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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숍 ‘지앤화이트’는 오픈 4년 만에 업계의 주목을 받는 브랜드로 성장한다. 마케팅과 고객 관리를 맡은 백하영, 드레스를 전담하는 디자이너 지원호. 젊고 스타일리시한 동갑내기 부부 대표인 두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한 파트너처럼 보이지만, 부부로서도 동업자로서도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다. 『그래, 이혼하자』라는 다소 선언(?)적인 제목과 로그라인을 먼저 보고, 나는 읽기도 전에 이 책을 너무 빨리 단정 지어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했다. 책을 읽으면서 얼마 안가, 작가의 떡밥을 확 주워 먹었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실로 기분 좋은 낚임이었다. 간단한 음식일 줄 알고 먹었는데 그 안에 다양한 맛과 깊음까지 있어 먹고 난 후 내내 생각이 나듯, 이 책 역시 읽고 나서 나의 결혼 생활을 돌아보게 했으니까 말이다. 주인공 원호와 하영이 서로 계속 으르렁거리고, 이혼 소송 도중 실제 소송문들을 기재하며 현실 속 두 사람 사이의 갈등과 그것이 법정으로 옮겨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게다가 처음엔 다소 전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원호와 하영 부부, 원호의 변호사인 우현등 모든 인물들이 책장을 넘길수록점점 더 입체적으로 살아나 실제로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부부의 이혼기를 다룬 작품이기 때문인지, 작가는 끝까지 중립적인 시선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가지만, 독자는 어느 한편으로 쏠리기 쉽다. 어쩌면 내가 이쪽에 더 기우는 이유, 내가 저쪽을 응원하지 못하는 이유를 소설을 읽는 내내 확인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나의 가치관이 어떤 모양새를 띠고 있는지도 돌아보게 되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다. 이혼 과정이라는 지루하고 치사한 싸움 과정에 그물망처럼 쌓아올린 캐릭터들 그래서 기어이 터지고 마는 관계속의 설전들은 보는 내내 이 내용이 어찌 끝날지 모르겠는 미궁속으로 빠져들면서 나 역시 이 싸움을 보는 엄연한 참여자가 된다. 그래서 캐릭터의 개연성은 물론, 두 인물이 왜 사랑하게 되었고 왜 헤어지게 되었는지가 수긍이 가고 그 사이 나를 돌아보게 된 거 같다. 기혼자들을 위한 책이 아닐까 싶었는데 미혼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 상처를 메우기 위한 결혼, 결국 상처뿐인 이혼이 아닌 인간사 중 하나의 매듭을 짓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과정이라면 넘 낭만적인 결론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드라마로 곧 방영 예정이라는데, 이 입체적인 인물들이 과연 어디까지 실체화될 수 있을지 걱정어린 궁금증이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