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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시 하면 떠오르는 것이 암기, 함축, 어렵다 라는 단어들이다. 내겐 시는 공감각적 표현 찾기나 그 함축된 의미 파악 정도로 단지 시험을 위해 달달 외우는 것으로 밖에는 여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어도 시집은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으며, 특히 교과서에 나오는 시들은 모두 딱딱한 시들로만 간주해왔다. 그런 내게 학창 시절 보았던 교과서에 담긴 시의 시인들에 대해 접해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책에는 교과서 속 시인 20인의 삶을 통해 그들의 시가 어떻게 탄생되었으며, 그 시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만약 이렇게 시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 시를 접했더라면 좀 더 암기가 아닌 시에 대한 이해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교과서들의 시가 다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몇가지 시는 아~ 하고 떠오르는 게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김소월의 ‘초혼’이라는 시이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그 때는 그냥 교과서에 나오는 시였을 뿐인데, 김소월의 어두웠던 가정 환경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친구의 죽음 등..이를 겪은 그가 이 시를 통해 토해내고 싶었던 그런 마음이 조금은 가슴으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윤동주의 시도 마찬가지이다. 문학을 좋아하던 윤동주는 혼자서 사색에 많이 잠겼는데 식민지 시대에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뇌하는 모습들이 그의 시에서 많이 느껴졌다. 난 윤동주의 ‘자화상’이라는 시를 읽었던 기억이 뇌리에 스쳤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그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의 삶을 읽어보니..그의 시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 건 왜인지.. 특히 그의 유명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고향을 그리워하는 그의 마음도 담겨있지만, 새롭게 안 사실은 어렸을 때 그의 이름이 해환, 동생들이 달환, 별환이라고 하니 시집의 제목과 그의 어린시절 불리우던 이름이 연관지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시인들의 삶도 잘 풀어놓았지만 그 뒷이야기도 참 재미있었다. 또한 우리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사실 나도 궁금하던 그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도 설명되어 있어 한층 시인들의 시에 대한 이해가 쉬운 것 같다. 처음 시인들의 이름을 볼 때는 누구지..싶은 시인들이 있다가도, 그 시인의 작품을 읽어보면 교과서에서 한번쯤 보았던 시임을 알 수 있었다. 시는 기억하지만 시인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내가 아마도 그렇게 공부했었나보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다시 이 책을 통해 시인들을 만나보니 그리고 그들의 삶을 이 책의 작가로부터 듣고보니, 왜 이 시가 탄생할 수 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시들이..조금은 더 가깝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우리 아이들도 나처럼 단지 시를 어렵고 의미를 빙빙 돌려놓은 것 같은 느낌으로 단지 열심히 시험을 위해 읽고 외우는 게 아니라 그들의 삶을 보고 이해하고 그 시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