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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강한 나라가 왜 저토록 두려워하는가." 오늘날 중국을 관찰하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품는 의문이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 핵을 보유한 군사 강국, 인공지능과 전기차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 굴기(崛起)의 나라가 동시에 국민을 촘촘한 감시망으로 통제하고, 간첩을 신고하라는 캠페인을 SNS에 올리며, 모든 영역을 안보의 언어로 재규정하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 중국이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역설이다. 책을 읽으며 역설을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시진핑 시대 중국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경제의 시대'에서 '안보의 시대'로의 전환이다. 2014년 시진핑이 제시한 '총체적 국가 안보관'은 정치·군사·경제·문화·사이버·식량·생태까지 모든 것을 안보 문제로 규정한다. 2024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 보고에서 리창 총리가 '안보'를 29번, '위험'을 24번 언급한 것은 이 전환이 얼마나 깊이 체제 언어 속에 각인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집착의 기원을 이해하려면 2010년 무렵으로 돌아가야 한다. 두 자릿수 성장이 끝나고 권력 귀족의 부패가 심화되는 가운데, 2008~2009년 티베트와 신장의 시위, 2011년 아랍의 봄과 카다피의 최후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깊은 충격을 남겼다. 서방이 비정부기구와 민간 기업을 통해 체제를 전복하려 한다는 '화평연변(和平演變)' 에 대한 공포가 엘리트들 사이에 퍼져나갔다. 시진핑은 바로 이 위기감 위에서 집권했고, 공산당의 영구 집권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선제적 통제 체제를 구축해왔다. 그 결과가 중국을 거대한 군산 복합체로 변형시키는 작업이다. 2022년 제20차 당대회에서 중앙정치국 위원 24명 중 13명이 군수 산업 관련 인물로 채워졌다. 국가 전체 자원을 동원해 핵심 과학기술 혁신을 이루는 '신형거국체제(新型擧國體制)'가 가동되고, 군과 민간의 기술을 통합하는 '군민 융합(軍民融合)' 전략이 속도를 낸다. 국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이 구조 속에서 민간 경제의 활력은 사그라들고, 개인의 자유는 안보라는 이름 아래 유예된다. 역설은 여기서 시작된다. 공산당을 지키기 위해 만든 총동원 체제가 인민의 삶을 옥죄고 있는 것이다. 2026년 1월, 중국군 2인자였던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심각한 기율 및 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는 발표가 나왔다. 시진핑의 집권을 가능하게 했던 가장 든든한 기둥이 제거된 이 사건은, 독재 권력이 필연적으로 낳는 가장 비극적인 역설을 보여준다. 절대 권력을 지키기 위해 가장 충성스러운 자를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시진핑의 숙청은 이미 10년을 훌쩍 넘긴 '끝없는 드라마'다. 로켓군 수뇌부에서 시작된 부패 조사는 리상푸 국방부장을 거쳐 장유샤로 이어졌고, 2022년 당대회에서 선출된 205명의 중앙위원 중 군인 44명 가운데 29명이 2026년 초까지 낙마했다. 중앙군사위 7명의 구성원 중 시진핑과 서열 7위를 제외한 5명이 모두 제거됐다. 이 숫자는 단순한 반부패가 아닌 정치적 숙청의 규모를 말해준다. 스탠퍼드대 우커광 선임연구원이 지적하는 '독재자의 딜레마'가 바로 이 지점에서 작동한다. 최고지도자는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끝없이 숙청을 단행하지만, 숙청이 거듭될수록 진실을 직언하는 이들이 사라지고, 잘못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며, 통치 위기가 점차 심화된다. 지금 중국의 관료 시스템은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공포 위에서 작동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진핑 옆에 앉은 관리들이 "바짝 긴장한 채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있었다"고 묘사한 장면은 이 공포 문화의 단면이다. 55년 전 린뱌오 사건이 마오쩌둥의 절대 권력을 확인했지만 동시에 체제에 대한 의문과 회의가 확산되는 계기가 됐던 것처럼, 장유샤 사건 역시 역사에 그 이중적 의미를 새길 것이다. 2025년 초 딥시크(DeepSeek)가 일으킨 충격은 중국 인공지능 기술의 약진이 단순한 과장이 아님을 세계에 증명했다. 중국의 AI 연구자 수는 41만 명으로 인도와 미국의 합산을 넘어서고, 전기차·배터리·태양광·로봇 분야에서 중국은 이미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24년 기준 가동 중인 산업용 로봇 200만 대, 인간형 로봇의 세계 출하량 중 90%를 차지하는 나라. 이것이 기술 굴기 중국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 빛나는 성취의 이면에는 깊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첨단 기술과 국유 기업이 국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고 질주하는 동안, 민간 경제는 침체에 빠져 있다. 부동산 급락, 청년 실업률(공식 통계 20%, 현장의 체감 50~60%), 소비 디플레이션, 농민공과 중소기업의 고사(枯死). 상하이의 한 교수는 "최고지도자에게 이런 상황이 제대로 보고되지도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칼부림 사건을 벌인 직업학교 졸업생의 유서 속 절규 즉 "나는 죽어도 다시는 착취당하고 싶지 않다" 는 화려한 기술 통계 뒤에 가려진 중국 서민의 목소리였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과잉 생산의 덫이다. 중국처럼 거대한 경제가 전통 산업부터 최첨단 산업까지 모두 장악하는 '전 방위 선진국'을 목표로 삼을 때, 생산 능력은 필연적으로 내수 수요를 초과한다. 중국의 과잉 생산이 세계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한국·독일·일본 등 제조업 국가들이 압박을 받고, 보호무역과 시장 쟁탈전이 격화되고 있다. 기술 대약진은 진정한 강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계 경제 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또 다른 역설의 씨앗이기도 하다. 중국이라는 역설은 단일한 시선으로는 포착되지 않는다. "중국 경제는 끝났다"는 선언도, "중국의 첨단 기술 대약진이 압도적"이라는 찬사도 모두 반쪽짜리 진실이다. 시진핑의 중국은 부강하지만 불안하고, 절대 권력을 쥐었지만 점점 더 많은 비용을 치르고 있으며, 기술에서는 비약하지만 민생에서는 추락하고 있다. 역설의 핵심은 여기에 있을 것이다. 공산당의 영구 집권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가 모든 것을 안보의 언어로 흡수하면서, 경제 성장, 개인의 자유, 국제적 신뢰, 기술 혁신의 지속성이라는 다른 가치들이 희생되고 있다. 27억 대의 감시 카메라, 1500만 명의 정보원, 공포 위에 작동하는 관료 시스템, 이것이 '위대한 부흥'을 향해 달려가는 중국의 현재 모습이다. 마오쩌둥이 소환되고 '종이호랑이론'이 되살아나는 것은, 시진핑이 미국과의 대결을 마오 시대의 문법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는 불안으로 구축된 권력의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반복해서 증언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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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008~2013년 한겨레 베이징 특파원으로 지냈으며 현재 통일외교팀 선임기자이다. 이 책, <중국이라는 역설>은 현재 중국 내부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G2로 우뚝 서려는 미중 경쟁 양상과 세계 질서의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가 다면적이며 복합적인 중국을 어떻게 총체적으로 이해해야 할 지에 대한 시도다. 총 3부로 1부에서는 안보 국가로 변신하며 거대한 군산 복합체가 된 시진핑 체제의 독재적 딜레마와 내부 통제를 다룬다. 마오쩌둥의 모습을 닮아가는 시진핑 사상과 군 숙청을 통한 권력 유지, 이에 따른 독재자의 딜레마와 한때 우리나라에 돌았던 시진핑 실각설을 다룬다. 이에 대해 저자는 “한국 사회 전반이 시진핑 실각설에 과몰입했던 것은 위험 신호다. 보고 싶지 않은 중국의 현실을 회피하고, ‘바라는 대로의 중국’으로 도피하는 음모론이 혐중 정서와 맞물려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p.103)”라고 말한다. 이 음모론은 중국군 2인자 장유샤 부주석이 숙청되면서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시진핑 실각설을 요란하게 보도했던 한국 언론이나 유튜브의 ‘중국 전문가’들이 그 어떤 반성적 태도가 없었다는 점에 아쉬운 점을 전한다. 2부에서는 미국-이란 전쟁과 트럼프의 재집권 속에서 미국을 넘어서려는 중국의 대장정을 파헤친다. 이에 대해 ‘싸우지 않고 이기기, 중국이 택한 전략’파트가 인상적이다. “중국은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지원은 하지 않았지만 (...) 중국의 상업 위성 운용사 미자르 비전은 미군과 동맹군의 기지와 군사 배치를 정밀하게 보여주는 고해상도 위성 사진을 제공했다. 중국은 500기 이상의 첩보, 정찰 위성으로 인도양과 페르시아만에 전개된 미군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고, 이를 이용해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반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p.175) 시진핑이 원하는 것은 대만을 침공하여 ‘하나의 중국’에 이르는 것이지만, 만약 실패하면 권력을 내주는 것과 다를바 없는 상황에서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트럼프가 저지른 이란 전쟁을 통해 많은 것을 학습하고 있다. 3부에서는 주변국과의 관계에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려는 중국에 대해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4월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 별장에서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 회담을 가진 뒤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은 (...)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고 했다.”(p.231)라고 밝혔다. 당시에는 트럼프의 헛소리라고 여겼지만 중국교육부는 2018년도부터 새 교육과정에 따라 역사교과서가 바뀌기 시작했다. ‘속국’, ‘종주권’, ‘종번 체제’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20세기 이후의 맥락에서 왜곡하고 의도적으로 재창조하기 시작한다. 이런 부분을 읽으면서는 대만침공이 성공한다면 그 다음 대상은 우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 러시아와 유럽과의 관계를 들며 ‘천하삼분지계’ 전략을 펴는 중국의 모습도 읽을 수 있다. “우리는 중국에 대해 너무 쉬운 답을 내놓고 있는 것 아닌가. 항상 ‘중국은 악당인가, 우리 편인가’ 같은 흑백의 답을 요구하고 있지 않은가. 중국의 휘황한 발전과 능력을 직시하되, ‘승리 서사’ 아래에 있는 불안과 불만을 함께 살피지 않으면 중국의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없다.”(p.17) 중국에 대해 혐중이냐 친중이냐라는 이분법 잣대는 실제적인 우리나라의 현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말도 이젠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 외교적, 경제적으로 냉철한 생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큰 흐름을 읽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중국이라는역설#한겨레출판#하니포터#하니포터12기#박민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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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자면 중국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다. 없었다. 요즘에야 중국에 다녀온 사람들이 놀랍도록 달라진 중국의 발전이나 부유함에 대해 이야기를 하거나, 큰 금액을 제시해 어느 기업의 기술을 빼갔다던지, 세계 대학 순위가 달라지고 있으며 이공계열에 대한 투자를 무섭게 한다던지 하는 뉴스를 접하곤 하지만 전에는 그저 미감과 위생이 부족한 메이드 인 차이나의 나라일 뿐이었다. 하지만 인구도 면적도 비할 바 없는 규모의 중국이 긴 침묵을 깨고 미국과 세계 패권을 다투는 격변기를 거치고 있다. 더이상 관심없이 있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예전에 듣고 미묘하다고 생각했던 말이 한국의 특징 중 하나가 일본은 꼭 이겨먹으려 들고 중국은 무시한다는 것이었는데, 어느 정도는 공감되는 분위기가 있어서였다. 실제로 친일적 성향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정치, 경제, 문화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문제될만큼 많고, 역사적으로도 지금까지도 중국을 무시할만한 입지가 아니었음에도 그런 심리가 있었지만 이제는 중국에 대해 파악해야 할 때다. 장기적인 집권과 통제가 가능한 사회에서 자원 집중과 정책 지원으로 짜여지고 있는 성장과 발전이 동아시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나아가 국제 질서에 어떤 변화를 줄지 두려운 마음으로 욕심많은 이웃의 행보를 주시하게 된다. 전에 중국의 새로운 최첨단 감시망 천왕에 대한 기사를 보고 마치 디스토피아적 미래사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해 놀랐던 적이 있다. 중국으로 인해 손실되는 우리의 정치, 경제적 안보만 걱정했는데 중국이 대비하는 안보는 늘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대비(28)하는 전시 수준에 가깝다(총동원 체제25)는 내용은 새로운 자극을 주었다. 내부를 조이는 감시와 고발로 솟아나오는 불만을 외부를 향하도록 돌려 결속을 강하게 만드는 소수민족 탄압과 홍콩, 대만(110)에 대한 압박, 서방 진영에 대한 경계가 다수의 중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내부적으로 혐오와 분열이 커지고 있다는 것에 비하면 성공적인 통제 수단으로 보였다. '중국이라는 역설'이 한때 돌았던 중국군 쿠데타설을 근거 없음(85)으로 시진핑 실각설을 환상(91)으로 일축하고 있다면 중국 내부에서 끓고있는 압박에 대한 반발, 자유를 경험한 젊은 세대의 조용한 저항(62)은 어떤 식으로 뻗어나가게 될지 궁금해졌다. 오히려 이 시진핑 실각설을 앞장서 내세운 국내 스피커들이 '중국 선거 개입설'로 대표되는 혐중 극우 세력과 연결(98)되어 있다는 점이 이 가짜 뉴스가 가진 문제점, 혐중 정서와 현실 회피를 통한 음모론 확대(103)를 드러냄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반대로 중국 내에서 한국의 상황, 지난 123내란과 계엄의 배경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점(246)이 놀라웠다. 오히려 국내에서는 당시 윤석열 정권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 낙관했고, 이에 동조하는 극우 세력에 대한 문제도 뿌리뽑지 못한 채 잠실과 강동으로 자리를 옮기며 음모론을 퍼뜨리고 혐오를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사회의 불안은 우리나라에서도 쉬었음 청년에 대한 인식과 논의가 있지만 중국의 청년 세대 현실 또한 만만치 않다는 기사* 역시 종종 보았다. 이미 청년 실업이 심각한 문제가 된 상황에서 AI기술과 로봇 기술의 상용화를 통해 생산 현장에서 노동자 자리의 대체(209)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로 인한 불안과 불만을 공포와 감시로 통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은 새로운 세계 패권 질서를 세우는 것으로 내부의 동요를 외부로 돌리고 구심점을 강화한다. 지난 홍콩 사태 이후로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베네수엘라 침공 등으로 붕괴된 국제 질서와 날선 분위기 아래 '중국도 대만을 침공할까?(164)'는 상황이 궁금했는데 책에서도 대만의 입지(149/180)가 희토류 수출 통제 전략(137)과 함께 미중이 서로를 견제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되는 것이 자주 등장해 앞으로 이 두 키워드를 관심있게 지켜보게 될 것 같다. 처음 중국에 대해 '관심없음'이라 말했던만큼 가지고 있던 바탕이 부실했음에도 충분히 흥미를 가지고 읽어나갈 수 있었다. 낯선 용어들도 많고 중국 내 정세에 엮인 인물들도 접하게 되지만 파고든다기보다 큰 틀을 잡는다는 느낌으로 읽다보면 어렵지 않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전에 박노자의 <야만 시대의 귀환>*을 읽으며 팍스 아메리카나의 몰락과 세계 패권의 중심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음에 위기감을 느꼈는데 '중국이라는 역설'은 미중 사이의 우리를 고민하기 앞서, 중국이라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 함께 읽으면 더욱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입지를 제대로 다져야 하는 예민한 시기이다. 내부적으로는 탄핵이 반복되는 등 정치적인 불안정, 사회적 갈등의 심화 같은 문제들을 극복해나가고 일본, 호주, 중동 등 잠재적 위험을 품고 있는 지역끼리의 연대를 통해 대외적인 견제를 영리하게 해나가기 위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배울 수 있었다. 스스로 빠진 혐중과 무관심이라는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중국 국영 비즈니스 뉴스 매체 이차이(Yicai)가 중국신고용연구센터의 데이터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유연 고용 노동자 수는 2025년 2억 8,000만 명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무려 3억 2,0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추정치가 적중한다면 올해 중국 도시 지역 고용의 40% 이상을 경제 근로자가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제조업과 화이트칼라 부문이 일제히 고용을 축소하면서 갈 곳 없는 청년들과 실직자들이 대거 임시직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온 결과다. 실제 국가통계국(NBS)에 따르면 학생을 제외한 16~24세 청년 실업 률은 16.3%, 25~29세 실업률은 7.4% 수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야만 시대의 귀환> 박노자. 한겨례출판. 2026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게시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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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지만 가장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중국을 둘러싼 담론은 현실보다 감정이 앞선다. 한편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선거 개입설이나 간첩설 같은 음모론이 정치적으로 소비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AI와 로봇, 전기차를 앞세운 기술 굴기를 보며 중국의 미래를 과도하게 낙관한다. 혐오와 경외는 정반대의 태도처럼 보이지만, 실제 중국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우리는 중국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더욱이 중국은 외부에서 쉽게 읽히는 국가가 아니다. 폐쇄적인 정치 체제와 강한 정보 통제 속에서 중국의 변화는 제한된 정보로만 전달된다. 그 빈틈은 '중국은 곧 붕괴한다'는 예언과 '중국이 미국을 압도할 것'이라는 신화가 번갈아 메운다. 하지만 현실의 중국은 그 어느 쪽도 아니다. 국가는 첨단 기술과 제조업으로 세계를 흔들 만큼 강력해졌지만, 사회는 청년실업과 부동산 침체, 지방정부 부채, 심화되는 불평등과 강한 통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강한 국가와 취약한 사회'라는 역설을 중국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로 제시한다. 저자는 지난 20여 년간 중국 현장을 취재하며 이러한 모순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에 대한 관점이 흥미로웠다. 미국이 국제질서를 흔들고 미국 우선주의적 행보를 보일수록 중국은 이를 '미국 없는 아시아'와 '미국의 대안으로서의 중국'이라는 메시지를 확산할 기회로 활용한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미국의 강경한 대중국 압박은 역설적으로 시진핑 체제의 내부 결속과 국제적 명분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나아가 동맹 역시 영원한 가치가 아니라 국가이익에 따라 움직인다는 국제정치의 현실을 강조하며, 한국 역시 미국의 전략에 무조건 편승하기보다 미·중 경쟁이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주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중국은 적인가, 아닌가'가 아니다.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시대에 한국은 중국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는가이다. 중국을 경계하는 것과 중국을 혐오하는 것은 다르다. 경쟁국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감정보다 분석이 앞서야 한다. 중국을 혐오하거나 숭배하는 태도는 모두 현실적인 전략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중국의 강점과 한계를 함께 읽어내고, 그 변화가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중국을 옹호하거나 악마화하기보다, 중국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일이야말로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이 현실적인 선택을 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