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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따로 떨어져 숲 안으로 들어온 윤준호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고 답답한 마음에 검을 마구 휘둘러보았다. 검풍이 바람처럼 일어나 숲을 휩쓸었고 갑자기 나무 위에서 온 몸을 피로 붉게 물들인 사람이 떨어졌는데 그는 흑랑채 부채주인 군자소요검 이송학이었다. 이송학은 전신에 퍼지는 통증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윤준호의 눈이 크게 떠지면서 "아니! 당신은!"라고 말하니 이송학의 눈도 따라 커지면서 "누군가?"하고 반문했다. 윤준호가 자신을 소개하면서 그 상처는 어떻게 된 것인지 물었다. 이송학이 "어서 피하게! 무서운 자가 따라오고 있네. 자네는 얼른 피하게나. 내가 그자를 유인할 테니. 자네는 한 가지 소식만 녹림총채에 알려주게. 흑랑채가 정체불명의 집단에게 습격당해 몰살당했다고 말일세."라고 급하게 말했다. 윤준호는 움직이지 않았다. 한 눈에 척 보기에도 너무 출혈이 심했다. 저렇게 기력을 유지하고 있는게 기적이었다. 아마 의지의 힘일 것이다. 윤준호가 "부상자를 놔두고 갈 수는 없습니다."라면서 반발했다. 짙은 살기를 뿌리며 뒤따라온 놈들이 근처에서 느껴졌다. 이송학은 서서히 모든 것을 체념하고 싶어졌다. 쫓기는 동안 너무 지쳤기 때문이다. "흐흐, 여기 있었군!" 나직하게 깔리는 살기어린 목소리! 그리고 5명의 복면인이 나타났다. 바로 여기까지 이송학을 추격해 온 십이혈마대 제 8대의 조원들이었다. 이송학 이외의 인물이 한 명 더 있는 것을 본 8조 대원들은 서로의 눈을 보며 의견을 교환했다. 살인멸구! 그들을 본 자는 누구라도 결코 살려둘 수 없었다. 5명의 혈마대원의 일격에 윤준호의 가슴이 길게 베어져 나갔다. 그러나 재빨리 몸을 뒤로 피한 터라 피부만 베이고 말았다. 흑의인은 자신의 일격이 빗나간데 대해 놀라워하고 있었다. 세 명이 동시에 윤준호를 향해 도약했다. 윤준호의 정면은 완전히 무방비 상태였다.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기다려도 사신의 손길은 느껴지지 않았다. "재미있게 놀았냐?"라는 목소리와 함께 표홀한 신법으로 비류연이 등장했다. 윤준호의 앞을 막고 서 있던 비류연은 이송학을 들쳐업고는 한쪽 편에 있는 나무 그늘 아래로 가 앉았다. "자! 그럼 열심히 해봐! 이 정도 일은 스스로 해결해야지. 남길 유언이 있으면 지금 남겨도 돼."라고 비류연이 말하자 윤준호가 "안 도와주나요? 친구 맞나요?"라면서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차마 울 수가 없었다. 적에게 얕보임을 당하면 기세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상식 정도는 알고 있었다. 비류연이 "준호! 내가 왜 강자의 편을 들어야 하지? 난 자기보다 약한 상대랑 싸우는 사람은 도와주지 않아!" 결국 윤준호의 검이 떨리며 무수한 매화를 그려내기 시작하면서 검극에서 검기로 피어오른 매화가 붉은 궤적을 그리며 십이혈마대 대원들을 향해 쭉 뻗어 나갔다. 매화향이 숲 전체를 가득 물들였다. 검향지경에서 발현해지는 칠매검이었다. |