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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몇 달만에 새로운 글을 올린다. 사실 올리고 싶은 글은 많지만 수정할 엄두가 안나 차일피일 미루다 내일이 윤리 독후감 수행평가 마감인 걸 깨닫고 부랴부랴 쓴 논어 독후감부터 먼저 올리게 되었다..ㅎㅎㅎ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만 '또 미루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라며 굳게 다짐하다 다음 순간에는 사람의 지위에서 추락하는 생활 방식은 언제쯤 고칠 수 있을까. 아마 평생 못 고칠 것 같다!
--------------------------------------------------------------------------- 나를 돌아보게 하는 힘, 논어
한상복 작가의 베스트셀러 ‘배려’에서 주인공 ‘위’는 철저한 이기주의자이며 성공만을 좇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배려를 체득하는 과정에서 ‘논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위’같이 차갑고 비정한 인물에게도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는 논어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될까? 무려 이천여 년 전의 책을 현대 사회가 계속해서 찾는 이유는 뭘까? 여러 대답이 있겠지만 수박 겉핥기식이나마 논어를 접하고 나서 내가 떠올린 이유는 하나다. 논어는 나를 돌아보게 한다. 공자의 단순한 문장은 누구라도 스스로를 공자의 ‘올바름’에 대어 보게 하고, 그 결과를 반성하게끔 한다. 지금부터 나의 정곡을 찌른 바로 그 구절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학이 편의 첫 문장- ‘배우고 때에 맞게 익힌다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논어’에는 호학, 즉 배움을 좋아하는 것의 가치를 강조하는 구절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공자는 스스로를 ‘이치를 깨달으면 즐거움에 근심을 잊어서 늙는 것도 모르는 이’라고 일컫는다. 그에게 배움은 즐거운 일이다. 가르치는 이와 배우는 이 모두가 앎의 즐거움을 잊어버린 이 시대에 ‘호학’은 거의 충격적일 만큼 신선하게 다가온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다. 하지만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라는 구절도 날카롭다. 학습과 사색의 공존을 강조하는 문장인데, 주어진 지식을 곱씹어 볼 새도 없이 집어삼키기에 바쁜 요새의 배움에 일침을 날린다. 나는 얼마나 생각하며 사는지, 또는 생각만 하다 그치지는 않는지 절로 반성하게 된다. ‘안다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안다는 것이다.’라는 말은 얼핏 당연한 소리 같다. 하지만 알면 안다고 말하고, 모르면 무지를 인정하는 것이 사실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툭하면 오만에 빠져버리는 나를 잘 알기에 무지를 인정하라는 공자의 말에 더욱 뜨끔했었다.
더불어 공자는 지속적인 수행을 무척 중요하게 여기는데, ‘배움에 있어서는 항상 아직 미치지 못한 듯이 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오히려 배운 것조차 잃어버릴까 두려워해야한다’는 문장이 그렇다. 이룬 것이 아닌 ‘이룰 것’을, 아래가 아닌 위를 바라보는 태도. 공자는 훌륭한 스승이기도 하지만 평생을 배움에 임하는 같은 인간으로서도 본받을 만한 동료라고 생각했다. 이렇듯 배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내가 논어 덕에 얻은 것들 중 가장 소중한 깨달음이다.
윤리 시간에 배워 안면이 있는 내용들도 심심찮게 등장하는데, 특히 인과 예의 조화를 말하는 구절들이 눈에 띄었다. ‘사람이 되어 인하지 못하면 예악은 배워 무엇 하겠는가?' 라는 문장은 인과 예의 관계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내면적 도덕이 결여된 형식은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책을 읽으며 ’논어‘가 저평가, 또는 왜곡된 시각에서 해석된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다. 나 또한 유교가 아무 쓸모가 없는 세상의 이치나 도덕만을 붙잡고 있는 학문이라고 여겼다. 사실 공자가 말했던 건 정반대였는데도 말이다. 공자는 모두에게 잠재된 ’인‘을 믿으며, 사람은 덕에 의해 교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한 인간 본연에 대한 신뢰가 각박한 현대 사회에 유교가 전하는 가장 큰 가치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논어’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통용될만한 가치를 담고 있다. 수천 년이 지나고 지금과는 뒤떨어진 부분도 분명 존재하지만, 논어의 핵심은 항상 우리의 삶을 관통한다. 논어는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고, 성찰의 길을 제시한다. 인류가 인간다운 삶, 진정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는 한 언제까지고 논어는 자신의 역할을 이어나갈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사실 급하게 읽는다고 눈에 띄는 구절들 중심으로 훑었는데 다음 번에는 꼭 한 번 정독해봐야겠다. 그 때 더 깊이 있는 독후감을 올리고 이 글은 슬그머니 내리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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