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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조례의 거의 모든 것’이라븝 부제의 이 책은 여전히 비민주적인 요소가 남아있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인권조례가 필요한 이유를 적절히 짚어내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된 기성세대에게 학교는 아마도 교육 현장이라기보다 군대의 또다른 형태로 기억될 가능성이 많다고 여겨진다. 더욱이 군사훈련을 주된 내용으로 채우던 교련이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고, 학생 대표도 학생회장이 아닌 학도호국단장으로 불리던 시대에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고 하겠다. 당시 ‘교육적 필요’라는 미명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각종 기합과 체벌을 가하는 현상을 당연하게 여겼다. 그러한 상황에서 ‘학생 인권’은 보장될 수 없었고, 부모들조차 교사에게 ‘지도와 편달’을 부탁할 정도였다. ‘편달(鞭撻)’이란 단어가 채찍질을 의미하기에, 이러한 표현에서 교사와 학부모들은 교육의 필요에 의해 체벌을 당연하게 여겼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엄격한 교칙을 준수하고 학교 당국의 무한한 권력을 보장하는 기존의 학교 문화는 일단 일제 강점기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여겨진다. 물론 전통 교육 기관인 서당에서 훈장이 회초리를 맞는 때리는 모습이 김홍도의 풍속화에 포착된 것을 보면, ‘교육의 필요성’ 때문에 체벌을 당연시 여겼던 그 시대의 인식을 엿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학교를 마치 군대처럼 조직하고 활용했던 것은 일제 강점기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시대가 바뀐 만큼 ‘차별과 폭력 없는 학교’라는 모습이 실현되어야만 하며, 학생들을 교육의 주체로 성징시키기 위해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지극히 당연하다. “학생도 인간이다. 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춰선 안 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도 인격을 존중받으며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주장이야말로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진 이유와 의미를 설명해주고 있다는 저자들의 말에 공감하는 까닭이라고 하겠다.
여전히 학생은 미성숙한 존재로 보호를 받아야만 하며, 그렇기에 교육의 필요에 의해 학교에서 학생들의 기본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논리를 그릇된 것이다. 지난 2010년 경기도교육청에서 가장 먼저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고, 이후 광주광역시와 서울 그리고 전북과 제주도에서도 조례 제정이 이어졌다. 하지만 특정 종교계를 비롯한 보수 세력 일각에서 학생인권조례의 폐지를 주장하면서, 이에 호응하는 정치인들에 의해 조례를 폐지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의 일부 내용을 침소봉대하여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학생인권조례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미 제정된 조례마저도 폐지하려는 시도 역시 바로 이들의 극력한 반대 움직임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인권조례가 변화시킨 역사는 우리의 감각에 이미 깃들었고 학교의 인권적 변화는 중단되지 않을 것이기에 학생인권조례는 폐지될 수 없다.’ 민주적이고 바람직한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생인권조례가 필요하다는 저자들의 이러한 주장에 적극 공감한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