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렌 네미롭스키의 가장 자전적인 소설이라는 설명이 이해될 만큼, 어린 엘렌이 가족 안에서 느끼는 고독이 상당히 집요하게 그려지는 작품이었음. 아름답지만 차가운 어머니와 돈과 욕망에 사로잡힌 아버지 사이에서 엘렌은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일찍 깨닫게 됨. 전쟁과 혁명으로 가족의 삶이 흔들리고 장소까지 바뀌지만, 가족 안에서 생긴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음. 특히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가 인상적이었음. 어른에게는 사소한 말이나 행동일 수 있는 것들이 아이에게는 자신의 존재가치와 연결될 만큼 크게 남기도 하니까. 그렇다고 엘렌을 단순히 피해자로만 그리지 않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과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 자라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점도 좋았음.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가 오히려 사람에게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차갑게 보여주는 소설. 제목처럼 읽고 나면 한동안 고독이라는 단어가 꽤 무겁게 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