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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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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페터 볼레벤/강영옥더숲/2019.12.5.sanbaram   인간은 오랜 옛날부터 나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왔다.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도시가 형성되면서 점차 나무에 대해 멀어지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도시화가 크게 진행되고 과학의 발달로 나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항상 자연을 그리워하면서도 정작 자연의 나무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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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

페터 볼레벤/강영옥

더숲/2019.12.5.

sanbaram

 

인간은 오랜 옛날부터 나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왔다.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도시가 형성되면서 점차 나무에 대해 멀어지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도시화가 크게 진행되고 과학의 발달로 나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항상 자연을 그리워하면서도 정작 자연의 나무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은 사람들에게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의 저자는 오랜 경험과 연구에서 얻은 나무에 대한 지혜를 독자와 나누고자 책을 엮었다고 한다. 저자는 전 세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생태 작가며, 나무의 언어를 풀어내는 나무 통역사, 숲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전하는 숲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은 그의 초기작으로, 나무와 숲을 본격적으로 관찰하며 얻은 신선한 깨달음으로 가득하다. 대표작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에서 나무와 동식물 간의 조화로운 삶을 이야기했던 작가는 이 책에서 오롯이 나무에 집중한다. <나무 수업>, <동물의 사생활과 그 이웃들>, <숲 사용설명서등의 저서가 있다.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에서 저자는 나무뿌리부터 이파리까지 나무의 일생을 파헤친다. 그러면서 나무의 입장에서 바라봐야만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나무를 돌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초식동물들이 한 나무를 먹기 시작하면 이 나무에서 쓴맛 나는 물질이 분비되기 시작하는데 이 물질이 주변 나무들에까지 퍼진다고 한다.(p.5)” 초식동물들이 아카시아 잎을 뜯어 먹기 시작한 순간 에틸렌 가스가 방출된다. 첫 번째 아카시아가 화학물질을 내뿜어 이웃 나무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면 이웃 나무들이 그 신호를 받고 첫 번째 나무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50-100m까지 떨어져 있는 나무들이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초식동물들은 어느 정도를 이동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나무들은 어떻게 햇빛을 나누고 뿌리들은 어떻게 공존의 방식을 갖게 되며, 침엽수와 활엽수의 줄기는 어떻게 자라는지 하나하나 설명한다. 인간과 나무의 관계에 대해 구체적인 경험과 지식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나무 대다수는 부모나무의 보살핌과 양육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나무로 너도밤나무, 참나무, 흰전나무, 가문비나무가 있다. 이 나무들은 친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을 때 낯선 나무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가기도 한다.(p.26)” 어린나무가 튼튼하게 성장하려면 고목들이 새싹 위에 버팀목처럼 서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린나무가 어미나무 곁에 머무를 수 있도록 늦되기새 유형나무들의 씨앗은 대개 무겁기 때문에 어미나무 근처 흙 위로 떨어져 싹을 틔운다. 반면에 어미나무의 보살핌 없이 살아가는 나무들은 씨앗을 가볍게 만들고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들을 갖는다. 그렇게 해서 독립해서 살아가는 나무들은 어미나무의 도움을 받는 나무들 보다 쉽게 자라지만 수명이 짧아 일찍 죽는다.

 

침엽수는 고집이 세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침엽수의 나무줄기는 한눈팔지 않고 하늘을 향해 쑥쑥 자란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침엽수는 항상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자라려고 한다. (p.33)” 반면에 활엽수의 가지는 빛을 포착할 기회가 생기면 빛의 방향으로 휘어지고, 빛이 오는 방향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자란 가지 중 가장 튼튼한 가지는 나중에 나무줄기가 된다. 활엽수가 기울어진 원인을 찾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빛의 상태다. 숲의 가장자리를 보면 활엽수와 침엽수의 차이를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침엽수는 곧이곧대로 위로만 자라려고 하지만, 어린 활엽수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숲 가장자리로 밀고 들어온다.

 

유리섬유 같은 물질의 섬유 구조는 나무에 안정감을 준다. 셀룰로오스 성분으로 구성된 아주 얇은 면사와 비슷하게 생긴 이 섬유 사이에 있는 짧은 헤미셀룰로오스 분자는 섬유 구조를 더 유연성 있게 만들어준다. 또한 일종의 접착 물질이 셀룰로오스-헤미셀룰로오스 가닥을 감싸고 있다. 리그린으로 불리는 이 물질은 유리 섬유의 합성수지에 해당하며 경화를 담당한다. 리그닌을 저장하는 과정을 목질화라고 한다.(p.66)” 목질화 된 조직은 서리도 견딘다. 이 모든 구조는 워낙 미세해서 육안으로는 접착 물질은 물론 섬유 구조도 식별하기 어렵다. 이 구조는 벌집처럼 하나의 뼈대로 성장하는 세포벽을 만들며 단단하고 질기다. 종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 성분을 볼 수 있다. 백상지의 원료는 나무다. 나무와 차이점이 있다면 리그닌 성분이 빠지고 셀룰로오스 섬유와 첨가 물질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 종이는 웬만해서는 노랗게 변색되지 않는다. 나무는 가을에 세포를 생산할 준비를 마치고 겨울잠에 드는데, 한 여름보다 봄에 형성된 세포가 크기도 더 크고 벽이 얇다. 벌목된 나무의 줄기에 있는 나이테를 보면 그 차이점을 알 수 있다. 여름 세포의 색은 어둡고, 봄 세포의 색은 밝다. 이 차이는 매년 반복된다.

 

사시나무라는 이름은 독특한 구조의 잎자루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잎자루가 쉽게 돌아가기 때문에 미세한 바람에도 나뭇잎이 심하게 흔들린다.(p.82)” 자작나무와 마찬가지로 올되기새 유형인 유럽사시나무는 노지에서 잘 자란다. 1년에 1미터 이상 자라는 경우가 태반인 유럽사시나무는 순종으로 간주한다. 대부분의 양버들에게 없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양버들은 대개 캐나다포플러와의 교잡종이다. 원래 도입종인 캐나다포플러는 고유종으로 정착했으나 현재 유럽에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갈색 수피와 목질 사이에 있는 투명한 층을 부름켜라고 한다. 부름켜는 워낙 얇고 부드러워서 나무줄기의 성장 엔진이라는 본래의 역할이 감춰져 있다. 부름켜의 안쪽 경계에는 목질 세포가, 바깥쪽 경계에는 수피 세포가 있다. 이것이 수피와 목질을 연결해준다.(p.101)” 내피에는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기능 이외에 저장 기능이 있다. 이듬해 봄 5월에 싹을 틔우려면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때를 대비하여 나무는 내피에 영양분을 비축해둔다. 새싹이 돋는 봄부터 잎이 떨어지는 가을까지는 당과 단백질을 빵빵하게 채울 수 있는 시간이다. 이 달콤한 저장 양식이 초식동물을 유혹한다. 초식동물이 당을 몰래 빼앗아 먹어도 나무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 나무껍질이 흑기사처럼 탱크를 만들어 떡 버텨주고 있기 때문이다.

 

세퀘이아의 바깥쪽 수피는 갑옷처럼 두껍지만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다. 산책하다가 이런 나무를 보면 손가락으로 표면을 한 번 눌러보자. 그렇게 해도 아무 문제가 없으니 걱정하지 마라. 겉쪽에서 안쪽 15센티미터까지의 수피는 화재 예방을 위해 푹신푹신하고 두껍다.(p.105)” 사실 숲에서 산불이 났을 때 불길이 치솟는 위치는 나무가 아니라 나뭇가지와 죽은 부분이다. 토양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불은 몇 시간 만에 숲의 나무를 모조리 태우고 꺼진다. 중부유럽은 자연상태에서는 절대 산불이 발생하지 않는 환경이다. 푸른 너도밤나무나 참나무 나뭇가지에 불을 붙여보면 불이 잘 붙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숲속 토양에 있는 나뭇잎, 썩어버린 나뭇가지, 나무줄기는 워낙 습기가 많아서 불이 잘 붙지 않는다. 산불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단일 수종의 침엽수림에서만 발생한다.

 

"원시림이 어두운 이유는 되도록 적은 양의 빛이 토양에 닿도록 함으로써 자기 후손만 퍼뜨리기 위해서다. 빛을 좋아하는 초본식물이나 관목은 나무에게는 자신에게 필요한 물과 양분을 빼앗아가는 경쟁자다. 그래서 이들은 빛을 쫓아 대개 숲의 가장자리에 머무른다.(p.147)" 암수 구별이 엄격한 포플러, 버드나무, 오리나무, 은행나무는 개화기에만 자신의 성을 드러낸다. 대다수 나무는 4-5년 간격으로 꽃을 피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물론 후손을 퍼뜨리기 위해 해마다 씨앗을 보내는 버드나무나 자작나무와 같은 예외도 있다. 재배종 과실수는 더 자주 번식한다. 번식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숲에 서식하는 나무들은 이 주기를 단축한다. 그래서 도토리, 떡갈나무 열매, 솔방울을 2-3년에 한 번씩 볼 수 있다. 주기가 단축되는 진짜 이유는 스트레스다. 나무가 스트레스를 받아 상태가 안 좋아지면 특히 후손 번식에 집착한다. 그래서 죽기 전의 소나무에 솔방울이 유난히 많이 달린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나이테는 계절의 변화가 남긴 흔적이다. 이른 봄에는 세포벽이 얇은 큰 세포를 특징으로 하는 밝은 빛의 성긴 목질이 만들어진다. 그러다가 늦여름이 되면 목질이 점점 짙어지고 촘촘해진다. 세포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세포벽은 점점 두꺼워진다. 나이테의 어두운 부분은 늦여름에 만들어진 것이다.(p.195)” 나무는 동물과 정반대다. 부모나무가 없으면 자신이 나고 자란 숲의 토양과 다른 탓에 수명이 급속도로 감소한다. 반면 정원의 숲나무는 수백 년은 너끈히 살 수 있다. 버드나무와 자작나무와 같은 양지식물은 어미나무와 숲이 없어도 어릴 때부터 독립적인 삶을 살기 때문에 정원이나 공원 어디서든 울창하게 자랄 수 있다. 다만 장수하지 못할 뿐이다. 많이 살아야 100세에서 150세 사이다. 반면 폐쇄적인 공간에서 자라는 종은 다르다. 이런 나무들은 느린 삶을 추구하기 때문에 최고령이 500세를 넘긴다. 스웨덴의 달라르나 지방에 있는 한 가문비나무는 학자들이 뿌리 영역의 표본을 정밀 조사해보니 이 작은 나무의 나이가 무려 9,950세였다고 한다.

 

대부분의 과실수에는 몸집이 큰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뭇가지에 가시가 달려 있는데, 이것은 숲나무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p.220)” 이러한 노지식물류 나무는 정원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고 편안한 삶을 누리기 때문에 야생 상태에 있을 때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다. 또한 접붙이기를 한 과실수는 수명이 짧아진다. 접붙이기는 두 가지 품종을 인위적으로 혼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겨울철에 도로에 뿌리는 염화칼슘 때문에 토양의 수분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 도로 가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역삼투압 현상 때문에 말라죽기도 한다.

 

현재 독일에 서식하는 나무의 3분의 2가 침엽수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원래 중부 유럽에는 침엽수가 없었다.(p.279)” 예전에 활엽수림 지대였던 곳에 침엽수림이 조성되면서 독일의 숲이 병약해졌다고 한다. 이렇게 인공적인 변화로 숲의 생태계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나무 생태에 대한 것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무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이달의 사락 k******4 2019.12.27. 신고 공감 12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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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다시보기를 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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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다시보기를 권함 페터 볼레벤/강영옥 더숲/2019.12.5.   인간은 오랜 옛날부터 나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왔다.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도시가 형성되면서 점차 나무에 대해 멀어지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도시화가 크게 진행되고 과학의 발달로 나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항상 자연을 그리워하면서도 정작 자연의 나무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은 사람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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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다시보기를 권함

페터 볼레벤/강영옥

더숲/2019.12.5.

 

인간은 오랜 옛날부터 나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왔다.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도시가 형성되면서 점차 나무에 대해 멀어지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도시화가 크게 진행되고 과학의 발달로 나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항상 자연을 그리워하면서도 정작 자연의 나무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은 사람들에게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의 저자는 오랜 경험과 연구에서 얻은 나무에 대한 지혜를 독자와 나누고자 책을 엮었다고 한다. 저자는 전 세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생태 작가며, 나무의 언어를 풀어내는 나무 통역사, 숲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전하는 숲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은 그의 초기작으로, 나무와 숲을 본격적으로 관찰하며 얻은 신선한 깨달음으로 가득하다. 대표작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에서 나무와 동식물 간의 조화로운 삶을 이야기했던 작가는 이 책에서 오롯이 나무에 집중한다. <나무 수업>, <동물의 사생활과 그 이웃들>, <숲 사용설명서등의 저서가 있다.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에서 저자는 나무뿌리부터 이파리까지 나무의 일생을 파헤친다. 그러면서 나무의 입장에서 바라봐야만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나무를 돌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초식동물들이 한 나무를 먹기 시작하면 이 나무에서 쓴맛 나는 물질이 분비되기 시작하는데 이 물질이 주변 나무들에까지 퍼진다고 한다.(p.5)” 초식동물들이 아카시아 잎을 뜯어 먹기 시작한 순간 에틸렌 가스가 방출된다. 첫 번째 아카시아가 화학물질을 내뿜어 이웃 나무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면 이웃 나무들이 그 신호를 받고 첫 번째 나무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50-100m까지 떨어져 있는 나무들이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초식동물들은 어느 정도를 이동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나무들은 어떻게 햇빛을 나누고 뿌리들은 어떻게 공존의 방식을 갖게 되며, 침엽수와 활엽수의 줄기는 어떻게 자라는지 하나하나 설명한다. 인간과 나무의 관계에 대해 구체적인 경험과 지식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나무 대다수는 부모나무의 보살핌과 양육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나무로 너도밤나무, 참나무, 흰전나무, 가문비나무가 있다. 이 나무들은 친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을 때 낯선 나무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가기도 한다.(p.26)” 어린나무가 튼튼하게 성장하려면 고목들이 새싹 위에 버팀목처럼 서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린나무가 어미나무 곁에 머무를 수 있도록 늦되기새 유형나무들의 씨앗은 대개 무겁기 때문에 어미나무 근처 흙 위로 떨어져 싹을 틔운다. 반면에 어미나무의 보살핌 없이 살아가는 나무들은 씨앗을 가볍게 만들고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들을 갖는다. 그렇게 해서 독립해서 살아가는 나무들은 어미나무의 도움을 받는 나무들 보다 쉽게 자라지만 수명이 짧아 일찍 죽는다.

 

침엽수는 고집이 세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침엽수의 나무줄기는 한눈팔지 않고 하늘을 향해 쑥쑥 자란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침엽수는 항상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자라려고 한다. (p.33)” 반면에 활엽수의 가지는 빛을 포착할 기회가 생기면 빛의 방향으로 휘어지고, 빛이 오는 방향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자란 가지 중 가장 튼튼한 가지는 나중에 나무줄기가 된다. 활엽수가 기울어진 원인을 찾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빛의 상태다. 숲의 가장자리를 보면 활엽수와 침엽수의 차이를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침엽수는 곧이곧대로 위로만 자라려고 하지만, 어린 활엽수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숲 가장자리로 밀고 들어온다.

 

유리섬유 같은 물질의 섬유 구조는 나무에 안정감을 준다. 셀룰로오스 성분으로 구성된 아주 얇은 면사와 비슷하게 생긴 이 섬유 사이에 있는 짧은 헤미셀룰로오스 분자는 섬유 구조를 더 유연성 있게 만들어준다. 또한 일종의 접착 물질이 셀룰로오스-헤미셀룰로오스 가닥을 감싸고 있다. 리그린으로 불리는 이 물질은 유리 섬유의 합성수지에 해당하며 경화를 담당한다. 리그닌을 저장하는 과정을 목질화라고 한다.(p.66)” 목질화 된 조직은 서리도 견딘다. 이 모든 구조는 워낙 미세해서 육안으로는 접착 물질은 물론 섬유 구조도 식별하기 어렵다. 이 구조는 벌집처럼 하나의 뼈대로 성장하는 세포벽을 만들며 단단하고 질기다. 종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 성분을 볼 수 있다. 백상지의 원료는 나무다. 나무와 차이점이 있다면 리그닌 성분이 빠지고 셀룰로오스 섬유와 첨가 물질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 종이는 웬만해서는 노랗게 변색되지 않는다. 나무는 가을에 세포를 생산할 준비를 마치고 겨울잠에 드는데, 한 여름보다 봄에 형성된 세포가 크기도 더 크고 벽이 얇다. 벌목된 나무의 줄기에 있는 나이테를 보면 그 차이점을 알 수 있다. 여름 세포의 색은 어둡고, 봄 세포의 색은 밝다. 이 차이는 매년 반복된다.

 

사시나무라는 이름은 독특한 구조의 잎자루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잎자루가 쉽게 돌아가기 때문에 미세한 바람에도 나뭇잎이 심하게 흔들린다.(p.82)” 자작나무와 마찬가지로 올되기새 유형인 유럽사시나무는 노지에서 잘 자란다. 1년에 1미터 이상 자라는 경우가 태반인 유럽사시나무는 순종으로 간주한다. 대부분의 양버들에게 없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양버들은 대개 캐나다포플러와의 교잡종이다. 원래 도입종인 캐나다포플러는 고유종으로 정착했으나 현재 유럽에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갈색 수피와 목질 사이에 있는 투명한 층을 부름켜라고 한다. 부름켜는 워낙 얇고 부드러워서 나무줄기의 성장 엔진이라는 본래의 역할이 감춰져 있다. 부름켜의 안쪽 경계에는 목질 세포가, 바깥쪽 경계에는 수피 세포가 있다. 이것이 수피와 목질을 연결해준다.(p.101)” 내피에는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기능 이외에 저장 기능이 있다. 이듬해 봄 5월에 싹을 틔우려면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때를 대비하여 나무는 내피에 영양분을 비축해둔다. 새싹이 돋는 봄부터 잎이 떨어지는 가을까지는 당과 단백질을 빵빵하게 채울 수 있는 시간이다. 이 달콤한 저장 양식이 초식동물을 유혹한다. 초식동물이 당을 몰래 빼앗아 먹어도 나무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 나무껍질이 흑기사처럼 탱크를 만들어 떡 버텨주고 있기 때문이다.

 

세퀘이아의 바깥쪽 수피는 갑옷처럼 두껍지만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다. 산책하다가 이런 나무를 보면 손가락으로 표면을 한 번 눌러보자. 그렇게 해도 아무 문제가 없으니 걱정하지 마라. 겉쪽에서 안쪽 15센티미터까지의 수피는 화재 예방을 위해 푹신푹신하고 두껍다.(p.105)” 사실 숲에서 산불이 났을 때 불길이 치솟는 위치는 나무가 아니라 나뭇가지와 죽은 부분이다. 토양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불은 몇 시간 만에 숲의 나무를 모조리 태우고 꺼진다. 중부유럽은 자연상태에서는 절대 산불이 발생하지 않는 환경이다. 푸른 너도밤나무나 참나무 나뭇가지에 불을 붙여보면 불이 잘 붙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숲속 토양에 있는 나뭇잎, 썩어버린 나뭇가지, 나무줄기는 워낙 습기가 많아서 불이 잘 붙지 않는다. 산불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단일 수종의 침엽수림에서만 발생한다.

 

"원시림이 어두운 이유는 되도록 적은 양의 빛이 토양에 닿도록 함으로써 자기 후손만 퍼뜨리기 위해서다. 빛을 좋아하는 초본식물이나 관목은 나무에게는 자신에게 필요한 물과 양분을 빼앗아가는 경쟁자다. 그래서 이들은 빛을 쫓아 대개 숲의 가장자리에 머무른다.(p.147)" 암수 구별이 엄격한 포플러, 버드나무, 오리나무, 은행나무는 개화기에만 자신의 성을 드러낸다. 대다수 나무는 4-5년 간격으로 꽃을 피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물론 후손을 퍼뜨리기 위해 해마다 씨앗을 보내는 버드나무나 자작나무와 같은 예외도 있다. 재배종 과실수는 더 자주 번식한다. 번식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숲에 서식하는 나무들은 이 주기를 단축한다. 그래서 도토리, 떡갈나무 열매, 솔방울을 2-3년에 한 번씩 볼 수 있다. 주기가 단축되는 진짜 이유는 스트레스다. 나무가 스트레스를 받아 상태가 안 좋아지면 특히 후손 번식에 집착한다. 그래서 죽기 전의 소나무에 솔방울이 유난히 많이 달린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나이테는 계절의 변화가 남긴 흔적이다. 이른 봄에는 세포벽이 얇은 큰 세포를 특징으로 하는 밝은 빛의 성긴 목질이 만들어진다. 그러다가 늦여름이 되면 목질이 점점 짙어지고 촘촘해진다. 세포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세포벽은 점점 두꺼워진다. 나이테의 어두운 부분은 늦여름에 만들어진 것이다.(p.195)” 나무는 동물과 정반대다. 부모나무가 없으면 자신이 나고 자란 숲의 토양과 다른 탓에 수명이 급속도로 감소한다. 반면 정원의 숲나무는 수백 년은 너끈히 살 수 있다. 버드나무와 자작나무와 같은 양지식물은 어미나무와 숲이 없어도 어릴 때부터 독립적인 삶을 살기 때문에 정원이나 공원 어디서든 울창하게 자랄 수 있다. 다만 장수하지 못할 뿐이다. 많이 살아야 100세에서 150세 사이다. 반면 폐쇄적인 공간에서 자라는 종은 다르다. 이런 나무들은 느린 삶을 추구하기 때문에 최고령이 500세를 넘긴다. 스웨덴의 달라르나 지방에 있는 한 가문비나무는 학자들이 뿌리 영역의 표본을 정밀 조사해보니 이 작은 나무의 나이가 무려 9,950세였다고 한다.

 

대부분의 과실수에는 몸집이 큰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뭇가지에 가시가 달려 있는데, 이것은 숲나무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p.220)” 이러한 노지식물류 나무는 정원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고 편안한 삶을 누리기 때문에 야생 상태에 있을 때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다. 또한 접붙이기를 한 과실수는 수명이 짧아진다. 접붙이기는 두 가지 품종을 인위적으로 혼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겨울철에 도로에 뿌리는 염화칼슘 때문에 토양의 수분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 도로 가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역삼투압 현상 때문에 말라죽기도 한다.

 

현재 독일에 서식하는 나무의 3분의 2가 침엽수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원래 중부 유럽에는 침엽수가 없었다.(p.279)” 예전에 활엽수림 지대였던 곳에 침엽수림이 조성되면서 독일의 숲이 병약해졌다고 한다. 이렇게 인공적인 변화로 숲의 생태계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나무 생태에 대한 것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무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이달의 사락 k******4 2023.07.19.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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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숲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베란다에서 들어오는 나를 보고 아내는 "농장 다녀오셨어요?"합니다. 아마도 숲이, 녹지가 적은 도시에 살기에 더 초록에 대한 간절함으로 아파트에 화분을 잔뜩 갖다 채워놓았나봅니다. 그런데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을 통해  나무의 생에 대한 간절함을 읽게되고 나무와 대화를 해야하는 필요성을 느끼게되니 이쁜 작은 토분에 심겨진 화분이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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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숲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베란다에서 들어오는 나를 보고 아내는 "농장 다녀오셨어요?"합니다. 아마도 숲이, 녹지가 적은 도시에 살기에 더 초록에 대한 간절함으로 아파트에 화분을 잔뜩 갖다 채워놓았나봅니다. 그런데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을 통해  나무의 생에 대한 간절함을 읽게되고 나무와 대화를 해야하는 필요성을 느끼게되니 이쁜 작은 토분에 심겨진 화분이 얼마나 답답할까, 통풍도 되지 않고, 비도 못맞고 염소 뿜뿜 수도물만 받아 먹으니. ㅜㅜ 이 책을 읽고 갈등이 생깁니다. 콘크리트 아파트에 가둬두기보다 숲에 보내줘야한다는. 그런데 관엽식물들이 열대 식물이라 노지에 옮겨 놓을 수 없이 결국 화분으로 들어가야하고, 그렇다면 더 통기성 좋은 큰 토분에 심어야한다는. 그러기엔 내 집 너무 좁으니... ㅎ

 

d****o 2020.12.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