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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기본값 예, 아니요를 넘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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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820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크 데리다, 이학사 - 사유의 기본값 '예, 아니오'를 넘어서다#도서제공미술을 깊이 알고 싶어서 시작한 철학이 이어져 나를 자크 데리다까지 이끌었다. 이 책은 미발표 친필 원고를 복원한 것으로, 1960–1961년 소르본에서 데리다가 조교(강사)로 진행한 4회차 강의 원고다. 제목은 알랭의 문장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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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820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크 데리다, 이학사 - 사유의 기본값 '예, 아니오'를 넘어서다


#도서제공

미술을 깊이 알고 싶어서 시작한 철학이 이어져 나를 자크 데리다까지 이끌었다. 이 책은 미발표 친필 원고를 복원한 것으로, 1960–1961년 소르본에서 데리다가 조교(강사)로 진행한 4회차 강의 원고다. 제목은 알랭의 문장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에서 가져왔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아니오/부정’과 ‘예/긍정’ 사이에서 사유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파헤친다. 철학자 알랭의 문구로부터 시작해 사유에 대한 본래의 질문을 던진다. 


모든 사유가 하나의 의식이며, 아니오는 자기 자신을 향한 아니오이자 세계를 향한 아니오라고 말한다. ‘예’라는 긍정은 대칭 불가능하며 스스로를 맡기는 수동적인 행위로, 사유를 멈추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니오’라는 대답이 주는 함의를 찾아내는 부분이 첫 번째 시간이다.


두 번째 시간에서는 무엇이 부정되는지를 밝히며 ‘예’를 설명한다. ‘예’라는 전제 없이는 ‘아니오’가 존재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근본적인 긍정인 ‘예’를 먼저 발견하는 것이다. 알랭을 넘어서려는 그만의 생각이 돋보인다. 진리가 정당하다는 것에 대한 동의의 ‘예’는 부정과 의심을 이끌어 내는 장치가 된다. 아니라고 말하려면 사유는 자신에게 먼저 ‘예’라고 말한 뒤에 시작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 시간에서는 부정의 기원을 플라톤에서부터 칸트, 베르그송, 사르트르까지 이어지는 계보로 훑는다. 하나하나 다 잡아가기는 힘들었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것으로 읽었다. 더 많은 철학자를 접한 뒤에 이 부분을 다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번째 시간에서는 ‘예’에 대한 사유를 재검토하고, “아니오=사유한다”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앞에서 부정의 계보를 설명했기에 부정의 기원을 의식에서 찾는다. 선입견을 통해 실망의 가능성을 가지는 부정적 의미를 가진다고 했던 후설까지 이어진다. 이후 대자에 의해서 부정과 무를 이야기했던 사르트르, 이어 대자-즉자를 넘어서 존재 자체는 무의 가능성을 가진다고 말한 하이데거에 이른다. 결론적으로 데리다는 ‘예’는 ‘아니오’의 가능성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라는 알랭의 말을 다시 한 번 짚어주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부족한 배경지식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사유에 있어서의 ‘아니오’는 기본적으로 ‘예’와 대립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사유는 ‘예’라고 말한 뒤에 이어지는 것이다. 이후 ‘아니오’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철학자를 통해 부정의 계보를 훑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임을 짚어주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이렇게 네 번의 수업을 마치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알랭이 말하는 ‘사유하다’는 나에게 “사유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나에게 생각은 일시적이며 즉각적인 흐름으로 느껴지고, 사유는 장시간을 들인 생각의 총체로 느껴졌다. 사유에 대해서 치열한 고민은 이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면서 이어졌고, 책 속의 꽤 많은 메모가 남았다. 아마도 데리다의 또 다른 책을 만나면 이 책을 다시 펼쳐보게 될 것이다.


한 줄 평

데리다는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라는 알랭의 문장을 출발점으로, 4회 강의에서 ‘아니오’를 사유의 기원으로 삼아 부정의 철학사적 계보를 훑고, 최종적으로 ‘아니오=사유한다’는 명제에 이른다.


자크 데리다의 주요 철학을 만나기 전의 그를 만나고 싶다면 읽어볼 만하다. 철학자의 사유는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강의안을 만든 자크 데리다의 강의실이 늘 붐빈 이유를 찾고 싶다면 읽어봐도 좋겠다.


(@woojoos_story님 진행, 이학사 @ehaksa_ 도서지원으로 우주클럽 철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 자소월(自素月), 스스로 뜨는 하얀 달


— 책의 문장으로 현실을 읽습니다


#사유한다는것은아니라고말하는것이다

#자크데리다 

#이학사

#데리다의자필원고

#사유한다는것






YES마니아 : 골드 b******3 2026.08.2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젋은 데리다의 철학 강의 노트, 해체적 사유의 원형을 만나다
"젋은 데리다의 철학 강의 노트, 해체적 사유의 원형을 만나다" 내용보기
젊은 시절 데리다가 소르본대학 철학과 강의를 위해 작성한 원고를 엮은 이 책은 데리다의 '사유'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원고에는 이후 '해체'라 불리게 될 데리다식 사유가 등장하기 한참 전이었던 1960~1961년 젊은 철학자 데리다는 프랑스 철학자이자 교사인 에밀 오귀스트 샤르티에(알랭은 그의 필명이다)의 유명한 문장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
"젋은 데리다의 철학 강의 노트, 해체적 사유의 원형을 만나다" 내용보기


젊은 시절 데리다가 소르본대학 철학과 강의를 위해 작성한 원고를 엮은 이 책은 데리다의 '사유'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원고에는 이후 '해체'라 불리게 될 데리다식 사유가 등장하기 한참 전이었던 1960~1961년 젊은 철학자 데리다는 프랑스 철학자이자 교사인 에밀 오귀스트 샤르티에(알랭은 그의 필명이다)의 유명한 문장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를 독해한 내용이 담겨 있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은 논문이 아니라 강의 원고이다. 이 책은 데리다는 알랭을 연구한 것을 담은 것이 아니라 철학 논술의 일종의 '모범 답안'의 예시를 보여주는 것이라 한다. 당시 프랑스 대학의 철학과 논술 시험 문제가 조금 궁금해졌다.  



이 책은 총 네 개의 강의 원고가 엮여 있지만 데리다는 이를 크게 세 주요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첫 번째는 알랭의 문구의 진정한 의미를 탐구하는 것이다. 알랭에게 사유한다는 것은 깨어나는 것이며, 동의를 중단하는 것이다. '아니오'라고 말하며 누군가의 진실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을 부정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수월하다. 그때 데리다는 질문한다. '아니오'는 무엇을 향한 '아니오'인가? 무언가에 대해 '아니오'라고 했다면 다른 무언가에는 '예'인가? 


그리하여 두 번째 시간이 시작된다. 첫 번째 강의 원고는 읽어내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두 번째 시간부터가 본격적이었다. 과연 사유한다는 것은 예보다는 아니요라고 말하는 것인가? 즉 예가 먼저인가 아니요가 먼저인가? '예'로부터 자양분을 얻지 않는 '아니요'란 과연 무엇인가? 

'가치론적 예'를 발견하는 과정을 사유한 두 번째 시간부터 나는 '해체'되어 갔다. 스스로가 고정되어 있다고 단 한 번도 느낀 적 없다. 내가 읽어온 온갖 책들은 인간동물의 세상을 '기존의 앎이 무너지는 과정'으로 해석했으니 말이다. 나는 기존의 '예'가 '아니요'라고 말한 책들을 찾아 읽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이다. 수준 보다 높은 책들을 거리낌 없이 구입해서 읽는 것도 사상가들/작가들 각자의 '아니요'를 듣기 위해서였다. 아무튼 그럼에도 나는 본격적으로 에포케 상태로 빠져들었다. 



세 번째 강의에는 베르그송, 라슐리에, 후설, 사르트르 등이 등장한다. 그들의 사상을 압축적으로 정리한 교양 수준의 철학서는 꽤 접했지만, 데리다가 가르쳤던 소르본대학 철학과 학생들 수준 근처에도 미치지 못한다.  


"베르그손의 사유의 운동은 그 힘과 깊이 자체로 결코 성급하게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을, 즉 부정성은 항상 충만함의 철학인 직관과 직접성의 철학 안에서 자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가 존재에 이르고, '절대적인 것'이 그 자신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은 항상 담론을 통해서다. 비존재와 담론은 서로 결속되어 있으며, 존재의 관점에서 본 '절대적인 것'은 권리상 침묵만을 그 요소로 가진다. (...) "  


부정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를 탐구하고 대망의 마지막 강의에서는 하이데거가 등장하여 부정과 무는 존재와 어떻게 관계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존재가 존재자 속에서 자신을 감춤으로써 드러나는 이러한 차이야말로 우리의 이 길고도 짧았던 여정, 오히려 하나의 회귀였던 이 여정 끝에서 알랭의 말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책, 그러니까 이 강의에는 '예/아니오', '부정', '무', '존재'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감각할 수 있는 그 어떤 예시도 존재하지 않는다. 개념적-논증적 훈련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강의에 감탄하였다. 역사적/정치적/경제적/사회문화적인 구체적 사건들과 함께 등장하는 사유는 그것을 표현하는 언어가 아무리 난해할지라도 습득이 불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이 프랑스 대학 철학과 논술 시험의 모범 답안 예시를 담은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났을 때, 이 책의 내용을 누군가에게 5분 이상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다. 



*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우주클럽_철학방 

@woojoos_story 

#우주서평단

리뷰 총점 종이책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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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책의 첫 장부터 79쪽까지 읽어 내려가며 작성했던 지난 중간 리뷰 이후 저는 세상의 수많은 당연함에 의문을 던지는 ‘아니요’의 무게를 어렴풋이 마주했었어요.그리고 마침내 81쪽부터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데리다의 문장들을 끝까지 통과했어요.책을 모두 읽고 난 지금, 처음에 품었던 제 생각은 완전히 다른 깊이와 차원으로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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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책의 첫 장부터 79쪽까지 읽어 내려가며 작성했던 지난 중간 리뷰 이후 저는 세상의 수많은 당연함에 의문을 던지는 ‘아니요’의 무게를 어렴풋이 마주했었어요.

그리고 마침내 81쪽부터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데리다의 문장들을 끝까지 통과했어요.

책을 모두 읽고 난 지금, 처음에 품었던 제 생각은 완전히 다른 깊이와 차원으로 깨어나고 있답니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만 해도 저는 데리다를 기존 철학적 전통을 뒤흔들고 모든 정답을 부숴버리는 ‘냉소적인 비판자’ 정도로 지레짐작했었죠.

하지만 끝까지 읽은 후 깨달은 것은, 그의 ‘아니요’가 무언가를 파괴하고 끝내기 위한 거절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오히려 데리다에게 ‘아니요’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사유를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가장 열린 움직임이었어요.

 

 

데리다의 ‘아니요’는 남의 말을 가로막는 수동적 거부나 시비가 아니에요.

내가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던 세상의 ‘당연함’과 ‘자동적인 정답’에 잠시 브레이크를 걸고 ‘정말 그럴까?’ 하고 멈춰 서는 행위에요.

편안한 타성에서 벗어나 질문을 던지는 바로 그 순간에만 진짜 사유가 시작되죠.

 

 

‘하나의 닫힌 정답’과 ‘고정된 진리’, 그리고 절대적이라고 믿었던 개념들의 숨겨진 틈새와 한계를 들춰내는 것이 데리다가 말하는 ‘아니요’ 같아요.

그리고 그 부정 너머에서 비로소 열리는 새로운 가능성과 타자성, 기존의 틀을 깨트림으로써 그 틀에 담기지 못했던 새로운 질문과 삶의 가치들을 비로소 긍정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데리다의 ‘예’와 ‘아니요’는 서로 싸우는 이분법적 대립 관계가 아니에요.

대상을 깊이 경청하고 응답하는 ‘예(수용과 응답)’가 먼저 선행되어야만, 그 대상의 한계를 비집고 나오는 진짜 ‘아니요(비판적 사유)’가 가능해지죠.

그리고 그 ‘아니요’는 우리를 더 넓은 차원의 ‘예’로 이끌어 준답니다.

 

 

책의 후반부를 읽으며 데리다 철학의 핵심 씨앗들을 똑똑히 볼 수 있었어요.

눈앞에 명확히 존재하는 것(현전) 뒤에는 항상 말로 다 담기지 못한 여백(부재)이 존재하고, 하나의 고정된 의미는 끝없이 뒤로 미루어진다(차연)는 의식이 촘촘히 박혀 있어요.

‘아니요’라는 행위 자체가 바로 그 완결된 현전의 독점을 허물고 차연의 공간을 열어주는 해체적 작업이죠.

 

 

저는 이 책을 통해 제 생각을 스스로 의심해보는 순간, 타인이 정해준 유행이나 사회적 기준에 끌려다니지 않는 마음의 여백이 생겼어요.

오만을 내려놓고, 나와 다른 타인의 생각이나 낯선 가치들을 품을 수 있는 입체적인 공감이 가능해졌답니다.

 

 

특히 이 책을 읽기 전 저에게 사유란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고 똑똑한 답을 내리는 능률적인 과정’이었어요.

하지만 이제 저에게 사유란 ‘선뜻 결론으로 도피하지 않고, 답이 없는 답답함과 질문의 상태 속에서 끈질기게 버텨내는 태도’에요.

쉽게 요약된 타인의 정답을 소비하는 걸 멈추고, 균열이 생긴 틈새에 서서 나만의 질문을 던지는 과정 그 자체가 사유임을 배웠답니다.

 

 

너는 지금 당장 편안해지기 위해 너무 빨리 ‘예’라고 타협해 버린 정답들 속에서 살고 있지는 않은가?

 

 

결국 이 책은 저에게 매끄러운 철학적 지식을 전달해 주기보다, 책장을 덮은 뒤 제 삶을 향해 묵직한 질문 하나를 던져주었어요.

앞으로 삶에서 마주할 수많은 ‘당연한 정답’들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려고요.

그리고 기꺼이 아름다운 ‘아니요’를 건넬 것이에요.

그것이야말로 제 삶과 생각을 진짜 제 것으로 만들어 주는 가장 다정한 첫걸음일 테니까요.

 

 

😍 우주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클럽_철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

0*******g 2026.08.1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무조건적인 부정이 아닌 긍정에서 시작하는 진짜 사유, 철학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선을 넓히다
"무조건적인 부정이 아닌 긍정에서 시작하는 진짜 사유, 철학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선을 넓히다" 내용보기
📖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크 데리다 지음 | 강선형 옮김| 이학사약 3주라는 시간 동안 함께하게된  자크 데리다의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모든 책이 저마다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특히 철학책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곁에 두고 읽고 사유해 본다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시간이었다. 아무리 얇은 책이라 한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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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크 데리다 지음 | 강선형 옮김| 이학사


약 3주라는 시간 동안 함께하게된  자크 데리다의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모든 책이 저마다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특히 철학책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곁에 두고 읽고 사유해 본다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시간이었다. 


아무리 얇은 책이라 한들 아마 혼자였다면 감히 선택하지도, 펼쳐보지도, 끝내 완독하지도 못했을 이 책을 '우주클럽방'이라는 함께하는 공간 덕분에 혼자서 사유해 보고, 던져진 질문들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끝까지 완독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사실 철학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철학자에 대해서도 생소할 만큼 무지했던 나에게 '데리다'라는 이름은 그 자체만으로도 어마어마해 보여서 범접하기 힘든 영역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었기에, 오히려 어떠한 선입견도 없이 이 책을 그 자체로 솔직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여전히 데리다가 말하는 사유의 개념, '아니오'와 '예', 긍정과 부정 등 이 책에서 다루는 이론들을 내가 올바르게 이해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아리송함과 오묘함이야말로 철학책이 주는 진짜 묘미가 아닐까 싶다. 쓰면서도 완벽히 이해되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이 책만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되었달까?


앞선 첫 번째, 두 번째 시간에서 데리다가 '아니요'라고 말하는 부정한 측면에 치중했다면, 이번 세 번째와 네 번째 시간 부분에서는 '긍정'에 대해 다룬 내용이 특히 인상 깊었다. 무작정 부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바탕에 긍정이 존재하기에 비로소 부정이라는 행위도 성립하고 통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또한 이번 부분에서는 다른 철학자들의 주장도 함께 등장하는데, 관련 지식이 있는 이들이라면 훨씬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깊은 철학적 배경이 없더라도 차근차근 읽히는 편이었으며, 데리다의 주장을 뒷받침해 주어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해줬다.


책을 읽으며 스스로 내린 결론은 바로 이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자 강의의 핵심인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라는 명제는 결국 어떤 대상에 대한 '긍정'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이다. 긍정이 존재해야 비로소 부정도 존재할 수 있으며, 무작정 행해지는 단순한 부정은 그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판단할 때, 무조건 고개를 끄덕이거나 반대로 무조건 아니라고 거부하기 전에 한 번 더 깊이 생각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다.


3주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 책을 곁에 두고 사유하면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선이 한층 더 넓어졌다. 그동안 '사유'란 그저 단편적인 생각에 불과하다고 여겨왔지만, 데리다의 강의록을 접하며 사유한다는 것은 훨씬 더 다채롭고 입체적인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여러 철학자들이 펼쳐놓은 생각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나 스스로 직접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 읽고 덧붙이는 말.

혼자하는, 혼자읽는 철학이 어렵다면, 함께 읽는 철학방 어떤가요? 

생각이 듬뿍 넓어지는 신선한 경험의 시간이 닿기를. 


우주 진행으로 우주클럽_철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사유한다는것은아니라고말하는것이다 #자크데리다 #이학사 #철학책추천 #우주클럽_철학방 

t*******g 2026.08.1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크 데리다, 이학사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크 데리다, 이학사" 내용보기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크 데리다, 이학사🤔  책을 덮고 나서 변한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아니오’라는 말에 대한 인상이 아닐까 한다. 무언가를 부정하거나 거절을 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우리는 상대의 의견에 맞서는 단호한 저항이나 비판의 제스처를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자크 데리다가 말하는 ‘아니오’는 그저 어떤 입장을 단순히 거부하는 태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크 데리다, 이학사"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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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크 데리다, 이학사


🤔  

책을 덮고 나서 변한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아니오’라는 말에 대한 인상이 아닐까 한다. 무언가를 부정하거나 거절을 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우리는 상대의 의견에 맞서는 단호한 저항이나 비판의 제스처를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자크 데리다가 말하는 ‘아니오’는 그저 어떤 입장을 단순히 거부하는 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데리다의 '아니오'는 완벽해 보이는 내 생각에 작은 틈을 내어, 생각이 한곳에 굳어버리지 않고 계속 움직이도록 만드는 힘의 원천과도 같은 것이었다. 즉, 이 책에서 '아니오'라는 말은 생각의 마침표를 넘어 사유를 멈추지 않고 계속 밀고 나가게 하는 계기라고 할 수 있겠다.


책에서 아주 인상적이었던 대목 중 하나는, 데리다가 다른 철학자들의 텍스트를 대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베르그손의 논의를 손쉽게 반박하거나 자신의 독창성을 뽐내기 위한 징검다리처럼 이용하지 않는다. 먼저 상대가 구사하는 사유의 언어와 리듬 속으로 걸어 들어가 충분히 체감한 후에 바로 그 내부에서부터 새로운 질문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택한다. 책에서 다루는 ‘반복’ 역시 과거의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것이 아닌 그 생각이 본래 품고 있던 잠재력을 끝까지 밀어붙임으로써 처음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 도달하는 일을 의미한다. 타인의 생각을 진정으로 존중한다는 것은 그 사유의 결을 함부로 납작하게 요약하거나 단순화하지 않는 성실함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이 책은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태도를 통해 철학자 알랭의 유명한 명제,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라는 문장 역시 단순한 비판의 구호를 넘어선다. 무언가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온전히 듣고 받아들이는 ‘예’의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어떤 생각을 ‘맞다’고 인정하는 순간에도, 그 생각 안에는 이미 그것을 뒤집어볼 수 있는 또 다른 질문이 숨어 있다. ‘예’와 ‘아니오’는 무 자르듯 깔끔하게 분리할 수 있는 두 개의 선택지라기 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전제로 하며 얽혀 있다. 이 책에서 데리다는 명쾌한 결론을 건네는 대신, 명제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바닥 그 자체를 흔들어보는 방식을 택한다. 이 점이 책을 어렵게 만들면서도 또 흥미롭게 만드는 대목이란 생각이 들었다.


🤔

문장이 술술 읽히는 책은 결코 아니다. 한 문단을 읽고도 "무슨 말이지?" 싶어 앞 문장으로 되돌아가기 일쑤였다. 그러나 묘하게도 그 답답함 자체가 이 책이 던지는 화두와 아주 많이 닮아 있었다. 빨리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순간 정작 중요한 본질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79쪽 까지의 여정을 지나며 나만의 지적 경계를 넓힐 수 있었다. '생각을 그저 많이 하는 사람'과 '자신의 생각마저 의심할 줄 아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차원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뒷부분도 열심히 읽어볼까 한다!


후반부에서 후설과 사르트르를 거쳐 ‘무(無)’와 ‘부정’의 문제로 나아가는 대목은 결코 읽기에 녹록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 의식의 구조를 짚어가는 과정에서 한 가지 사실만큼은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 인간은 눈앞에 주어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존재하는 상태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것이 아닌 상태나 아직 오지 않은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기에 우리는 현실을 불변의 법칙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다는 것이다. 이때의 ‘아니오’는 현실을 지워버리는 허무주의가 아니라, 지금의 형태가 결코 유일한 세계는 아니다라고 일깨워주는 작은 숨구멍이자 틈이 된다.


🤔 

그동안 나는 내 자신이 생각을 꽤 깊다고 여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실상은 고민 끝에 그럴듯한 결론을 내리고 그 자리에 멈춰 서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결론을 내린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진짜 사유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옳다고 확신한 판단의 전제는 무엇인지, 그 전제 바깥으로 한 걸음 나가면 무엇이 보이는지 다시 묻는 일을 앞으로는 해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사유는 한 번 내린 판단이 다시 질문받을 수 있도록 여백을 열어두고 내 생각과 타인의 생각 모두를 너무 성급하게 끝맺지 않는 일이란 결론을 내리며 책장을 덮었다.



* 우주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클럽_철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출판사 : @ehaksa_



#사유한다는것은아니라고말하는것이다 #자크데리다 #이학사 #우주클럽철학방 #서평단

YES마니아 : 골드 l******7 2026.08.1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유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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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지는 일자크 데리다의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는 처음부터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문장을 몇 번씩 다시 읽어야 했고, 익숙하지 않은 철학적 개념 앞에서 잠시 멈추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니 오히려 가장 단순한 하나의 질문이 남았다.“나는 정말 내 생각으로 생각하고 있는가?”데리다가 말하는 ‘아니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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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지는 일

자크 데리다의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는 처음부터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문장을 몇 번씩 다시 읽어야 했고, 익숙하지 않은 철학적 개념 앞에서 잠시 멈추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니 오히려 가장 단순한 하나의 질문이 남았다.


“나는 정말 내 생각으로 생각하고 있는가?”

데리다가 말하는 ‘아니오’는 단순한 거부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생각에 무조건 반대하라는 뜻도 아니다.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에 잠시 멈춰 서서 “정말 그런가?”라고 묻는 것. 어쩌면 데리다에게 사유란 바로 그 작은 의심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기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것은 옳고 저것은 틀리다, 이것이 정상이고 저것은 그렇지 않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다고 배운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것들이 정말 나의 생각인지조차 묻지 않는다.


데리다는 그 익숙한 생각의 틈을 들여다보게 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해체’라는 개념이었다. 해체는 무언가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생각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에 가깝다. 그 안에 어떤 편견과 모순이 숨어 있는지 살펴보고, 다른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난 뒤 ‘아니오’라는 말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아니오는 단절이나 부정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때로는 나만의 생각을 시작하기 위한 첫 번째 말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가 정해준 답에 “그렇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편하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요?”라고 묻는 순간부터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는 책임도 따른다. 내가 믿어온 것들을 다시 바라보고, 때로는 익숙한 생각을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철학은 어려운 말을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익숙한 것 앞에서 질문을 멈추지 않는 태도인지도 모르겠다.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이 내게 남긴 질문 하나는 분명하다.


나는 지금 누군가가 정해준 생각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가.


어쩌면 사유의 시작은 거창한 깨달음이 아니라, 익숙한 세계를 향해 조용히 건네는 한마디인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런가?”


그리고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 우리는 조금씩 우리 자신의 생각을 시작한다.


우주 @woojoos_story 진행 이학사 도서지원으로 우주클럽_철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자크데리다 #사유한다는것은아니라고말하는것이다 #우주클럽_철학방 #이학사

YES마니아 : 플래티넘 l********2 2026.08.1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유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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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 자크 데리다 / 완독서평그동안 일상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서평을 적을 때 ‘사유한다’라는 표현을 얼마나 자주 사용했던가. 그때의 사유는 단순하게 스치듯 생각하는 것을 넘어, 진지하게 개념을 인식하고 판단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타이틀의 저 문장은 데리다가 직접 한 말이 아니라 철학자 알랭이 남긴 것이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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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 자크 데리다 / 완독서평


그동안 일상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서평을 적을 때 ‘사유한다’라는 표현을 얼마나 자주 사용했던가. 그때의 사유는 단순하게 스치듯 생각하는 것을 넘어, 진지하게 개념을 인식하고 판단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타이틀의 저 문장은 데리다가 직접 한 말이 아니라 철학자 알랭이 남긴 것이며, 이 책은 이를 주제로 데리다가 강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처음 몇 페이지를 읽을 때만 하더라도 무조건적인 수용이나 포기가 아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기 위해 주어진 것을 의심하고 질문하는 것이 ‘사유한다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갈수록 그 ‘아니오’가 단순한 반대나 거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생겼다. 특히 베르그손을 다루는 부분에서 비판이 아닌 그의 논리를 따라가며 그 안에서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반복한다’는 말의 의미가 중요해진다.

그러므로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베르그손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철학자를 비판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필연적으로 비지성의 영역에서 움직이게 되는 형편없는 행위다.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베르그손주의로부터 출발하여 세 가지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베르그손주의를 반복하는 것이다. 111쪽


반복한다는 것은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었다. 베르그손의 사유를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반박하는 대신, 그 논리를 끝까지 따라가면서 다시 질문을 발생시키는 것이었다. 결국 ‘아니오’라고 말하기 위해서도 어떤 ‘예’가 이미 전제되어 있다. 무엇인가를 부정하려면 우선 그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긍정하고 있었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유는 단순히 모든 것을 의심하는 회의주의와도 다르다. 오히려 이미 주어진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그 부정 자체가 어떤 조건 위에서 가능한지를 다시 묻는 과정에 가깝다. 이러한 문제는 베르그손뿐만 아니라 후설과 사르트르를 거치면서 ‘무’와 ‘부정’의 문제로 이어진다. 특히 사르트르의 논의를 통해서는 존재하는 것을 단순히 존재하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아닌 것’이나 ‘아직 아닌 것’, 다른 가능성과의 관계 속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물이 실제로 무가 된다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하고 다른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는 사유의 능력이다. 바로 그 가능성이 우리가 세계를 하나의 고정된 상태로만 받아들이지 않도록 한다.

즉 즉자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무화되는 것, 사르트르의 표현에 따르면 대자에 의해 있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계 전체의 무화를 가능하게 하는 대자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 지를 물어야 한다. 139쪽


책을 읽기 전의 나는 ‘사유한다’는 것을 주어진 지식을 바탕으로 질문을 만들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이후에는 ‘사유란 무엇이다’라는 하나의 정의에 도달하는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정의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다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알랭의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은 그래서 단순한 부정의 의미가 아니라, 이미 주어진 것에 머무르지 않고 그 조건과 가능성까지 되묻는 사유의 운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가왔다. 나에게 이 책은 ‘아니오’라고 말하는 법을 알려준 것이 아니라, 내가 ‘아니오’라고 말할 때 무엇을 전제로 하고 있는지까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다.

우주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클럽_철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우주클럽_철학방 #사유한다는것은아니라고말하는것이다 #자크데리다

@woojoos_story @ehaksa_

YES마니아 : 로얄 i********g 2026.08.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