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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봉 홍매곡이 불꽃에 휩싸여 재가 된 '홍매겁화' 이후 벌써 수개월, 음모의 실마리를 풀 단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었다. 그들의 음모 준비 과정부터 진행, 사건 발발 후의 도주와 잠적은 실로 너무 완벽해 오히려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강호에 퍼져 있는 눈은 일반인의 상상 이상으로 많고 다양 강변의 모래알처럼 많다는 말이 괜히 쓰이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 그 눈들을 모두 피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배경이 그들을 지원하지 않는 한 이런 말끔한 뒷수습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천무삼성을 필두로 한 현 무림을 지탱하는 대들보들과 무림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젊은 재목들이 저주스런 붉은 화염에 휩싸여 검은 숯이 될 뻔했다. 흉수들은 이런 천인공노할 만행을 보란 듯이 저질렀건만 이쪽은 아직도 그들의 희미해질대로 희미해진 그림자만 뒤쫓고 있었다. 천문학관주 철권 마진가는 오늘도 책상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와 씨름하고 있었다. 지금 집무실 내에 쌓여 있는 흉수의 배후와 그 목적에 관련된 보고서만도 수천 종에 달했다. 대무사부 빙검 관철수는 관주의 호출을 받고 천주전에 막 도착한 참이었다. 빙검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화산규약지회의 일도 아직 채 수습되기 전입니다. 어느 것 하나 명확해지지 않은 이 시기에 아이들을 그쪽으로 보낸다는 것은...... 그들은 충분히 의심스럽습니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신중하게 말을 했다. 마진가 역시 그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진가가 "물론 충분히 이해하고 있네. 하지만 명백한 증거가 없어. 그 증거가 잡히기 전에는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겠지. 저쪽에서 계속 진행할 것을 강력히 희망해 왔네." 화산규약지회와 마찬가지로 백 년 동안 지속되어 온 전통이었다. 백 년의 전통을 심증만으로 때려부술 수는 없었다. 빙검이 "그러나 위험에 직접 노출될 아이들은 어떻게 합니까?"라고 반문하자 마진가가 "그래서 자네가 함께 가주었으면 한다네."라고 말했다. 빙검이 "현재까지 저희 천무학관은 물류 운송의 너무 많은 부분을 중원표국에 의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결백이 의심되는 지금 비록 심증만이라곤 하지만 학관의 생명줄을 전적으로 저들에게 맡기는 것은 매우 위험한 처사라 사료됩니다. 저들의 영향력을 감소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중양표국을 이용해 중원표국을 견제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관주님과 제가 그들을 은밀히 지원한다면 단기간 내에 충분히 중원표국을 위협할 만한 세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쪽 방면에 유능한 녀석이 있으니 며칠 안에 쓸 만한 계획을 올릴 수 있을 겁니다." 이미 그 계획은 비류연이란 인간의 머리 속에 다 짜여져 있었고 단지 꺼내오기만 하면 된다는 사실에 대해서 굳이 부연 설멍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