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적인 의미로서 '도전적'이라는 말은 예비독자들의 마음에 그 작품을 읽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구입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책표지도 마음에 쏙 든다. 발라당 누워 웃는 귀여운 고양이, 밝은 색깔의 디자인 모두 모두.
1. 어린 시절을 반추하게(돌아보고 추억에 잠기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이 동심을 불러 일으킨다'라는 말을 한다. 동시나 동화는 상식적, 일반적으로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의 한 분야다. 그러나, 아동에게 동심을 불러일으킨다는 말은 모순임에 분명하다. 아이의 마음 자체가 동심이기도 하고, 적어도 20살 이상의 어른들이 읽어야 '(과거의) 동심을 다시 불러 일으킨다'는 말을 적용할 수 있겠기에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동시나 동화는 어른들이 읽어야 제대로 그 맛을 음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솜작가님의 동시는 특히 어린 시절 동심을 확확 불러일으키는 마력이 숨어 있다. 그것이 이 동시집의 커다란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 동심을 불러 일으키는 소재들(너무나 많지만 몇 개만 언급한다)
사투리가 쓰인 시들은 어른들이 어릴 때 우리가 듣고 자란 것을 소재로 하였으므로 동심의 주요 소재라고 할 수 있다. '무우라', '할미와 호미', '허수아비 목에 걸린 편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어릴 때 우리와 어울렸던 친구들(사람, 동물 모두 포함)도 여기에 해당한다. 시적인 언어가 너무나 아름다운 '햇살이'라는 동시에서 '햇살이'라는 고양이는 우리와 함께 자랐던 정겨운 동물 친구다. 어릴 때 우리가 가지고 놀았거나 어울렸던 사물(동전, 달, 해, 윤슬 등), 혹은 마음에 깊이 담아 두었던 것도 동심의 소재다. 김솜작가님의 동시에는 이러한 소재가 풍성하다. '웃음 소리'는 우리가 저금하던 동전을 소재로 하였다. 윤슬은 말할 것도 없이 연못에 비친 햇살과 바람, 시선의 각도가 어울려 빚어낸 윤슬을 소재로 한 것이다. 그것이 아기 오리들을 따뜻하게 해 준다는 기발한 발상이 빛나는 동시다. '달조각 먹는 고양이'도 달을 소재로 하였다. 어릴 때 컴컴한 곳에서 밝은 보름달을 보고 얼마나 포근한 행복을 느끼고 위안을 받았던가?
3. 재미를 더하는 소재들
대표적으로 '햇'이나 '정말이냐고?' 또는 '눈치와 코치와 파리', 감쪽', '트럭이 골목으로 미끄러질 때'와 같은 시를 읽으면 그 리듬감 재미에 그만 푹 빠져 들고 만다. 큰소리 뻥뻥하던 뻥쟁이 형이 마늘한테 졌다는 '마늘 뽑는 날'은 얼마나 익살스러움이 넘치는가? 한마디로 배꼽을 잡고 넘어진다. 그러니까 매사에 큰소리 뻥을 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빠는 피노키오'도 익살스러운 동시다.
4. 교훈을 주는 시도 있다.
'봄날 아침'은 떨어진 꽃잎을 차마 쓸지 못하고 있는 아저씨가 등장하고 대신 쓸어주는 봄바람이 또한 등장한다. 시간 속에 사라져 가지만 바로 어제같이 피어 났던 꽃잎을 보고 그것을 차마 쓸어버리지 못하는 아저씨의 마음은 곧 우리 독자들의 마음이 아닐까? 시인은 경비아저씨의 그런 자세를 통해 빠른 세월,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시간과 짧은 봄의 유한성과 그 아쉬움을 토로하였음이 분명하다. 확장하자면 이 세상 모든 사람과 만물이 다 시간과 세월이라는 그물에 걸리지 않을까? 그래서 현재는 선물이고 그것을 선물답게 잘 대하고 선용해야 한다는 일종의 교훈이랄까, 아니면 깨우침이랄까 그런 인사이트(통찰력)를 얻었다. '웃음 소리'에서 시인은 누구든 친구들(같은 부류의 사람들)속에 들어가야 비로소 안심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노래하고자 했을 것이다. 이 시는 "인간은 혼자서는 못살고 같이 어울려야 산다"는 교훈을 나에게 주었다.
5. 문학의 주요 요소 '카타르시스'가 전반에 걸쳐 있다.
김솜 작가님의 동시집에는 굳이 어떤 시를 콕 집어 낼 수 없을만큼 동시 전반에 카타르시스를 불러 일으키는 요소들이 골고루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읽다 보면 군데군데서 동질감과 뭉클함이 솟아오르니까 그럴 것이다. 결론적으로, '백문이 불여일독'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로 어린이들을 위해 쓴 동시나 동화를 읽어 봤더니 모두 어른들이 읽어야 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김솜작가님의 이 동시집은 더욱 그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 피곤한 어른들은 동심이라는 마음의 놀이터에서 좀 따뜻하고 포근하게 쉬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김솜작가님의 동시에서는 다른 어떤 문학 분야에서도 찾기 힘든 리듬감의 재미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리듬은 신이 나고 살맛이 나게 한다. 음악이 바로 그것을 노린 것이다. (음악에는 가사가 있고 동시에는 압축된 시어가 풍성하므로 '신나게 하려는' 그 목적이 아주 비슷하다) 또한, 시골의 정겨움과 어린 시절의 추억이 묻어 있어 너무 정감이 가기 때문이다. 동시는 짧지만 교훈과 카타르시스도 풍성하다. 끝으로, 현재 우리는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다. 사실 책을 사놓고 시간이 없어서 읽다 만 책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동시는 짧다. 짧은 시간과 휴게소에서 구운 오징어 한 마리 가격만으로 위와 같은 것들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효율적인가?
김솜 작가님의 2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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