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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걸어라 -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후 무엇을 배워야 할지 정리해 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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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걸어라 -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후 무엇을 배워야 할지 정리해 준 책 걷는 변호사 ・ 1시간 전URL 복사  통계 본문 기타 기능이 책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알베르게에서 시간이 날때마다 읽기 위해 가지고 간 책이지만, 결국은 걸으면서는 보지 못하고 서울로 돌아와서 읽게 되었다. 근데 그것이 매우 잘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걸은 산티아고 순례길은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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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걸어라 -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후 무엇을 배워야 할지 정리해 준 책

프로파일 걷는 변호사 ・ 1시간 전


이 책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알베르게에서 시간이 날때마다 읽기 위해 가지고 간 책이지만, 결국은 걸으면서는 보지 못하고 서울로 돌아와서 읽게 되었다. 근데 그것이 매우 잘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걸은 산티아고 순례길은 5일간에 걸친 단거리 코스지만, 이 책의 37일간 일정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카미노에서 본 산과 계곡, 동네의 풍경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다시 내 머리속으로 돌아왔고, 그때의 감정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느낌을 받았다. 


이 땅에서 우리는 순례자요 나그네다.

우리는 멀리까지 왔고

아직도 먼 길이 우리 앞에 남아 있다. 


우리의 삶은 순례이다. 인생 자체가 한걸음 한걸음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바쁘고 힘들게 살고 있지 않은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는 사람들의 목적은 영적인 성장과 개인적 변화를 위해서라고 말한다. 순순히 관광으로 가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오래 기간 산티아고를 걷는 사람들은 어떤 변화의 목적으로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직장을 그만 두었거나 하던 일을 실패했을 때, 인간관계에 실패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산티아고에서 자신의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가고 싶어한다. 은퇴자들이 많은 산티아고에는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보상하기 위한 순례자들도 많았다. 어떤 이유든 산티아고는 걸은 자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에 사는 수녀로서 톰이라는 신부와 함께 37일간의 산티아고 순례를 마치고, 자신이 카미노에서 배운 25가지의 교훈을 이야기한다. 오랫동안 길을 걷고 숙소를 바꾸어야 하는 불편함은 편할게 살던 미국인에게는 매우 불편한 일이다. 나도 알베르게에서 겪은 일들은 수십년간 겪어 보지 못한 일로서 불편한 것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면서 코 골거나 잠꼬대하고, 아무렇게나 옷을 벗는 것은 불편하였지만 하루 이틀 지나니 모두 익숙해졌다. 그러나 그런 모습이 산티아고의 매력이 아닐까.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섞여서 길을 걷는 동안 배울 것이 많다. 화장실과 세면대도 부족하여 제대로 씻지 못하고, 불결한 것도 참아야만 한다. 다만 이런 환경에서 감기도 걸리고 설사도 하며, 베드버그라는 벌레에 물리는 부작용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조이스와 톰은 다른 사람들보다 천천히 걸었다. 다른 사람이 앞서가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들의 속도로 걸어갔다. 그들의 삶이 너무 바쁘고 복잡했기에 산티아고에서는 느리게 걷기를 선택한 것이다. 작가는 자신이 배탈이 났을 때에는 일정 코스는 버스로 갔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같이 다니는 사람과의 불편함, 쉽게 만났다 헤어지는 관계에서 어색함, 순례자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현지인의 대우에 대한 불쾌함 등은 내가 느끼는 그대로였다. 그러나 오랜 기간 걸으면서 자신의 세상과 단절되고 자기의 내면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변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미국인에게 한국인보다는 산티아고에 가기 쉽다. 대서양만 건너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차가 4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산티아고에는 주변 국가도 있지만 미국인들이 많이 걷는 것같다. 한국인들은 큰 마음을 먹고 가는 길인데. 


카미노에서 속도를 내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카미노에서는 반드시 속도를 늦추어 걸어야 한다. 속도를 늦추고 물을 많이 마시면 물집도 사라지고 마음의 생각과 평화도 돌아온다. 걷는 속도를 늦추는 외적인 행동만으로도 우리 내면의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갈라시아의 아름다운 풍경도 즐기고, 잠시 쉬면서 스페인 음식을 즐기는 것도 행복인 것을 알게 되었다. 걷다가 쉬는 시간도 늘이고, 걸음을 끝낸 후에는 자신만의 편안한 시간을 가져볼 수 있어 좋았다. 삶에 대한 태도와 방법을 바꾸기 위해서는 산티아고의 경험을 배우는 것이 좋다. 작가는 60세에 이 길을 도전했다. 그는 인생을 쉼없이 달렸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달리지 않기로 하고, 멈추어서 인생을 즐기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새로운 목표를 세워 보았다. 60이 되면 이 책의 작가처럼 800킬로미터의 산티아고 전 코스를 걸어보겠다고. 5년 후에 다시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게 되면 전 코스에서 카미노를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우리는 현재 순간을 누려야 한다. 그러나 과거나 미래에 얶매여 있다면 영원한 현재를 누릴 수 없다. 내면의 참된 해방은 우리가 과거와 미래를 내려놓고 일부러 현재에 집중할 때에만 찾아온다. 인격적 변화를 위해서는 현재에 더 주목해야 하며, 생각이 과거나 미래에 있으면 절대로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렇게 현재에 집중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순례길 걷기다. 그래서 산티아고에서는 떠나온 집이나 일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이 책을 쓰던 시기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기라 더 세상과 잘 단절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걸으면서도 카톡도 보고 한국으로부터 메세지도 받고 있어서 세상과 완전히 단절하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잘 쓰지 않는다면 순례길 걷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만들어진지 1000년이 넘었고, 이 길을 걸은 사람도 수백만명 이상이 될 것이다. 이전에 걸은 순례자의 흔적이 길 곳곳에 남아있다. 그래서 이전에 걸은 사람과 지금 걸은 사람은 하나의 순례자 공동체이다. 인생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순례길에도 동반자가 있거나, 걸으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갑자기 돕기도 하고, 도와야 할 때가 있다. 그들과 순간적으로 교류하는 것도 순례길에서 배울 기회다. 그들이 주는 도움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고마워해야 한다. 작가는 그런 사람들을 하느님이 보낸 천사라고 한다. 카미노의 길은 힘들지만 걷는 자에게 축복과 기쁨을 주는 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내가 산티아고 갔다와서 내 마음이나 정신을 정리해야 하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정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길에서 배운 것은 모두 인생에서 필요한 지혜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 온 다음에 읽을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2026. 10. 9.


걷는 변호사 조용주

YES마니아 : 플래티넘 y*******3 2026.10.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