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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323호#2026하반기호#순수문예지#한국문학사#도서지원 소설과 그림책을 주로 읽는다. 독서의 범위를 넓혀가고 싶은데 취향대로 흐르는 독서를 하고 있다. 한국문학사에서는 1년에 2권 순수 문예지를 출간한다는 사실을 50여 년의 역사를 가졌다는데 이번 기회로 알게 되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 서점은 만남의 장소이자 취향을 발견하는 취미의 공간으로 약속을 기다리며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면 시집을 들기도 하고 예술 서적을 들기도 하고 아무곳이나 펴 본 글귀나 이야기가 마음에 들면 사서 읽다보니 지금보다 다양한 분야를 읽었던것 같다. 온라인 서점을 주로 이용하는 요즘은 입소문이 났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을 구매해 읽다보면 독서의 축이 소설로 기운다. 한국문학에는 소설, 시, 좌담, 비평, 대학생 창작 교실이 실려있는데 소설 중에서는 손홍규 작가의 <빈집>과 장은진 작가의 <화양연화>가 좋았다. <빈집>은 아픈 아내가 죽고나서 느끼는 빈 공간인 집의 의미와 빈집 처럼 비어버린 남편의 내면을 볼 수 있다. 인생의 의미와 가족에서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라 좋았다. <빈집> 中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르면 그 이름을 어루만져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잠이란 그런 게 아니던가. 누구든 잠에 빠졌다가 나오면 물이 가득한 욕조에 몸을 담갔다 나온 것처럼 제 몸만큼의 불안을 덜어내지 않던가. 욕조 바깥으로 흘러 넘친 물의 양만큼 불안도 줄어들어 눈 비비고 일어나 하루를 다시 견뎌볼 마음이 들지 않던가. 지난 세월 아내가 담담하게 보였던 건 슬프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슬픔을 누구와도 나누지 않고 홀로 간직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아내를 잃었을 뿐인데 전부를 잃은 기분이었다. <화양연화>는 말기암에 걸린 노령의 팀장이 십여년전 퇴사한 지희씨와의 만남에서 옛일을 회상하며 느꼈던 감정과 마지막을 준비하는 마음을 그렸다. 종일 봄의 포근함을 느끼게하는 따스한 문장과 인물의 모습에 작가를 마음에 들여놓는다. 20대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과 삶을 이야기하는 문장이 마음에 들어 읽는 내내 좋은 사람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화양연화> 中 그는 꼬리표를 만지작거리며 이름도 결국 육신을 감싸는 옷처럼 껍질 같은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모든 계절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품고 있지만 봄이 특별히 아름다운 건 기지개를 좀 켜고 살아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데 있었다. "겨울이라고 매일 추운 건 아니랍니다. 당장 내일 봄이 올 것처덤 따뜻한 날도 있어요." 시는 역시 어려웠고 비평은 더 어려웠다. 일상에서 쓰는 단어들이 아니라 한글을 읽는데 의미가 와닿지 않았다. 문해력이 딸림을 느꼈다. 대학생 창작교실의 시 중 한진솔 학생의 원룸이 좋았다. 도시살이를 하는 20대의 현실 작디작은 원룸이 마치 관처럼 느껴지는 답답함이 라임을 맞추듯 시체를 묻고 옆집 아저씨가 묻는 말맛과 사후평판을 생각하는 조소 또한 패기있다. 특집좌담 2020년대 '텍스트 힙'현상과 K-문학 열망의 현주소가 아주 좋았다. 문학을 소비하고 텍스트로 밈을 만들고 SNS를 통해 홍보가 되는 요즘 시대와 그로 인해 빠르게 생산되는 문학에 대한 의견들을 보며 무슨무슨 상 수상 이래서 읽었다가 ???를 느꼈던 마음에 상도 받았다는데 요즘 추구하는 소설은 이런건가 싶었던 적을 떠올렸다. 문예지나 소설작품집을 읽는 건 새로운 작가를 만나고 미처 보지 못한 의미를 해설에서 볼 수 있어서이다. 이번 한국문학 문예지를 통해 장은진 작가를 만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도서출판 한국문학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