만들고 애써 외면했던 감정들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하기 때문이다. 삶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는 이들에게 읽어보길 적극 권하고 싶다. 완전한 답을 건네는 책은 아니다. 끝내 피해 갈 수 없는 삶의 얼굴을 마주하게 만든다. 읽기를 마친 뒤에도 생각은 쉽게 끝나지 않아 혼란스럽기만 하다. 허나 어쩌면 그때부터 이 책은 비로소 다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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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도서를 제공 받은 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바다 여인의 선물』은 다섯 편의 단편을 엮은 작품집으로, 제목인 '바다 여인의 선물'은 첫 번째 단편의 제목에서 따온 듯했다. 사실 이 책을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조차 확신이 서지 않았다. 첫 번째 단편인 '바다 여인의 선물'은 은퇴한 한 남자가 점점 흐려지는 자신의 기억을 글로 남기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수많은 이름이 등장하는데 서로 비슷하게 느껴져 헷갈렸고, 시간순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떠오르는 기억을 이어 붙이는 방식이라 더욱 어렵게 다가왔다. '아이다호의 별빛'은 스타라이트 중독 회복 센터에 입원한 환자가 떠오르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남기는 형식이다. 이야기의 내용은 때로는 황당무계하게 느껴졌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기 어려웠다. 주인공인 마크 카산드라를 보며, 예언을 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던 트로이의 공주 카산드라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했다. '교살자 밥' 역시 카운티 구금 시설에 수감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그중 '교살자 밥'이라 불리는 인물이 남긴 예언 아닌 예언이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너희는 사람을 죽일 것이다."라는 황당해 보이는 말은 마약 중독자들이 주사기를 돌려 쓰다 실제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그 외에도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혼란스러워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와, 유명인의 죽은 쌍둥이 형제가 환생한 도플갱어를 소재로 한 작품 등이 이어진다. 현실인지 환상인지 모를 내용들이 의도적으로 뒤섞이는 서술 방식이라 독자가 끊임없이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한 번 읽고 바로 와닿는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곱씹으며 다시 읽는다면 또 다른 의미가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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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내를 먹지 않았어. 어떻게 된 거냐면, 아내한테 닭 몇 마리가 있었는데, 내가 그걸 한 마리 먹었어. 아내의 목을 비튼 다음에, 닭의 목도 비틀어서 끓여 먹었다고." 섬뜩하면서도 기이한 헛웃음을 짓게 만드는 이 대사는 데니스 존슨의 유작 소설집 『바다 여인의 선물』 에 수록된 단편 중 「교살자 밥」에 등장하는 한 죄수의 횡설수설이다. 환각과 금단 증상 속에 사탄에게 편지를 쓰는 알코올 중독자, 병상에서 기이한 환영에 휩싸인 모습, 갓난아기의 무덤을 도굴하는 장면 등을 마주하다 보면 어느새 시공간의 경계가 흩어지고 몽환적인 감각에 사로잡힌다. 마치 젊은 시절 방황과 중독으로 헤매던 작가 자신의 환각이 날것 그대로 활자에 묻어나는 듯하다. 이 책은 매끄러운 기승전결을 거부한다. 철저히 파편화된 플롯과 서사 구조를 통해, 삶이란 논리적인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설명할 수 없는 조각들의 위태로운 연속임을 증명한다. 수록된 다섯 편의 단편을 관통하는 굵은 축은 바로 '죽음'과 '고독'이다. 총 다섯 편 중 인상 깊었던 작품 3편을 소개하자면, ✔️ 교살자 밥 1970년대 아이오와의 교도소가 배경이다. 수감자인 18세의 화자가 약물과 범죄로 얼룩진 밑바닥 인생들의 부조리한 대화와 기행을 관찰한다. 서두에 인용한 대사처럼, 가장 어두운 밑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군상들을 날카롭고도 기묘한 유머로 포착해 낸다. ✔️ 도플갱어, 폴터가이스트 문예창작과 교수인 화자와 제자 마크의 수십 년에 걸친 기묘한 관계를 좇는다. 천재적인 시적 재능을 가졌으나 "엘비스 프레슬리가 죽고 쌍둥이 형제가 그를 대신했다"는 음모론에 미쳐가는 제자의 모습을 통해, 예술가의 광기와 무너져내리는 현실의 경계를 그린다. ✔️ 바다 여인의 선물 (표제작) 성공한 60대 광고인이 삶의 저물녘에 이르러 과거를 회고한다. 떠나간 동료, 어긋난 관계, 찰나의 만남 등 두서없이 병치되는 기억의 몽타주 속에서 다가오는 죽음과 노화 앞의 근원적인 고독을 담담하게 관조한다. 작가는 암 투병 중 죽음을 앞두고 쓴 이 마지막 소설들에서 인간을 섣불리 위로하거나 동정하지 않는다. 육체의 쇠락과 소멸이라는 거대한 숙명 앞에 놓인 인간의 철저한 고독을 정직하게 응시할 뿐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작가는 가장 비루하고 절망적인 순간, 삶에 깃든 기이한 은총을 문장으로 건져 올린다.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이 엉망진창의 인생조차도, 한 치 앞을 모른 채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부조리한 여정마저도 결국 대가 없이 불쑥 주어지는 '예기치 못한 선물'이라는 서늘한 깨달음. 이 책은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끝을 향해 가면서도, 기어이 삶의 허무한 농담에 동참하게 만든다. 이것은 아마도 생의 가장 밑바닥에서 길어 올린, 처연하고도 압도적인 거장의 마지막 작별 인사이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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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읽었습니다. ‘헤밍웨이 이후 가장 시적인 문장을 쓰는 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