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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의 삶을 노래한 저항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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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병 교수가 우상 이언진(1740-1766)에 관해  저술한 세 권의 책을 모두 읽었다. 덕분에 그 어느 여항시인보다도 18세기 중엽 역관 출신의 천재 문인 이언진의 삶과 시학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저항과 아만』(돌베개,2009)은 『골목길 나의 집』(돌베개, 2009)의 자매편이라 할 수 있다. 역자 평설과 해제보다 이언진 시집 『호동거실』그 자체를 원하는 독자는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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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병 교수가 우상 이언진(1740-1766)에 관해  저술한 세 권의 책을 모두 읽었다. 덕분에 그 어느 여항시인보다도 18세기 중엽 역관 출신의 천재 문인 이언진의 삶과 시학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저항과 아만』(돌베개,2009)은 『골목길 나의 집』(돌베개, 2009)의 자매편이라 할 수 있다. 역자 평설과 해제보다 이언진 시집 『호동거실』그 자체를 원하는 독자는 『골목길 나의 집』을 읽으면 되고, 해설이 보다 자세한 판본을 원하는 독자라면 『저항과 아만』을 읽으면 된다.  '호동'은 골목길, '거실'은 사는 집을 뜻한다.

 

이언진의 유고집은 1860년에 나온 두 가지 간본이 있다. 역관 김석준을 비롯한 후대 중인층 문인들이 엮은 『송목관집』과 이언진 집안에서 자체 간행한 『송목관신여고』다. 유고집『송목관신여고』에는 『호동거실』 157수가 수록되어 있다. 『호동거실』은 별도의 필사본이 연세대 도서관과 고려대 도서관에 각각 소장되어 있는데, 연세대본은 책명이 『송목각시고』이고, 고려대본은 『송목각유고』다. 『송목각유고』에만 보이는 13수는 내용의 과격성 때문인지 그 전부에 '산거하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저자 박희병은 『호동거실』만 놓고 본다면 총 165수가 수록된『송목각유고』가  157수를 수록한『송목관신여고』보다 더 본래 형태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한다. 그래서 역자가 편집한 『호동거실』은『송목각유고』의 165수를 저본으로 삼되, 『송목관신여고』에만 있는 5수를 보충해 총 170수를 수록하고 있다.

 

『호동거실』은 6언시이고 백화가 많이 사용되는데 이는 5언과 7언을 중심으로 한 사대부들의 한시 창작 관습과 문학적 취향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언진은 『수호전』이나 『서상기』등 중국소설이나 희곡을 애호했는데, 특히 『수호전』에 나오는 백화 단어를 시어로 자주 사용한다. ​ 

"우리는 『호동거실』에서 저항과 아만만이 아니라, 시인의 신음소리, 시인의 고통, 시인의 우수, 시인의 고독, 시인의 자기응시, 존재에 대한 시인의 갖가지 눈길들, 삶과 세계에 대한 시인의 독특한 전망들, 시인의 체념, 시인의 절망감, 시인의 아이러니한 어조, 시인의 자조, 시인의 장난기, 이 모두를 읽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20쪽)​


조선에서 이언진은 태생적인 신분차별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언진은 『호동거실』에서 신분차별로 인해 시인이 받은 트라우마와 세상에 대한 불화의 감정들과 울분을 드러낸다. 또한 호동의 냉철한 시각을 통해서 사대부 문인들의 위선과 관료들의 폭정을 비판한다. 동시에 호동의 삶에 반영된 억압 받고 가난한 시정인의 삶에 대한 시인의 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호동거실』에는 세 개의 시선이 존재한다. 하나는 호동의 내부에서 호동을 바라보는 시선이고, 둘은 호동에서 호동 바깥을 바라보는 시선이며, 셋은 호동의 안과 밖을 가로지르는 시선이다. 첫 번째 시선은 자기를 응시하는 시선이고, 두 번째 시선은 타자를 응시하는 시선이몀, 세 번째 시선은 자기와 타자를 아우르는 시선이다. 첫 번째 시선은 대개 부드럽고 따뜻하며, 두 번째 시선은 날이 서 있거나 풍자적이며, 세 번째 시선은 근원적이다."(71-2쪽)

z***a 2014.04.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