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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한한 신비감, 모험과 상상력이다. 이제 4학년이 되는 아이에게 바다에 대한 책들을 좀 권해 주고 싶었다. 나는 일이 바빠 짬을 낼 수 없지만, 실제로 아이를 데리고 여행도 가고 싶고 한 마음을 책으로나마 대신 풀고, 또 풀어주고 싶은 것이 이유였다.
바다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과 정보를 담은 책은 참 많았다. 하지만 그런 책들은 나중에 아이가 혼자서라도 충분히 읽고 또 그 때가서 읽어도 늦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뭔가 바다의 신비감과 환상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정서적인 그림책들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버뮤다 바다 속 바다>는 그런 그림책이다. 아마도 이 책을 아이에게 보라고 던져 주었다면 아이는 아마 힐끗 보고 ''다 봤어요'' 했거나 ''이건 아기가 보는 책이야'' 그러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너무 커버려서 무릎에 앉히기 버거운 아이를 나는 일부러 무릎에 앉히고 한 장 한 장 책 장을 넘겨 갔다. 아이와 나는 환상의 바다 체험을 하러 떠난 것이다.
''버뮤다''라는 말은 마의 삼각지대라는 말로 어른들에겐 익숙한 단어이다. 그리고 실제로 마지막 페이지에 ''버뮤다 삼각지대''그림이 나오기도 한다. 숱한 실종의 미스테리를 간직한 그 바다를 작가는 적당한 환상과 과학적인 지식이 알맞게 버무려진 어린이책으로 내놓았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즐겨 읽었던 과학만화에 ''심해어''가 나왔는데 지금도 나는 그 작은 만화컷 속의 심해어를 신비롭게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두 바닥 가득히 심해어가 나온다. 깊은 바다 속의 그윽하고 약간은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간직한채로 말이다. 또 물풀들 사이에 숨은 물고기들을 찾아 보는 것도 스릴 넘치는 재미가 있다. 정말 물풀을 들치고 바다 괴물이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다. 특징을 잡아 간결하게 그린 그림과 마치 시를 읽는 듯한 신화적인 느낌의 글들도 그런 분위기를 함께 돋워주고 있다.
방학을 맞아 아이와 체험활동을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늘 안타까웠는데, 이 책을 통해 아이에게 멋진 상상력을 선물했다고 생각하니 부모로서 미안했던 마음이 조금은 보상 받는 느낌이다^^. [인상깊은구절] 빙글 빙글 천천히 도는 바다. 넓고 큰 바다 속의 바다. 수많은 바닷말이 뒤엉키며 자라는 바다. 둘레는 빙빙 돌며 세차게 흐르는 물살 안쪽에 수정처럼 맑고 고요한 바다. |
| 최근에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뮤다''라는 단어는 머릿속 깊이 각인되어 있다. 어렸을 때 접했던 기억에 의존해 그것의 풀리지 않는 비밀스러움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내게 「버뮤다 바다 속 바다」라는 호기심 자극하는 제목과 ''사르가소 바다의 비밀''이라는 부제는 이 책이 도대체 어떤 그림책일까 무척이나 궁금하게 만들었다. 아, 나는 처음 알았고 보았다. 사르가소 바다. 버뮤다 바다에서 가장 많은 비밀과 이야기를 갖고 있는 바로 그 구체적인 바다가 사르가소 바다이며 황금빛 구슬이 달린 바닷말이 끝없이 펼쳐져 있기에 ''포도의 바다''라고도 불린다는 것을. 그리고 그 포도 바다의 시각적 모습을. 그림책이니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겠지만 정말 이렇게 포도처럼 그것도 황금빛으로 생긴 바닷말이 존재하며 끝도 없이 펼쳐져 있을까. 그림책의 환상적인 모습에 반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모습일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나를 가장 흥미롭게 했던 이 황금빛 포도알 바닷말들은 어디에도 붙어 있지 않고 바다 윗부분에 둥둥 떠 있다고 한다. 바로 그 황금빛 구슬 속에 가득 찬 공기 때문에. 그렇게 수백 년을 자라서 온 바다를 담요처럼 뒤덮었고 그 때문에 그곳을 통과하는 배들이 사라지는 것을 비롯 여러 무시무시한 전설들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르가소 바다에 그러한 비밀이 있어 버뮤다 삼각지대라는 말도 생겼구나 싶어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새로운 비밀(비밀인지 사실인지.) 하나를 알게 되었지만 또다른 신기한 것들도 있다. 바닷말 사이에 우글거리는 괴상하게 생긴 작은 물고기들, 게걸스럽게 서로 잡아먹고 위장술도 뛰어난 희귀한 그 물고기들과 그중에 특히 먹이 사냥꾼으로 알려진 노란 씬뱅이들을 처음 만난다. 바닷말로 덮여 있는 윗부분이 아닌 아랫부분은 다시 푸르디 푸른 바다 본연의 모습이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분홍빛 고깔 해파리가 살고 그 해파리를 맛있게 먹는 거북도 볼 수 있는. 아마도 침몰한 유령선들이 있을거라 생각했던 바다가 아닌 그냥 푸른 바다. 여느 바다와 같이 더 깊은 심해는 얼음처럼 차갑고 캄캄한 바다이다. 그 바다의 여러 생물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만나본다.(우리는 바다 물고기들에 관심이 많아 많이 만나보았기에.) 그러나 이야기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비하고 비밀스러운 사르가소 바다는 여전히 으스스 겁이 나는 바다로 요즘도 배가 비행기가 사라진다고 한다. 바다 속의 바다, 사르가소 바다에서 흔적도 없이 말이다. 믿거나 말거나. 그렇다 믿거나 말거나 그 다음은 독자의 몫인 것이다. 내가 버뮤다 바다를 호기심으로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었듯 이 책을 읽는 아이들 마음속에도 신비로운 사르가소 바다에 대한 마음이 자리해 끝없는 상상이 날개를 달고 꿈과 이야기를 만들어 낼지도 모르겠다. 혹은 더욱 과학적으로 비밀을 밝혀 내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