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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대상 수상작이다.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당선되었다고 한다. 영화 <커미션>의 감독이고, 이 소설은 시나리오로 먼저 작업했다고 한다. 시나리오가 영화로 발전하지 못하면서 소설로 다시 썼는데 개인적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처음에 작가가 영화감독인 줄 몰라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그의 경력과 맞물리면서 구성과 장면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잘 준비한 자료들과 멋진 필력이 조화를 이루면서 끝없이 달리게 한다. 단순히 제목만 보고는 공포소설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선택한 첫째 이유가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대상 수상작이었기 때문에. 여덟 개의 장은 집을 허물고 마무리하는 과정이다. 한옥 건축 과정인데 전통 수목 신앙 등과 역사를 엮고, 호러와 미스터리를 가미했다. 서늘한 호러는 곳곳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 발현된다. 그 첫 장면이 전 대통령 이운암의 생가가 불탄 후 도편수 범근의 자살이다. 죽기 전 자신의 아들에게 절대 다시 짓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다. 하지만 그의 자살 장면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고, 이것은 다른 자살들과 닮았다. 이 이해할 수 없는 자살이 어디에서 비롯한 것인지는 후반부에 나온다. 이것을 이해하기까지 생각지도 못한 장면과 공포가 조금씩 스며든다. 한 번에 발산하지 않고, 여러 번 강렬하게 폭발하듯이 드러난다. 범근의 유언 때문에 이운암의 생가 복원이 한국에서 불가능해진다. 다 늙은 운암이 손자 건승에게 독일에 있는 범근의 아들 재헌을 찾으라고 한다. 재헌은 독일에서 시간 강사를 하고, 회생 불가능한 아내와 살아가고 있다. 이때 건승의 연락과 생가 건축의 조건은 그가 한국으로 돌아오게 하는데 충분한 것이었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도편수에 대한 갈망이 뒤섞여 있다. 그가 이운암의 생가에 와서 본 것은 일반적인 건축과는 너무나도 다른 건축이다. 조사를 하면서 이상함을 느끼고, 생가의 지하실에서 이상한 공간을 발견한다. 그러다 그곳에서 거의 죽은 것 같은 존재를 발견한다. 경찰은 이 불탄 사람을 방화범이라고 생각하지만 증거는 미약하다. 재헌은 생가 복원을 위해 직접 움직이면서 중심 이야기를 풀어낸다. 또 다른 주인공인 대형 트럭 기사 시록은 아버지를 모른 채 살았다. 시록은 어릴 때 귀신을 봤는데 스님의 도움으로 좋아졌다. 하지만 생가가 불탄 후 다시 귀신이 보였다. 그리고 집에 와 엄마가 자실하는 것을 본다. 엄마가 가진 휴대폰에는 시록아빠라는 통화 발신 기록만 있다. 다시 연락하지만 전화는 받지 않고, 운암 기념회를 찾아간다. 건승을 보고 엄마의 통장에 지속적으로 들어온 돈의 내역을 알고 싶어 한다. 그녀의 노력과 열망은 무응답으로 돌아오고, 기념관에서 이상한 것을 보고 꿈꾼다. 한국 역사를 살짝 비틀어 이운암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가상 역사를 만든다. 운암은 일제 시대는 일본군 장교로 독립군을 잡았고, 한국 전쟁도 치렀다. 그의 이력에서 가장 화려한 부분은 베트남 전쟁에서 나온다. 이 전쟁에서 그가 보여준 잔혹한 학살 행위는 역사적 사실과 닮아 있다. 70년대에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지만 그의 독재는 박정희와 닮아 있다. 다 늙고 힘없는 늙은이가 되었지만 그의 힘은 아직도 유효하다. 손자 건승이 나약하지만 재단 이사장으로 잘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 예상하지 못한 장면으로 드러난다. 이때 밝혀지는 사실들은 잔혹하고 무섭고 참혹하다. 읽는 내내 영화 이미지가 떠올라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에서 말한대로 영화감독이란 사실을 몰랐지만 구성과 장면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재헌의 사연이 하나씩 풀려나온다. 이것과 생가 건축이 맞물리고, 시록과의 관계 등이 엮이면서 깊이를 더한다. 한옥 건축 자재 수급을 아버지의 후계자인 벽종이 막으면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 어려움이 또 다른 공포를 마주하게 하고, 중간에 크게 터트린다. 주술과 수목 신앙이 묶이고, 뜻밖의 장면이 참혹한 현장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중간중간 터지는 공포와 액션은 눈을 떼기 힘들게 한다. 시록의 엄마를 비롯한 사람들이 외친 천룡님의 정체는 끝에 드러난다. 그 정체와 다른 비밀은 상상할 수 없는 참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 장면은 비극과 비밀과 처절한 대결로 이어지면서 화려하게 끝난다. 한국형 호러 소설이 이정도까지 왔다는 점에 박수를 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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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작가의 장편소설 <생가>는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을 거머쥐며 2026년 7월 북다에서 출간된 화제작이다. 1994년생 비디오키즈로 자라나 2025년 영화 <커미션>으로 데뷔한 감독 출신 작가는 자신의 첫 장편소설에서 시각적 묘사와 긴장감을 능수능란하게 직조한다. 작가는 최근 언론 인터뷰와 책 말미의 '작가의 말'을 통해 여전히 사과받지 못한 이들과 단죄받지 않은 자들이 남아 있는 한국 사회를 꼬집으며, 죽은 권력을 복원해 추종하는 시대의 공포를 직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소설은 한국의 뼈아픈 현대사와 전통 건축, 수목 신앙을 결합하여 오컬트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영화 기획 단계부터 주목받은 치밀한 서사와 역사적 비극을 융합한 지적 스릴러를 선호하는 독자에게 강력히 권한다. 망령을 부르는 건축, 욕망이 얽힌 저주의 공간 독재 권력을 휘둘렀던 대한민국 9대, 10대 대통령 이운암의 계류면 생가가 의문의 방화로 소실되며 서사가 출발한다. 당대 최고의 도편수 지범근은 생가를 절대 복원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도끼 날을 물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지범근에게 버림받아 원망을 품고 살아온 아들 재헌은 이운암의 손자 건승의 제안을 수락하며 금기를 깬다. 여기에 어머니의 참혹한 자살 이후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버지를 찾아 나선 20대 여성 대형 트럭 기사 시록이 이운암 기념관을 거쳐 합류한다. 파가부터 개기, 상량, 생가에 이르는 전통 한옥의 건축 공정을 목차로 삼아.. 집을 짓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주술적 의식처럼 다가오게 만든다. 유황과 천룡, 전통과 현대가 충돌하는 음산한 숲 유럽에서 인류학자 J.G. 프레이저의 <황금가지>를 인용하며 수목 신앙을 강의하던 재헌의 차가운 이성은 화재 현장에 진동하는 유황 냄새 앞에서 기묘한 균열을 일으킨다. 악령을 쫓기 위해 뿌려진 유황의 흔적은 복원 공사 내내 불길한 복선으로 작용한다. 특히 전북 패천의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공간, 이른바 섬가네 산으로 불리는 곳에서의 황장목 벌목 에피소드는 숨 막히는 몰입도를 선사한다. 영화 <파묘>의 긴장감을 능가하는 불길함, 음험함이 온몸을 휘감는다. 수백 년 된 금강송 황장이 품고 있을 천연 독가스를 우려해 가스 검침기를 동원하고, 백 일간 치성을 드린 태화와 지평이 동티를 막으려 고군분투하는 장면은 과학과 미신이 공존하는 이 소설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방증한다. 재헌과 시록이 동행하는 여정은 극의 긴장도를 극대화하며, 지리산 자락 끝의 습한 식물원 같은 풍경은 질감을 더해 생가를 둘러싼 악의적 기운을 경고한다. 군사독재의 잔재를 오컬트 호러로 직조해 낸 서늘한 통찰 <생가>는 단순한 원귀의 등장을 넘어 권력의 폭력성과 광신적인 숭배가 빚어낸 역사적 트라우마를 짚어낸다. 이운암은 누군가에게는 국부이자 영웅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군사독재자, 학살자이며 폭군이다. 소설은 무너진 독재자의 성역을 다시 세우려는 맹목적인 집착을 통해 오늘날에도 유효한 갈등의 축도를 보여준다. 생가 지하실의 은밀한 목욕탕에서 이운암이 자신의 권력을 연장하기 위해 혈육인 나희를 천룡이라는 괴물에게 제물로 바치는 참혹한 과거가 드러날 때.. 우리는 활자 너머로 번지는 섬뜩한 공포를 마주하게 된다. 무병의 저주 속에서 고통받던 시록의 사연은 개인의 불행이 어떻게 거대한 국가 단위의 폭력, 권력욕과 닿아 있는지 리얼하게 그려낸다. 선조의 시체, 두꺼비를 품은 당나무를 주술적으로 해석하는 무속적 세계관은 건축 자재를 넘어 인간의 탐욕이 깃든 기괴한 토템으로 기능한다. 단죄 받지 않은 자들을 향한 두 번째 도끼 & 영상화의 기대 가장 강렬한 잔상을 남기는 대목은 결말부의 핏빛 응징이다. 불타는 생가와 되살아난 천룡의 발악 속에서 재헌은 용의 이름이 새겨진 도끼를 아버지 지범근의 이마에 꽂아 넣으며 대물림되던 비극적인 사슬을 스스로 끊어낸다. 이후 베트남에서 차분한 갈색 머리로 탈바꿈한 채 눈을 뜬 시록의 모습은 이 지독한 악몽이 남긴 흉터와 여운을 동시에 보여준다. 저자는 책 말미에서 여전히 사과받지 못한 이들과 단죄 받지 않은 자들이 남아 있음을 지적하며, 어쩌면 두 번째 도끼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는 시록과 재헌의 복수극이 끝나지 않았으며 속편을 통해 부조리한 세상을 향한 단죄가 계속될 수 있음을 예고한다. 나아가 <생가>는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심사 당시 공동 주최사인 스튜디오 S와 쇼박스로부터 영상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영화 <기담>, <곤지암>의 정범식 감독이 추천사를 남길 만큼 독보적인 미장센을 뿜어내어 머지않아 스크린이나 OTT를 통해 살아 움직이는 서스펜스 스릴러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준다. 만약 영화화된다면 장재현 감독 <파묘>와 같은 끈적한 기괴함, 인간의 대를 잇는 탐욕을 맛볼 수 있는 오컬트 호러 명작으로 태어나길 바란다! #신재민소설 #생가 #북다 #교보문고스토리대상 #오컬트호러 #한국형호러 #미스터리소설추천 #이운암생가 #수목신앙 #도편수 #건축소설 #현대사스릴러 #독서리뷰 #책추천 #소설베스트셀러 #스릴러소설 #정범식감독추천 #쇼박스영상화기대 #여름휴가책추천 #몰입감좋은책 #영화감독소설가 #신간도서리뷰 #책블로그 #북스타그램 #서스펜스소설 #북다방 #서평단 #도서제공협찬 #소설추천리뷰 #신간추천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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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때는 조금 낯설기도 했고, 처음에는 전 대통령의 생가를 복원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읽을수록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깊고 어두운 곳으로 들어간다. 한옥과 도편수, 상량문, 수목 신앙 같은 한국적인 소재에 오컬트와 미스터리를 섞어 놓았는데, 특히 ‘집’이라는 익숙하고 안전해야 할 공간을 공포의 대상으로 바꿔 놓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 대통령 이운암의 생가가 화재로 소실된다. 그리고 과거 그 집을 지었던 도편수 지범근은 죽기 전 이상한 말을 남긴다. 그 집을 다시 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럼에도 이운암의 손자 건승은 범근의 친아들이자 도편수인 지재헌에게 생가 복원을 부탁한다. 아버지와 오랜 시간 단절되어 있었고 깊은 원망까지 품고 있던 재헌은 오히려 아버지가 그토록 막으려 했던 생가 복원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생가를 살펴보기 시작한 재헌은 하나둘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집은 단순히 건물 하나만 보고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위치부터 건물 사이의 조화와 균형, 사람의 동선까지 모든 것이 맞물려야 하는데 이곳은 어딘가 묘하게 어긋나 있다. 마치 집 전체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게다가 생가를 조사할수록 아버지가 남긴 경고 역시 단순한 고집이나 미신으로 치부하기 어려워진다. 한편 대형 트럭 기사 시록에게도 사정이 있다. 어머니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통화했던 사람을 계기로, 평생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 나선 시록.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던 재헌과 시록의 이야기는 점차 한곳을 향하기 시작하고, 두 사람은 생가에 감춰진 과거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도대체 이 집에는 무엇이 있었기에 지범근은 죽기 직전까지 복원을 막으려 했던 걸까. 그리고 왜 다시 지어서는 안 되는 걸까. 『생가』는 그 질문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생가』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한국적인 소재를 공포와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도편수와 한옥은 물론이고 상량문을 비롯한 전통적인 요소들이 이야기 곳곳에 등장한다. 특히 집의 위치와 구조, 건물끼리 이루는 균형과 동선까지 하나하나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평범하게만 보이던 집도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여기에 민간신앙과 오컬트적인 요소가 더해진다. 오래된 한옥과 나무, 상량문처럼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익숙한 것들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바로 그 익숙함에 조금씩 균열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처음부터 대놓고 무섭다기보다는 ‘뭔가 이상한데?’ 하는 기분이 서서히 쌓여간다. 익숙한 공간인데 어딘가 잘못된 것 같고, 분명 집인데 편안하기보다는 안쪽에 무엇인가 숨겨져 있을 것 같은 느낌. 이런 종류의 서늘함을 좋아해서 개인적으로는 꽤 재미있었다. 『생가』는 귀신이 갑자기 튀어나와 깜짝 놀라게 만드는 방식의 공포보다는 알면 알수록 찜찜하고 서늘해지는 이야기에 가까웠다. 처음에는 불타버린 생가와 아버지가 남긴 수상한 유언이 궁금해서 읽게 되지만, 집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갈수록 그 안에 얽힌 사람들의 과거와 욕망까지 함께 드러난다. 그래서 읽다 보면 단순히 ‘이 집에 무엇이 있는가’보다 ‘사람들은 왜 이 집을 다시 세우려고 하는가’라는 쪽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제목과 소재가 끝까지 맞물린다는 점이었다. 집을 다시 짓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되살리는 일일까. 건물만 예전 모습으로 되돌린다고 해서 정말 과거를 복원할 수 있는 걸까. 오히려 감춰 두었던 기억이나 욕망까지 함께 되살아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옥과 도편수, 민간신앙이라는 한국적인 소재에 미스터리와 오컬트를 더한 작품을 찾는다면 한 번 읽어볼 만한 소설이다. 특히 서양식 오컬트와는 또 다른,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과 믿음에서 비롯되는 공포를 좋아한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작품은 무엇보다 결말을 모르고 읽는 편이 좋다. 생가가 품고 있는 비밀과 인물들의 관계를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이 소설의 재미이기 때문이다. @rinob_ooks 리노의 책들 서평단 모집을 통해 북다 출판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생가 #신재민 #북다 #한국소설 #책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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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인과응보,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네요. 자신의 모든 행동과 생각이 원인이 되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결과로 이어지네요. 한국 오컬트 호러 장르의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네요. 단순한 괴기스러움이나 오락적인 공포와는 다르다는 것. 《생가》는 신재민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네요. 저자의 이력을 보니 본인의 오리지널 아이디어로 각본을 쓰고 연출하는 영화 감독이었네요. "1994년 태어난 비디오키즈로, 고등학생 때부터 영화를 만들다가 어느새 소설까지 마수를 뻗친 생태계 교란종. 2020년 에이스토리 신진작가 데뷔 프로그램에 당선돼 글쓰기를 시작했고, 2021년 CJ ENM 오펜 스토리텔러 입상 등의 경력을 쌓아 영화 《커미션》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같은 해 첫 장편소설 『생가』로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어쩐지 첫 장면부터 영화 스크린을 보는 듯 생생한 시각적 이미지 연출이 눈길을 사로잡네요. 압도적인 분위기로 등장하는 인물, 이운암의 얼굴이 크게 클로즈업되었다가 빠지면서 소설의 중심이 되는 장소를 넓은 시야로 보여주고 있네요. 연기와 불꽃이 치솟으며 터져 나가고, 다음 장면에서는 훨씬 더 강렬하고 충격적인 현장을 묘사하고 있네요. 소설은 가상의 인물인 이운암과 생가의 비밀을 다루고 있네요. 이운암은 과거 독재를 일삼았던 전직 대통령으로 현재까지도 잘 살고 있는 인물인데 그의 생가가 화재로 불타자마자 생가를 지었던 도편수(목수 중 최고 우두머리) 지범근이 양아들에게 '생가를 절대 복원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 채 기묘한 죽음을 맞는데요. 이운암의 손자 건승이 불에 탄 생가를 복원하기 위해 목수를 만나지만 지범근의 유언 때문에 아무도 나서질 않게 되면서, 독일에 살고 있는 지범근의 아들 재헌까지 찾아가게 되고, 재헌은 오히려 아버지의 유언을 듣더니 금지된 복원을 강행하면서 긴장감은 고조되네요. "그 집 짓지 마. 다시 지어선 안 돼." (14p) 도대체 왜, 무엇때문에 복원을 막은 것일까요. 생가 복원을 둘러싼 기묘한 비밀과 공포를 다룬 한국 오컬트 호러 미스터리 작품이네요. 가상의 이야기인데도 어딘가 익숙한 인물의 특징 때문에 피비린내 나는 역사와 썩은 권력의 추악한 면들을 떠올리게 되네요. 아버지를 증오하면서도 그 심연을 닮아가는 인물을 보면서 대물림되는 유산과 역사로부터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금기를 깨뜨린 뒤에 드러나는 잔혹한 진실, 결국 악인악과, 대가를 치르는 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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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 산지 오래 되었다. 유년 시절 5,6년정도 기와집에서 산 적도 있었는데 집이 계절 따라 변해가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마당에 장독을 놓을 수도 있어서 도시 속의 작은 시골에 살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담장이 낮아서 이웃과도 서슴이 없었다. 아파트로 이사오니 편리하기는 했지만 이웃과의 교류도 그렇고 어느 정도의 답답함은 감수해야 했다. 책을 읽으면서 유독 집을 짓는 과정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한때나마 나무로 지은 집에 살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집을 짓는 일이 그리 어려우니 새 집에 들어갈 때 할 유의할 점도 많은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교보문고 스토리 대상작’을 매년 읽어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끔 읽어본 소설은 참신하면서도 완성도가 높았다. 고등학생 때부터 영화를 만들다가 소설까지 쓰게 된 저자는 ≪커미션≫이라는 영화를 통해 감독까지 데뷔한 만큼 사실적이고 가독성 있는 내용으로 전혀 다른 시각의 ‘집’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나 입지전적인 인물이 태어난 집을 ‘생가’라 칭하며 어떤 상징이나 문화적 가치로써의 역할까지 하는 곳은 많다. 책은 전 대통령의 생가가 불타버리고 그 집을 지은 도편수도 괴이한 죽음을 맞이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집을 다시 짓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지만 전 대통령의 손자는 독일에서 교수로 있는 도편수의 아들을 찾으면서까지 복원하기를 바란다. 아버지에게 내쳐진 아들은 돈이 필요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유품인 도끼를 찾아들고 집을 지으려고 한다. 와중에 역시 괴이한 죽음을 맞이한 어머니의 과거를 따라 ‘시록 아빠’를 찾아 나선 트럭 기사와 집을 세울 나무 ‘황장’을 그냥 주겠다는 선산 주인 등 여러 인물과 얽히고설키면서 커다란 비밀을 서서히 알게 된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처럼 권력과 재물을 탐내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그 존재는 ‘집’과 함께 살고 죽는다. 때로는 악마와 손잡고 영생을 꿈꾸기도 한다.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이 모든 이들에게 안식을 주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등장인물들 저마다 각자의 역할이 있는 이야기로 촘촘하면서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줄 공포호러 소설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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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활동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 대상 수상작이다. 대통령의 생가를 다시 짓고 보수하는 일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한옥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오컬트 스릴러를 주장르로 한다. 즉 집을 둘러싼 비밀과 암투를 그리는 이야기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것은 풍속과 풍수지리를 많이 활용한다는 점이다. 지관이나 풍수사 같은 사람들이 나와서 약간 또 다른 버전의 '파묘'같은 느낌도 든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집을 둘러싼 이야기가 상징하는 바가 있고, 그와 얽힌 일들이기에 다소 좁아보이는 공간이나 특정 사건을 둘러싸고 굳이 복잡하게 만드는 면이 있다. 하지만 오컬트적인 설정과 여러 디테일한 부분들이 집요하게 탐구되고 묘사되어 있기에 마치 튼튼한 집을 짓듯 쌓아올리는 부분들이 인상적이다. 확실히 영상화를 염두에 둔 소설이라는 것이 느껴지면서도 여러 오컬트성으로 읽는 맛이 좋다. 다만 캐릭터들의 분배나 활약, 명확한 대결들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숨겨진 메시지가 강렬하게 나타나면서 뿜어내는 강렬한 에너지들을 읽을 수 있다. 영상화가 되어보길 기대한다. **어떻게 보면 꽤 민감한 소재를 다뤘지만 과감하게 돌파해나간다. ***막상 집을 짓는 이야기와 과정이 좀 약한 것 같다. ****집보다 그 안과 외부적인 것들이 오히려 너무 겹치고 발생하는 셈이다. *****집을 짓기보다 사실상 복원에 가까운데 그 과정이 생각보다 길게 되어 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들을 합치거나 정리해도 좋아보였다. 만약 영화화 된다면. *******오컬트 장르로 접근한 한옥의 관점이라 흥미로운 것도 있었다. ********우리나라 역사의 어떤 부분을 덩어리로 넣어둔 듯 하다. *********권력을 둘러싼 욕망으로도 볼 수 있다. **********그 욕망들을 조금 더 집을 중심으로 나눌수도 있었을 것 같다. ***********이왕이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만 더 벌어졌어도 좋았을 것 같았다. ************약간 이국적인 요소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민감한 부분에 또 민감한 부분이 덧대어진듯 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역사와 관련 있다고 보면 살짝 안맞는 부분도 있었다. ***************일종의 영향을 주는 업보라고 쳤을때 실제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을 가능성이 크기에. ****************이 정도면 일본의 영향도 있어야 하지 않나 싶었다. *****************이왕 여러 가문이나 집단이 달려들어서 부딪쳐야 되지 않았나 상상했다. ******************도편수가 되기 위한 과정이 좀 급해보이기도 했다. *******************사실 오래도록 연마하고 현장에서의 실력을 바탕으로 가는 자리가 아니던가. ********************오히려 문화재 복원가에 가까운 태도나 입장이기도 했다. *********************하지만 장르 중심으로 파고든 듯 했다. **********************그 장르성에서 오는 디테일들이 힘의 축이 되어주고 있다. ***********************무속이라는 지점도 워낙 요새 유행하다보니 익숙한 부분이 있다. ************************결국 전통과 대를 잇는다는 지점의 어떤 부분이 결합된 공포이다. *************************잘못된 혈을 끊는다는 풍자극으로도 읽힌다. **************************영상화가 되면 여러모로 '파묘'가 떠오를 것 같다. 속편 격으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다. ***************************명당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명당이 깨질수도 있다. ****************************반대로 명당이 아닌곳도 명당과 비슷하게 끌어올릴수도 있다. *****************************오래 살아남거나 누린 곳은 확실히 뭔가 있다. ******************************나무에 대한 신앙은 태양에 관한 신앙못지 않게 여러나라에서 강하다. *******************************아직도 우리는 생각보다 한옥에 대해 모르는게 많다. ********************************역시 우리는 한의 민족이다. 한이 쌓여 있을수록 발생하는 갈등이 많다. *********************************근데 이를 저주나 복수로 풀게 되면 좀 다른 방식이 되는 것 같다. **********************************전통적인 여운의 이야기에서 서구적인 이야기가 되어가는 것이다. ***********************************'파묘'나 '악귀'에서 시작된 흐름이 더 이어지고 진해지는 것 같다. ************************************앞으로 한동안은 오컬트의 유행이 몰아칠지도 모르겠다. *************************************결국 귀신과 마주하는 것은 역사와 과거와 마주하는 것이다. **************************************과거를 극복하고 현재를 마주하며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생가 #북다 #교보문고 #신재민 #장편소설 #교보문고스토리대상 #한옥 #도편수 #대통령 #풍수 #지관 #역사 #도끼 #저주 #천기 #황장목 #대목장 #염승 #고독 #염매 #상량식 #주술 #방법 #무당 #당산나무 #복원 #오컬트 #공포 #영화 #영상화 #풍수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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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명 인사들의 과거를 조명하는 일은 대부분 그들의 나고 자란 집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른바 생가로 일컬어지며 우리에게도 그런 유명인으로의 생가들이 존재한다. 많은 유명인들이 있겠지만 국가의 상징적 인물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의 생가는 전직이든 현직이든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찬양하기 위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하겠다. 하지만 대통령이란 인물도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그들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는지를 낫낫히 밝혀낼 수는 없다. 숨겨진 비밀이 많을 수록 칭송과는 다른 원망과 혐오가 가득한 생가가 될 수 있음을 우리는 현실적인 정치 상황 아래서 그 모습들을 많이도 보아 왔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합법성을 가장한 악행을 저지르고 영원을 꿈꾸고자 했던 인물의 이야기를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생가" 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인물의 과거, 현재를 통해 국민에게 어떤 의미로 전해지는지를 그의 생가 복원을 둘러 싸고 도편수와 그의 가족에 얽힌 이야기들이 마치 짜맞춘 듯한 완결성을 보여 주며 동양적 신비감과 함께 오컬트적인 매력을 더해 독자의 손에서 책을 놓치 못하게 하는 독특함을 보여주는 책이다. 도편수라함은 집을 지을 때 모든 것을 총괄하는 장을 이르며 그러한 도편수는 특히 집이라는 존재를 인간의 삶이 머물고 잠자는 단순함 그 이상의 시공간으로 보며 음양오행의 기운에 따라 집을 어떻게 짖고, 주추돌은 어떻게 놓아야 하며 대들보는 어떻게 올려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러한 과정이 지금의 우리로서는 미신적이라 치부하고 우스갯 소리로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집이 갖는 의미를 인간을 넘어 우주적 존재의 강림처로 인식 음양오행과 주술적 관계를 더해 오묘한 느낌과 오컬트적 감성으로 독자의 감성을 시원하고도 맛깔스럽게 재단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이운암, 그의 생가가 불타는 사건이 발생하고 도편수 지범근은 '절대 다시 짖지 말라'는 함구로 제자들에게 유언을 남기고 죽음을 맞는다. 그런데 왜? 전직 대통령이자 국민의 칭송이 가득한 이운암의 생가 복원을 금했을까? 궁금해 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고 그러한 사유를 저자는 이운암의 과거 전력부터 조사해 밝혀지지 않은 비밀과 악의 하수인이 된 이운암의 꿈이 세계를 정복할 수 있음을 깨달아 자신의 대에서 막고자 했음을 후렴처럼 들려준다. 아버지의 기문을 훔쳐 보았다해서 자식의 연까지 끊어버려 혼자가 된 그의 아들 지재헌은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운암의 생가 복원을 위한 작업에 착수하는데.... 초, 중반까지의 내용은 이운암의 과거 경력과 그가 베트남에서 어떤 행위를 했는지, 그에게 어떤 자연적 존재가 빙의해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고르게 이어진다. 그 가운데 지범근의 수재자이자 도편수인 한벽종의 방해가 심해지고 지재헌을 돕는 몇 안되는 인물들의 조우와 그들의 행보가 어우러져 이운암 생가를 복원하기 위한 플랜에 돌입하지만 생가 복원을 위한 황장목을 구하기 조차 어려워 질 즈음, 갑자기 황장목을 기증하겠다는 인물이 등장하고 그와 맞물려 생가 복원은 급속도로 진행되어가는데, 황장목 기증자는 왜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황장목을 기증했을까 하는 의문이 꼬리를 물게 되고 결국 그것 역시 섬씨 일가를 지킨 오랜 당산나무로의 황장목이었음을 알게 된다. 황장목 내부 깊숙이 똬리를 틀고 숨어 있는 존재, 천룡은 이땅에 없는 존재였지만 베트남 전쟁 당시 이운암에 빙의 되어 한국으로 들어와 섬씨일가의 보살핌을 받으며 대대손손 살아왔고 이제 생가 복원의 때를 만나 그의 천하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집 하나 짖는데도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우리의 조상들은 오랫동안 음양오행과 풍수적인 지혜를 더해 인간의 삶이 이뤄지는 장소도 허투루 만들지 않았음을 깨닫게 해 준다. 도편수의 입장을 따라 가 보면 나무를 보는 방식이나 집을 짖는 방식 등 뿐 아니라 풍수적인 관계로의 집에 대한 이해를 깊게 가져볼 수 있다. 재미 역시 만족할만한 수준이지만 오컬트적인 맛은 생경한 느낌으로 전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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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신재민장편소설 #북다 참 오랜만에 접한 오컬트 호러 소설이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2017년 독재자인 전 대통령 이운암의 생가가 화재로 타오르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왜! 아버지이자 도편수인 지범근은 “생가를 절대 복원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을까? 어떤 기함할 것이 숨겨져있길래. 멸실된 집을 굳이 다시 세우려 하는것일까. 그리고 그 복원의 욕망 속에서 튀어나오는 험한 것들의 정체를 추측하며 몰입해서 페이지를 넘겨나갔다. 몰입도가 상당했다. 한옥이 불타는 대목을 읽을 때는 자연스레 2025년 3월, 초대형 산불로 잿더미가 되었던 경북 의성 고운사의 소실이 떠올라 서늘한 소름이 돋았다. 2008년 숭례문 방화 사건이나 수많은 화재 참사를 넘어, 당시 강풍을 타고 날아든 불길에 고운사의 보물 가운루와 연수전을 비롯해 전각 21동과 사찰림의 97% 이상이 한순간에 소실되었던 그 허망함이 소설 속 장면에 겹쳐졌다. 소설은 단순히 무서운 신기루가 아닌, 공간의 붕괴가 주는 이 묵직한 실체적 공포를 디테일하게 그려낸다. 목차는 파가(破家), 개기(開基), 열초(列礎), 선목(選木), 벌목(伐木), 입주(立柱), 상량(上樑), 생가(生家)로 이어지는 한옥의 건축 순서를 따라 흐른다. 그러나 이야기의 핵심은 건축 그 자체도 있겠지만, 그 뒤에 도사린 샤머니즘과 수목신앙, 그리고 가택신앙의 기괴한 충돌에 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무의식중에 샤머니즘이나 오컬트에 대한 본능적인 외경심을 갖고 있다. 맹목적으로 믿지는 않지만, 수령 100년이 넘은 거목이나 당산나무를 마주하면 왠지 모를 압도감을 느끼곤 한다. 민속학에서 오래된 큰 나무는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자 신성한 나무로, 허락 없이 나무를 베거나 가지를 꺾으면 '동티가 난다', 즉 병이 나거나 집안에 우환이 생기는 등 신벌을 받는다고 믿는 민간신앙이 있다. 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은 죽은 공간을 살리겠다고 살아있는 신성한 나무를 베어버리는 역설적이고 기이한 탐욕을 보여준다. 이 탐욕은 결국 가택신앙마저 깨뜨린다. 한국의 전통 신앙에서 집은 성주신과 터주신 같은 가신(家神)들이 상주하는 공간이며, 대들보를 올리는 상량은 집에 비로소 온전한 생명과 질서를 부여하는 성스러운 의식이다. 그러나 억울하게 베어진 영목의 한(恨)과 인간의 오만함으로 지어진 가짜 생가는, 신이 거처하는 집이 아니라 기괴한 령이 깃든 '공포의 생명체'로 태어나고 만다. 우리가 오래된 나무나 불탄 폐허 앞에서 느끼는 알 수 없는 중압감은, 옛날부터 내려온 수목·가택신앙의 감각이 여전히 우리 유전자 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이기적인 복원 욕망이 불러오는 서늘한 공포를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끔 매력적으로 그려낸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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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문 너머에 아버지가 있을까. / p.97 생전 할머니께서는 늘 화재 사건을 보시면서 나라가 망하려는 징조라는 말씀을 하셨다. 화재 피해자분들께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매년 화재가 끊이지 않는데 나라는 왜 여태 멀쩡히 굴러가고 있는지 괜히 토를 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예전 어르신들의 미신 같은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요즈음 더 많이 일어나는 듯한 화재가 제발 판타지로만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화재 사건을 다룬 이 작품은 신재민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여름에 어울리는 장르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그동안 추리나 스릴러 작품들은 영미권 아니면 일본 작품들을 주로 접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 작가님들의 작품을 접하는데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특히, 상상력이 가장 큰 약점이었던 내 머릿속에도 그려질 정도의 스토리텔링은 강점으로 다가왔다. 기대를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의 주인공은 지재헌으로, 도편수로 이름을 날린 지범근의 아들이다. 아버지는 죽기 전 유언으로 도편수 제자에게 전 대통령 이용암 생가를 재건축하지 말라는 말을 남긴다. 제자는 이용암 재단의 부탁에 거절했지만, 재헌은 이를 수락한다. 불에 탄 이용암 생가를 다시 건축하는 과정에서 기이한 일과 무시무시한 비밀을 알게 된다. 과연 지재헌은 아버지의 유언을 어기고 무사히 생가를 완성할 수 있을까. 술술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역시나 언급했던 스토리텔링의 매력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건축이라는 소재가 주는 낯선 느낌은 있었지만 전문적인 용어를 모른다고 해서 줄거리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거기에 이야기의 주된 흐름은 주인공이 유언을 어겨서 일어나는 일과 드러나는 비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속도감 있는 작품을 원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인물들의 양면성이 인상적이었다. 소설에서 지재헌은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기억을 가지고 복수하기 위해 재건축 제의에 응한다. 또한, 재헌의 건축을 돕는 인물들은 각자의 이유로 악인 이용암을 돕는 일을 선택한다. 그나마 선하게 보이는 문시록마저도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기 위해 동참했다는 점에서 다르게 느껴졌다. 이들에게서 동전의 양면 같은 모습이 보였는데 제일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누구나 선악을 가지고 태어난다. 성장하면서 그만큼의 선악을 학습하고 행동하면서 살아간다. 하늘 아래에 완전 악인도, 무결한 선인도 없다. 과연 그들이 무조건 잘못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분명 잘못된 길을 걸었던 이들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이들의 이야기에서 나와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겹쳐졌다. 재헌과 그를 돕는 이들 모두 각자의 목적 앞에서 완전한 해답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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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생가』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솔직히 어떤 이야기인지 잘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전 대통령의 생가가 나온다고 해서 조금 무겁거나 역사적인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예상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소설이었습니다. 첫 장부터 긴장감 있게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기 어려웠던 책이었습니다. 이야기는 2017년, 전 대통령 이운암의 생가가 갑자기 불타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생가를 지었던 도편수 범근은 죽기 전에 ‘절대 다시 짓지 말라’ 는 유언을 남깁니다. 집을 다시 지으면 안 된다는 이유가 무엇인지 처음부터 궁금해졌고, 그 비밀을 따라가는 과정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재미였습니다. 범근의 아들 재헌은 아버지와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반발심으로 결국 생가 복원을 맡게 됩니다. 생가를 조사하던 중 지하에서 이상한 공간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와 마주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긴장감 있게 흘러갑니다. 한편 트럭 기사 시록은 죽기 전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통화했던,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아버지를 찾기 위해 생가를 찾아오게 됩니다. 서로 전혀 다른 이유로 생가에 오게 된 재헌과 시록이 함께 사건을 파헤쳐 가는 과정도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이어졌습니다.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바뀌고 장소가 바뀌어서 조금 헷갈릴까 걱정했는데, 읽다 보니 오히려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하나씩 연결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여러 지역뿐 아니라 해외 이야기까지 이어지는데도 이야기가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새롭게 느낀 것은 한옥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한옥이라고 하면 예쁘고 고즈넉한 전통집을 떠올리는데, 이 책에서는 한옥이 아름다운 공간이 아니라 오래된 비밀과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공간으로 그려집니다. 그래서 생가 안을 조사하는 장면이나 지하실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저도 모르게 긴장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목과 연결되는 **‘복원’**이라는 의미도 인상 깊었습니다. 처음에는 불타 버린 생가를 다시 짓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생가를 다시 세우는 일과 함께 그 안에 잠들어 있던 미지의 존재까지 다시 깨어난다는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같은 단어인데도 이렇게 두 가지 의미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등장인물들의 갈등도 재미있었습니다. 끝까지 복원을 반대하는 아버지와 그 금기를 깨고 복원을 시작하는 아들. 같은 가족이지만 서로 전혀 다른 선택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계속 궁금했습니다. 읽을수록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복원을 막으려고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유가 하나씩 밝혀질수록 더욱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속도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한 장을 읽고 나면 다음 장이 궁금했고, 쉬려고 책을 덮었다가도 결말이 생각나 다시 펼치게 되었습니다. 정말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졌고, 빠르게 흘러가는 전개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잔인한 장면은 생각보다 강렬했습니다. 저는 원래 무서운 이야기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닌데도 읽으면서 몇 번은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렇다고 무섭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긴장감이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작품성을 분석하거나 어려운 의미를 찾는 독자는 아닙니다. 그저 읽으면서 재미있는지, 다음 장이 궁금한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생가』는 정말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숨겨진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는 과정도 좋았고,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않게 만드는 전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조금만 더 읽고 자야지.”**라고 생각했다가 끝까지 읽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스릴러와 미스터리, 오컬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서 긴장감 있는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생가에 숨겨져 있던 비밀과 등장인물들의 선택이 한동안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저처럼 책을 어렵게 읽지 않는 독자도 충분히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오래 기억에 남을 스릴러 소설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