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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인간에 대한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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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는 불완전한 인간의 삶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믿고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를 묻는 작품집이다.⠀각 작품은 “이미 일어난 일” 이후의 세계를 다룬다. 돌이킬 수 없는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선택이 남긴 파문이 이어진다. <진영의 논리>에서는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될지도 모르는 한 학생의 혼란을 통해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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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는 불완전한 인간의 삶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믿고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를 묻는 작품집이다.

각 작품은 “이미 일어난 일” 이후의 세계를 다룬다. 돌이킬 수 없는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선택이 남긴 파문이 이어진다. <진영의 논리>에서는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될지도 모르는 한 학생의 혼란을 통해 ‘말하지 못한 진실’의 무게를 보여준다. <믿음의 도약>은 안전을 약속하는 말들이 얼마나 쉽게 신념으로 둔갑하는지를 드러내며 믿음이라는 이름의 무모함을 비춘다.


특히 인상 깊었던 문장은 “그런 건 아무도 묻지 않고,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니 진영이 말할 기회는 끝끝내 없었다.”였다. 이 한 줄은 우리가 얼마나 자주 누군가의 침묵을 ‘무의미한 것’으로 오해하는지를 보여준다. 말하지 못한 사람의 진실은 사라지지만 그 공백만이 남아 세상을 잠식한다.


이 책의 마지막은 결국 ‘불안정한 인간’에 대한 통찰로 수렴한다. 작가는 마치 카메라처럼 각 인물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들의 윤리적 흔들림을 포착한다. 우리가 믿는 미래조차 현재의 불안 위에 세워진 가정에 불과하다는 걸, 작품은 조용히 알려준다.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는 “예측할 수 없기에 살아야 하는 지금”에 대한 이야기다. 완벽하지 않아도, 부서진 세계에서도 인간은 계속해서 살아낸다. 염승숙의 문장은 그 생의 무게를 차갑고 단정하게 기록한다.


이 리뷰는 문학과지성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쓰는 주관적 서평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4 2025.10.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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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다가올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
"미래가 다가올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 내용보기
염승숙 작가의 이전 소설집인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를 읽고 위로 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책에 실린 6편의 소설에는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라는 제목을 배반하듯이 지난한 현재를 느린 속도로 통과하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들에게 미래(희망을 나타내는 어떤 시절)는 다가오지 않을 것만 같기도 하고,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미래
"미래가 다가올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 내용보기
염승숙 작가의 이전 소설집인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를 읽고 위로 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책에 실린 6편의 소설에는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라는 제목을 배반하듯이 지난한 현재를 느린 속도로 통과하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들에게 미래(희망을 나타내는 어떤 시절)는 다가오지 않을 것만 같기도 하고,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미래가 다가오건 말건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행을 그저 곰과 싸우듯이 견디는 인물들을 보고 있으면 그래, 삶은 지난한 거지, 누구에게나 길고 긴 거지, 중얼거리게 된다. 그 사실을 도통 받아들일 수 없던 시기가 있었는데 언제부턴가는 이유를 찾지 않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가 지속된다는 걸 알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을까. 소설을 읽으며 그걸 받아들이게 됐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만나면 어렴풋이 알게 되는 것 같다. 분명히 도움 받았다고. 

미래도 과거도 이미 모두 정해져버렸고 남은 것은 현재밖에 없다고 느껴질 때. 그렇게 모든 것이 정해진 거라면, 현재는 무슨 소용이 있는 건지 되묻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건 "뭔가 쓰고 가차 없이 버려 버리는 일."(273p) 같다. 희망을 갖되 매달리지 말기. 그렇게 하루를 보내면 미래가 조금씩 다가오겠지. 이미 일어난 일을 내가 알고 있다면, 거기 매달리지 않는다면, 쓰고 또 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 

책 속 구절들
봉지 안을 들여다보니 어느 것은 크고 어느 것은 작아 크기가 들쭉날쭉했는데, 은자가 배시시 미소 지으며 구옥에게 귤사람을 만들어주었다. 아래에 큰 것을, 그 위에 작은 것을 골라 올려놓고 은자가 말했다. 팔팔한 친구들이에요. 일렬로 잔뜩 늘어선 귤들을 바라보며 구옥은 맞장구를 쳤던가? 그래 참, 어리네, 어려. 은자는 귤사람을 더 많이 만들어 세웠다. 귤사람은 귤사람들로, 점차로 굉장한 무리가 되었다. 구옥은 어쩐지 콧등이 시큰해졌고, 그걸 감추느라 손바닥으로 이마를 문지르며 돌아섰다. (100~101p)

살려내고 싶었던, 살려낼 수 있었던, 그러나 절대로 그럴 수는 없었을 거라는 무력감이 정오에게 드리워져 있는 걸 주이도 모르지 않았다. 그것을 농담인 양 풀어놓는 정오의 쓰라린 고독감도. 일평생 거둬질 리 없는 거대하고 두꺼운 암막을 이불처럼 덮고 잔다, 아침에 다시 깨어나서 잘 접어놓고 나갔다가 돌아오면 다시 덮고 누워…… (263p)

#염승숙 #이미모든일이일어난미래 #문학과지성사 #서평단
e******7 2025.10.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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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일어난 미래에서 보내는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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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염승숙 작가님은 천상 이야기꾼이라 생각했기에 책이 눈에 보였을때 선뜻 집어들 수 있었다. 각 단편의 주인공들에 이입하며  평소 미래는 현재의 내가 살아가는 날들과 과거의 합이라는 나의 생각이 이 책의 제목 어디와 연결될까 찾아내기 급급하며 빠르게 그리고 재미있고 흥미롭게 아니 마음을 졸이며 불안함을 즐기며 읽어 나갔다. 앤드류 솔로몬의 <한낮의 우울>이 연상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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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염승숙 작가님은 천상 이야기꾼이라 생각했기에 책이 눈에 보였을때 선뜻 집어들 수 있었다. 각 단편의 주인공들에 이입하며  평소 미래는 현재의 내가 살아가는 날들과 과거의 합이라는 나의 생각이 이 책의 제목 어디와 연결될까 찾아내기 급급하며 빠르게 그리고 재미있고 흥미롭게 아니 마음을 졸이며 불안함을 즐기며 읽어 나갔다. 앤드류 솔로몬의 <한낮의 우울>이 연상되는 한낮의 정오의 정오와 주이와 강의 이야기가 아니라면 이 불안을 읽고 나서 책을 덮고 어찌해야 하나 고민했을거다. 마지막에 배치된 소설덕에 뭔가 마음에 희망이 들어차고 끼니를 챙겨먹으며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든 '곰과 맞서는 마음으로 해내자'하는 결연한 마음이 된다. 이런 소설을 쓰고 싶은 걸까? 우리도 뭔가 쓰고 가차없이 날려버리자!
i*****3 2026.03.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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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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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모든일이일어난미래#염승숙#소설집#문학과지성사#도서지원#50주년#50권읽기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는 가을에 이미 읽었다.그런데 읽고 바로 글이 써지지 않았다.소설을 읽는 내내 아팠다. 아파서 쉽사리 기록하기 어려웠다.한강 소설 속 여성들의 모습이 겹쳐보였다.순한 맛으로...염승숙 작가님은 내적 친밀감이 있다.소설 북클럽 전기수 염승숙 작가님의 책 소개를 듣고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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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모든일이일어난미래#염승숙#소설집#문학과지성사#도서지원#50주년#50권읽기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는 가을에 이미 읽었다.
그런데 읽고 바로 글이 써지지 않았다.
소설을 읽는 내내 아팠다. 아파서 쉽사리 기록하기 어려웠다.
한강 소설 속 여성들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순한 맛으로...

염승숙 작가님은 내적 친밀감이 있다.
소설 북클럽 전기수 염승숙 작가님의 책 소개를 듣고 있으면 책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당장 읽고 싶은 마음
그런 그녀가 자기 책을 내었다 하니 너무 궁금한거다.

단편 6편이 실린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는 
코로나 시국에 단절 된 관계와 사회적 시선 속에
편견과 차별,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여성들이 있다.
단편이지만 곳곳에서 등장인물들이 나와 한편의 소설처럼 느껴졌다.
프리 더 웨일
믿음의 도약
구옥의 평화
진영의 논리
북극성 찾기
한낮의 정적

프리더 웨일 中
P.22 회사 업무도, 육아도, 내게 '간신히'가 아닌 적은 없었다. 모든 걸 혼자서, 겨우, 가까스로 해내는 중이었다.

P.28 사는게 언제는 부득이하고 긴급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나? 멍해지다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사이에서 매번 서늘한 심정이 되어 머뭇거린다. 지나치게 저 자세인가 싶다가도 '합니다'를 지우고 보다 공손한 뉘앙스로 고쳐 쓴다. 감사드립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P.40 이 아이가 나를 묻거나 태울 것이다. 
아이를 낳은 즉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엄마가 되자마자 엄마를 땅에 묻었던 날이 떠오른 건 아이러니하지만 사실이었다. 생명을 품에 안은 존귀함이나 송고함과 같은 무게로, 여름날 땡볕에 상등성을 오르던 때의 꽃가마에 눕힌 어미의 중량이 감각되었다.

P.41 아이를 기르는 동안에는 이 슬픔이 끝끝내 지속되는 거구나. 나는 깨달았고 이후로도 그건 여진처럼 남았다. 엄마를 땅에 묻었던 순간에 느꼈던 비통함과 가슴 위에 놓인 아이의 심장박동이 잇따라 일어나는 작은 지진처럼 일상의 곳곳에서 불시에 내 무릎을 꺾어 놓았다.

구옥의 평화 中
P.106 구옥은 명예퇴직자 명단에 올랐을 때 오랜 기간 자신이 보여온 검소함이 곤궁함으로. 겸손함이 무능력함으로 평가받은 것은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명예롭지 못해. 매일 밤 쉬 잠들지 못한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진영의 논리 中
P.163 진영은 성장 과정에서 보호자인 구옥을 비롯해, 여러 선생이 반복적으로 내보인 폭력성을 스스로 내면화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다치고, 흉이 지고, 통증에 무감해지고... 나는 부상을 입은 거구나. 자기 자신의 흉터를 방치하면 타인의 상처 앞에서도 방관자가 되는구나. 상처 없이 피 흘리듯 진영은 그것을 지극히 남루한 형태로 절감했다.

한낮의 정적 中
P.259 "행여 나쁜 일을 겪으면 곰과 싸웠다고 생각해라. 곰과 싸웠으니 얼마나 지치고 힘이 들겠어. 너를 싫어하거나 남을 미워할 필요는 없는 거야."



도서출판 문학과 지성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moonji_books 
h*****0 2025.12.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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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과 살아가는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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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숙,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여섯편의 단편집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우리는 모두 확실하지 않은 미래를, 자신이 바라는 미래를 그리며 살아간다. 책 속 인물들 역시 미래를 그리지만, 그들은 미래를 바라는대로 이루기엔 여유가 없다. 이 책에서는 등장하는 불평등, 차별 등 사회적 문제가 각박하고 무정한 현실을 보여준다. 그런 현실에서도 그들은 사랑으로 버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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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숙,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

여섯편의 단편집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우리는 모두 확실하지 않은 미래를, 자신이 바라는 미래를 그리며 살아간다. 책 속 인물들 역시 미래를 그리지만, 그들은 미래를 바라는대로 이루기엔 여유가 없다. 이 책에서는 등장하는 불평등, 차별 등 사회적 문제가 각박하고 무정한 현실을 보여준다. 그런 현실에서도 그들은 사랑으로 버텨낸다. 배우자의 사랑, 아이의 사랑, 친구의 사랑,, 각 사랑의 형태는 다르지만 현실을 이겨 낼 수 있게 해주는 버팀목이란건 확실하다. “인간은 절대, 미래를 살 수 없다는 거. 매 순간 현재만을 살아가는 거잖아” 메모해두고 싶었던 문장인데, 다 읽고 나니 책을 통해 작가님이 하고 싶으셨던 말이 문장에 다 녹아있다. 우리가 그리는 미래도 결국엔 현재가 될테니 우리는 모든 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야 한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인물들이 두려움과 불안감을 가지며 살아가는데, 이 감각은 그들의 아이로 부터 온다. 자신의 불안정한 삶이 아이에게 대물림 될까 두려운것이다. 아이를 더 나은 환경에서, 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더 따듯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다. 책 읽으면서 마음이 갑갑했다.  인물들이 살아가는 현실이 슬퍼서 마음이 아팠다,, 여섯편 중 저의 최애는 {한낮의 정적}이다. 주인공인 정오와 주이의 따뜻함이 각박한 현실에서 보이는 한 줄기의 설레임이 느껴졌다.

#이미모든일이일어난미래 #염승숙소설집 #이미모든일이일어난미래_서평단 #문학과지성사
k**********4 2025.10.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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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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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도서제공🏷소설의 제목이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인 까닭은, 아직 미래가 오지 않았음에도 그 미래가 지금처럼 불확실하고 불행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힘겹게 삶을 살아간다. 하루를 꾸역꾸역 살아낸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프리 더 웨일>에서 주인공은 아이를 낳자마자 남편을 여의고, <믿음의 도약>에서 '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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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도서제공

🏷소설의 제목이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인 까닭은, 아직 미래가 오지 않았음에도 그 미래가 지금처럼 불확실하고 불행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힘겹게 삶을 살아간다. 하루를 꾸역꾸역 살아낸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프리 더 웨일>에서 주인공은 아이를 낳자마자 남편을 여의고, <믿음의 도약>에서 '영'과 '철'은 주인의 갑질에서 벗어나 집을 매매하지만 절망적인 결과를 맞닥뜨린다. 

  처음에 나온 이 두 편을 읽고 마음이 무거웠다. 미래가 나아질 거란 희망 없이 아등바등 아이를 키우고, 코로나로 인해 건강이며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들 말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참고 감내할 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묘하게 소설 속에 빠져들었다. 희망적인 상황은 단 하나도 없지만 이 인물들이 이렇게 분투하며 살아가는 상황이 너무 현실적이라 위로가 된다. 어떠한 거짓이나 꾸밈도 없이 현실을 그대로 그려내는 것. 때로는 이런 투명한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위안을 얻는다.

📖프리 더 웨일
 수경은 아이를 낳자마자 남편을 사고로 잃는다. 다행히 신춘문예 등단 경력이 있어 한 학습지 회사에 채용된다. '전'이라는 직장동료는 기혼 여성이 자신들의 자리를 빼앗아 간다며, 수경을 무시하고 배척한다. 회사는 기혼 여성 고용이라는 허울좋은 정책 뒤에, 사람들의 책상을 없애 제 발로 나가길 바라는 치졸한 방법을 쓴다. 프리 더 웨일은 그런 차별을 멈추라는 일종의 경고이다. 영영 소설을 쓰지 못할 거라 되뇌이는 수경의 혼잣말이 안쓰러웠다. 

📖믿음의 도약
여섯 개의 단편 중 제일 가슴이 답답했던 편🤦‍♀️! 이따끔 소설은 현실을 직시하고 거짓없이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명확하게 보여주는 편이다. 

📖구옥의 평화
병증으로 인해 백옥처럼 흰 피부를 가진 구옥. 그에게는 미처 풀지 못한 응어리들이 속 안에 쌓여있는 듯하다. 어느 날 고무대야 하나를 잘못 버렸다가 경찰에 불려가게 된다. 말년에 친하게 지내던 '유자'가 고무대야 안에 아이가 숨은 줄 모르고, 서랍장을 그 위에 버려 아이가 질식사했다는 것이다. 그간 구옥이 알면서도 자신의 안위를 위해 모른척했던 진실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그래도 구옥은 침묵한다. 평생 그랬듯이.

📖진영의 논리
마냥 참고 살아온 줄만 알았던 구옥이, 본인의 화를 딸과 학생들에게 폭력으로 분출했다는 걸 알게 된 단편이다. <프리 더 웨일>에서 여성혐오, 다문화 혐오 등 자신과 다른 모든 것을 혐오하는 '전'이 진영의 전남친으로 등장한다. 진영은 그의 폭력성을 알아보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속물적인 마음과 '괜찮지 않음'을 감내하면서 자란 버릇 때문에 참고 또 참는다.
무거운 짐을 들고도 문을 잡아주는 택배기사와, 이를 기억하고 진영이 배려를 베풀었음에도 받아줄 줄 모르는 한 아이 엄마까지. 우리 사회의 척박한 민낯이 그대로 녹아있다. 

📖북극성 찾기
어릴 적 친구였던 이정과 유라, 주영의 이야기이다. 학생 때는 이정이 손을 가리켜 한결같이 빛을 내는 북극성을 찾아주었다. 어른이 되고 보니 과연 그런게 존재 하는지 의심이 든다. "명백히 존재하고 변함 없는 것." 그런 것이 우리 세상에 가당키나 하던가. 항상 반짝반짝했던 유라와 세 명의 우정이 차가운 현실과 대비되어 슬펐다.

📖한낮의 정오
넉넉치 못한 형편이지만 주이는 정오와 함께 아이를 키우며 살아간다. 어느 날 아들 '강'이 학교에서 얼굴에 큰 상처를 입고 돌아온다. 그러나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다. 주이는 이 불합리한 상황에 충격받아 말문을 닫아버린다. 그래도 이 갑갑한 현실에 조그만 희망이 있다는 것을 살짝 보여준 단편이다. 정오는 글을 통해서 모든 걸 쏟아내고, 주이 역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이겨내려 애쓴다.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불안정한 경제적 토대 위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간다. 그 치열한 투쟁의 모습이 우리네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불편했던 감정은 연민으로 바뀌고, 종내 그들과 나의 평안을 바라는 마음이 조용히 남는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위협적으로 감지하는 것. 그것만이 불안에 대항할 유일한 방어 태세였다. 어디선가 당도할, 부지불식간에 닥쳐올, 꾸준히 예측 가능한 불행. 미래는 그뿐이었으니까.(p.103~104)
  
🔖아무렇지 않아 하면 아무것도 아닌게 되는 거니까 그러니까 그런 건 잘 모르겠다고만 생각한다. 물을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고.(p.135)
  
🔖살면서. 언제나. 타인을 위해 무언가 배려하고 양보했다면 그건 어깨에 무언가 젊어 지고 있지 않았을 때. 두 손이 가뿐하고도 홀가분했을 때. 기분이 내켰을 때.(p.141)
  
🔖나는 결국 나 같은 사람이 되어서, 급기야 너 같은 사람을 만나서, 끝끝내 우리는 우리 같은 부류의 족속이 되고, 우리 같지 않은 패거리를 혐오하고.. 그러니 나는 , 도무지, 자꾸만, 즐겁지가, 않다..(p.165)
  
🔖"그거 알아? 인간은 절대, 미래를 살 수 없다는 거. 매 순간 현재만을 살아가는 거잖아. 숨 막혀."(p.199)
  
🔖명백히 존재하며 항상 변함이 없는 것. 세상에는 그런 것이 있다고 이정이 알려렸다. 알려줬었다. 이제야 의심스럽다. 우리가 함께 보았던 것은, 늘 제자리에 머물며 한결같은 빛을 내던 별이 맞는지, 맞기는 한 지...(p.208)


k***2 2025.10.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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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 과거의 교차점에 선 우리의 이야기.
"미래와 과거의 교차점에 선 우리의 이야기." 내용보기
과거는 계속해서 지나가고 미래는 끊임없이 다가온다.미래와 과거의 교차점에 선 우리는 현재에 종속되어 살아간다. 🔖p.199 “그거 알아? 인간은 절대, 미래를 살 수 없다는 거. 매 순간 현재만을 살아가는 거잖아. 숨 막혀.” 우리는 머물 수 없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이 책은 그러한 희생을 감수하고 오지 않을, 아니, 올 수 없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헌신하는 사람들의 여
"미래와 과거의 교차점에 선 우리의 이야기." 내용보기


과거는 계속해서 지나가고 미래는 끊임없이 다가온다.

미래와 과거의 교차점에 선 우리는 현재에 종속되어 살아간다.

🔖p.199 “그거 알아? 인간은 절대, 미래를 살 수 없다는 거. 매 순간 현재만을 살아가는 거잖아. 숨 막혀.”


우리는 머물 수 없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

이 책은 그러한 희생을 감수하고 오지 않을, 아니, 올 수 없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헌신하는 사람들의 여섯 가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각 이야기가 개별적이나 유기적으로 얽혀있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이 마치 우리네 인생처럼 느껴졌다.


또 눈여겨볼 부분은 이야기의 시점이 코로나 시국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시국 우리는 막연한 공포감에 휩싸였다.

매일 늘어나는 확진자 수와 그들의 동선을 살폈고 입가를 마스크로 꽁꽁 싸맸으며 급기야 사람과의 접촉을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러한 내재된 불안은 ‘미래’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우리는 결코 미래를 알 수 없기에 미래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바라보며 어떤 현재를 살아야 할까?


🔖p.9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그래도, 무정해지고 싶지 않아.


저자는 책의 첫 문장을 통해 우리에게 전한다.

아무리 미래가 두렵더라도,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정해진 미래일지라도, 무정해지고 싶지 않다고.

그저 미래와 과거의 교차점에 선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고 만끽하자고 말이다.


✅섬세한 시선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네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궁금하신 분에게 추천해요.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협찬도서#이미모든일이일어난미래#염승숙소설집#이미모든일이일어난미래_서평단#문학과지성사#독서#독뿌

s********2 2025.10.0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 - free the whale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 - free the whale" 내용보기
염승숙 작가님은 우리 집에서 즐겨 듣는 ebs라디오 <윤고은의 북카페>에서 이름을 많이 들어 익숙했지만, 글은 처음이기에, 설렘과 기대감으로 총 여섯 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을 받아 들었다.코로나와 마스크가 자주 등장하는 소설들의 작품 발표 지면을 살펴보니 한참 코로나로 지쳐있던 시기에 작가님은 주로 소설을 쓰며 그 상황을 지나온 듯 했다. (작가님들은 정말 대단해;)"미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난 미래 - free the whale" 내용보기

염승숙 작가님은 우리 집에서 즐겨 듣는 ebs라디오 <윤고은의 북카페>에서 이름을 많이 들어 익숙했지만, 글은 처음이기에, 설렘과 기대감으로 총 여섯 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을 받아 들었다.

코로나와 마스크가 자주 등장하는 소설들의 작품 발표 지면을 살펴보니 한참 코로나로 지쳐있던 시기에 작가님은 주로 소설을 쓰며 그 상황을 지나온 듯 했다. (작가님들은 정말 대단해;)


"미안하고 슬펐어요. 온 힘 다해 키워낼 거지만, 사랑으로 돌볼 테지만,

이 작은 아기에게 먼 훗날 나를 묻거나 태워달라고 할 생각을 하면..."

- 첫 번째 단편 '프리 더 웨일' 중에서 수경의 출산 후기 중에서.


엄마가 되자마자 엄마를 땅에 묻었던 날을 떠올린 수경의 슬픔을 상상하지 못할 듯 하다.

함께 소설을 쓰던 시절에 만나 결혼을 한 후 전기 설비 노동자로 일하던 남편 우상우는

아이가 고개를 제대로 가누기도 전에 정전신고를 받고 출동한 전봇대에서 추락사했다.

장장 5시간을 새끼 제비들이 있는 제비집을 안전하게 옮기려고 사투를 벌였다는 얘길 듣고

어미새만을 바라보며 입을 벌리는 새끼 제비들과 본인 그리고 아이를 투영시키는 수경. 

남편도 그랬던 걸까.


남편의 사망 후 수경은 사회의 부조리, 부당함, 모욕들을 버티는 워킹맘이 됐다.

혹등고래의 노래를 들으며 자신만의 노래를 즐겁게 부르라는 회사의 슬로건과는 반대로

수경은 더이상 글을 쓸수도 노래할 수도 없게 됐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회사 온라인 게시판과 사무공간 곳곳에서 발견되는 메세지 'free the whale' 처럼,

미래는 보이지 않지만 무정해지고 싶지 않다던 남편 우상우의 말처럼,

대책 없는 낙관과 무방비한 희망이어도 그 다정함이 수경의 것이길 바래본다.

YES마니아 : 로얄 s******5 2025.10.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