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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에서 고전을 연구하고 강의하시는 간호윤 교수님의 56번째 책이 나왔다. 이 책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조선후기에 작자미상의 '기부팔역시'를 번역하고 분석한 책이다. 조선시대 태종이 전국을 8도로 나누었고, 그 체계가 1896년 13도로 나뉠때까지 계속 되었다. 한성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 남쪽으로는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가 있고, 북쪽으로는 강원도,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가 있다. 이 지역의 도시의 이름을 풀어서 여러가지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 기부팔역시이다. 부는 조선시대의 과거의 한 과목일 될 정도로 문인으로서 글을 잘 쓰는지 평가하는 항목이었다. 7언대구의 형식으로 산문과 운문 사이의 글이다. 기부팔역시가 나올 당시 조선에는 367개의 읍호가 있었다. 전라도는 56개, 경상도는 70개, 충청도는 54개가 될 정도로 남쪽이 많았고, 강원도 25개, 황해도 23개, 평안도 40개, 함결도 23개로 북쪽은 더 적은 마을이 있었다. 이런 지명을 이용하여 유교적 이념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부로 표현한 것이 기부팔역시이다. 이 시는 작자미상인데 왜 이것을 만들었는지도 의문이다. 과거에 응시하기 위해 만들었다거나 학자나 관료로서 전국의 마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었다거나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지금도 노래 중에 인물을 소개하는 노래, 예를 들어 한국을 빛낸 인물 100인이라는 것처럼 각 도시를 소개하는 운문을 재미있게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한문 혼용으로 만든 조선읍호가가 있다. 기부팔역시는 한자로만 되어 있어서 차이가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조선 후기 지식인들이 조선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보았는지 보여준다는 것이다. 우선 한성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에서 시작하여 충청, 전라, 경상, 강원, 황해, 평안, 함경 순으로 우열을 두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또 마을마다 순위가 있다. 예를 들어 인천은 경기부에서 중간 정도의 순위이다. 당시는 개성, 광주, 양주, 파주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마을이었다. 충청도는 한산, 온양, 연산, 연기, 부여 등이 우선되고, 전라도는 강진, 장수, 운동, 남원, 익산 등이 우선이 되었으며, 경상도는 진주, 영주, 의성, 하동, 대구 등이 우선이 되고 있다. 이러한 마을의 우선 순위도 당시의 사고에 따른 것이다.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북한 지역의 우선순위를 보니 평안도와 함경도는 잘 알지 못하겠더라. 저자는 이 작품을 각 지역을 단순한 행정구역이 아니라 역사적 전고, 경제적 기반, 유교적 덕목, 심미적 풍류가 중첩된 다층적 상징 공간으로 재구성하여 독창적이라고 평가한다. 기부팔역시는 조선 후기 지식인들이 국토를 바라보는 다섯 가지의 시각인 수도 중심의 위계성, 역사적 정통성, 경제적 실질성, 유학적 덕목주의, 심미적 문화주의를 시적 언로로 집약한 문학적 지리지이자 공간 지리인문학이라고 평가한다. 지리인문학은 인문도 땅의 토대에서 구축되기 때문에 그 지리를 중시해야 한다는 인문학이다. 조선 후기 실학의 영향으로 조선이라는 영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많은 책들이 나왔다. 우리나라 각 마을의 이름으로 그 의미를 패러디하여 이해하기 쉽게 만든 기부팔역시는 당시 선비들의 흥미에 의하여 나온 것이 아닌가 하다. 인천에 대한 부분만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어진 내는 넓고 은혜를 널리 펴고 길은 평평하여 확 터져 있고. 인천은 어진 내이다. 왕의 은혜가 넓게 퍼져 있는 곳이라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지금은 왕의 시대가 아니고 국민의 시대이다. 우리 국민의 힘과 의지가 인천에 넓게 퍼져 있다고 나는 부르고 싶다. 나도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이렇게 지명 가지고 놀고 있었을텐데. 2026. 8. 15. 걷는 변호사 조용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