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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생처음 번역 > 마감에 쫓기고 문장에 울지만 이소담 지음 / 티라미수 더북 "번역의 비읍도 모르던 내가 번역가라니." 한 문단, 한 문장, 한 단어를 살피는 일 "덕질로 시작했다가 평생 입덕했습니다." 좋아하는 문장을 붙들고 살아낸 시간들 나는 글렀다. 이렇게 좋으니 어쩔 수 없지. 앞으로도 번역하고 글 쓰는 인간으로 사는 수밖에! 죽을 때까지 읽고 쓰고 번역하며 살고 싶은 일한 출판 번역가. 일할 때 가장 행복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야 제대로 사는 것 같은 일 중독자. 오늘은 이 단어, 내일은 이 문장에 울고 웃고 정신이 혼미 하지만, 언젠가 믿고 읽는 번역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번역을 비롯해 좋아하는 것들을 오래오래 행복하게 하면서 살고 싶다. _ 이소담 번역의 고단함과 힘겨움을 견딜 수 있게 한 원천은 좋아하는 마음에 있다. 좋아하는 마음이 덕질로 이어지고 그 일을 계속 하게한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아마 바로 포기할 수도 있다. 나 역시 지속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어느덧 3년이란 시간이 지나간다. 도중 슬럼프도 있었지만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한 책읽기라 재미있고 그냥 좋다. 그래서 계속 한다. 아직 덕후는 아니지만 살짝 발은 담가본다. 새로운 번역이라는 장르와 저자의 덕질, 그리고 꾸준함이 내 마음을 설레게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물론 좋아하는 일이라고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한번쯤은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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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지원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금도 보물 상자 엿보는 것 같은 친척 언니의 책장 한편에서 본 사진 하나가 있었다. 두 명의 소년이 있는. 어린 마음에 (진짜 어렸다. 아마도 초3) '이 못생긴 애들은 누굴까...'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연히 본 '리모트'라는 TV 드라마에 빠지고, 엔딩곡에 빠지고, 엔딩곡을 부른 그 못생긴 두 명의 소년에 빠져버렸다. 그렇다. 킨키키즈다. 난 아라시가 아니라 킨키키즈로 일본어를 시작했다. 그게 초4였으니 바로바로 알아듣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영원히 도모토 쿄다이를 돌려 봤다. 한번 본 걸 백 번도 볼 수 있다는 점은 덕후의 제1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난 제1 조건에 너무 부합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킨키키즈로부터 시작한 관심은 <강철의 연금술사>로, 그리고 인생 드라마 <맨하탄 러브스토리>를 비롯한 쿠도칸의 드라마로 이어져 워킹 홀리데이도 다녀왔다. 분명 시작은 비슷한 거 같은데... 나와 작가님의 다른 점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는데 '번역가'라는 직업을 애초부터 알고, 꿈꾸던 사람이냐 아니냐의 차이. 그리고 행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어 공부하는 사람은 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걸까? 할 정도로 저자님 책 읽으면서 너무 내 얘기 같다, 근데 역시 글을 만지는 사람은 다르다. 한 부분이 많았다. 65쪽의 발췌한 부분도 그랬다. 나는 이걸 '순간을 열심히, 인생은 흘러가는 대로'라고 표현했는데 이 문장을 보고 깨달았다. 그렇구나! 없던 힘을 짜내서 했기에 찾아온 인연이구나! 올해 딱 하나의 다짐을 했는데 그게 틀린 게 아니었구나, 싶었다.
아무래도 저자분이 책을 번역하시는 분이기도 하고,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 책 얘기가 정말 많이 나온다. 처음 책 읽을 때 메모한다고 '애독가의 책 소개가 제일 재밌다. <이종범의 스토리 캠프>가 재미있듯이' 이런 메모도 남겨놨었다. 쭈욱 읽어나가고 있는데 아니 세상에 내 심장도 뛰게 한 책이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양과 강철의 숲> !!!! 부랴부랴 죽어있던 킨들도 충전시켜 다시 꺼내봤다. 이것도 사연이 있다. 2019년 한국에 귀국하면서, 일본어를 까먹을까 걱정한 나는 이 블로그에서 일본어 공부하실 분을 모집했다. 그렇게 나 포함 3인의 스터디가 짜였는데 이 책을 읽기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나만 한자 못 읽고 내가 제일 못해서 결국 끝까지 읽지 못하고 우리는 그렇게... 소녀를 만난 장면에서 넘어가지 못한 것이다. 모리노 니오이가 시타 (숲의 냄새가 났다.)로 시작하는 첫 문장은 지금도 술술 외울 수 있을 정도다. (森の匂いがした。秋の、夜に近い時間の森。) 마치 '코노 방구미와 고란노 스폰사데 오오쿠리시마스'나 '히토와 나니카오 기세이 나시니...'랑 똑같이 말이다. 영화도 있고, 한국어판도 있어서 원서를 읽으면 다시 보기로 했는데. 책에서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 원서부터 다시 읽어봐야지. 이번에는 완독 성공하고 말 테다.
이건 출판인의 마음으로 읽었다. 출판사에 다니고서야 '좋지만 빛을 보지 못하는 책'이 우리 상상 이상으로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은 종이보다 사람의 시간을 더 많이 품고 있는 물건이다. 당장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내는 책이 있고, 기대보다 관심을 적게 받는 책도 있고 그렇다. 하나 분명한 건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것들 중에서 이다지도 여러 사람의 손길을, 애정을 받은 제품이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가끔 이런 생각마저 한다. '이 사람들은 대체 왜 밤낮으로 이 고생을 하면서 한 권의 책을 만드는 걸까? 책의 매력이 뭐길래?' 이런 대단한 사람들이 있기에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거구나를 여기에 와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더 애정 있게 보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님 같은 역자님이 계시면 책의 흥행 여부에 관계없이 더 감사하고 그렇다. (물론 모두가 고생한 책, 모든 사람이 알아주면 제일 좋다)
AI라면 진절머리나지만 없이 살았던 때가 조금씩 생각나지 않는, 이중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손으로는 쓰면서 머리로는 '내 생각마저 AI한테 맡기게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하는 거다. 근데 뭐,,, 지금 걱정한들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책에서처럼 그냥 지금 내가 좋아하고 할 수 있는 걸 하면 되는 거 같다. 이거야말로 인생의, 사회의 흐름에 맞춰 그때그때 없던 힘을 짜내어 해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지. 결국 사람은 오래 사랑한 것들을 따라 살아가게 되니까 말이다. #리딩런 #리뷰어클럽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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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읽기 전 작가님께서 번역하신 책이 어떤 게 있나 쭉 한번 훑어봤는데 이게 웬걸 제가 2주일 전에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이 있더라고요. 거기다가 제가 출시하자마자 구매한 일본 유명 밴드의 세카이노 오와리 피아노 세션 멤버가 쓴 소설 번역까지 ! 시작부터 혼자 작가님과 친밀감을 쌓고 시작했습니다. 저는 일본어 관련 전공자도 아니고 번역 일을 장래희망으로 삼고 있는 사람도 아니지만 가끔 취미로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가사와 인터뷰를 번역해서 블로그에 사람인데요, "이렇게 번역해도 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한다거나 최대한 원문과 똑같이 번역할 것인지 약간의 초월 번역을 섞을 것인지 고민하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꼈네요. 😂 번역가가 되기 위한 전문 학원이 따로 있다는 사실과 어떻게 수강생에서 번역가가 되는지에 대한 부분은 모든 걸 처음 알게 된 내용이라 흥미로웠어요.
최근 챗GPT 등의 AI가 많이 나오고 사용되면서 긴 문장이나 노래 가사도 AI 번역을 이용하면 1초 만에 결과물이 탄생하는 시대가 왔죠. 사람이 번역한 노래 가사를 찾아보려고 검색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AI에게 맡기는 사람이 늘어났어요. 하지만 번역을 그만둘 것인가 하면(비록 취미로 하고 있지만), 저도 역시 사람의 손때 묻은 문장이 좋네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번역이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책을 다 읽고는 작가님의 또 다른 에세이 '그깟 덕질이 우리를 살게 할 거야'나 책에서 소개해주신 '양과 강철의 숲', '십 년 가게',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같은 책들도 모두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 #리뷰어클럽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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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통역사라는 직업은 익숙하지만, 번역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생각해보니 책을 읽으면서도 책의 저자에게만 집중했지, 옆에 같이 적힌 ‘옮긴이’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번역을 잘못하면 두고두고 오역으로 회자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 번역가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일을 시작하는지는 전혀 몰랐다. 예나 지금이나 영어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함없지만 나는 청개구리인가 싶게 오래전부터 일본어를 한 번쯤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마음은 가지고 있었다. 마음만 그랬다. 그런 이유로 덕질로 시작했다가 평생 입덕했다는 번역가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번역하는 일이 곧 내 삶이니 살아온 얘기를 주섬주섬 늘어놓게 되지 않을까 한다. - 들어가며, 번역은 나를 사랑하는 일이다 중에서 번역하는 일이 곧 내 삶이라니.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생각하게 만든 문장이다. 단순하게 번역 과정이나 기법, 그런데 덕질을 곁들인… 이러한 입문서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작가님이 번역가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경험, 생각을 담은 에세이였다. 예상과 달라 조금 당황했지만, 읽다 보니 번역 이야기보다 한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자신의 삶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흔히 ‘덕후’라고 하면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처럼 특정 분야에 깊이 빠진 사람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자. 누구나 하나쯤은 자신만의 덕질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도,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도 결국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깊이 파고들게 되지 않던가. 작가님은 그 덕질을 번역가라는 직업으로 이루어낸 특별한 사례였다. 좋아하는 것이 전문성이 되고, 삶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 새삼 인상 깊었다. 나 역시 학창 시절 일본어를 배우고 싶었던 적이 있었지만 여러 이유로 계속 미뤄졌고, 지금은 언젠가 다시 배우고 싶은 언어로만 남아 있다. 그래서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생각만 하고 말았는데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놓지 않고 자신의 길로 만들어 낸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가님이 지난해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해 직접 부스에도 계셨다는 부분에선 내가 올해 다녀와서인지 내적 친밀감(?)이 느껴져 괜히 반가웠다. 참! 새롭게 알게 된 건, 번역가 못지않게 편집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난 능력을 숨긴, 그러니까 무림의 초고수 같은 느낌이랄까 ㅎㅎ 번역가가 궁금해서 읽은 책이었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나는 무엇을 좋아하며 살아왔을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달까. 지금은 육아와 일상에 치여 예전처럼 무언가에 열정적으로 몰두하기 쉽지 않지만, 나도 언젠가는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덕질’하며 ‘평생 입덕’할 수 있는 나만의 전문성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여, 처음 봤을 땐 표지가 대체 뭘 뜻하는 걸까 했는데 다 읽고 나니 그야말로 작가님 그 자체가 아닌가. 정말 잘 표현된 것 같아서 감탄했다. 책을 읽기 전보다 읽고 난 뒤에 더 마음에 드는 표지는 오랜만이었다. #리뷰어클럽리뷰 #난생처음번역 #이소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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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번역 - 이소담 지음 많은 책에서 본 이름의 주인공, 이소담 번역가가 들려주는 번역 이야기. 일본 소설을 즐겨 읽기에 반가운 내용이 많았고, 특히 마스다 미리, 무라야마 유카, 요시타케 신스케 책 이야기는 눈을 반짝이며 들었다. 번역하는 책과는 다르게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신다는 것에 왠지 통하는 기분이 들어 반가웠다. @tiramisu_thebook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난생처음번역 #이소담 #티라미수더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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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번역 #이소담 #티라미수더북 #도서협찬 최근 읽었던 <카프네>와 제가 좋아하는 일본 만화가 마스다 미리의 여러 작품을 번역한, 17년 차 번역가 이소담님의 에세이입니다. 번역가가 되기까지의 과정부터 AI 시대를 살아가는 번역가의 고민까지, 한 사람의 일을 둘러싼 기쁨과 슬픔이 담겨 있습니다. 뜨개질과 덕질이 취미라고 하시는데, 그래서인지 표지의 따뜻한 뜨개 그림도 더욱 잘 어울렸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작가의 작품을 맡게 되었을 때의 설렘과 뿌듯함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한 권의 책이 번역가의 손끝에서 우리말로 다시 태어나는 일이 얼마나 애틋한 작업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완전히 대체되지 않는 자리는 없겠지만, 그 과정만큼은 누구에게도 가볍지 않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불안과 조바심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좋은 작품을 번역해 온 번역가님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위로가 되었습니다. 결국 좋아하는 일을 오래 이어간다는 것은 시간들을 견뎌내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럼에도 다시 책상 앞에 앉는 번역가의 모습이 자신의 일을 오래, 그리고 잘 사랑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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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담 작가는 처음부터 번역을 직업으로 꿈꾸었던 것은 아니었다. 일본 문화를 좋아했고, 이야기를 좋아했고, 그 세계를 조금 더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덕질은 공부가 되었고, 공부는 반복이 되었으며, 반복은 어느새 생업으로 이어졌다. 특별한 계기보다 오래 지속된 애정이 한 사람의 이력을 완성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인상 깊다. 세상은 결과를 보며 재능을 말하지만, 삶은 대부분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은 시간 위에서 천천히 형태를 갖춘다. 재능은 가능성을 열어 주지만, 애정은 그 가능성을 끝까지 살아남게 한다. 좋아한다는 것은 시간을 기꺼이 내어 주는 일이다. 그 시간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오래 머문 자리만큼 사람을 닮게 만든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반복하는 행위가 결국 그 사람의 성품을 만든다고 보았다. 덕은 한 번의 선택이 아닌 습관을 통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소담 작가의 여정은 이 오래된 통찰을 고스란히 닮아 있다. 그에게 번역이란 하루아침에 얻은 초능력이 아니라 수없이 읽고, 찾아보고, 고쳐 쓰기를 반복한 시간이 만든 결과였다. 전문성은 오랫동안 한 세계 곁을 떠나지 않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반복은 단순히 능숙함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희미해질 것 같지만, 어떤 애정은 오히려 반복 속에서 더 단단해진다. 반복은 기술을 만들고, 기술은 한 사람만의 기준을 만든다. 그렇게 오랜 시간 다듬어진 기준은 결국 그 사람의 세계가 된다. 번역이라는 작업은 흥미롭다. 좋은 문장은 가장 많은 가능성을 품은 문장이 아니라, 가장 많은 가능성을 기꺼이 포기한 문장이다. 번역은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단 하나를 남기는 작업이다. 더하는 기술보다 덜어 내는 감각을 요구하는 것. 이 표현도 가능하고, 저 표현도 가능하지만, 그 가운데 단 하나만을 남겨야 한다. 좋은 번역은 더 많은 말을 아는 사람보다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 만든다. 이것은 우리의 삶과도 비슷하다. 삶 역시 선택보다 포기의 총합에 의해 모양을 갖춘다. 모든 가능성을 붙잡은 채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어떤 길을 선택하는 순간 다른 길을 놓아주어야 하고, 어떤 가치에 마음을 주는 순간 다른 욕심은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결국 한 사람의 삶도 수많은 가능성을 덜어 낸 끝에 완성되는 하나의 문장이다. 번역가라는 직업에는 묘한 역설이 있다. 번역가는 자신의 문장을 뽐내기 위해 글을 쓰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존재를 최대한 감춘 채 원작의 목소리가 가장 자연스럽게 살아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좋은 번역일수록 번역가는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보다 다른 이의 문장이 온전히 살아 숨 쉬도록 자리를 내어 주는 까닭이다. 세상은 자신을 드러내는 능력을 성공의 조건처럼 이야기하지만, 이 책은 다른 가능성을 보여 준다. 자신의 목소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 빛을 독차지하기보다 빛이 지나갈 자리를 마련하는 사람에게 느껴지는 깊은 품격. 자신을 앞세우지 않는 사람에게서만 만들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래서 『난생처음 번역』은 번역에 관한 책을 넘어 좋아하는 마음에 대한 책으로 기억된다. 누군가는 취미라고 불렀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일이 되었고, 가볍게 시작한 애정은 결국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 되었다. 이소담 작가의 작업은 살아가며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보다 무엇을 오래 사랑할 수 있는지를 먼저 묻게 한다. 삶은 쉽게 놓지 못한 마음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오래 사랑한 세계는 결국 그 사람의 언어가, 태도가, 삶의 모양이 된다. 인간은 자신이 오래 사랑한 것들로 이루어진 존재다. 그러니 자신이 오래 사랑해 온 것들을 떠올려 보라. 그것은 어느새 당신을 이루는 한 편의 문장이 되어 있다. 좋아하는 마음은 좀처럼 소리 내어 자신을 증명하지 않는다. 그저 같은 자리에 오래 머물며 사람을 조금씩 바꾸고, 어느 날 문득 삶의 방향이 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무엇보다 오래 사랑할 대상을 찾고 있는 사람에게 건네고 싶다. 어떤 애정은 결과보다 먼저 한 사람을 성장시킨다. 그 시간은 눈에 띄지 않아도 결코 헛되이 흘러가지 않는다. 취미와 일이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는 줄 알았던 사람, 좋아하는 마음이 과연 삶을 지탱할 수 있을지 망설여 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오래된 확신 하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번역이나 글쓰기처럼 결과보다 보이지 않는 시간을 더 많이 쌓아 올리는 일을 하는 사람, 재능보다 꾸준함을 더 믿어 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권한다. 오래 품은 애정은 언젠가 재능을 앞질러 한 사람만의 언어가 된다. 『난생처음 번역』은 그 조용한 시간을 끝까지 믿어 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도서출판 티라미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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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도서제공O)
번역가는 늘 원작과 작가 뒤에 숨어 있는 직업이지만, 사실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번역가의 실력이 독서에 얼마나 중요한지 아실 겁니다. 이 책은 뒤편의 그 번역가들이 어떻게 업무를 하고 어떤 마음으로 번역을 대하는지 자세히 풀어낸 에세이입니다. 작가가 어린 시절 세계 명작 동화를 읽으며 번역가라는 존재를 처음 인식했던 순간부터, 번역 아카데미에서 샘플 번역을 거쳐 데뷔작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소설처럼 흥미진진했습니다. 정답이 하나로 정해진 시험이 아니라, 같은 문장도 문맥과 인물상에 따라 전혀 다르게 번역될 수 있다는 저자의 설명을 통해서 번역이라는 노동의 본질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고요.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AI 번역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였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글이라면 AI의 도움을 받는 것도 개의치 않겠지만, 번역만큼은 다르다고 선을 긋더라고요. 책의 저작권은 엄연히 원작자에게 있고, 그 저작물을 번역가 마음대로 AI에 넘길 권한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저도 꽤 공감했습니다. AI 활용이 아무리 편리하다 해도, 결국 타인의 창작물을 다루는 일에는 보안과 권리의 문제가 항상 따라붙을 수밖에 없죠. 편의성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선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저자가 현직 번역가의 입장에서 분명히 짚어주니 독자로서도 명쾌했습니다. 에세이 전반적으로 오랜 시간 번역 업무를 해온 전문가의 단단함이 느껴졌지만, 동시에 친근함도 느껴지더라고요. 덕질에 월급을 쏟아붓거나, 처음 해보는 화상 북토크 앞에서 손을 떨며 긴장하는 모습, 도서전 부스에서 우연히 사인을 해주고 괜히 으쓱해하는 모습 말이죠ㅋㅋ 전문가로서의 자부심과 한 명의 프리랜서로서의 소소한 즐거움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서, 번역가라는 다소 낯선 직업의 세계를 읽으면서도 옆집 언니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총평] 번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거창한 포부가 없더라도 자기 일을 오래 지켜온 사람의 담담한 성장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무조건 재밌어할 에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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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읽고 싶은 책이 보이면 서평단 신청을 한다. 이 책의 표지가 다정해 보였고 난생처음이라는 말이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내가 모르는 번역의 세계를 알고 싶었다. 감사히 기회가 주어졌고 드디어 책을 받았다. 표지가 취향 저격이었는데 읽다보니 작가의 취미가 뜨개라는 말이 나와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글을 짓는 사람' 초반에는 번역이라는 분야를 알게 되고 그 길에 들어서기 위한 그녀만의 여정이 나온다. 고등학생 시절 일본 록 밴드를 좋아하게 되어 누구도 시키지않은 일본어를 공부하고 대학시절에는 일본유학 준비를 하는 선배와의 일본어스터디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 번역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계기는 방송국에서의 아르바이트였다. 어느 날 걸려온 일본인의 전화를 알아들을 사람이 없었는데 그녀가 해결하게 된 것이다. 스스로 극도의 내향인이라는(믿기 힘들다;;) 저자는 용기를 내 번역아카데미를 다녔고 더 나아가 일본 워킹홀리데이 준비도 했다. 앞선 기수 선배가 찾아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자리에서 우연찮게 샘플번역 기회도 잡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권남희 번역가와의 인연과 이런 저런 그녀만의 소소한 삶을 독특한 유머코드로 풀어나가고 있다. 요즘 바빠서 책을 띄엄뜨엄 읽거나 읽다가 잠시 미루기도 하는데 이 책은 이틀만에 읽었다. 글을 다루시는 분이라서인지 글맛이 좋았다. 계속해서 글을 써 주시거나 칼럼을 쓰시면 어떨까 싶었다. (여하튼 계속 글을 읽고 싶다는 말 ㅎㅎ) 앞으로 일본 번역서를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그녀의 이름이 써있지는 않을지 보게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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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서평단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자동번역, AI번역이 만연한 요즘 번역가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의 손길을 거쳐야 다른 언어의 미묘한 문맥을 잡아내어 우리말로 바꿀 수 있을 거예요. 이소담 번역가는 17년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번역가입니다. 그녀는 번역을 사랑하고, 번역가가 된 계기도 독특해요. 이 책은 그녀가 일본 문화에 대해 푹 빠진 것을 시작으로 여러 진로의 방황을 거치며 마침내 번역가가 된 과정에 대한 글이예요. 표지부터 너무 귀여운 책이예요 표지의 난생처음 번역이 오른쪽부터 읽어지는 건 일본의 책들이 오른쪽부터 읽기 때문인 것 같아요. 세심한 표지네요☺️
이 책에서 그녀는 번역가로서의 삶을 꾸밈없이 보여줍니다. 그녀는 이 일이 돈을 많이 번다고도 하지않고 일이 쉽고 편하다고 하지도, 명예를 얻는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이 일을 왜 선택하였고 이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해줍니다. 진짜 직업이란 이래야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소모적이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일도 소중한 경험으로 만드는 마음가짐도 배우게 되구요. 그녀의 소소한 푸념조차 솔직함으로 다가와서 더 사실적이었고 허풍이 없어서 더 좋았어요.
돈을 많이 벌면 물론 좋지만, 매순간이 스트레스인 일과를 돈 때문에 억지로 버텨내기보다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선택한 그녀가 용기있어 보였어요. 번역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직업적 소명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정말 좋을 것 같은 책이예요. #리뷰어클럽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