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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사유를 모두 품은 신화의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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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읽었던 기묘한 동화, 그 숲속으로 다시 들어간 듯했다.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어느 순간 현실과 환상이 자연스럽게 뒤섞이고, 정신을 차려 보면 이미 인간에 대한 질문 한가운데 서 있다.마크 해던은 오래된 신화를 오늘의 감각으로 변주하며, 그 안에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 폭력과 연민을 새롭게 불러낸다. 그 과정에서 괴물은 점점 인간적으로 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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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읽었던 기묘한 동화, 그 숲속으로 다시 들어간 듯했다.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어느 순간 현실과 환상이 자연스럽게 뒤섞이고, 정신을 차려 보면 이미 인간에 대한 질문 한가운데 서 있다.


마크 해던은 오래된 신화를 오늘의 감각으로 변주하며, 그 안에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 폭력과 연민을 새롭게 불러낸다. 그 과정에서 괴물은 점점 인간적으로 다가오고, 오히려 인간은 더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로 변모한다. 


진짜 괴물은 누구일까.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마크 해던의 서사적 힘이다. 여덟 편의 단편은 어느 작품을 먼저 펼쳐도 첫 문장부터 독자를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도입부는 짧고 강렬하며, 장면은 선명하게 그려지고, 이야기는 군더더기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결말에 가까워질수록 예상하지 못한 전개가 이어져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들고,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게 한다.


특히 상황을 그려내는 방식이 탁월하다. 불필요한 설명을 늘어놓기보다 인물의 행동과 공간, 분위기를 촘촘하게 쌓아 올려 독자가 직접 그 세계를 경험하게 만든다. 마치 그 공간을 함께 걷는 듯한 몰입감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긴박하고 생생하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조차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이유도 바로 이러한 필력 덕분일 것이다.


이 소설집의 가장 큰 매력은 읽는 동안 내내 순수하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는 데 있다. 책을 덮은 뒤에도 신화처럼 오래 마음에 머물며 새로운 의미를 끊임없이 만들어 낸다. 재미와 사유를 동시에 품은 이야기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마크 해던은 신화를 빌려 인간을 이야기한다. 오래된 전설을 오늘의 감각으로 되살려, 지금도 변함없이 반복되는 인간의 본성을 더욱 농밀하고 적나라하게 파고든다. 이야기의 힘만으로 독자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가는 작가가 얼마나 드문지 다시 한번 실감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개와괴물의시간 #마크해던 #문학수첩 #소설추천 #북스타그램 


*도서증정 @moonhaksoochup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7 2026.07.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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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괴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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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한밤중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의 저자 마크 해던의 소설집이다. 그의 전작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제목은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꽤 많이 알려졌던 작품인 것 같다. 2003년 이후 한참의 시간이 흘러 23년 만에 <개와 괴물의 시간>으로 한국 독자들을 찾아왔다. 어린이 드라마를 만들어서 상을 받았고, 전작도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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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밤중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의 저자 마크 해던의 소설집이다. 그의 전작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제목은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꽤 많이 알려졌던 작품인 것 같다. 2003년 이후 한참의 시간이 흘러 23년 만에 <개와 괴물의 시간>으로 한국 독자들을 찾아왔다. 


어린이 드라마를 만들어서 상을 받았고, 전작도 청소년문학으로 분류가 되어 있으나 이 책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단편집 모음이다. 8편의 단편은 신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신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읽어도 작품을 이해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다.


<개와 괴물의 시간>이 8편의 단편 중 어느 단편의 제목이라 생각했고 표제작을 읽어보려 했는데 각기 다른 제목의 단편이 실려 있을뿐 단편집의 제목은 어느 한 편의 제목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써온 단편들이고 그 사이에 작가는 세 번이나 심장 우회술을 받으며 고비를 넘겼다. 그러는 사이 도움을 받은 작가들은 세상을 떠나기도 했고, 마지막으로 실린 단편 <세인트 브라이즈 베이>는 버지나아 울프의 단편 소설 < 벽에 난 자국>의 출간 100주년을 기념해 호가스 프레스에서 발간한 <두 이야기>에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과 함께 실렸다.


맨 앞에 실린 <어머니의 이야기>는 이야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출발한 단편이라고 이해했다. 자기 자신과 아들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어머니의 이야기. 진실은 따분하고 사람들은 신기한 것만 위험하리만치 좋아하기에 작가는 화려한 이야기를 읽거나 듣고 삽시간에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를 발견하면 이 가공할 사건들 속에는 어떤 고통이 감춰져 있을까 자문한다고 주인공의 입을 빌어 이야기한다. 


쉽게 읽히는 문장이고 묘사도 아름답고 세밀해서 읽는 재미가 있다. 한 편의 시작 페이지를 넘기면 어느새 마지막을 향해 속도감 있게 질주하게 만드는 단편들이다. 



b****l 2026.07.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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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개와 괴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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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괴물의 시간_마크 해던 저/박아람 역 | 문학수첩 책 제목은 왜 '개와 괴물의 시간'일까? 나는 문학수첩 출판사를 좋아해서 새로 출간된 책은 꼭 찾아보는데 이번에는 영미 단편소설로 묶인 신비한 제목의 책을 만났다. 마크 해던의 8가지 이야기. 한 여름의 읽는 책이어서일까? 왜이리 서늘한지. 단순히 무섭거나 음울한 이야기는 아닌데 마크 해던의 서사에 이끌려 단편 속으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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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괴물의 시간_마크 해던 저/박아람 역 | 문학수첩 

책 제목은 왜 '개와 괴물의 시간'일까? 
나는 문학수첩 출판사를 좋아해서 새로 출간된 책은 꼭 찾아보는데 이번에는 영미 단편소설로 묶인 신비한 제목의 책을 만났다. 
마크 해던의 8가지 이야기. 한 여름의 읽는 책이어서일까? 왜이리 서늘한지. 단순히 무섭거나 음울한 이야기는 아닌데 마크 해던의 서사에 이끌려 단편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남편이 나를 롱 갤러리로 불렀다.',  
'처음 그 일을 겪었을 때 네이딘은 병원 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이었다.' ,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그를 처음 본 날이 지금도 기억난다.' 
'그 일은 이렇게 일어난다.' 
이건 <개와 괴물의 시간> 단편들의 첫 문장들이다. 

 한 번 시작하면 8편의 이야기를 흡입하듯 읽게되는데 <개와 괴물의 시간>은 개, 그리고 동물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가족과 사람들의 이야기도. 신화적이면서도 기묘하고 신기한데 책장을 한 편씩 넘겨보니 '개와 늑대 사이의 위태로운 영역'에서 괴물이라는 인간의 본성이 깨어나는 찰나를 제목으로 지은 것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이 가공할 사건들 속에는 어떤 고통이 감춰져 있을까? 내 눈에 가려진 것은 무엇일까?'  
 첫번째 단편 '어머니의 이야기' 속 말미에 주인공인 '어머니'의 말이다. 
내가 감히 말할 수는 없겠지만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쓴 글들이어서 그런지 아주 오래된 무서운 동화같기도 하고 현대소설 같기도 한 기분이 든다.  
 <개와 괴물의 시간> 속 인물들은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떠한 사건에 휘말리지만 이야기 서사에 빠지는 인간의 본성 때문인지 그 다음 이야기를 계속 기다리게 만든다. 

 마크 해던의 <개와 괴물의 시간>. 인간 본성과 낯선 이야기 속에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s******y 2026.07.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개와 괴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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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간이라면 응당 지켜야 할 도리라는 게 있어요.법으로 해결하기 이전의 세상에서는 권력을 쥔 자가 모든 걸 지배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에는 그 대가를 치르게 되더라고요.요즘 자주 곱씹게 되는 말이 '인과응보'네요. 원인에는 결과가 따르고, 행한 행동에는 그에 따른 대가를 받는다는 것, 즉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 세상의 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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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인간이라면 응당 지켜야 할 도리라는 게 있어요.

법으로 해결하기 이전의 세상에서는 권력을 쥔 자가 모든 걸 지배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에는 그 대가를 치르게 되더라고요.

요즘 자주 곱씹게 되는 말이 '인과응보'네요. 원인에는 결과가 따르고, 행한 행동에는 그에 따른 대가를 받는다는 것, 즉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 것 같아요. 다만 상대적으로 더 불리한 쪽에서 시작한 사람들에겐 선택지가 많지 않기에 나쁜 결과만을 가지고 그들을 판단하는 건 옳지 않은 일이에요. 비극은 예기치 않은 폭풍우처럼 쏟아지고, 이를 피하기는 어려운 일이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크 해던 작가의 《개와 괴물의 시간》은 여덟 편의 단편소설을 통해 인간 본성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네요.

첫 번째 나오는 <어머니의 이야기>는 중세 잉글랜드의 어느 성, 영주의 아내가 기형적인 모습의 아들을 낳은 뒤에 벌어지는 이야기네요. 누가 가장 나쁜 선택을 했을까요. 남편이자 영주는 태어난 아들을 죽일 순 없어서 꾀가 많기로 소문난 설비기사와 그의 아들을 불렀네요. 설비기사는 가짜 이야기를 꾸며내어 영주의 비위를 맞추고, 태어난 아기는 그가 만들어 낸 괴담의 주인공이 되어 갇히게 되는데... 자신의 명예를 위해 아들을 감옥에 가둔 영주, 목숨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로 이야기를 만들어 소문을 퍼뜨린 설비기사, 남편의 만행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영주의 아내를 보면서 인물들이 겪는 공포, 절망, 욕망, 무기력과 같은 어두운 감정들 자체가 괴물처럼 느껴졌네요.

"내 아내가 백치를 낳았소."

"흉측한 괴물이오. 인간과 원숭이, 또 뭔지 모를 뭔가가 섞여있다니까."

"사내아이예요." 내가 참지 못하고 불쑥 내뱉자 남편이 나를 돌아보았다.

"이름은 폴이고요." 그러자 남편은 내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이름은 개들에게도 붙여주지.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14p)

<벙커>에서는 핵폭발로 폐허가 된 세상을, <나의 학창 시절>에서는 폭력과 야만으로 얼룩진 기숙 학교를, <개들>에서는 금기를 깨고 신의 저주를 받는 신화적 이야기와 현대가 만나는 교집합인 개들에 대하여, <황야>에서는 가족 잃은 슬픔 때문에 떠난 세계일주에서 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주인공이 겪게 되는 악몽 같은 이야기를,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에서는 악마의 유혹과 싸우는 수행자를, <세계의 고요한 경계>에서는 작은 병실에 누워 있는 기괴한 노인을, <세인트 브라이즈 베이>에서는 딸의 동성 결혼식에 참석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네요. 여기에 실린 단편들은 작가가 예전에 쓴 작품들을 손보고 새로운 작품들을 추가하여 오랜 기간에 걸쳐 묶어낸 작품집이라고 하는데, 각기 다른 이야기지만 묘하게 압도하는 분위기가 있네요.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인 영주의 아내처럼, '이 가공할 사건들 속에는 어떤 고통이 감춰져 있을까? 내 눈에 가려진 것은 무엇일까? 내가 현혹되어 평범하고 따분한 잔인함을 보지 못한다면 그것으로 이익을 얻을 사람은 누구인가?' (73p)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네요.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 결국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은 각자가 발견해야 할 몫이네요.



#개와괴물의시간#마크해던#문학수첩#문학수첩출판사#마크해던소설#신화와디스토피아적현실의매혹적인융합#여덟편의단편소설#영미소설#소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a*****7 2026.07.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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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끝나지 않았다, 인간이 끝나지 않았기에 『개와 괴물의 시간』
" 신화는 끝나지 않았다, 인간이 끝나지 않았기에 『개와 괴물의 시간』" 내용보기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신화는 끝나지 않았다, 인간이 끝나지 않았기에 『개와 괴물의 시간』마크 해던 지음 | 박아람 옮김/ 문학수첩신화는 오래된 이야기지만, 인간은 조금도 오래되지 않았다.그래서일까.『개와 괴물의 시간』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신화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을 읽는 언어"라는 것
" 신화는 끝나지 않았다, 인간이 끝나지 않았기에 『개와 괴물의 시간』" 내용보기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신화는 끝나지 않았다, 인간이 끝나지 않았기에 『개와 괴물의 시간』

마크 해던 지음 | 박아람 옮김/ 문학수첩










신화는 오래된 이야기지만, 인간은 조금도 오래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개와 괴물의 시간』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신화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을 읽는 언어"라는 것이었다. 그리스 신화는 수없이 회자되었다. 마크 해던은 익숙한 그리스 신화를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대신 그 안에 담긴 욕망과 두려움, 죄책감과 폭력성, 사랑과 숙명이라는 오래된 감정을 현대적인 상상력으로 다시 빚어낸다.








이 소설집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기보다 여덟 편의 서로 다른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화를 변주하기도하고, 폐허가 된 미래를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를 그려낸다. 또 현실을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의 기억 속 상처를 따라가는 서사도 있다. 겉으로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책을 덮고 나면 모두 같은 질문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인간은 무엇 때문에 괴물이 되는걸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제목이 주는 상징성이 크다.







특히 「벙커」는 오래 기억에 남았다. 핵 재난 이후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한 여성이 자신이 알고 있던 현실과 전혀 다른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인데, 단순한 생존담이라기보다 인간이 두려움 속에서 얼마나 쉽게 통제당하는지 그리고 길들여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현재 우리의 현실과 멀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덟 편의 단편 소설에서 선과 악, 인간과 괴물의 경계가 끊임없이 흔들린다. 누군가는 피해자였다가 가해자가 되고, 누군가는 정의를 위해 행동하지만 결국 또 다른 폭력을 만들어 내는 현실....

인물들이 입체적이다. 등장인물들을 쉽게 판단할 수 없다. 어느 순간 그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것이다.









어쩌면 '개'와 '괴물'은 서로 다른 존재가 아니라 인간 안에 공존하는 두 얼굴인지도 모른다. 충성심과 본능, 연민과 잔혹함, 이성과 욕망은 늘 함께 존재하며, 극한의 상황은 그중 무엇이 드러날지를 결정할 뿐이다. 괴물은 아주 먼 곳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외면하고 싶어 하는 인간성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마크 해던의 문장은 차갑고 절제되어 있다. 그래서 오히려 상상할 여백이 많다. 이야기의 빈틈을 독자가 직접 메우게 만들고, 마지막 문장을 읽고도 한참 동안 작품 속 장면들을 되새기게 한다. 단편집임에도 각각의 작품이 독립적인 여운을 남기면서 하나의 거대한 질문으로 연결되는 구성이 무척 매력적인 소설이다.






수천 년 전 신화가 지금도 살아남은 이유는 인간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는 변했고 배경은 현대가 되었으며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인간은 여전히 욕망하고, 두려워하며, 선택 앞에서 끝없이 시험당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개와괴물의시간 #마크해던 #문학수첩 #영국소설 #단편소설

#신화 #그리스신화 #디스토피아 #문학추천 #소설추천


마크 해던 지음 | 박아람 옮김/ 문학수첩










신화는 오래된 이야기지만, 인간은 조금도 오래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개와 괴물의 시간』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신화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을 읽는 언어"라는 것이었다. 그리스 신화는 수없이 회자되었다. 마크 해던은 익숙한 그리스 신화를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대신 그 안에 담긴 욕망과 두려움, 죄책감과 폭력성, 사랑과 숙명이라는 오래된 감정을 현대적인 상상력으로 다시 빚어낸다.








이 소설집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기보다 여덟 편의 서로 다른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화를 변주하기도하고, 폐허가 된 미래를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를 그려낸다. 또 현실을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의 기억 속 상처를 따라가는 서사도 있다. 겉으로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책을 덮고 나면 모두 같은 질문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인간은 무엇 때문에 괴물이 되는걸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제목이 주는 상징성이 크다.







특히 「벙커」는 오래 기억에 남았다. 핵 재난 이후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한 여성이 자신이 알고 있던 현실과 전혀 다른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인데, 단순한 생존담이라기보다 인간이 두려움 속에서 얼마나 쉽게 통제당하는지 그리고 길들여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현재 우리의 현실과 멀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덟 편의 단편 소설에서 선과 악, 인간과 괴물의 경계가 끊임없이 흔들린다. 누군가는 피해자였다가 가해자가 되고, 누군가는 정의를 위해 행동하지만 결국 또 다른 폭력을 만들어 내는 현실....

인물들이 입체적이다. 등장인물들을 쉽게 판단할 수 없다. 어느 순간 그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것이다.









어쩌면 '개'와 '괴물'은 서로 다른 존재가 아니라 인간 안에 공존하는 두 얼굴인지도 모른다. 충성심과 본능, 연민과 잔혹함, 이성과 욕망은 늘 함께 존재하며, 극한의 상황은 그중 무엇이 드러날지를 결정할 뿐이다. 괴물은 아주 먼 곳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외면하고 싶어 하는 인간성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마크 해던의 문장은 차갑고 절제되어 있다. 그래서 오히려 상상할 여백이 많다. 이야기의 빈틈을 독자가 직접 메우게 만들고, 마지막 문장을 읽고도 한참 동안 작품 속 장면들을 되새기게 한다. 단편집임에도 각각의 작품이 독립적인 여운을 남기면서 하나의 거대한 질문으로 연결되는 구성이 무척 매력적인 소설이다.






수천 년 전 신화가 지금도 살아남은 이유는 인간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는 변했고 배경은 현대가 되었으며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인간은 여전히 욕망하고, 두려워하며, 선택 앞에서 끝없이 시험당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개와괴물의시간 #마크해던 #문학수첩 #영국소설 #단편소설

#신화 #그리스신화 #디스토피아 #문학추천 #소설추천


이달의 사락 r******7 2026.07.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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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괴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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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인갼에게 개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대상인가 하면 괴물은 우리의 상식과 사유를 벗어난 존재감을 말하기도 한다.그러나 개와 괴물은 흔히 하는 말처럼 종이 한 장 차이쯤으로 인식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귀엽거나 이쁘거나 아름답다는 것도, 추하거나 흉물스럽다는 표현도 실질적으로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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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갼에게 개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대상인가 하면 괴물은 우리의 상식과 사유를 벗어난 존재감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와 괴물은 흔히 하는 말처럼 종이 한 장 차이쯤으로 인식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귀엽거나 이쁘거나 아름답다는 것도, 추하거나 흉물스럽다는 표현도 실질적으로는 인간의 시선이 가진 잘못된 인식의 탓이라 할 수 있는 일이고 보면 우리 사회에서 나, 우리는 무수히 많은 개와 괴물들을 탄생시키고 접하며 불안함과 무지함이 뒤섞인 채로 삶을 살아가고 있어 인간 존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무지함에 의한 군중심리적 태도를 벗어나야 바로소 맑은 눈으로 개나 괴물이나 우리의 편향적 인식의 오류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8편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괴물을 만들고 탄생시켜 욌는지를 살펴 이해하고 새로운 인간 존재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개와 괴물의 시간" 은 우리가 흔히 괴물로 지칭하는 존재에 대한 인식과 편견에 쌓여 군중심리적 상태로 하나의 존재를 매도해 버리는 상황을 목도할 수 있게 8편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괴물들이 진짜 괴물인지, 그 괴물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행위를 했는지 살펴 보며 결과적으로 괴물로 인식된 존재 보다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편협하고 불편한 마음을 가진 스스로에 대한 자각을 채근하는 책이다.

괴물은 다양한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소재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을 살아가는 나, 우리는 조금만 다르거나 틀려도 상대하지 못할 존재로 치부하는 우리의 태도와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스토리 8편이다.

이는 인간 존재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며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함의를 품고 있지만 인간 스스로가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신뢰와 믿음에 대한 결핍이 만들어내는 현실적인 허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허상에 올바르게 알지 못하는 타자는 모두 군중심적 물결의식 속에 떠밀려 자신의 의식이나 인식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우매함을 갖게 된다.

인간이 인간을 폄훼하는 현실, 과연 인간의 미래는 인간이 만든 수 많은 괴물들을 소환해 새로운 인식의 틀로 바꿔내는 작업이 우선 되어야 비로소 나, 우리다운 인간 존재의 실존을 인정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괴물로 치부한 이들과 하등 다를것 없는 우리 존재의 인식의 틀, 관계에 대한 불편함을 올바르게 해소하기 보다 '악'이나 괴물로 보편화 하는 편향적 사고에 경종을 울리는 스토리를 통해 깨어난, 깨어날 우리 자신을 만나보았으면 좋겠다.


개와 괴물은 인식의 차이에 기인한다는 생각을 해 보면 얼마나 인간의 인식이나 생각이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되어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괴물로서 끝나는 현실이 아니라 그렇게 인식된 존재의 삶을 망치는 결과를 낳기에 우리는 더더욱 인간에 대한 정체성을 포괄적이고 다양화해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가 타인에 대해 갖는 불편함의 끝에 이해하고 다가가 서로의 마음을 품기 보다 끝까지 밀어내는 관계의 모습을 확인하면 아마도 조금은 다른 느낌,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도 알 수 없이 괴물로 낙인 찍히는 일은 사회적 폭력임과 동시에 인간 존재의 인간성과 신뢰성에 부정의 가면을 씌우는 일과 다르지 않다.

나를 떠난 모두를 괴물로 인식하게 된다면 그 얼마나 삶이 고단하고 힘들것인가 생각만 해도 끔찍할 것 같다.

인간이 만든 괴물, 인간이 풀어야 하는 결자해지로 현명한 사피엔스가 되길 기대해 본다.

이달의 사락 n********1 2026.07.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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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괴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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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모두 다 같은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책은 총 여덟개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있었다.마크 트웨인의 단편소설 <어느 개 이야기>가 떠올랐다. 흐느껴 울면서 읽었었는데 이 책 <개와 괴물의 시간>역시 그러했다. 시공간을 넘나들고 신화와 21세기의 현실을 아우르며 깊은 혼란과 슬픔으로 초대한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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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모두 다 같은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책은 총 여덟개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있었다.


마크 트웨인의 단편소설 <어느 개 이야기>가 떠올랐다. 흐느껴 울면서 읽었었는데 이 책 <개와 괴물의 시간>역시 그러했다. 시공간을 넘나들고 신화와 21세기의 현실을 아우르며 깊은 혼란과 슬픔으로 초대한다. 어디까지가 소설인지 어디까지가 논픽션인지 모르겠다. 제발 제발 이 모든 비극이 픽션이기를... 


수사슴으로 변한 주인 악타이온을 여타 다른 사냥감과 다름없이 취급하는 그의 개들. 개들은 인정사정없이 그의 살을 찢어발긴다. 늘 그래왔듯이...  


러시아 우주 연구소에 실험용으로 참가한 개들의 운명은 어떠한가. 아무도 없는 원형의 금속 통 안에 갇힌 라이카는 우주로 쏘아 올려진다. 


온 세상이 어둠으로 변한다. 그래도 라이카는 무섭지 않다. 올레크와 블라디미르를 믿기 때문이다. 그들은 언제나 라이카가 다치지 않게 보살펴 주었다. 


지구와 완전히 단절된 공간, 우주 미아가 된 라이카는 창문도 없는 금속 통 안에 갇혀 무중력 상태에서 지구를 네 바퀴 돈 뒤 다섯 바퀴째에 숨을 거둔다. 


하필 내가 책을 읽는 시간은 밤 산책을 마치고 침대에 앉는 밤 10시 이후라 더 감성적일때다. 참지못하고 소리내어 울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중에 인터넷에 '라이카'를 검색한 순간 아연실색했다. 소리내어 우니 반려견이 와서 내 다리에 손을 얹는다. 라이카...라이카... 허스키와 테리어 교배종인 라이카는 떠돌이 개로 살다 우주 훈련을 받고 세살에 그렇게 우주공간에서 생물체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의 희생양이 되었다. 라이카가 우주선에 탑승하게 된 것은 순전히 친화적이고 매우 영리하며 온순했던 성격 때문이었다. 인간을 향한 무조건적인 신뢰가 희생의 이유가 되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사무치게 아팠다. 책을 읽은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먹먹하다.  


책을 읽고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인간을 위해 동물을 희생시키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인가. 인간의 목숨만 소중한 것일까? 동물의 희생으로 인간이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생명을 실험대 위에 올리는 것인가. 혼란스럽다. 내 곁에 와 조용히 몸을 기대는 반려견의 모습을 보니 목이 매인다.  

이달의 사락 m****d 2026.07.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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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괴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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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괴물의 시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소설집이다. 단편 소설집.이 책에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비롯해 모두 8편의 소설이 실려있다. 그리스 신화의 완벽한 해설 그리스 신화에 미노타우루스 신화가 있다.미궁, 또는 미로의 근원이 되는 신화다. 그 신화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과연 이 신화에는 어떤 기본 이야기(설화)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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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괴물의 시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소설집이다. 단편 소설집.

이 책에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비롯해 모두 8편의 소설이 실려있다.

 

그리스 신화의 완벽한 해설

 

그리스 신화에 미노타우루스 신화가 있다.

미궁, 또는 미로의 근원이 되는 신화다.

 

그 신화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과연 이 신화에는 어떤 기본 이야기(설화)가 있을까?

무언가 있었을 것이다. 그 신화의 저변에는 어떤 사건이 구전으로 떠돌다가 이윽고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 신화가 되는 과정이 있었을 것인데, 미노타우루스는 어떤 이야기가 밑바탕이 되었을까.

 

그것이 알고 싶었다. 궁금했었다.

다른 신화의 스토리, 예컨대 영웅이나 신들의 이야기는 힘이 센 인간들이 소문이 나고 그들의 영웅담이 전해지다보니, 그들을 신격화하게 되고, 이윽고 영웅 또는 신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다는 신화 형성의 과정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미노타우루스 신화는,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먼저 그리스 신화 미노타우루스 등장인물을 알아보자.

 

미노스 : 아버지

파시파에 : 어머니

미노타우루스 : 아들

황소 : (파시파에와 교접했다고 전해지는 황소)
다이달로스 : 미로를 만든 장인

이카로스 : 다이달로스의 아들

 

자. 이제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이 소설 <어머니의 이야기>와 비교하면서 살펴보자.

 

이 소설의 첫머리에 화자의 남편과 아들 폴이 등장한다.

남편이 전갈을 해서 화자인 아내를 부르는데, 그 용건을 화자는 이미 알고 있다.

바로 아들 폴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이 되는데, 아들 폴은 보통 인간이 아니라, 남편의 말에 의하면 백치였다. (14쪽) 또한 이런 말을 덧붙인다.

흉측한 괴물, 인간과 원숭이, 또 뭔지 모를 뭔가가 섞여 있다고 말한다. (14쪽)

 

그러나 아내 눈에는 그저 사내아이일뿐이었다.

 

아내가 오자, 남편은 설비기사와 그의 아들을 불러온다.

그들을 부른 용건은?

아들을 가둘 시설을 만들라는 것, 이것은 신화의 미로에 해당한다.

 

이쯤 되면 소설의 이야기가 신화의 이야기와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이제 이 소설에서 

 

신화의 기본이 되는 미노타우루스의 어머니인 파시파에가 황소와 교접을 했다는 이야기는 실로 허황되기 이를데 없는데, 과연 당시에도 사람들은 그것을 믿었을까?

 

아무리 신화라고 하지만, 황소와 인간 여자가 교접을 해서 황소머리에 사람 몸인 괴물이 탄생할 수 있을까? 그런 이야기를 사실이라고 믿었을까?

 

그런데 그것은 사람들이 믿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 소설에서 설비 기사는 그 이야기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빨리 퍼트리지 못해 안달하는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17쪽)

 

이게 바로 신화의 핵심이다.

이렇게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이야기에 사람들은 믿음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어 퍼트리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가 옮겨지는 과정에 그 이야기가 사실인가 아닌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소설의 전개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알 수 있게 된다.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루스 이야기

 

신화에서 미노스 왕은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를 미로에 가둔다.

테세우스가 크레테에 와서 미노타우루스를 죽인 다음에 일이다.

 

미로에 갇힌 부자는 탈출을 위해 밀랍과 깃털로 날개를 만들었고, 하늘로 탈출을 시도했는데.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태양 가까이 날아간 이카로스는 밀랍이 녹아 바다로 떨어지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이 소설에서 설비기사와 아들 역시 갇히게 되는데, 아들 역시 신화 속의 이카로스와 같은 운명을 맞이한다.

 

(아들은) 창문에서 겨우 50미터 떨어진 곳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목제 문기둥 위로 떨어져 기둥이 가슴을 뚫었고 목은 부러져 있었다. (........) 그는 버들가지와 밀초. 비둘기 깃털로 만든 날개 한쌍을 달고 있었다. (37쪽)

 

이게 더 현실적이다. 이게 이카로스 추락 사건의 실제 모습일 것이다. 창문에서 50미터 떨어진 곳에 떨어졌을 것이다. 태양 근처는커녕, 창문에서 100미터에도 못미쳤을 것이다.

 

아버지는?

“그 아비는 지금쯤 프랑스 상공을 날고 있겠죠.”(37쪽)

 

설비기사와 아들의 이야기를 전해준 사람의 말이지만, 이 소설의 화자인 아내는 이렇게 평한다.

 

실상은 그렇게 환상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 훨씬 허접했으리라. (37쪽)

 

그래서 이 소설은 신화 이야기를 실제 사건으로 복기해서 들려준다. 사실은 이렇습니다, 라고.

 

신화가 형성되는 데 필요한 요건들

 

궁전 지하에 미로 같은 터널을 만드는 겁니다. (18쪽)

 

그렇게 해서 지하 감옥이 만들어졌다. (25쪽)

 

미로가 있다고 소문을 내는 거지요.

그 이야기가 널리 퍼지면 사람들이 겁을 먹을 테고, 사람들은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지요. (27쪽)

 

다시이 책은 

 

특이하게도 그리스 신화가 소재가 되는 작품이 무려 3개 작품인데. <어머니의 이야기>는 물론 <세계의 고요한 경계>와 <개들>이 그것이다.

<세계의 고요한 경계>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등장한다.

그러니 역시 신화를 모티프로 삼은 소설이다. <개들> 역시 그리스 신화가 소재다.

 

저자는 그런 작업을 거친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의 본질’을 파헤쳐 보여준다.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전해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작업은 신화뿐만이 아니라. 소설에도 같은 작업이 필요할 것이고, 그런 과정을 거쳐 독자에게 배달이 되는 것이다. 소설도 신화도 같은 이야기니까. 

이달의 사락 s***h 2026.07.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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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열지 못하는 문 뒤에 웅크리고 있는 괴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
"차마 열지 못하는 문 뒤에 웅크리고 있는 괴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 내용보기
<36. 개와 괴물의 시간(마크 해던)>차마 열지 못하는 문 뒤에 웅크리고 있는 괴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뜨겁고 햇빛 쨍쨍한 여름이 아닌, 지금같이 축축하고 기분 나쁜 여름에 어울리는 책입니다…총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하나같이 긍정적인 감정보다는 부정적이고 찝찝하고 인상이 찌뿌려지는 이야기입니다.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내용이 나쁘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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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개와 괴물의 시간(마크 해던)>

차마 열지 못하는 문 뒤에 웅크리고 있는 괴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


뜨겁고 햇빛 쨍쨍한 여름이 아닌, 지금같이 축축하고 기분 나쁜 여름에 어울리는 책입니다…


총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하나같이 긍정적인 감정보다는 부정적이고 찝찝하고 인상이 찌뿌려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내용이 나쁘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 안에서 인간의 악한 모습, 본성 같이 디스토피아적 현실을 보여줄 뿐…


각자의 욕망만을 향해 움직이는 사람들이 다수 나오며 그들은 다른 사람의 안위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자신이 낳은 아들이지만 괴물같다는 이유로 지하감옥에 가둬버린 아버지, 자신이 위기에서 모면하기 위해 친구의 비밀을 모두에게 말한 아이…


카페에서 이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눈살이 찌뿌려지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작가의 상상력과 발상에 극적인 재미가 담겨있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개와 괴물은 누구인지 각자의 괴물을 상상하며 읽어보아도 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착하게 느껴지다가도 어떤 면에서는 나쁜 사람,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사람..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쩌면 어떤 인물을 괴물이라 칭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가 갖고 있는 괴물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이야기에서 과장된 면이 있겠지만 스스로에게서도 그 괴물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마크 해던 작가님의 소설을 처음 읽어본 것이라 다른 장편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각 작품마다 독자들을 이야기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대단하다고 느껴져, 장편에서 보여줄 그 힘이 궁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 그래도 끈적한 여름이지만…! 마냥 피하기보다는 그 찝찝함의 끝까지 이 책과 함께 나아가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조심스레 권해봅니다.


#개와괴물의시간 #마크해던 #문학수첩 #서평 #책스타그램

문학수첩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달의 사락 p******0 2026.07.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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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현실의 경계에서 마주한 인간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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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그리고 나는 이 애처로운 이야기에서 다른 수많은 가혹한 교훈과 함께 이런 교훈을 얻었다. 차마 열지 못하는 문 뒤에 웅크리고 있는 괴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 | p. 21〰️수천 년 전의 고대 신화와 현대의 디스토피아적 불안을 절묘하게 엮어낸 거대한 캔버스 같은 책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환상적인 설정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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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그리고 나는 이 애처로운 이야기에서 다른 수많은 가혹한 교훈과 함께 이런 교훈을 얻었다. 차마 열지 못하는 문 뒤에 웅크리고 있는 괴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 | p. 21

〰️


수천 년 전의 고대 신화와 현대의 디스토피아적 불안을 절묘하게 엮어낸 거대한 캔버스 같은 책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환상적인 설정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과 무섭도록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인간이 극한 상황에 내몰렸을 때 드러나는 나약함과 잔혹함, 그리고 욕망이라는 지극히 인간적인 본성을 소름 돋을 만큼 생생하게 그려낸다.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나의 학창 시절〉. 읽는 내내 섬뜩함이 가시지 않았는데, 타인에게 가했던 폭력이 결국 자신을 옥죄는 저주가 되는 과정을 보며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언제든 누군가에게 괴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개’와 ‘괴물’은 결국 인간 내면에 공존하는 야수성과 이성의 경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8편의 이야기들은 타인을 괴물로 만들거나 스스로 괴물이 되어버리는 수많은 위기 속에서, 끝까지 우리를 ‘인간’으로 남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묻는다. 매혹적이면서도 서늘한 이 이야기들이 덥고 습한 요즘 날씨와도 묘하게 잘 어울려서 즐겁게 읽었다! 


a*****1 2026.07.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